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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비 0원의 시대, 스타트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개발비 0원의 시대, 스타트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스타트업연구원, ‘바이브 코딩’으로 여는 새로운 창업 방식       기술을 ‘보유’하는 것보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지점에 정확히 기술을 제공하는 역량이 더 중요해진 시대다. 이런 변화 속에서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스타트업연구원이 주관한 ‘스타트업 에센셜(Startup Essential)’ 수업은 개발자 말라카와 함께 스타트업이 당면한 현실적 과제—앱 개발을 최소 비용으로, 빠르게 구현하는 방법—에 집중하며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이번 수업은 대부분의 사업 영역에서 웹·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구축이 사실상 필수 요소가 된 상황에서, 스타트업이 개발 비용과 인력 부담을 줄이면서도 스스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는 데 목적을 뒀다. 커리큘럼은 AI 기술을 활용해 개발 과정을 효율화하는 실습 중심 구성으로 설계됐다.   최근 안드레이 카파시(Andrej Karpathy)가 언급하며 주목받은 바이브 코딩은, 문법과 코드 작성 자체에 초점을 둔 전통적 코딩 방식에서 벗어나 의도·요구사항을 자연어로 전달하고 AI가 구현을 주도하도록 하는 개발 방식을 의미한다. 핵심은 ‘코드를 얼마나 잘 쓰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지와 왜 필요한지를 AI가 오해하지 않도록 정확히 설명하는 능력으로 중심축이 이동한다는 점이다.   과거 스타트업에게 앱 개발은 높은 장벽이었다. 기획자, 디자이너, 프론트엔드·백엔드 개발자 등 다수의 인력이 필요했고, 이는 수천만 원대 초기 비용으로 이어지곤 했다. 그러나 AI 기반 개발 도구의 급격한 발전은 이 공식을 빠르게 흔들고 있다.     앱 개발 비용이 ‘거의 0원’이 되는 세상 수업은 이런 변화를 ‘개념’이 아니라 ‘체감’할 수 있도록 로컬 개발 환경 실습으로 구성됐다. NodeJS 기반의 웹앱 개발 환경을 세팅하고, 특정 폴더를 프로젝트로 지정해 소스코드를 실행하는 기본 흐름을 직접 따라가며 개발 프로세스를 익혔다. 또한 구글이 개발한 소스코드 편집기인 Antigravity를 활용해 코드 수정, 실행, 컴퓨터 제어를 AI로 수행하는 과정도 경험했다. 이미지 생성(나노바나나)이나 음성 명령 입력 등, 기존 개발 환경에서는 분리되어 있던 기능들이 하나의 워크플로로 자연스럽게 결합된 점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전문 개발 지식이 없더라도, 화면 구성과 기능 요구사항을 자연어로 전달해 프론트엔드, 백엔드를 구현하고 배포까지 보는 실습은 바이브 코딩이 가진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구현의 문턱이 낮아질수록 스타트업은 아이디어를 더 빠르게 실험하고, 더 자주 수정할 수 있다.   수업에서는 IPOs 만능 시스템을 활용한 사례와 함께 ‘온톨로지(Ontology)’ 개념도 소개됐다. 이는 단순 기능 구현을 넘어, 서비스의 개념 구조와 의미 체계를 AI가 이해하도록 설계하는 접근 방식이다. 다시 말해 ‘무엇을 만들 것인가’에 앞서 ‘왜 이것이 필요한가’를 구조화해 시스템에 담는 것이다. 이 관점은 스타트업이 짧은 시간 안에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제작하고 시장 반응을 검증해야 하는 환경에서 특히 유효하다. 단순히 ‘최소 기능 제품’을 만드는 수준을 넘어, 최소 자원으로도 실행 가능한 프로젝트 설계(Minimum Viable Project)가 가능해진다는 점이 강조됐다.   최근 주목받는 MCP(Model Context Protocol) 개념도 함께 다뤘다. MCP는 AI 에이전트가 외부 시스템과 직접 연동할 수 있도록 돕는 표준화된 방식으로, 단순한 코드 생성이나 화면 구현을 넘어 실제 서비스 기능을 수행하는 단계까지 AI 활용 범위를 확장한다. 강의에서는 예시로, 내가 만든 앱에 결제 기능을 추가하고자 할 때 은행·결제대행사(PG) 등이 제공하는 결제 연동 모듈(API/SDK 등)을 MCP 기반으로 연결하면, 복잡한 연동 과정을 처음부터 직접 구현하지 않더라도 결제 기능을 비교적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이는 바이브 코딩이 시제품 제작에 그치지 않고 결제·데이터 처리 등 핵심 비즈니스 기능까지 구현 가능한 단계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됐다.       만능은 아니다: 바이브 코딩의 허점과 ‘정석 프로세스’의 필요 바이브 코딩의 장점이 분명한 만큼 한계도 존재한다. AI는 때로 시키지 않은 일을 하거나, 요구사항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의도와 다른 결과물을 내놓기도 한다. 수업에서는 이런 문제를 ‘AI 성능’만의 이슈로 보지 않고, 상당 부분이 요구사항 전달 방식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짚었다.   따라서 강의는 다시 전통적인 개발 프로세스의 중요성으로 돌아간다. 아이디어 수집과 의도 정의에서 시작해 브레인스토밍, 사용자 여정(User Journey), 스크린 플로우, 유스케이스, 사이트맵, 정보구조도(IA), 기능명세서(FSD), 와이어프레임, 화면 정의서, 프로토타이핑에 이르는 정석적인 웹앱 제작 흐름을 이해해야 AI 에이전트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결국 AI에게 일을 ‘잘’ 시키는 방법은 요구사항을 감(느낌)으로 던지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고 구조적으로 문서화해 전달하는 것이다. 바이브 코딩 시대에도 이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AI 시대에도 요구되는 역할: ‘기본 태도’와 ‘기초 언어’ 수업에서는 AI 기반 개발 환경이 확산되더라도 개발자 혹은 기획자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리눅스 개발자 문화에서 널리 쓰이는 표현인 ‘RTFM(Read The Manual)’을 언급하며, AI가 생성한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검토하고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해야 할 핵심 역할로는 ▲AI가 수행 중인 작업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 ▲에러 메시지를 읽고 원인을 파악하는 것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만 요청하는 수준을 넘어, 오류의 맥락과 원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제시됐다. 또한 더 나은 구현 방식과 다양한 해결 방법을 계속 학습해야 하며, 유튜브 등 공개된 실무 콘텐츠를 통해 접근 방식을 확장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바이브 코딩 환경에서도 기본적인 기획·개발 용어 이해는 필수다. 레이아웃 요소 명칭, 컴포넌트 단위 이름, HTML 기본 요소명 등을 알고 있어야 AI에게 요구사항을 보다 정확히 전달할 수 있다. 이는 전문 코딩 능력과 별개로, 서비스 화면과 기능을 구성하는 최소한의 공통 언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수업에서는 AI에게 작업을 요청할 때 한 번에 많은 요구사항을 몰아주기보다, 단계를 나누어 순차적으로 요청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는 점도 소개됐다. 웹·앱 개발 과정에서는 ▲구조 설계 ▲화면 구성 ▲기능 구현 순으로 진행하며 점진적으로 결과를 얻어내는 방식이 요구사항 수정과 보완을 쉽게 하고, 불필요한 오류 가능성도 줄인다는 설명이다.       바이브 코딩,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돌파구 이번 스타트업 에센셜 수업의 의미는 입주 기업들이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실행 역량을 제공했다는 데 있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스타트업연구원은 입주 기업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주제를 바탕으로 강의를 요청하고 커리큘럼을 구성해, 이론이 아닌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지식과 도구를 제공한다.   특히 ‘어떤 사업이든 앱이 필수가 된 시대’에, 개발비 부담으로 아이디어 구현을 미뤄왔던 초기 스타트업에게 이번 수업은 현실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다. AI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외주나 대규모 개발팀 없이도 스스로 서비스를 만들고 빠르게 실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바이브 코딩 수업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기술을 알고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그리고 그 의도를 얼마나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지다. 스타트업연구원이 만들어가는 실행 중심 교육과 지원은, 입주 기업들이 기술 변화의 흐름에서 앞서 나가도록 돕는 기반이 되고 있다. 연구원은 향후에도 입주 기업의 성장 단계와 실질적 필요를 반영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할 계획이다.  

