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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우영우’의 아버지…베어베터 김정호 대표의 앙트프러너십 아카데미 특강

2023.05.19 Views 3104 홍보팀

‘일하는 우영우’의 아버지…베어베터 김정호 대표의 앙트프러너십 아카데미 특강

 

 

 고려대학교 경영대학(학장=김상용) 스타트업연구원(원장=문정빈)이 주최한 2023-1학기 ‘앙트프러너십 아카데미(이하 특강)’가 지난 5월 16일 화요일 LG-POSCO경영관 수펙스홀에서 열렸다. 이번 특강은 검색포털 네이버의 공동창업자 출신으로, 현재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을 역임 중인 베어베터 김정호 대표가 맡았다. 김정호 대표는 무역학과 85학번인 교우로, 4년 만에 경영학과 후배들 앞에 연사로 나섰다.

 

 

 먼저, 김정호 대표는 자신의 일대기를 소개했다. 고려대학교 졸업 후 삼성에 입사했고, 10년을 채운 뒤 퇴사했다. ‘왜 10년일까?’라는 물음에 대해 김정호 대표는 “10년 채우면 한 달의 월급을 퇴직금으로 얹어줬다”며 “최대한 돈을 모으기 위해, 모든 월급을 저축했다”고 밝혔다. 이에 야근비, 출장비, 시상금으로 생활했던 김정호 대표는 삼성에서의 10년 동안 사장상을 4회 받았고, 2번의 특진을 하는 등 회사에서도 인정받는 인재였음을 밝혔다.

 

 

 1999년 6월 기준, 1억여 원을 모았던 김정호 대표는 네이버 창업에 올인했다. 4년 동안 야전침대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창업에 모든 것을 걸었지만, 당시에는 약 130개의 검색 서비스 회사가 있었던 상황이다. 하지만, 네이버는 M&A(mergers and acquisitions)를 통해 검색 포털에서 우위를 다졌고, 현재 러시아의 얀덱스(Яндекс / Yandex), 일본의 야후(Yahoo!), 중국의 바이두(Baidu), 한국의 네이버(Naver)만 남았다.

 

 

 이후 주식투자와 벤처케피탈(VC)로 스타트업에 투자했던 김정호 대표는 기부·나눔과도 연관이 깊다. 지난 1995년부터 고려대학교에 건축기금·장학기금 등 기부해 왔고, 최근 4·18 기념관 증축 때 15억 원을 기부해 4·18 기념관에 장애학생지원센터, 취업경력개발센터 등을 방문하는 학생들을 위해 엘리베이터 등을 설치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기부에 대해 김정호 대표는 “예전 고려대학교에 입학한 말레이시아 학생을 석사 졸업 때까지 등록금 등을 지원했는데, 영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말레이시아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뿌듯했다”고 전했다.

 

 

 이어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학생들과 예비창업자들은 김정호 대표에게 투자, 창업, 스타트업, 사회적 기업의 가치 등에 대해 질문했는데, 이 부분을 Q&A로 정리해 소개한다.

 

 

Q. 실물경제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벤처 업계, 스타트업은 어떤 식으로 전략을 짜는게 좋을까요?

 


A. 그걸 정확히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웃음)? 거시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스타트업은 미시적이라서 글로벌 환경에 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저는 그 고민보다는 ‘내가 무엇을 제공해주고 있을까?’, ‘내 사업의 용도는 무엇일까?’, ‘나의 경쟁력이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집중을 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글로벌 환경에 많은 신경을 쓴다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간단해요. 회사는 식당과 비슷합니다. 트렌드에 맞게 제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자본이나 투자 분위기에 너무 민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Q. 10년 동안 삼성에서 근무했고, 네이버의 공동창업자였습니다. 창업할 때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창업하는 편이 좋을까요, 돈과 아이디어가 있다면 바로 창업하는 편이 좋을까요?

