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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Singapore]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19-2 권유원

2020.08.10 Views 1384 권유원

안녕하세요. 경영학과 16학번 권유원입니다.
저는 싱가포르에 있는 NUS로 19학년도 2학기에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중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으면서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나기 편리한 국가로 교환 파견을 원했기 때문에 싱가포르를 파견국가로 선택했습니다.
가서 생활해본 결과, 영어에 의존하다보니 중국어는 의외로 많이 사용할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동남아 여행은 다시 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원없이 할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싱가포르- 주변국간의 항공 운임료가 매우 저렴해서 가격적인 부담이 없었고 경영학과 모듈의 경우 학기가 일찍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장기 여행도 가능했습니다.

우리말로 싱가포르 국립 대학이라고 불리는 NUS는 전세계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명문대학교로 경쟁력 있는 인재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합니다. NUS에는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두루 모여 있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캠퍼스는 걸어서 이동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서 이동시에는 학교 셔틀버스를 이용했습니다. 노선도 다양하고 배차간격도 주말을 제외하고는 길지 않아서 셔틀버스를 이용하는데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이상은 싱가포르와 NUS에 대한 개괄이었고 이후부터는 항목별로 자세하게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 파견 이전에 있는 수강신청과 기숙사 신청은 모두 메일을 통해서 했습니다. 일단 파견이 확정되고 나면 NUS측과 메일을 통해서 소통을 하게 됩니다. 때문에, 메일을 자주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저는 수강신청 이전에 체험수기를 보고 어떤 수업이 있는 지 대략적으로 확인하고 경영대 교환학생 담당 선생님이 보내주신 모듈 리스트와 NUS 강의 평가사이트를 참고해서 시간표을 짰습니다.

저는 다음 3개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1) Strategic Management : 본교에서 경영전략(전공필수)으로 학점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케이스를 읽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고 케이스를 수업 전에 미리 요약하는 과제가 몇 번 있었습니다.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팀프로젝트 한 번과 시험이 한 번 있었던 것 같습니다.

2) Financial Market : 본교에서 전공선택으로 학점인정을 받을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이 모듈은 싱가포르의 financial 시스템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하는 수업이었습니다. 간단한 과제 몇 번, 팀프로젝트 (보고서 & 발표) 1번,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로 비교적 정석적인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3) Chinese 4
중국어 수업을 들으실 분들은 수강신청을 하고 레벨테스트를 받아야합니다. 레벨테스트는 중국어 읽기와 작문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중국어 모듈은 전공 모듈과 달리 일주일에 두 번 수업이 있어서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교수님께서 애정어린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해 주셔서 즐겁게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국내의 중국어 수업이 단어와 본문 암기 위주였다면 NUS에서의 수업은 작문과 회화 위주라고 할만큼 작문 과제가 많았고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지속적으로 대화를 유도하셨습니다. 매주 workbook 1 chapter씩 과제로 제출해야 하고, 개인발표 1번,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어서 workload가 비교적 무거운 편이었지만 국내와는 다른 방식으로 중국어를 배우는 과정이 색다르고 재미있어서 저는 즐겁게 수업을 들었습니다.

2. 기숙사

기숙는 크게 Hall of residence, Residential college 그리고 Student residence로 구분됩니다. Hall과 College의 경우는 교환학생보다는 Full-time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고 각각 Hall과 College 마다의 문화가 다를 만큼 기숙사 내의 유대감이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몇 몇 Hall과 College의 경우는 meal을 무조건 구매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Student Residence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Student Residence는 Prince George's Park Residence 와 UTown Residence가 있습니다. 이 중 저는 Prince George's Park에 배정받았습니다.

Prince George's Park
A 타입 : 에어컨 있음, 개인 화장실 있음
B 타입 : 에어컨 없음 , 세면대 있음
C 타입 : 다 없음

장점: 지하철 역이랑 가까움, 경영대 건물이랑 가까움
단점: 고립되기 쉬움, Utown이랑 멈

위에 정리된 바와 같이, Prince George's Park는 3가지 종류의 방이 있습니다. 저는 B타입을 배정 받았는데 큰 불편함은 없었지만 아열대의 습하고 미지근한 공기가 가득한 나라에서 에어컨이 구비되지 않은 기숙사가 있다는 것에 매우 놀랐습니다. 더위 못 참으시는 분들은 무조건 A타입을 1순위로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기숙사 신청시 더위 못 참는 체질인 거 호소하면 A타입 배정해준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저는 뒤늦게 알았지만...)

Prince George's Park는 행사도 따로 없고 편의시설도 그닥 좋지 않지만 경영대 건물과 버스로 2정거장 정도의 거리여서 매우 가까웠고 지하철 역이랑도 가까워서 캠퍼스 밖을 벗어나기에 용이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저는 혼자 다니는 것을 개의치 않는 성격이어서 Prince George's Park도 나쁘지 않았지만 교환학생의 분위기를 물씬 느끼고 싶다면 무조건 UTown을 추천드립니다. 수영장, 헬스장, 다양한 먹거리, Frisbee를 할 수 있는 잔디밭 그리고 24시간 스타벅스까지 거의 모든 편의시설은 다 Utwon에 밀집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교환학생 행사, 동아리 모임, 심지어 친구들과의 약속도 Utown이 만남의 장소인 경우가 태반이어서 활기찬 교환 라이프를 원하시면 UTown이 안성맞춤입니다.