2026.02.03 Views 459

연말의 밤: MBA·E-MBA·AMP·MSP 송년 행사의 기록

연말의 밤: MBA·E-MBA·AMP·MSP 송년 행사의 기록     연말의 교우회는 언제나 분주하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과 경영전문대학원의 연말은 단순한 일정의 집합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MBA, Executive MBA(이하 E-MBA), AMP(최고경영자과정), MSP 네 과정의 교우회는 각자의 일정과 형식 속에서 한 해를 마무리했다. 공통된 것은 ‘송년회’라는 이름보다, 그 안에 담긴 시간의 밀도였다.   모든 행사의 구성은 대체로 익숙하고 유사하지만 무엇을 중심에 두고, 어떤 장면을 오래 남기는지는 과정마다 다르다. 그 차이는 각 교우회가 스스로를 어떻게 기록하고, 다음 해를 어떻게 준비하는지와 맞닿아 있다. 누가 호명되는지, 어떤 공로가 기록으로 남는지, 축사와 기념사의 메시지는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장면이 사진으로 남겨지는지 — 이 모든 선택이 교우회가 자신을 정의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MBA ‘교우의 밤’ — 배움을 사회로 확장하는 리더십 2025년 12월 8일 오후 6시, 더 플라자 호텔 그랜드볼룸에서는 「2025 고려대 MBA 경영대상 시상식 및 교우의 밤」이 열렸다. 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MBA교우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리셉션, 시상식, 만찬, 응원단 공연과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연말 행사라는 관례를 따르면서도, MBA 공동체가 한 해를 어떤 가치로 정리하고 다음을 준비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줬다.   행사의 중심에는 ‘2025 고려대 MBA 경영대상’ 수상자 조수연 교우(1990년 입학, K-MBA 70기)의 소감이 있었다. ㈜에프엠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인 조 교우는 기술과 창의, 지속가능성을 결합한 사업 철학을 소개하며 MBA 과정에서의 배움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또한, 교우로서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고려대 MBA의 명예와 가치를 높이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개인의 성취를 강조하기보다, 배움을 사회로 확장하는 태도에 무게를 둔 발언이었다.   이 흐름은 ‘자랑스러운 교우상’ 수상자들의 소감에서도 이어졌다. 황현성 상임부회장(1993년 입학, K-MBA 73기)은 “지식이든 돈이든 함께 나누고 베풀 때 그 가치가 훨씬 더 커진다”며, “앞으로도 모교와 교우회를 위해 더 많이 나누고 봉사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이강현 상임부회장(2010년 입학, K-MBA 90기) 역시 “많은 분들의 마음과 노력이 함께 담긴 상”이라고 밝히며, 더 큰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표현은 달랐지만, 성취를 개인의 결과로만 남기지 않겠다는 공통된 태도가 드러났다.   이 대목은 고려대학교가 MBA 과정을 국내 최초로 개설하며 강조해 온 사명과도 맞닿아 있다. 배움을 성취로만 끝내지 않고 사회적 책임과 실천으로 확장하는 리더십은 세대를 거치며 이어져 왔고, 이번 ‘MBA 교우의 밤’ 역시 그 흐름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로 정리됐다. 수상자들의 발언은 ‘성과 이후의 자세’를 강조하며, 한 해의 마무리를 다음 실천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행사의 결을 만들었다.   결국 이날 ‘MBA 교우의 밤’은 화려한 연출보다, 호명된 이름들이 남긴 문장에 무게가 실린 자리였다. 시상은 끝났지만 수상자들의 발언은 그날 밤을 넘어, 다음 해를 향한 약속처럼 남았다. MBA 교우들이 반복해 확인한 것은 개인의 성공 자체가 아니라, 그 성공을 다시 사회와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배운 것을 환원하고, 고려대 MBA의 자긍심을 책임 있게 확장하는 동문이 되자’—그 메시지가 12월의 밤에 수놓아졌다.   E-MBA ‘교우의 밤’ — 서로의 노고를 보듬고, 다시 걸음을 맞춘 밤 E-MBA 송년회는 2025년 12월 12일 고려대학교 교우회관 안암홀에서 열렸다. 오후 6시 간단한 만찬으로 시작된 행사는 총교우회장의 인사말과 건배사로 이어졌다. 이날 행사는 개인의 성취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한 해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이어온 노고를 서로 확인하고 격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무엇을 더 이뤘는가’보다 ‘어떤 시간을 함께 지나왔는가’에 초점을 둔 구성이라는 점이 프로그램 전반에서 드러났다.   E-MBA CHORUS 무대 이후에는 내빈과 기수별 참석자 162명이 소개됐다. 이 순서는 다양한 기수의 교우들이 EMBA 공동체를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어진 김언수 경영대학장의 축사와 학사보고는 교육과정의 운영 현황과 향후 방향을 공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제17대에서 제18대로 이어지는 교우회기 인계도 함께 진행됐다. 제18대 총교우회장으로 소개된 김덕천 수석부회장은 지난 시간에 대한 격려를 전하고, 앞으로도 서로를 응원하며 걸어가자는 뜻을 전했다. 제1대 총교우회장 김영목 회장도 참석해 건배사를 전했다.   행사 후반부는 ‘교우의 밤 음악회’로 이어졌다. 연주와 더불어 성악 무대가 함께 마련됐고, 오라토리오 중 ‘빛나는 천사들이여’를 비롯해 아베 마리아, 넬라 판타지아 등이 이어졌다. 음악회는 연말의 분위기를 차분히 정리하며, 교우들이 서로의 노고를 돌아보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E-MBA 송년회는 함께 지나온 시간을 서로 확인하고 다음 해를 준비하는 자리로 진행됐고, 참석자들은 짧지 않았던 한 해의 무게를 서로 나누며 연말을 마무리했다.   AMP ‘송년 후원의 밤’ — 50주년을 기록하고, 다음 50년을 준비하다 제37회 ‘송년 후원의 밤’은 AMP 교우회에 여러 의미가 겹친 자리였다. AMP가 50주년을 맞은 해였고, 99기의 활동이 종료되는 동시에 100기가 그 흐름을 이어받아 공동체의 다음 장을 열고 있었기 때문이다. AMP는 국내 최초 최고경영자과정이라는 출발점에서, 선진 경영 이론과 국제 경제의 흐름을 폭넓게 다루는 동시에 인문학적 소양을 함께 갖춘 리더 양성을 지향해 왔다.   이날 행사에서는 모교의 다음 120년을 함께 준비하겠다는 뜻도 함께 공유됐다. 고려대학교가 지난 120년의 축적 위에서 사회의 요구에 응답해 왔듯이, 앞으로의 120년 또한 교육과 연구, 사회적 기여를 통해 그 역할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방향이 소개됐다. AMP 교우회는 그 과정에서 동반자이자 후원자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하며, 50주년의 기록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함께 모았다.   제37회 최고경영대상 수상자들도 이날 행사에서 소개됐다. 글로벌 건설경영 부문은 KAS홀딩스 장순봉 대표이사(2009년 입학, 67기), 건설인프라 상생경영 부문은 ㈜백운산업 장성호 대표이사(2023년 입학, 96기), 혁신경영 유통 부문은 농업회사법인 ㈜애플리아 우지하 대표이사(2024년 입학, 97기)가 각각 선정됐다. 수상자 소개는 분야별 경영 성과와 함께, 각자의 현장에서 축적해 온 경험과 리더십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 해의 활동을 돌아보는 시간도 이어졌다. 박장선 총교우회장(23대)을 중심으로 교우회는 올해 여러 행사를 꾸준히 이어오며 교우 간 교류의 폭을 넓혔다. 운영진과 교우들의 참여가 더해지며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데 힘을 보탠 한 해였다는 취지도 함께 공유됐다.   AMP의 50년은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쌓인 결과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기수별 참여와 운영, 교우 간의 연대가 꾸준히 이어지며 공동체의 연속성이 유지돼 왔다. ‘송년 후원의 밤’이라는 행사 명칭도 이러한 결을 반영한다. 서로를 지지하고 후원하는 관계 속에서 네트워크를 이어온 시간이 50년의 기록으로 정리됐고, 올해 행사는 그 의미를 함께 돌아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는 기념과 시상, 교류의 순서 속에서 50주년의 흐름을 확인하며 마무리됐다.   MSP ‘경영교우의 밤’ — 모교와의 동행을 강조한 MSP의 연말 MSP의 창립 61주년을 기념하고 2025년의 마무리를 알리는 「2025 경영교우의 밤」이 12월 18일 오후 6시, 고대교우회관 안암홀에서 MSP 교우회의 주최로 열렸다. 식순은 다른 행사들과 비슷한 결을 따르며 연말 행사를 단단히 완성했다.   이날 교우회는 학교와의 긴밀한 연계를 주요 가치로 짚었다. 경영연구과정 104회부터 106회까지 이어진 흐름을 언급하며 학교의 발전과 교우회의 성장은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고, 학교 발전을 위한 사업에 교우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1963년 국내 최초 경영대학원 설립과 함께 개설된 과정이라는 역사성 또한 ‘학교와 함께 이어온 전통’이라는 메시지에 힘을 보탰다.   2025 경영대상은 맹민희 교우(2021년 입학, 98회)에게 돌아갔다. 맹 교우는 해외 특허 출원 등 활발한 경영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모범적인 기업 경영을 통해 위상을 높인 점이 수상 배경으로 소개됐다. 올해 우수회별 종합 1위(최우수상)에는 제65회가 선정됐고, 회장 정하성(2004년 입학, 65회)과 간사장 오영욱(2004년 입학, 65회)이 이름을 올렸다.   개인 시상의 경우, 자유상을 이정근 교우(2008년 입학, 72회), 정의상을 노희열 교우(2007년 입학, 71회)가 각각 수상했다. 이정근 교우는 고객과의 신뢰를 기업 운영의 핵심 덕목으로 삼는 한편, ‘대한민국 순직 국군장병 유족회’ 후원회장을 맡아 관련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노희열 교우는 교우회 활성화에 지속적으로 협조해 왔으며, 고려대학교 장학금(1억 5천만 원)을 비롯해 코로나 시기 고대병원 마스크 지원 등으로 모교와 교우회 발전에 힘을 보탰다.   「2025 경영교우의 밤」은 한 해를 정리하는 자리이자, MSP가 학교와의 상생을 바탕으로 다음 해의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시상과 공로 소개는 각 분야에서 활동하며 공동체에 기여해 온 교우들의 면면을 함께 비췄다. 이러한 기여는 교우회의 활동이 학교의 교육·의료·학생 지원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MSP가 강조해 온 ‘학교와의 상생’이 실제로 이어지는 사례로도 읽힌다. 교우들의 수상과 공로는 공동체를 지탱해 온 노력의 결을 보여주며 연말의 끝을 차분히 채웠다.       네 과정의 연말 행사는 서로 다른 일정과 형식 속에서 진행됐지만, 공통으로 확인된 가치는 분명했다. 한 해 동안 쌓인 성취를 개인의 이력으로만 남기지 않고, 공동체의 책임과 연대로 다시 연결하는 방식이다. 연말의 모임은 결국 ‘함께 배웠고, 함께 버텼고, 함께 다음을 준비한다’는 최소한의 약속을 확인하는 자리로 기능했다.   이 약속은 네트워크라는 형태로 구체화된다. 교우회의 연말 행사는 단순한 친목을 넘어, 후원과 참여, 기수 간 인계, 모교와의 동행 같은 연결의 구조를 다시 점검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기여가 호명되고, 공동체가 그 기여를 기록으로 남기는 과정은 “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책임을 나누자”는 합의에 가깝다. 그래서 연말의 밤은 한 해의 끝에 잠시 멈춰 서는 시간이면서도, 다음 해를 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결국 이번 네 과정의 송년 행사는 ‘성과를 함께 남기고, 책임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라는 큰 가치 아래 정리된다. 각자의 자리에서 쌓아온 노력과 기여가 교우회라는 이름으로 묶이고, 그 축적이 다시 모교와 사회를 향한 실천으로 연결되는 흐름이 연말의 프로그램 곳곳에 담겼다. 행사는 그렇게, 한 해를 정리하는 자리인 동시에 다음 해를 시작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됐다.

