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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France] ESSEC Business School 22-2 강수빈

2023.01.19 Views 715 강수빈

저는 2022년 2학기에 프랑스에 있는 ESSEC Business School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떠나기 전 걱정과 고민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적어보았습니다.

[파견교 소개]
ESSEC은 ile-de-France의 Cergy에 위치한 경영대학으로, 명성있는 그랑제꼴입니다. 본교생도 무조건 교환학생에 나가야 하는 제도가 있고 싱가폴 캠퍼스도 있어서 학교 자체가 프랑스 학교보다는 국제학교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모두와 영어로도 대화가 잘 되어 편하지만, 프랑스어가 늘기는 어렵다는 단점도 있긴 합니다.
프랑스 행정절차가 악명 높아서 모든 과정에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수업이나 기숙사 등 학교와 관련된 일들은 소통도 잘 되고 모두 수월하게 잘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출국 전 준비사항]
KU국제실에서 nomination 완료 메일을 받고 토플 성적 등 구비 서류를 확인하고 지원서를 작성했습니다. 이후, 입학허가(ACCEPTANCE LETTER)를 받고 학생 비자를 바로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파견교에서 안내해주는 필요 절차(보험, 기숙사 등)를 모두 따르면 됩니다.

[보험 및 비자]
- 비자
비자 신청은 절차가 오래 걸리고 서류가 누락되거나 일정이 어긋나면 원래보다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학교로부터 acceptance letter를 받자마자 준비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캠퍼스 프랑스 사이트에서 그룹면접 일정을 잡고 비대면 면접을 봤습니다. 면접의 경우 간단합니다. 영어로 수업을 듣는다고 하면 프랑스어 실력을 묻지 않고 대신 영어로 몇가지 질문에 답해야 했습니다.
캠퍼스 프랑스 면접 직후 대사관 면접을 신청합니다. 대사관 사이트에 들어가서 학생비자를 위해 필요한 서류들 확인하고 준비해서 예정된 날짜와 시간에 맞춰서 가면 됩니다. 서류가 많으니 모든 서류가 형태에 맞게 준비되었는지 여러 번 점검하는게 좋습니다. 대사관 면접은 면접이 아니라 그냥 서류 검토 및 제출이라고 보면 됩니다. 제출 후 비자가 찍힌 여권을 집으로 배송해줍니다.
- 보험
개인적으로 유학생 보험을 들었고, 주거 보험은 교환교에서 안내해준 곳 중 하나를 신청했습니다.

