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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미술거장 이우환 작가 작품, 고려대 경영대학에 설치돼

2022.05.19 Views 3291 경영지원팀

세계적 미술거장 이우환 작가 작품, 고려대 경영대학에 설치돼
 

대학 최초 이우환 작가의 「관계항-장소성」 작품 설치

 

 

고려대학교 경영대학(학장=배종석)은 5월 17일(화) 오후 3시부터 세계적인 미술거장 이우환(86) 작가의 작품 [관계항(Relatum) - 장소성(The Location)](이하 ‘관계항-장소성’) 설치 행사를 개최했다. 

 


점과 선을 담은 철학적 회화로 한국과 일본 현대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세계 미술계의 대가 반열에 오른 그가 경영대 교정에 높이 1m 40cm의 자연석와 가로·세로가 각각 4m, 3m에 달하는 거울 스테인리스판으로 이뤄진 '관계항-장소성' 신작을 설치했다.


이번 이우환 작가의 작품 ‘관계항-장소성’은 인간이 만든 인공물인 철판과 자연이 만든 돌이 예술가의 중재로 만나 상호 존재론적 관계항에 대해 대화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작품 제작을 위해 이우환 작가는 지난해 하반기 본교 교정을 찾아 답사한 뒤 4~5개월간의 구상을 거쳐 작품 콘셉트를 정했다고 한다. 국내 대학에서 동상 등의 기념 조형물 대신 세계적 거장의 신작 예술품을 제안해 배치한 것은 드문 사례다. 


경영대학은 이번 작품 설치를 통해 학생들에게 사회적 및 예술적 상상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새로운 아이디어와 지식을 창출하며 세상을 바꿀 사회적 리더를 양성을 기대하고 있다.


이우환 작품 설치 행사는 1부 이우환 예술론 학술행사와 2부 작품 제막식으로 진행됐다. 


1부 ‘이우환의 삶과 예술’이라는 주제로 이루어진 이우환 예술론 학술행사는 상하이 통지대학의 석좌교수인 이용우 교수의 강연과 울산시립미술관 서진석 관장과의 대담으로 구성됐다.

 


이용우 교수는 “이우환의 미학이 가지고 있는 핵심이 바로 기존의 예술적 개념에 반기를 들고 예술품과 그 바깥 세상과의 관계, 장소성에 주목하는 것이다”고 언급하며 이우환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돌과 철, 하나는 자연 재료이며 가공하지 않은 것과 다른 하나는 비자연적인 재료이자 가공한 것, 비산업사회적인 것과 산업사회적인 것, 이 둘을 병치시킴으로써 그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치∙사회적∙의학적 담론의 문제 등을 토론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관계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관계항’이라는 작품은 “잔디밭 위 커다란 돌이 떠 있는 느낌을 주며, 하늘에 떠있는 구름과 하늘, 주변의 건물 등이 거울 속에 반사되어 보인다”며 “일상성을 상징하는 잔디밭에서 피일상의 우주를 상징하는 거울 속 구름과 하늘을 바라보게 함으로써 새로운 장소를 여는 작품”이라고 그 의미를 전했다.

 
이후 강연을 진행한 이용우 교수와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 관장이 함께한 대담이 이어졌다. 대담은 해당 작품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이우환 예술과 모노하 운동’, ‘1968 지식인 혁명’, ‘모노하와 아르테 포베라’, ‘예술과 소재주의’, ‘관계항과 관계미학의 반향’이라는 5가지의 주제에 대한 논의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음악, 종교, 예술사 등 다양한 관점을 활용한 설명과 질의응답으로 이뤄진 대담 시간을 통해 본 전시작이 가진 의미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작품 제막식 이전에 진행된 강연과 대담을 통해, 학문의 장에 예술적 감성을 더하고자 하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의 목표를 다시 한 번 선보이며 행사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2부에서는 정진택 총장과 배종석 경영대학장, 이용우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우환 작가가 보내온 영상 메시지를 시청 후 작품 제막행사를 진행했다.


비대면 영상을 통해 이우환 작가는 “이번 제 작품은 너무 싱거울 정도로 단순합니다. 커다란 자연석을 사용하였고, 스테인레스 판을 거울처럼 갈아서 잔디밭에 놓고 그 위에 돌을 얹은 것일 뿐인데요, 그러나 이 단순한 하나의 만남과 조합에 의해 일상성으로는 잘 느끼지 못하는 어떤 반짝하는 우주적인 하나의 찰나가 지속되고 보편화되는 장을 여는 것이 이번에 제가 제시한 작품이라고 봅니다.” 라고 작품의 의미를 전했다. 


또한 이우환 작가는 “예술가라는 것은 전쟁을 멈추거나 먹을 것을 만들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살아가면서 잠깐 아름다운 꽃을 본다거나, 햇빛이 반짝거리는 컵을 본다거나, 맛있는 물을 마실 때 ‘아, 시원하다’ 한다거나 하는, 한순간에 지나가지만 인간의 밑바닥에서부터 자연과 연결될 수 있는 느낌을 가집니다. 이때 잠깐 멈춰 서서 그런 느낌에 주시하게 되고, 그 느낌을 되살림으로 인해 인간의 삶이 풍요로워지고 반성도 할 수 있게 되는 작은 계기를 만드는 것은 예술이 가진 특이한 성격이자 장기라고 보기 때문에, 예술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서 뗄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예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한국 현대미술의 살아있는 역사인 ‘이우환’ 작가는 최근 프랑스 아를 ‘오텔 드 베르농’에 상설 전시관인 ‘이우환 아를’을 개관하기도 했다. 그는 이미지의 재현성을 거부하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는 자연 발생적인 모노화 운동을 주도한 대표적인 작가로서, 작품과 그것이 놓이는 장소, 그리고 바라보는 관객이라는 삼자 간의 수평적이면서도 평등한 관계에 주목하며, ‘관계항’ 조각작품 시리즈를 통하여 국내외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