2026.01.06 Views 1042

고려대 글로벌 과정(G-MBA·G-MIM) 신입생 모집…국내 유일 CEMS 협정교

고려대 글로벌 과정(G-MBA·G-MIM) 모집…국내 유일 CEMS 협정교       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이 2026년 9월 개강하는 Global MBA(이하 G-MBA) 및 CEMS Global MIM(이하 G-MIM) 과정 신입생을 모집한다.   글로벌 감각 갖춘 실무형 인재 양성…Global MBA G-MBA는 미래 글로벌 리더 양성을 목표로 하는 실무 중심 MBA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산업과 문화권에서 요구되는 경영 역량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개인의 진로 목표와 상황에 따라 선택 가능한 트랙도 운영한다. G-MBA는 기본적으로 풀타임 1년 과정으로 운영되며, 학생의 선택에 따라 교환학생 트랙(1년 6개월), 복수학위 트랙(2년)으로 확장해 이수할 수 있다. 집약형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매주 Global CEO Talk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연사 강연도 제공한다.   전 과정은 영어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국제 비즈니스 환경에서 요구되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영 및 리더십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수 있다. 학부 전공과 무관하게 지원 가능하며, 커리어를 준비하는 예비 인재부터 경영자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는 재직자까지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고 있다. 과정을 이수하면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게 된다.   국내 유일 CEMS Global MIM…MIM 학위와 CEMS MIM Certificate 동시 취득 G-MIM은 세계 유수 경영대학 연합체인 CEMS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1년 집약적 풀타임 과정이다. CEMS는 ‘한 국가, 한 경영대학’ 원칙을 적용하는데, 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은 2015년 대한민국 유일의 CEMS 협정교로 선정됐다. CEMS 졸업 행사는 2025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됐으며, 2026년에는 고려대학교에서 열릴 예정이라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G-MIM은 고려대학교와 해외 명문 경영대학에서 각각 한 학기씩 수학하는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참가자들은 국가·문화·경영 환경이 다른 현장에서 학습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실무 중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전 과정은 영어로 진행되며, 8주간 글로벌 기업 인턴십도 포함된다. 지원 대상은 경영·경제 등 관련 전공의 학부 졸업(예정)자로, 직장 경력 2년 미만의 예비 리더를 중심으로 한다. 과정을 이수하면 경영학 석사(Master in Management, MIM) 학위와 CEMS MIM(Master in International Management) Certificate를 동시에 받는다.   세계적 수준의 교육 인프라와 국제 인증…3라운드 전형 운영 고려대학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임 교수진을 바탕으로 교육·연구 역량을 강화해 왔으며, 세계적 수준의 교육 환경을 갖추고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전 학위과정에 대해 AACSB 및 EQUIS 인증과 재인증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번 모집은 총 3개 라운드 전형으로 진행되며, 각 라운드별로 입학설명회를 개최해 지원자에게 과정 정보를 안내할 예정이다. 입학 및 지원 관련 문의는 경영전문대학원 MBA 행정실(02-3290-1309)로 하면 된다.  

