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KUBS 소식

[스타트업 연구원 렉처시리즈 #1] ‘작은 팀으로 큰일을 한다는 것’ - 드리머리 심건우, 이태훈 대표 인터뷰

2020.05.18 Views 2691 경영지원팀

고려대학교 경영대학(학장=김재욱) 스타트업 연구원(원장=김희천)이 주최하는 2020 렉처시리즈(Lecture Series)의 첫번째 강연이 4월 28일(화) 개최됐다. 렉처시리즈는 스타트업 연구원 내 교육기관인 승명호앙트프러너십 에듀케이션센터가 주최하는 앙트프러너십 아카데미의 일환으로 현업에서 활동 중인 창업 멘토들의 강연이다. 이번 강연은 예비 헤어디자이너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인 ‘드리머리’의 심건우, 이태훈 대표의 질의응답 형식의 강연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왼쪽부터) 드리머리 심건우 대표, 이태훈 대표

 

[1부 Q: 심건우 공동대표 A: 이태훈 공동대표]

 

Q. 드리머리 서비스를 소개해주세요.

A: 드리머리는 실습 기회를 필요로하는 헤어디자이너와 합리적인 가격을 원하는 대중을 연결하는 서비스입니다. 2018년 말에 처음 베타 서비스를 런칭했고, 2019년 중순에 정식 오픈하여 현재는 웹 기반의 온라인 플랫폼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약 6만 명 정도의 사용자가 있으며, 월 1억 규모의 거래가 발생하는 아직 조금 작지만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입니다.

 

Q. 창업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네덜란드 창업자들이 자신의 이상과 과거의 실패 원인, 이러한 아이템이 성공할 것이라는 내용의 ‘데모데이’라는 영상을 본 것이 창업을 생각하게 된 첫 계기였습니다. 영상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영상 속 사람들에게 만나고 싶다는 메일을 보냈고, 한 분이 흔쾌히 수락하여 네덜란드로 찾아갔습니다. 창업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질문했더니 그분은 저에게 부양가족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부양가족이 없다고 대답하자 그럼 왜 창업을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가족이 생기면 현실적인 이유로 창업을 하기 어려우니 지금이 알맞은 시기가 아니겠냐는 말이었습니다. 이 얘기를 듣고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Q. 결정을 내릴 때 어떤 기준으로 판단을 하나요.

예전에는 문제 해결을 위한 절대적인 기준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 기준에 부합하는지에 얽매여 고민하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정답처럼 보였던 그 기준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음을 스타트업을 하며 깨달았습니다. 일례로, 한 마케팅팀원이 아이디어를 제시했는데, 기존의 기준으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제안이었습니다. 그러나 과감히 도전해 보기로 하고 시도했고, 그것이 결국 드리머리의 변곡점을 만들어낸 광고가 되었습니다. 시도하지 않고 기존의 잣대로만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상황이나 스타트업과 맞지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결국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창업하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처음 투자를 받았을 때 가장 뿌듯했습니다. 국가 정책 자금을 유치해보고, 학교에서 지원을 받기도 했지만, 2019년 4월 민간에서 기업가치 10억 원의 평가를 받고 투자를 받았을 때 그동안의 노력과 활동들이 실제 시장에서 인정을 받은 것 같아 가장 기뻤던 것 같습니다.

 

Q. 학부 창업, 동의하시나요.

네, 동의합니다. 학부 때의 창업은 정말 좋은 경험입니다. 성공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미래를 위한 기초자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경영대학 스타트업 스테이션뿐 아니라 크림슨 창업센터 등 재학생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많은 경로가 있습니다. 창업을 꿈꾸는 고려대학교 학생이라면 도전을 망설일 이유가 없죠.

 

[2부 Q: 이태훈 공동대표 A: 심건우 공동대표]

 

Q. 회사 운영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은 무엇인가요.

회사의 형태는 다양해지고 문화는 계속 바뀝니다. 회사에 어떤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똑똑한 방법인지를 계속 고민해야 합니다. 드리머리의 경우,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Execution level’로 분류하여 E1부터 E4까지 4단계로 나눕니다. E1의 프로젝트는 대표가 결정권을 갖고, E4의 프로젝트는 실무자에 결정권이 있고 대표는 조언자의 역할만을 수행합니다. 직원들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Q. 스타트업을 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팀을 결성하고 한동안은 지원사업에서 모두 떨어졌습니다. 8개월 즈음에 한국토지주택공사 LH에서 소셜 벤처기업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거기에 뽑힌 사실을 경영대학 본관 엘리베이터에서 확인했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앞에 계셨던 경영대학 교수님을 부둥켜 안고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약 1000만 원 정도의 지원금을 받았는데, 투자를 받기 전까지 월급이 없이도 지원금으로 버틸 수 있었습니다. 베타테스트를 런칭했던 날도 기억에 남습니다. 2018년 11월, 서비스를 다 만들고 지인들에게 홍보하면서 나름의 영업을 했었기에 런칭 당일 몇 개의 예약이 들어올지 궁금했습니다. 예약이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팀원들과 내기를 했는데, 장난으로 가장 낮은 숫자를 제시했던 제가 내기에서 이겼습니다. 런칭을 기대하지 말고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하며 끊임없이 발전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A: (심건우 대표) 스타트업에는 독서가 정말 도움이 많이 됩니다. 원래 독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마케팅 원론 교재까지 재미있어졌습니다. 창업을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책을 통해 많이 배우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태훈 대표) 다른 분들도 많이 하는 이야기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지 말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라’는 말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자존심이 상하거나 귀가 얇은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고객의 이야기라면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드리머리도 계속 디자이너를 만나는 과정에서 예비 헤어디자이너와 고객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었고, 더 큰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처음부터 완벽하게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것이라도 시작해서 피드백을 듣고 개선점을 파악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