 

A. 두 가지 모두 장단점이 있어요. 제 자녀들에게 어떻게 말하냐면, 5년 정도는 대기업을 다니라고 권유합니다. 왜냐하면, 저 역시 10년 근무하고 창업했는데, 큰 프로젝트를 맡아 수행하는 경험은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 좋은 기회가 오기 때문입니다. 물론 원하는 일이 아닐 수 있겠죠. 그렇지만,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맡아보는 경험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오래 다니라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학부를 졸업했다면 7년~10년 이내, 석·박사를 졸업했다면 5년~7년 정도 경험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그런데, 좋은 아이디어와 자본이 있는데 창업하는 편은 어때?라고 자녀가 물으면 전 창업하라고 권유할 것 같아요. 창업해서 매출을 일으켜보고, 월급을 주고,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어떠한 반응이 나오는 지 등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프로젝트’를 경험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꼭 어떤 것을 선택하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Q. 베어베터를 소비자가 어떠한 관심이나 매력으로 이용할 것이라 브랜딩 하셨나요?


A. 먼저, 비영리 사회적 기업과 영리 벤처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같다고 봐요. 비영리 사회적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뒤진다면 살아남을 수 없어요. 사람들은 ‘불쌍해서 어떡하지?’라고 말하고, 구매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베어베터는 철저한 경제적 비즈니스 모델이고, 현재 대기업 600곳과 계약해서 거래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장애인 고용법이 의무입니다. 50인 이상 기업은 전체 직원의 3.1%에 해당하는 장애인을 의무 고용해야 하고, 이를 채우지 못하면 장애인 고용법에 따라 부담금을 내는데, 부담금은 최저임금의 60% 수준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 가지 사업모델을 생각했습니다.

 

 바로 대기업 등 기업이 출자하는 형태인 장애인 표준사업장입니다. 현재 베어베터는 장애인을 직접 고용하고 있고, ‘브라보비버’는 기업들이 출자해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조성하는 형태로 운영됩니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브라보비버의 제품이 기존 제품보다 표면상으로 비싸지만,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통해 구매하니까 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돼 오히려 더 저렴하게 구매하는 셈입니다. 기업과 저희 모두 윈-윈(win-win)인 비즈니스 모델이죠.

 

Q. 학부 재학 때 얻은 경험이 도움됐나요?


A. 저는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합니다. 예시를 하나 들어볼까요? 제가 생맥줏집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습니다. 생맥주 한 잔에 500ml니까, 20L로는 50잔을 뽑을 수 있더라고요. 단순 계산하면 40잔이어야 하거나, 50잔을 뽑으려면 25L여야 하죠. 그런데, 맥주 거품 있죠? 그 거품 부분은 빠지는 거죠. 그러니까 10잔이 추가로 나오더라고요. 당시 한 시간에 500원을 받았는데, 나의 부가가치를 2배 이상 높이려면 50잔까지 뽑아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기존 40잔에 비해 최대 15잔까지 더 뽑아봤어요.

 

 그래서 시급을 두 배 이상 올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주인 입장에서도 나를 쓰게 되면 생맥주 원액을 아낄 수 있으니 돈이 남는 셈입니다. 그렇게 자신의 경쟁률, 부가가치를 높이는 거죠. 이러한 점을 학부 재학 때 많이 배웠고, 창업에서도 이를 활용했습니다. 학생들에게 대학을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던 다른 일이던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Q.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요즘 대기업에 취업한 신입 사원 중 1/4가 입사 이후 1~2년 내에 퇴사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했는데 본인과 맞지 않는 일이라 느껴서 그렇다는데요. 저의 경험에 비추어 보아도 그렇고, 제가 그동안 신입 사원 후배들을 보아 왔을 때 매사 ‘나에게 이득이 되는 것’만 생각하고 계산하다 보면 본인에게 더 도움이 되는 가치들을 놓치게 될 수 있다 말해주고 싶네요.

 

 저는 상황이 어려워 시작한 아르바이트였지만 다양한 일을 하면서 체험한 것들이 저에게 다 자산이 되었고, 회사에 다니면서 경험한 사람과 일들도 결국 저를 이 자리에 있도록 사소하던, 크던 도움줬습니다. 어떤 일에 임할 때 지금 경험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묵묵히 임하면 시간이 지난 이후에 힘들고, 자신에게 맞지 않다고 생각한 것들도 어떻게든 도움이 된다는 점을 말해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