2026.01.06 Views 866

2026년에는 대한민국 고려대에서 만나요: 2025 CEMS Annual Events, Rio

2026년에는 대한민국 고려대에서 만나요: 2025 CEMS Annual Events, Rio     12월 초,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FGV-EAESP(FGV 경영대학)가 주최한 ‘2025 CEMS Annual Events’가 열린 도시는 축하와 점검이 동시에 진행되는 자리였다. 무대 위에서는 졸업식이 진행됐지만, 무대 밖에서는 차기 개최교 대표단의 점검과 논의가 이어졌다. 그리고 그 바통의 도착지는 2026년 11월, 서울—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이다. CEMS(Global Alliance in Management Education)은 ‘한 국가 한 학교’ 원칙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세계 명문 경영대학 연합체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한 개의 학교만 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CEMS는 통상적인 교류협약이나 다른 국제인증과는 그 성격이 뚜렷이 구별된다. ‘국가대표’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닌 것은, 회원들에게 명성만큼이나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이 유일한 회원 학교로 활동하고 있다.   CEMS MIM(Master in International Management)은 CEMS가 운영하는 유일한 학위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은 CEMS 공통 커리큘럼과 함께 각 회원교가 제공하는 특색 있는 과목과 교육과정을 이수한다. 고려대 CEMS Global MIM 과정의 경우, 고려대 석사학위에 더해 CEMS MIM 인증서(certificate)를 받게 된다. 즉, CEMS MIM은 한 학교가 단독으로 운영하는 과정이 아니라, 회원교들이 공동으로 개발한 틀 위에서 각 학교가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교육 체계로, ‘Think Globally Act Locally’라는 지향과도 맞닿아 있다. CEMS Annual Events는 학생들의 성취를 축하하는 축제인 동시에, 본부와 회원교가 한자리에 모여 교류하고 CEMS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치열하고 생산적인 논의를 이어가는 자리다. 이틀 동안 회원교 주임교수들은 더 나은 학사제도와 커리큘럼 개발을 위해 머리를 맞댔고, 과정 담당자들은 학생 중심의 행정서비스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대표 회의와 총회에서는 주요 정책을 검토하고 의사결정을 내렸으며, 저녁 시간대에는 다양한 교류 행사도 진행됐다. 마지막 날에는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졸업식이 열렸다. 이번 리우 졸업식에는 전 세계에서 400명 이상의 졸업생과 800여 명의 가족·친지가 참석했으며, 학위증 수여뿐 아니라 울림 있는 축사와 브라질 고유의 공연으로 풍성하게 구성됐다.   올해 Annual Events는 2026년 주최가 고려대로 확정된 가운데, 차기 개최교로서 현장을 점검하고 실무 인수인계를 진행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에 고려대에서는 류강석 부원장, Tony C. Garrett 주임교수, 구교령 교수, 옥비나 파트장, 정송희 직원 등 5명의 대표단이 참가해 졸업식 말미에 FGV 측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았다. AE 기간 동안 대표단은 FGV 관계자들과 인수인계 회의를 열어 계획과 세부 운영 사항을 점검했고, CEMS 본부와도 관련 사안을 협의했다. 또한 총회에서는 준비해 간 2026년 행사 홍보 영상을 공개하고 준비 상황을 공유했다.   40년 가까운 CEMS 역사에서 고려대학교의 2026년 개최는 아시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 경영교육의 역사에서 개척자의 역할을 수행해 온 고려대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아시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된 것이다. 특히 싱가포르국립대, 홍콩과기대 등 고려대보다 먼저 CEMS에 가입한 학교들이 있는 가운데 고려대가 행사 주최교로 확정된 것은, 고려대가 보여준 자부심과 도전정신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홍보영상 보러가기 2026년 11월 26일부터 28일까지, CEMS 커뮤니티가 대한민국 고려대학교에 한자리에 모인다. 고려대가 주최할 이번 행사가 CEMS 구성원들의 기억에 오래 남고, 향후 개최교들이 참고할 수 있는 ‘모범 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행사의 핵심 요소인 로고는 졸업생의 성취를 상징하고 축하하는 ‘어사화’와 한국의 과거·현재·미래를 나타내는 여러 상징물을 바탕으로 고안됐다. 전통 건축의 기와는 문화유산과 장인정신, 오랜 시간 축적된 미감을 상징하고, 태극 문양은 조화와 균형을 상징하는 개념으로, 한국적 정체성과의 연결을 강화한다. 홍보 영상 역시 로고와 일관된 콘셉트로 제작됐으며, 세계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이 K-culture와 역사, K-beauty, K-food, K-pop, 그리고 KU를 매개로 하나로 연결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고려대학교가 이러한 로고와 영상으로 건네는 초대는 단순하다. 2026년 11월 26일, 서울에서 만나자는 것.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은 CEMS 커뮤니티를 맞이할 준비를 차분히 이어가며, 그 초대에 걸맞은 한 주를 서울에서 완성해 나갈 예정이다.