[수강신청 및 수업]
- 수강신청
수강신청의 경우 고대랑 방식이 꽤 비슷합니다. 7월 초에 교환교에서 메일로 교과목 리스트, 실라버스 그리고 방법에 대한 안내가 상세하게 왔고 수강신청날 전까지 Q&A 세션도 줌으로 자주 열려서 큰 걱정할 필요 없었습니다. 수강신청 속도나 경쟁률도 고려대에 비해 훨씬 수월합니다. 그렇지만 이후에 듣고 싶은 과목이 바뀌어 add and drop period 에 정정을 시도했는데 자리가 나지 않아 정정하지 못했습니다. 정정기간에는 자리가 거의 나지 않는 듯했습니다.
- 수업
수업의 경우 총 7과목, 22ECTS (12학점 정도) 들었습니다. 저는 4학년이라 이미 전공과 전선을 모두 들었기 때문에 널널하게 듣는 편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ESSEC 수업은 강의보다는 학생들의 발표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난이도는 개인적으로 고대 수업 난이도가 더 높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듣지 않았지만 ESSEC은 재무나 금융 쪽 수업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1) The Pirates of the Caribbean (2ECTS)
조세 정책과 기업들의 조세 회피 등과 관련된 내용을 주로 다뤘습니다. 조별로 매주 3가지 주제(leaks, whistleblowers, tax related topics) 내에 정해진 소주제로 발표를 하는 수업 방식입니다. 5주로 짧은 수업인데, 발표 3번, 팟캐스트 제작 과제, 서술형 기말고사가 있어 학점에 비해 할 게 좀 많은 수업입니다. 그렇지만 이 과제들이 어렵지 않고 고대에는 없는 수업이라 새롭고 흥미롭긴 했습니다.
2) Purchasing Management (4ECTS)
과목명 그대로 기업들의 구매와 관련된 수업입니다. 매주 기업들의 구매 의사결정과 관련된 case study를 하는데 어렵진 않고 교수님의 기대도 크지 않습니다. 시험 없이 Purchasing 관련 주제를 골라하는 팀플만 한번 있는데, 이 또한 고려대에서 영강 팀플을 해봤다면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3) Luxury Retail Management (4ECTS)
Luxury retail 관련 자유 주제의 개인 과제가 Oral과 Written 두가지 있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럭셔리 브랜드의 리테일에 대해 조사하는 팀플이 한 번 있습니다. 큰 부담 없이 재밌게 할 수 있고 수업도 교수님의 강의 보다는 과제 발표를 듣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교수님은 프랑스식 영어를 하십니다.
4) Influence and Marketing (4ECTS)
사람들의 심리와 마케팅에 관한 수업입니다. 소비자 행동론과 조금 유사한데 소비자 행동론이 더 유익하고 재밌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이 정해진 주제로 하는 팀플이 한번이 있고 3번의 퀴즈와 기말고사가 있습니다. 참여도를 많이 중요하게 여기시는 교수님 입니다.
5) BEGINNER FRENCH (4ECTS)
개강 전 프랑스어 수업을 들으려면 레벨 테스트를 하라는 메일이 옵니다. 저는 아주 기초만 알고 있어 total beginner 라 표시하였는데 시험을 봤다면 false beginner 수업을 들었을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프랑스어를 안다면 이 수업은 좀 쉬울 수 있습니다. 퀴즈와 듣기/말하기 기말고사를 보고 불어로 영상을 찍는 과제가 있는데, 많아 보이지만 막상 하면 부담은 없습니다.
6) Global Challenge (Business Game) (2ECTS)
딱 두 번 듣는 Intensive course 입니다. 조별로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통해 기업 운영의 전 과정을 시뮬레이션 돌리고 라운드별 성과를 측정하는 게임을 진행합니다. 시뮬레이션 라운드가 생각보다 많아 조금 귀찮았지만 나름 재밌었습니다.
7) Photography: Iconographic History & Analysis (2ECTS)
인류 첫 사진부터 유명 사진작가와 패션사진 등 사진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교양입니다. 기말과제로 photo essay만 제출하면 돼서 전혀 부담 없는 수업이지만 재미도 없었습니다.

[기숙사]
일단 학교는 파리 중심 기준 지하철 (RER A) 1시간 거리인 세르지에 있습니다. 서울로 치면 안양시나 수원시 거리인것 같습니다. 그치만 훨씬 시골(?)입니다.
파리에서 집을 구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고 집 값도 비싸 저는 기숙사에 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지만 돌아간다면 RER A가 지나는 파리 인근의 La defense나 Nanterre 같은 도시도 고려해보고 결정할 것 같습니다. 지하철 1시간은 꽤나 멀고 열차 지연이 잦아서 파리-기숙사 왕복하는데 스트레스가 좀 있었습니다.
기숙사 신청도 교환교로부터 상세하게 안내가 오고 늦게 신청만 안한다면 경쟁률도 세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다른 수기들을 참고해서 가장 안전하고 가격(월 655유로)도 합리적이라는 Les Hauts de Cergy의 개인실로 신청했습니다. 이 기숙사는 학교에서 지하철 두정거장 떨어져 있는 종점에 있습니다.
기숙사 시설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문제가 생겨 민원을 넣으면 응답도 빠르고 바로 해결해줬습니다. 냉장고 온도 조절이 잘 안되어서 민원 넣었더니 아예 새 걸로 바꿔 주기도 했습니다.
추가로 제 교환학생 친구들 중 학교 옆에 있는 Parc 기숙사에 사는 친구들이 더 많았어서 이 곳도 고려해볼 만한 것 같습니다.