3. 생활 및 기타

1)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저는 교환 초반에 'KCIG'라는 한국 문화 동아리에 가입했었습니다. 고대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온 다른 교환학생들도 만날 수 있어서 한국인 친구를 사귈 수 있었고 동아리에 가입한 현지 학생들 대부분이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어서 즐겁게 공통의 관심사로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2) 동아리

학기 초반에 UTown에서 동아리 박람회가 열립니다. 모든 학교가 그렇겠지만, NUS 역시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모든 분야에 통하는 동아리들이 있었습니다. 파견되시면 박람회 방문하시고 그 후에 마음에 드는 동아리 여러 곳 체험해보고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 검도 동아리에 들어갔는데, 여행 다니느라 자주 참석하지 못해서 취미로 발전시키지는 못했습니다.

3) 교우회

싱가포르에서 청사진을 펼치고 계신 고대 선배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선배님들께서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싱가포르에서는 비교적 고급 음식으로 통하는 한국 음식도 원없이 먹을 시간도 가졌었고 각자의 현업에 대해서도 자세히 말씀해주셔서 저의 시야가 이전보다 넓어질 수 있었습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매 학기 파견되는 교환학생들을 위한 자리를 따로 마련할 정도로 후배들을 위하는 마음이 크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4) 유심

저는 공항에서 바로 유심을 구매했습니다. 공항 안에 여러 통신사의 유심 판매 부스가 있어서 직접 이것저것 물어보고 가격비교까지 한 후에 Starhub 통신사에서 구매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Starhub의 경우는 해외에서도 비교적 연결상태가 좋아서 해외여행을 자주 가실 분들한테 좋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동남아 여행시에 따로 유심을 구매하지 않아도 되서 편리했습니다.

5) 물가

체감상 물가는 한국과 비슷한 정도라도 생각됩니다. 다만, 한국에 비해서 주류와 외식이 비쌉니다. 애주가들은 팩소주 미리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호커센터의 경우는 세금이 붙지 않지만 일반 레스토랑의 경우는 17% 세금이 더 붙습니다. 호커센터는 우리나라의 푸드 코트와 유사한데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해서 저는 캠퍼스 밖에서의 끼니 대부분을 호커센터에서 해결했습니다.

6) 환전

대부분 싱가포르 파견 온 교환학생들은 시티은행이나 하나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중국에서 바로 싱가포르로 넘어가게 된 탓도 있고 귀찮아서 계좌 개설을 미룬 탓도 있고, 여러 가지 이유로 미국 달러랑 싱가포르 달러로 생활비 전부를 환전해 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간 큰 처사였던 것 같은데, 한 번도 분실된 적이 없어서인지 오히려 편리하다고 느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싱가포르 달러로 해결했고 여행갈 때는 미국 달러를 현지 화폐로 환전해서 사용했습니다. 따로 ATM 기계 찾아다닐 필요 없었고 수중에 있는 돈이 전부라는 생각에 생활비도 잘 분배해서 썼었습니다.

7) 추천 필수품

● 매니큐어&마스크팩: K-beauty의 성지는 한국인 것을 잊지 마세요. 우리나라에서 매일 할인해서 파는 국산 화상품들이 싱가포르에서는 1.5배 내지는 2배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특히, 싱가포르가 덥기 때문에 여성분들이 앞코가 뚫린 신발을 자주 신어서 패디큐어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천원이면 살 수 있는 애뛰드하우스 매니큐어마저 3600원($4)입니다. 한국에서 한 두 개 미리 챙겨가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출국 전에 열 식힐 용도로 마스크팩을 쟁여 갔습니다. 싱가포르에서 피부 진정용으로도 잘 썼고 현지 친구들이나, 여행 중에 만난 친구들한테 작은 선물용으로 주었을 때도 반응이 좋았습니다.

●운동복&요기복: 학기중에는 수업 듣고 나서 시간이 많이 남습니다. 저는 이 시간에 운동을 했었는데, 싱가포르 가기 전에는 이렇게 운동을 많이 할거라 예상을 못해서 운동복을 1세트만 가져갔습니다. 이후에 현지에서 구매할 때 1세트에 $120주고 샀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걸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운동복들이 언더아머, 나이키같이 스포츠웨어 브랜드에서 만든 것이어서 운동복 예쁜 맛에 운동하는 저같은 사람들에게 낭패였습니다. 운동 좋아하시는 여성분들은 안다르나 젝시믹스 같은 곳에서 저렴하고 예쁜 운동복 미리 사서 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책: 운동이랑 같은 맥락으로 교환학생은 책을 취미삼기 좋은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지에서 구매하셔도 되지만 보통은 그런 노력까지 해서 교환 중에 독서를 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서 괜찮은 책 한 권 가져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남아서든, 여행 중 비행이 안에서든 반드시 읽게 될 겁니다.