2026.01.06 Views 969

2025년 10월~12월 고경학파 소식

2025년 10월~12월 고경학파 소식   1. 김민정 교수   김민정 교수는 Strategic Management Society(SMS) Annual Conference 2025에서 Corporate Strategy Best Paper Prize(최우수논문상)와 Knowledge & Innovation 부문 Outstanding Service Award를 동시에 수상했다. SMS Annual Conference 2025는 2025년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됐다.   최우수논문상을 받은 연구는 'Strategic Responses to Rival Advancements: R&D Project Decisions and Resource Reallocation'로, Christine Choi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Chapel Hill) 교수, Sohyun Park (Stevens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와의 공동연구다. 경쟁사의 기술적 진전 등 새로운 성장 기회가 나타났을 때 기업이 기존 R&D 프로젝트 중 어떤 시장에서 철수할지를 어떻게 결정하는지 분석했으며, 특히 포트폴리오 수준의 지식 외부효과(Portfolio-Level Knowledge Externalities)가 철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규명했다.    아울러 Knowledge & Innovation 부문 Outstanding Service Award는 SMS Knowledge&Innovation 부문에서 대표위원(Representative-at-Large)으로 활동하며 학문 공동체의 연구 교류와 협력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여됐다.     2. Martin Hemmert 교수   Martin Hemmert 교수는 Palgrave Macmillan 25주년을 맞아, 학술지 Asia Business & Management이 선정한 ‘지난 25년간 대표 10편 논문(Top 10 Articles)’ 가운데 한 편의 저자로 언급됐다. 해당 리스트는 편집진이 논문의 품질(Quality), 영향력(Impact), 맥락적 통찰력(Contextualization)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선정 논문은 다음과 같다. Hemmert, M., Cross, A. R., Cheng, Y., Kim, J.-J., Kohlbacher, F., Kotosaka, M., Waldenberger, F., & Zheng, L. J. (2019). The distinctiveness and diversity of entrepreneurial ecosystems in China, Japan, and South Korea: an exploratory analysis. Asian Business & Management, 18, 211–247.    이번 선정은 KUBS 교수진의 연구가 아시아 경영연구 분야에서 축적해 온 학문적 영향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3. 김재환 교수 고려대학교 내 Bayesian 추론 연구자들의 연구 교류를 위한 정기 세미나 ‘KU Bayes Colloquium’이 이번 학기에도 열렸다. 본 세미나는 매학기 운영되며, 봄학기는 경영관, 가을학기는 정경관에서 진행되는 방식으로 이어져 왔다. 세미나는 관심 있는 경영대학 대학원생에게도 모두 개방된다.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Bayesian Inference for Econometrics and Marketing'이었으며,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다.   일시: 12월 27일(토) 9:25–12:30 장소: 고려대 정경관 508호 문의: 김재환 교수(jbayes@korea.ac.kr), 강규호 교수(kyuho@korea.ac.kr)     4. 유시진 교수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와 직원으로 구성된 밴드 동아리 BGS가 지난 12월 23일(월) 저녁 6시, 블루라움 안암점에서 연말 공연을 열었다. 이날 공연에는 가족과 친지, 교수진과 직원, 대학원 재학생 및 졸업생 등 약 60명이 함께하며 따뜻한 연말 분위기를 나눴다. BGS는 2018년 말 결성된 교직원 밴드로, 음악을 매개로 구성원 간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공연은 Part 1 ‘The Spark & The Vibe’, Part 2 ‘The Hope & The Festival’ 두 개의 테마로 진행돼,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에너지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무대에는 김대기, 김병조, 박종원, 유시진, 윤민정, 김종수, 김민정 등이 연주자로 참여했으며, ‘나는 나비(YB)’, ‘Drowning(우즈)’, ‘하늘을 달리다(허각)’ 등 다양한 곡을 선보이며 관객들과 호흡했다.

