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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BS 소식
[기업경영연구원장 인터뷰]
"KUBS 모든 구성원들의 연구환경 진작을 위한 지원 지속할 것"
김중혁 교수가 지난 9월, 제34대 기업경영연구원장으로 취임했다. <경영신문>은 새로운 수장이 되어 약 2년간 기연을 이끌어 나갈 김중혁 원장을 만나 앞으로의 비전과 운영 철학 등 취임 소감을 들어봤다.
1. 제34대 기업경영연구원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업경영연구원(이하 기연)이 1958년에 설립되었으니, 올해로 만 64년 되었습니다. 고려대 경영대학을 재학 중이었던 당시 대단했던 기연의 위상을 알기에, 기연 원장을 맡게 되었다는 것은 제게 굉장히 의미 있고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역사가 오래된 만큼 책임감과 부담감이 크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주어진 일만 할 수는 없단 생각에 기연의 위치와 사업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시간들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2. 1958년 창립된 기업경영연구원은 우리나라 경영연구소의 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기업경영연구원의 역할도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동안 위상과 역할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요.
1980년대 중후반만 해도 기연 소속의 박사급 연구원도 다수였고, 이들은 병역면제 혜택을 받을 정도로 위상이나 사회적 공헌이 대내외적으로 상당했습니다. 국내에 컨설팅펌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 한국 최초 경영 연구원이었던 기연을 통해서 기업 컨설팅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한국전력공사의 전기료 계산 프로젝트도 기연에서 담당할 정도였으니까요. 기관의 규모뿐 아니라 역할면에서도 굉장한 영향력이 있었고, 연구를 넘어 실질적으로 기업과의 잦은 인터랙션(interaction)을 통해 실무적인 면에서 다양한 활동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연구로 포커스되어, 아카데믹한 연구지원 쪽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과거의 위상과 규모와 비교했을 때 현재는 상당히 축소되었고 제약이 많지만, 실질적인 연구 지원이나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위상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가야 할 것입니다.
3. 기업경영연구원 운영 철학과 재임기간 중 계획하고 계신 목표 또는 주요 업무(과제)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일단 근래의 사업내용 중 ‘브라운백 세미나’와 ‘KUBS 협업연구를 위한 공동 데이터 구축 지원’을 지속하고자 합니다.
먼저, ‘브라운백 세미나(Brownbag Seminar)’는 경영학 내에서 세부 전공별 독립 연구보다는 학제간(interdisciplinary) 연구의 필요성이 높아져 기획됐습니다. 기업의 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함에 따라 연구자의 영역이 특정 분야에만 국한되기 보다는 확장되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경영대 내부에도 이러한 분위기를 만들어보고자 브라운백 세미나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한달에 두 번, 세부전공에 관계없이 교수진들의 연구를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데요. 아주 가벼운 아이디어 제시부터 분석까지 마친 심화내용까지, 완성도에 상관없이 모든 것을 포함한 세미나가 진행됩니다. 전체 전공에 오픈되어 타전공에서 하는 연구가 무엇인지 또는 자신의 연구 토픽과 관련성이 높은 이론이나 현상이 어떤 것인지 서로 공유할 수 있게 되며,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매번 20여명 정도의 교수진들이 참여하는 등 현재는 꽤 활성화되었고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학제간 협업, 연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또 다른 사업이 ‘KUBS 협업연구를 위한 공동 데이터 구축 지원’입니다. 특정 전공 분야만의 데이터 구축이 아닌, 여러 전공분야를 아울러 데이터를 구축하려 할 때 지원해드리고 있습니다. 제 임기 동안에 이 두 사업은 더욱 활성화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에 더해 앞으로의 사업들은 교원뿐 아니라 대학원생, 학부생들까지 포함한 연구지원까지 그 영역을 넓혀보고자 합니다. 해외 우수 대학들은 학부 학생들에게도 리서치에 대한 기회가 많이 열려 있는데요, 방학기간 동안 학생들에게 교수님의 연구조교를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연구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곤 합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연구에 대한 가치를 높게 가지고 있으며 학생들이 졸업 후 무조건 취업만이 아닌, ‘대학원 진학’에도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저 또한 기연 원장으로서 어떻게 하면 학부생들에게 연구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년 전부터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변화 속에 있는 만큼, 데이터 애널리틱스에 대한 니즈도 상당합니다. 이는 경영대 내 CDTB와 협업해 여러 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경영대학 ESG 연구센터 등 각종 센터들과도 사업 내용을 공유하고 협업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 방안을 검토해보고 있는 중입니다.
4.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업경영연구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코로나-19가 사회•경제•문화 면에서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나, 기연의 역할이나 방향성을 바꿔놓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상황을 거치면서 보수적이고 변화하기 힘든 ‘대학의 시스템’이 외부적인 충격에 의해서 변화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비대면 수업이나 화상회의 등 여러 변화가 생겼고, 기연은 이를 잘 활용해 사업 진행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브라운백 세미나의 경우에도 온라인으로 진행해 오히려 참여율이 높아질 수 있었죠. 이처럼 코로나 시대에 어쩔 수 없이 대학들이 받아들였던 변화를 오히려 적극 활용한다면, 기연의 역할을 확장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