8) 여행

다음은 제가 여행한 지역들입니다. 싱가포르 대부분 여행지는 파견되시면 무조건 갈 곳들이니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조호바루(말레이시아) -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 국경을 넘으면 바로 있는 지역입니다. 버스로 국경을 넘는 한국인으로서는 생소한 경험을 했다는 것 뺴고는 정말 볼 것이 없었습니다.

●방콕 (태국) - 친구들이랑 여행하기에 좋습니다. 도심에서는 야시장, 마사지 그리고 사원구경을 즐겼고 근교 여행으로 Erawan Waterfall에 다녀왔습니다. 애라완은 방콕에서 차로 4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한 산속 폭포인데 등산을 하다가 폭포가 보이면 닥터피쉬랑 같이 수영을 하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 - 말레이시아의 수도라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그냥 동남아의 도시같은 느낌입니다. 다만, 예쁘고 수영장 있는 숙소가 정말 저렴해서 호캉스하기 좋습니다. 바투 사원이 원숭이 많아서 유명하다고 하는데 원숭이보다 비둘기가 더 많았습니다. 여담이지만, 파빌리온에서 쇼핑하고 나오다가 말레이시아 총리랑 우연히 마주쳐서 셀카 찍은 쓸데 없는데 운을 다 쓴 것같은 일도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총리가 파빌리온 안에 있은 아이스크림 가게를 좋아해서 자주 온다고 합니다.

●말라카 (말레이시아) - 과거 동서양을 접하는 해양도시라고 배운 적이 있어서 옛영광을 느껴보고자 가봤었습니다. 제 느낌상 말라카는 관광지와 말레이시아의 실상을 동시에 볼 수 있었던 지역이었습니다. 도시에서 강이 관통하는 중심지는 Pub이 즐비한 관광지였지만 거기서 조금만 벗어나도 하수도가 다 드러나 있을 정도로 열악했습니다. 비위 약하신 분들은 아마 실망이 크실 겁니다.

●양곤 (버마) - 버마(미얀마)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옛 수도입니다. 미얀마 여행가실 분들은 긴 바지나 긴 치마을 준비해서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버마 사람들 대부분 론지라는 전통 긴치마를 입고 생활하기 때문에 짧은 바지나 짧은 치마 입으면 문화적 결례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엄청 쳐다봐서 민망합니다. 양곤에서는 크게 볼 것은 없었지만 일단 버마가 주는 이국적인 느낌이 좋았고 금으로 만든 마을같은 쉐다곤 파고다가 정말 아름답고 경이로워서 여행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한국의 70년대가 이렇지 않았을까?' 싶은 레트로한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다만, 도로에 쥐가 엄청 많고 위생 상태가 매우 열악해서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버마 여행은 안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바간 (버마)- 버마 지역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곳곳에 파고다가 넘치는 지역입니다. 바간 곳곳에 예쁜 파고다를 찾는 것도 재미있었고 새벽 어스름에 일어나서 하늘로 떠오르는 수 십개의 열기구와 파고다를 배경으로 일출을 보는 것도 감동적이었습니다. 또한, 바간에서 한 일몰요가(해변가에서 일몰을 보면서 요가하는 것)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코타키나발루 (말레이시아)- 제주도에 중국인이 있다면 코타키나발루에는 한국인이 있습니다. 여기가 한국인지 말레이시아인지 헷갈릴 만큼 한국인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인어의 섬이라고 불리는 만따나니섬은 다시 한 번 더 가고 싶은 정도로 맑고 예쁜 바다였습니다. 영화 속에나 나올법한 바다가 거울삼아 하늘을 비추는 느낌이었습니다.

●발리 (인도네시아)- 세상에 천국이 있다면 발리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제 기준 파라다이스 그 자체였습니다. 예쁜 카페, 브런치, 서핑, 노래, 요가, 감성, Pub 그리고 비치클럽. You name it. 즐길 것들이 많지만 노파심에 단점 몇 가지 말하자면, 호주인들 입맛에 맞춘 레스토랑이 많아서 음식이 다소 느끼할 수 있다는 것과 오토바이들로 인해서 도로가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크라비 (태국) - 크라비는 '유럽인들의 제주도'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유럽인들이 대부분이었고 그만큼 물가도 높은 편이었습니다. 크라비 곳곳에 여행사가 많아서 미리 준비 하지 않아도 하루 전날 섬투어나 근교 여행을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섬들도 좋았지만 저는 블루풀과 타이거 템플이 더 인상깊었습니다. 코타키나발루 가실 분들은 차라리 싱가포르에서 가까운 크라비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상 제가 교환학생으로서 경험한 것들을 최대한 담았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환 파견을 가실 분들에게 모든 것이 대면으로 이루어졌던 저의 경험이 불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 빨리 펜데믹이 종식되어 모두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이전의 활동적인 그때로 돌아가 교우님들이 행복한 교환라이프를 즐길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