2026.01.05 Views 1028

[정년퇴임 및 SK논문상 수상 인터뷰] 박종원 교수ㅡ33년의 연구와 교육, 그리고 다음 질문

[정년퇴임 및 SK논문상 수상 인터뷰] 박종원 교수ㅡ33년의 연구와 교육, 그리고 다음 질문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의 강단과 연구실을 지켜온 박종원 교수가 정년이라는 이름의 쉼표 앞에 섰다. 연구자로서, 교육자로서 그리고 학문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학교와 함께 성장해온 그의 시간은 단순한 재직 기간을 넘어 경영대학의 역사 그 자체였다. 수많은 학생과 동료를 만났고, 강의실과 회의실, 연구 현장을 오가며 경영대학의 오늘을 만들어온 그는 이제 ‘퇴임’이라는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그러나 그의 발걸음은 멈추기보다는, 오히려 또 다른 질문과 사유를 향해가고 있다.   이번 인터뷰는 강단에서 보낸 세월에 대한 소회부터, 캠퍼스의 기억, 제자들과의 관계, 그리고 퇴임을 앞둔 시점에도 이어지고 있는 연구 이야기까지—그의 말에는 경영대학이라는 공간과 함께 호흡해온 한 사람의 진솔한 시선이 담겨 있다. 다음은 정년을 맞은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Q1. 정년을 맞아 오랫동안 몸담아온 경영대학을 떠나게 된 지금, 하루하루의 감정은 어떠신가요.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 순간도 있으신가요? 솔직히 어려운 질문입니다. 작년부터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학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연구실에도 자주 나오고 학생들도 더 만나고 싶었는데, 해외 출장과 교육 일정이 잦아 국내에 머무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그 점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유연학기도 경험했는데, 반 학기는 여기에서 강의하고 다른 반 학기는 아내가 있는 뉴질랜드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 ‘물리적으로’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올 가을학기에는 일부러 정규학기 강의를 맡아, 학생들과 더 자주 만나고 동료 교수들과도 의도적으로 교류를 늘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방학이 되니 오히려 그때부터 실감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연구실을 떠나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요. (웃음) “연구실을 독점할까”라는 농담도 스쳐 지나갔습니다. 최근에는 퇴임을 기념해 여러 자리에서 축하를 받았고, BGS 공연도 크게 열렸습니다. 그런 일정들을 거치며 ‘퇴임’이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다만 아직도 완전히 매듭지어진 기분은 아닙니다. 내년 2월에는 마케팅 분야의 주요 학회에 제자들과 함께 참석할 계획인데, 학생들이 모두 논문을 내고 함께 가게 됐습니다. 그런 계획들이 남아 있어,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느낍니다.   Q2.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서 보낸 시간이 어느덧 30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교수님께 이 시간은 어떤 의미로 남아 있을까요? 제게는 ‘학자의 시간’이었습니다. 교수의 본질은 강의에만 머무르지 않고, 결국 연구로 축적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학교에서 보낸 33년을 연구자로서의 시간으로 기억할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연구의 가치를 꾸준히 강조하며, 경영대학이 티칭 중심에서 연구 중심으로 전환되는 흐름에 힘을 보탰습니다. 예전에는 한 학기에 여러 과목을 맡는 것이 당연시되었고, 논문보다 교재 집필이 더 강조되던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연구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 보았고, 연구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제도와 문화가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변화의 과정에 꾸준히 참여해 왔고, 연구자들이 좋은 저널에 도전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가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제 나름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지금도 제게 가장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Q3. 교수님께서는 교수, 부학장, AMP 프로그램 책임자 등 여러 역할을 맡아오셨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본인답다’고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먼저 말씀드리면, 행정이 제게 가장 ‘잘 맞는 일’이었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학과장 등 여러 보직을 맡아왔지만, 그에 수반되는 행정 업무는 늘 쉽지 않았습니다. 다만 어떤 선택과 방식이 학교의 위상과 연구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았기에, 맡게 되면 책임감을 갖고 임했습니다. 특히 학과장 시절에는 제도와 프로세스를 미래지향적으로 정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당시에는 학장과 대학원장이 분리되어 있었는데, 저는 이 구조를 통합하는 것이 앞으로 경영대학이 더 큰 추진력을 갖고 성장하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변화의 동력을 만들기 위해 원로 교수님들을 찾아뵙고 설득하며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도 적지 않은 힘이 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장하성 학장님이 큰 버팀목이 되어주셨고, 여러 선배 교수님들과 힘을 모아 학교가 변화해 가는 시간을 함께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학장과 대학원장이 통합된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때때로 ‘그때 그 결정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순간마다 지난 시간의 수고가 보상받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미래를 내다보며 더 나은 방향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고 발로 뛰던 그 시간들이 제게 가장 ‘저다운’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Q4. 강의나 연구가 아닌, 캠퍼스의 일상 속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풍경이 있으신가요? 개인적으로는 1990년대 중반, 연구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시기에 짐을 싸서 속리산에 들어가 한동안 연구에만 몰두했던 일이 떠오릅니다. 젊은 시절의 패기 탓에 모든 연락을 끊고 ‘이번엔 연구만 해보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던 것이지요. 그러던 중 학장님께서 “학교에 꼭 필요한 일이 있다”며 급히 연락을 주셨고, 그제야 학교로 돌아와 학과장을 맡게 됐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다소 엉뚱한 선택이었지만, 그만큼 절박했고 또 순수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런 우여곡절을 함께해 준 동료 교수님들께도, 그리고 그런 저를 다시 학교로 불러주신 학장님께도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Q5. 지금 이 시점에서 돌아봤을 때, “이만하면 잘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앞선 이야기들과 비슷한 맥락이지만, 제 스스로 저를 교수보다 학자에 가깝다고 여기며 지내와서 그런지, 학자의 길을 걷고자 하는 후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있는 힘껏 노력해왔습니다. 그런 과정 중에서 이뤄낸 것들을 뒤돌아보면 잘해낸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교수들이 외부 특강 등으로 생계를 보완하지 않아도 될 만큼 학교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방향을 만들고자 했던 노력입니다. 승진·평가 체계를 연구 성과 중심으로 정비하고, 연구 지원 제도를 만들고, 교수 채용과 지원 체계를 정교화하는 일들이었습니다. 행정 부담을 교수 개인이 떠안지 않도록 계약직 직원을 대폭 확충해 행정지원 폭을 넓힌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연구위원회를 만들고, 연구위원장으로서 SK 논문상을 만들고 저널 리스트 정비에 관여했습니다. 무엇보다 박사과정 지원이 미흡했던 현실을 바꾸기 위해, 등록금 면제와 월 단위 지원(당시 기준)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박사과정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연구조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결국 제가 바랐던 것은 한 가지였습니다. 좋은 연구가 개인의 ‘의지’만으로 버티는 것이 아니라, 제도와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가능해지는 학교가 되는 것. 그 방향을 조금이라도 앞당기는 데 보탬이 됐다면, 그걸로 충분히 ‘잘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편집자 주: 교수님이 추진한 연구 성과 중심의 제도 정비와 연구 지원 기반 확충은 이후 경영대학이 AACSB·EQUIS 등 국제 인증을 국내 최초로 충족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해당 인증들은 교육 품질과 함께 교수들의 연구 역량 및 성과 관리 체계를 주요 평가 요소로 삼는다.)   Q6. 교수님께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은 직장이 아닌, 하나의 공간으로서 어떤 곳으로 기억될 것 같으신가요? 제 삶의 터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았고, 집에서 식사하는 것보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학생들이 가족처럼 느껴졌고, 함께 밤을 새운 날들도 많았습니다. 예전에는 밤 11시가 되면 연구실 불을 꺼야 한다는 규칙도 있었을 만큼 환경이 넉넉하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그 시간을 견디며, 결국 집보다 더 오래 머문 공간이 됐습니다. 삶의 행복은 가정과 일, 두 축에서 결정된다고들 하는데, 저는 감사하게도 ‘일’의 축에서도 큰 복을 받았다고 느낍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며 연구하고, 학생들을 만나고, 그 과정이 직업이 되었다는 것이요. 제게는 ‘이만한 직장이 없다’는 말이 자연스럽습니다.   Q7. 교수님께서는 퇴임을 앞둔 시기에도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오시며 이번에 SK 논문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문제의식은 무엇이었나요? 이번 연구는 ‘사람의 선호가 맥락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가’라는 큰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행동경제학이 주목해온 ‘전통적 소비자 행동’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변화들을,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려는 문제의식입니다. 이번의 연구도 제게는 괄목할만한 업적입니다만, 인터뷰는 무작정 길어질 수 없으니 이 자리를 빌려 가장 뜻깊은 논문에 대해 하나만 더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작년에 SK 논문상을 수상한 논문은 외국 공동 저자 없이, 제 제자들과만 완성한 연구였습니다. ‘우리끼리 해낸 연구’로 좋은 성과를 얻고 상까지 받았다는 점이 특히 뜻깊었습니다. 그리고 제 모든 연구는 늘 제자들과 함께해 왔다는 사실이 뜻깊습니다. 아이디어의 발상은 제자들과 함께 여행을 가서 점심시간에 세미나에서 많이 얻었습니다. 일상의 대화 속에서 나온 문제의식이 연구 아이디어가 되고, 그렇게 논문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고, 이번에 소개한 연구들도 이 일환으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연구 자체는 어떤 특별한 순간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축적해온 시간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미깊은 논문들이 저명한 저널에 게재되고 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Q8. 이번 연구는 실제 마케팅 현장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케터들이 특히 주목해야 할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환경에서 오히려 더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혼잡도나 회피 요인 등 변수가 많지만, 웹에서는 주의가 상대적으로 한 지점에 모이기 쉬워 효과가 더 잘 구현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바일 환경은 또 다릅니다. 세로 스크롤 중심의 사용 방식 때문에 집중이 분산되면서, 같은 효과가 약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장 적용에서는 채널별 사용 맥락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9. 소비자 행동이나 마케팅 연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이번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꼭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소비자 행동은 생각보다 비합리적입니다. 고객 만족도 마찬가지입니다. ‘잘해주면 끝’이 아니라, 소비자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방식으로 판단하는지를 끝까지 파고드는 게 중요합니다. 