[생활 및 기타]
- 교통 및 통신
교통은 Navigo를 월별로 충전(75유로)했고, 유심은 Orange 30유로 짜리를 사용했습니다.
Cergy에서 Paris로 가려면 무조건 RER A선을 타야 하는데 배차 간격이 15분-30분 정도이고 지연도 잦아서 다소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City Mapper라는 앱 정보가 가장 정확했고 트위터에서도 나름 빠르게 사고나 지연 소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교통 문제 때문에 파리가 아닌 학교 가까이 산 것도 있었는데, 큰 파업이나 지연이 발생하면 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기도 하고 교수님도 늦으시기 때문에 지각을 봐주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파리에 사는 걸 망설일 이유는 크게 아닌 것 같습니다)

- 물가
제가 지낼 당시 환율이 높아 1유로가 거의 1400원이었기에, 물가는 다소 높다고 느꼈습니다. 교통비, 통신비, 외식비 등은 꽤 비쌌지만 빵이나 샌드위치는 생각보다 쌌고, 과일이나 채소 같은 장 보는 가격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학교 옆 큰 쇼핑몰에 Auchan이라는 대형마트가 있고 장보기 아주 좋습니다. 그래서 자주 요리해 먹었고 외식은 중국음식/베트남 음식이 저렴하고 입맛에 맞아 자주 먹었던 것 같습니다.

- CAF
CAF 신청이 가장 스트레스 받았던 절차 입니다. CAF는 프랑스 주택 보조금인데 준비해야하는 서류가 많고 복잡하며 절차 또한 모두 프랑스어입니다. 기숙사에 살게 되면 기숙사 측에서 아주 상세하게 신청 과정은 안내해주지만, 개인적으로 준비해야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신청 이후 별도의 연락도 없고 문의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저는 아직 묵묵부답이긴 하지만) 받은 친구들의 얘기를 들으면 학기가 끝나고 한번에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매월 200유로 정도 받을 수 있으며 기숙사에 살더라도 월세가 싸진 않기 때문에 시도는 하는 걸 추천합니다…

- 치안
공공장소나 대중교통에서 여긴 한국이 아니라는 걸 항상 염두하고 조심만 한다면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쇼핑백에 들어있던 것을 소매치기 당한 적은 있지만 딱히 위험한 일은 당하지 않았습니다. 프랑스에서 인종차별은 Cergy에서만 당한 것 같은데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 여행
저는 화수목에 수업을 몰아 넣었고 일주일의 가을 방학이 있어서, 학기 중에 여행을 꽤 다녔습니다.
비행기보다는 기차가, 도심과의 왕복시간도 줄이고 짐 관련해서도 자유로워서 기차 여행이 좋았습니다. 기차 값이 꽤 비싸기 때문에 유레일 비연속 패스 같은 것을 잘 알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스페인, 스위스, 런던, 벨기에, 코펜하겐과 스톡홀름, 뮌헨, 이탈리아에 다녀왔습니다. 프랑스만 해도 갈 곳이 너무 많기 때문에, 프랑스에 살게 된 기회인 만큼 프랑스를 많이 둘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막상 프랑스를 많이 못 다닌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사람마다 여행지에 대한 감상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후기에 너무 좌우되지 않고 끌리면 떠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기타
파리는 정말 알찬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루브르나 오르세 이외에도 미술관이 참 많은데 학생비자로 대부분 무료로 갈 수 있습니다. 퐁피두 센터 내 도서관과 파리 국립 도서관 등 좋은 도서관도 많고 생마르탕 운하, 작은 정원 등 곳곳에 공원과 산책로도 많습니다. 저에게는 이런 곳들을 다니는 일상이 소소하지만 가장 큰 묘미였던 것 같습니다.
또한 알려진 것과 다르게 파리에서 Bonjour와 merci만 해도 모두가 친절하게 대해줬습니다. 그리고 프랑스 파리는 한국인이 워낙 많이 가다 보니, 생각보다 정보를 얻는 것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프잘사라는 네이버 카페에서 한국으로의 택배나 행정, 맛집 등에 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뭐든 적극적으로 알아보며 지낸다면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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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다른 문화 때문에 당황한 적도 많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프랑스에서 5개월은 새로움과 도전으로 가득했던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주신 ESSEC과 경영대 국제처 측에 감사하며, 떠나는 분들 모두 교환학생 기간 동안 행복한 시간 보낼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