부모도 자기 자식을 100% 알 수 없듯이, 소비자에 대해서도 ‘안다’고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느 정도는 예측을 해야 하고, 그래서 ‘예측 가능한 비합리성’이라는 관점이 중요합니다. 이해할 수 있으면 예측할 수 있고, 예측할 수 있으면 전략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관련해서 《Predictably Irrational》 같은 책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Q10. 마지막으로, 경영대학 구성원과 이 인터뷰를 읽을 독자들에게 꼭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경영대학에는 정말 좋은 교수들이 많고, 멋진 약력을 가진 신임 교원들도 많이 합류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역량이 실제로 ‘불꽃’처럼 피어오를 수 있도록, 세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학교가 어떤 지원을 하느냐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경쟁 상대를 하버드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큰 꿈을 품고, 그 꿈을 실현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곳에서 도전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고려대학교가 구성원들의 가슴 속에 큰 프라이드로 남기를 바랍니다. 또 한 가지는 감사 인사입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늘 고마움을 느낍니다. 저를 지도교수로 선택해 준 학생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많았습니다. ‘네가 생각한 것보다 잠재력이 크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고, 실제로 그렇게 성장한 사례들을 보았습니다. 지도교수의 역할이란 결국 그 잠재력을 믿어주고, 함께 길을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선배 교수님들과 동료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은퇴를 앞두고 물심양면으로 축하해 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저는 행복했고 감사했습니다.   정년을 맞아 강단을 떠나지만, 그의 연구와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은 여전히 현재형이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서 보낸 시간은 수업과 연구 성과를 넘어, 학문 공동체 안에서의 역할과 책임을 차분히 수행해온 기록으로 남는다. 교수라는 직함은 내려놓지만, 그가 남긴 고민과 방향은 경영대학의 교육과 연구 현장에 이어질 것이다. 긴 재직을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도 그는 여전히 다음 세대를 향한 질문을 남기고 있다.     아래는 인터뷰에서 언급한 SK논문상을 수상한 박종원 교수의 논문 소개글이다.   2025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박종원 교수가 참여한 논문 「The Impact of a Horizontal Versus Vertical Product Display on the Attraction Effect」(공저: Jungkeun Kim, and Harmen Oppewal)가 국제 학술지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에 게재 확정되며, SK 논문상을 수상했다. 본 연구는 제품을 수평 또는 수직으로 진열하는 방식이 소비자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 결과, 수평 배열이 수직 배열보다 ‘유인 효과(attraction effect)’를 더욱 강하게 유발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는 수평 배열이 소비자로 하여금 선택 대안 간 비교를 보다 쉽게 만들어, 비대칭적 지배 관계를 빠르게 인식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효과는 실제 구매 상황과 가상 선택 상황 모두에서 확인되었으며, 다양한 제품군에 걸쳐 일관되게 나타났다. 본 연구는 제품 진열의 공간적 설계가 소비자 판단과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원문) Marketers can display their products horizontally or vertically in both online and offline settings. This display orientation has been shown to influence consumers’ judgments about individual products. The present research extends the literature by investigating the moderating impact of display orientation on the attraction effect, one of the most well-established context effects in choice. A total of eleven studies, including seven pre-registered experiments, document a novel finding that the attraction effect is stronger when choice alternatives are displayed horizontally rather than vertically. This moderating influence is replicated in both consequential choices and hypothetical scenarios and shown to generalize over diverse product categories. We explain this influence by proposing that a horizontal (vs. vertical) display increases the ease of comparing choice alternatives, leading consumers to notice the asymmetric dominance (AD) relationship among them more easily. Consistent with this mechanism, we find that the moderating influence of display orientation attenuates when individuals are guided to recognize the AD relationship or when their ability to compare vertically displayed products is momentarily enhanced. The present research thus demonstrates a significant effect of spatial orientation on the comparison and evaluation of alternatives. Theoretical and managerial implications of findings are discussed.  (번역본) 마케터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환경 모두에서 제품을 수평 또는 수직으로 진열할 수 있으며, 이러한 진열 방향은 소비자가 개별 제품을 판단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는 선택 맥락 효과 중 가장 잘 확립된 개념 중 하나인 ‘유인 효과(attraction effect)’에 대해, 진열 방향이 어떠한 조절 효과를 가지는지를 분석함으로써 기존 연구를 확장한다. 총 11개의 연구(이 중 7개는 사전 등록된 실험)를 통해, 선택 대안이 수직 배열보다 수평 배열로 제시될 때 유인 효과가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는 새로운 발견을 제시한다. 이러한 조절 효과는 실제 결과가 수반되는 선택 상황과 가상 선택 상황 모두에서 재현되었으며, 다양한 제품 범주 전반에 걸쳐 일반화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수평 배열(대비 수직 배열)이 선택 대안 간 비교의 용이성을 높여, 소비자들이 비대칭적 지배 관계(asymmetric dominance, AD)를 보다 쉽게 인식하도록 만든다는 메커니즘을 통해 이러한 효과를 설명한다. 이와 일관되게, 참가자들이 AD 관계를 인식하도록 유도받거나 수직 배열된 제품 간 비교 능력이 일시적으로 향상될 경우, 진열 방향의 조절 효과는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공간적 배열 방향이 대안 간 비교와 평가 과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주며, 본 연구의 이론적·실무적 시사점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2024년 박종원 교수가 참여한 논문 「Consumer Moral Decision Making: The Impact of Alignable versus Nonalignable Differences」 (공저: Sang Kyu Park, Young Joo Cho, Jungkeun Kim, Jin Yong Lee)가 국제 학술지 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 게재 확정되며, SK 논문상을 수상했다. 본 연구는 소비자 선택에서 흔히 비교되는 ‘정렬 가능한 차이(alignable difference)’와 ‘정렬 불가능한 차이(nonalignable difference)’가 도덕적 속성이 포함된 상황에서는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검증했다. 기존 연구는 정렬 가능한 차이가 선택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정렬 가능성 효과(alignability effect)’를 제시해 왔지만, 본 연구는 8개 연구(N=2,861)를 통해 도덕 속성 트레이드오프에서는 오히려 정렬 불가능한 도덕적 차이가 선택을 더 강하게 좌우하는 ‘비정렬 가능성 효과(nonalignability effect)’가 나타남을 밝혔다. 즉 소비자는 정렬 가능한 도덕 기준에서는 다소 열위이더라도, 대안 간 고유한(정렬 불가능한) 도덕적 우월성이 제시될 경우 그 대안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본 연구는 윤리성·ESG와 같은 도덕적 메시지를 설계할 때, 정보의 비교 방식(정렬 가능/불가능) 자체가 소비자 선택을 좌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원문) Consumer choice decisions often involve a tradeoff between an alignable difference (a difference along a shared attribute) and a nonalignable difference (a difference between unique attributes of each alternative). For example, Café A provides friendly service, while Café B offers unwelcoming service (an alignable difference). However, Café A occasionally makes billing errors, and Café B has comfortable seating (a nonalignable difference). Prior research shows that alignable differences tend to have a greater impact on choice than nonalignable differences (known as the “alignability effect”). Yet, little research has examined tradeoffs involving moral attributes. Contrary to the prevailing evidence, eight studies (N = 2,861) demonstrate that in moral attribute tradeoffs, nonalignable (vs. alignable) differences have a greater impact on choice (termed the “nonalignability effect”). Consequently, consumers prefer an alternative that is superior on a nonalignable moral difference but inferior on an alignable moral difference. Moreover, in moral–quality tradeoffs, where one alternative is more ethical but is of lower quality, consumers show a stronger preference for the ethical alternative when its moral superiority is represented by a nonalignable (vs. alignable) difference. The nonalignability effect is driven by consumers’ unique decision process in making moral attribute tradeoffs, characterized by categorical valence coding and attribute-by-attribute win–loss counting.  (번역본) 소비자의 선택 의사결정은 흔히 정렬 가능한 차이(alignable difference: 두 대안이 공유하는 동일한 속성 축에서의 차이)와 정렬 불가능한 차이(nonalignable difference: 각 대안이 가진 고유한 속성 간의 차이)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를 포함한다. 예를 들어 카페 A는 서비스가 친절한 반면, 카페 B는 불친절하다고 하자(정렬 가능한 차이). 그런데 동시에 카페 A는 가끔 계산 오류를 내고, 카페 B는 좌석이 편안하다고 하면(정렬 불가능한 차이) 두 대안에는 서로 다른 고유 속성이 존재하게 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정렬 가능한 차이가 정렬 불가능한 차이보다 선택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며(이를 '정렬 가능성 효과(alignability effect)'라고 한다), 도덕적 속성이 포함된 트레이드오프를 다룬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러나 기존의 통념과 달리, 8개의 연구(N=2,861)는 도덕적 속성 간 트레이드오프 상황에서는 정렬 불가능한 차이(정렬 가능한 차이 대비)가 선택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이를 '비정렬 가능성 효과(nonalignability effect)'라고 명명한다). 그 결과 소비자는 정렬 불가능한 도덕적 차이에서 우월하지만, 정렬 가능한 도덕적 차이에서는 열위인 대안을 더 선호한다. 더 나아가 한 대안이 더 윤리적이지만 품질은 낮은 도덕–품질 트레이드오프 상황에서도, 그 대안의 도덕적 우월성이 정렬 불가능한 차이(정렬 가능한 차이 대비)로 제시될 때 소비자는 윤리적인 대안을 더 강하게 선호한다. 이러한 비정렬 가능성 효과는 도덕적 속성 트레이드오프에서 나타나는 소비자 특유의 의사결정 과정, 즉 범주적 가치 부호화(categorical valence coding)와 속성별 승패 계산(attribute-by-attribute win–loss counting)에 의해 발생한다. 

2026.01.05 Views 1080

​​​​​​​서로 다른 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KUBS 120 MARCH의 첫 응답

서로 다른 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KUBS 120 MARCH의 첫 응답     단체로 시작된 기부를 개인으로 이어간 교우, 군 복무 중에도 학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한 재학생, 그리고 고려대학교 진학을 꿈꾸는 고등학생까지. 서로 다른 시간과 자리에서 출발한 이들의 참여는 하나의 캠페인 안에서 자연스럽게 맺어졌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의 미래 120년을 준비하기 위해 시작된 ‘KUBS 120 MARCH’ 모금 캠페인은 120억 원의 기금 조성과 1만 2천 명의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거대한 행진은 언제나 개인의 작은 선택으로 출발한다. 이 행진의 시작에서 마중물 역할을 한 세 사람 역시 지금 이 순간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학교와 연결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이에 본지는 ‘KUBS 120 MARCH’ 캠페인에 참여한 세 분을 만나, 기부를 결심하게 된 계기와 각자가 생각하는 ‘참여의 의미’를 들어보았다. 이들의 이야기는 기부를 특별한 누군가의 일이 아닌, 각자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선택으로 다시 바라보게 한다. 그리고 그 작은 선택들이 모여,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의 다음 120년을 향한 긴 행진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120주년의 시간 위에, 선배의 책임을 더하다” 김정희 | 고려대학교 Executive MBA(이하 E-MBA) 여성총교우회 제17대 회장   Q1.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E-MBA 과정과의 인연을 소개해 주세요. A1.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E-MBA 교우이자 현재 제17대 여성총교우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정희입니다. IT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이어오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배움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고 그 계기로 고려대 E-MBA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이곳에서 받은 에너지를 바탕으로 여성 교우회를 위해 봉사하고 있습니다.   Q2. 단체 기부 이후 개인 이름으로도 기부를 이어가셨습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A2. 여성총교우회 차원의 기부금 전달식에서 학장님을 직접 뵙고 학교의 현황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단체의 이름으로 전한 마음과는 별도로 제 개인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습니다. 모교가 마주한 현실과 과제를 듣는 과정에서, 이 흐름에 제 이름으로도 책임을 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평소에도 연말이면 크고 작음을 떠나 나눔을 이어오고 있었기에, 이번 개인 기부 역시 특별한 결심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이어진 선택이었습니다.   Q3. 이번 기부를 통해 회장님 개인에게 가장 크게 남은 생각이나 변화가 있다면요? A3. 젊은 시절에는 제가 누리는 모든 것이 제 노력의 결과라고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주변에서 받은 도움과 행운이 얼마나 컸는지를 점점 더 실감하게 됐습니다. 그 이후로는 제 주변을 조금 더 살피게 되었고, 제 능력이 닿는 곳이라면 누군가의 성장에 작은 디딤돌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기부 역시 그런 삶의 태도가 자연스럽게 이어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Q4. 후배들과 경영대학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4. 이번 기부가 거창한 변화를 만들기보다는, 각자의 자리에서 애쓰고 있는 후배들에게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로 닿았으면 합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이나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작은 버팀목이 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또한 이 나눔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언젠가 후배들이 다시 다음 세대를 돕는 흐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이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공동체로서 그 역할을 계속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이번 기부가 가능하기까지 부족한 회장을 믿고 묵묵히 힘을 보태 준 여성총교우회 집행부 임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행사 때마다 아낌없는 후원과 따뜻한 격려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14기 김형우 선배님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군 복무 중에도 재학생으로서의 선택을 남기다” 장준혁 |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24학번 (군 복무 중)   Q1.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1. 필승! 안녕하십니까. 저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24학번으로, 현재 공군에서 병역의 의무를 수행 중인 장준혁입니다. 학교를 잠시 떠나 군 복무를 하고 있지만, KUBS 120 MARCH 캠페인의 취지에 공감해 작은 마음을 보태고자 참여하게 됐습니다.   Q2. 군 복무 중인 재학생으로서 이번 기부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2. 경영대학에서 받은 경험들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습니다. 아직 학교에 몸담은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그동안 교수님들의 강의와 동기·선후배들과의 교류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느꼈습니다. 고연전 같은 학교 행사를 통해 KUBS라는 공동체가 가진 에너지와 자부심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고, 군 입대를 앞두고 자대 선택으로 고민하던 시기에는 경영대 선배의 도움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순간들을 떠올리다 보니, 이번 캠페인 참여가 제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Q3. 경영대학 120주년이라는 시점에 기부로 참여한 소감은 어떠신가요? A3. KUBS가 걸어온 120년의 시간 속에 아주 작은 방식으로나마 제가 함께했다는 느낌이 들어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단순히 학교를 다녔던 과거의 학생이 아니라, 앞으로 이어질 시간에도 함께하는 구성원 중 한 명이 된 것 같아 묘한 책임감과 뿌듯함도 느꼈습니다.   Q4. 이번 기부가 본인에게는 어떤 의미로 남았나요? A4. 저에게 기부는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누려온 배움과 환경이 많은 사람들의 참여로 이어져 왔다는 걸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됐고, 그 흐름에 아주 작은 형태로나마 다시 보탤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습니다. 금액의 크기보다도, 학교와 계속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크게 남았습니다. 이는 지난 120년 동안 KUBS를 지켜오신 교수님들, 각자의 자리에서 경영대를 빛내고 계신 교우분들, 그리고 같은 공간에서 함께 배우고 성장해 온 재학생 모두의 시간과 노력이 쌓여 만들어진 KUBS의 가치를 담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전통과 자부심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경영대의 한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싶습니다.     “아직 고등학생이지만, 마음만큼은 이미 경영대학에 닿아 있습니다” 조경용 | 천안고등학교 1학년 Q1.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1. 안녕하세요. 저는 충청남도 천안시에 있는 천안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조경용입니다. 현재는 청소년들이 자기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PACM’이라는 팀을 운영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작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이롭게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Q2. 고등학생 신분임에도 KUBS 120 MARCH 캠페인에 기부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2. 저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경영이라는 분야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러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이 국내 최고의 경영대학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언젠가는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학교를 통해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정기투어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고, 직접 캠퍼스를 둘러보면서 ‘언젠가는 꼭 이곳에 오고 싶다’,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고등학생 신분으로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는데, KUBS 120 MARCH 캠페인을 보며 저도 참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작은 금액이지만, 존경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하고 싶어 기부를 결정했습니다.   Q3. 기부를 결심하는 데 가장 크게 영향을 준 생각이나 순간이 있었을까요? A3.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을 떠올리면 늘 마음이 설렜습니다. 제 성적으로 갈 수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는 길이지만, 그래서 더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품고 있던 이런 마음들이 쌓여 있다가,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기부는 저에게도 하나의 도전이었고, 그 도전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Q4. 이번 기부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다면요? A4.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이번 경험을 통해 느낀 건, 나이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제 또래 친구들 중에는 기부를 낯설게 생각하는 경우도 많지만,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누구든 자신의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부가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은 사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KUBS 120 MARCH 캠페인의 출발선에 선 이들은 같은 배경이나 조건을 공유하지 않았다. 다만 각자의 자리에서 학교를 떠올리고,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참여를 선택했다는 공통점이 있을 뿐이다.    단체의 이름으로 시작된 기부, 군 복무 중에도 이어진 재학생의 선택, 그리고 아직 교실에 앉아 있지만 미래를 향해 응답한 고등학생의 참여까지. 이들의 사례는 KUBS 120 MARCH가 특정한 방식의 기부가 아니라, 다양한 참여의 가능성을 열어둔 캠페인임을 보여준다. 앞으로 펼쳐질 경영대학의 다음 120년을 향해, 그 선택이 크든 작든 KUBS 120 MARCH의 행진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2026.01.05 Views 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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