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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Netherland] Maastricht University 19-2 남다영

2020.08.09 Views 1450 남다영

안녕하세요. 저는 2019년도 2학기 네덜란드 Maastricht University에 교환학생을 다녀온 17학번 남다영입니다. 교환교로 마스를 생각하는 분들이 제 후기를 읽고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0. 마스를 택한 이유와 장단점
1) 마스를 택한 이유
저는 교환학생을 서류 제출 마감 몇 주 전에 갑작스럽게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교환교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언어소통이 가능한가였는데 네덜란드가 영어로 소통이 충분하다는 체험수기가 많아서 마스트리흐트를 선택했습니다. 물론 어느 나라의 어느 학교를 가든 값진 경험을 하겠지만 당시의 저처럼 교환학생의 확고한 목표가 없거나 여행이 주된 목적인 분들은 유럽 학교를 추천합니다. 유럽 내에서는 기차, 버스로 웬만한 나라 모두를 다닐 수 있고 비행기도 최대 4시간정도면 아이슬란드, 모로크 등 교환이 아니라면 가기 힘들 나라를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유럽 학교가 미국 학교보다는 덜 빡센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덜 빡세다는 거에 마스는 예외이긴 하지만 포르투갈 간 다른 친구는 여행 잘 다니며 전필 3개를 클리어하고 왔습니다. 마스를 택한 또다른 이유는 PBL 시스템인데 교환 준비할 당시에는 한국과 다른 이 방법이 재밌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제가 신청한 수업이 토론의 역할이 크지 않은, 답이 정해져 있는 회계 과목이어서 PBL의 장점을 많이 느끼진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매주, 최소 격주에 한번씩은 여행을 다니느라 이걸 준비하는 게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PBL 방식에 흥미를 느껴 마스를 지원할 분이라면 회계보다는 마케팅이나 경영전략 수업을 신청하는 걸 추천합니다. 특히 2학기에는 마스에 경전이 안 열리는 걸로 알고 있는데 1학기엔 열리니 이때 신청하면 꿀일 것 같습니다.
2) 마스의 장단점
장점
저는 교환을 가면 도심이 아닌 곳으로 가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습니다. 마스는 시골, 근교 생활의 나름의 로망을 채워주기에 좋은 곳이었습니다. 집에서 자전거로 10분정도만 가면 농장, 들판, 언덕이 나오고 말들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치안 안 좋고 낙후된 시골의 느낌은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정리 잘 돼 있고 길거리에 쓰레기 하나 없는 레고마을 같습니다. 마스는 듣기로는 부유한 은퇴 노인들의 평화로운 마을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외식 물가는 비싸지만 조용해서 살기 좋고 치안 걱정도 해본 적 없습니다. 새벽에 혼자 돌아다녀도 걱정 없을 만큼 안전합니다. 심지어 처음 마스에 도착한 날, 새벽에 큰 짐을 끌고 걸어가고 있었는데 도와주겠다는 사람이 두 번이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무서워서 거절했지만 살아보니 여기 사람들은 호의적이고 끙끙대고 있으면 도와줍니다. 마스 안에서는 인종차별도 당한 적이 없습니다. 마스 자체에서는 대형 클럽같이 놀고 즐기고 할 곳은 없지만 자전거로 10분 정도 걸리는 시내에대형 쇼핑몰 등 있을 건 다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마스에 붙어있은 적이 별로 없고 항상 여행 중이었어서 마스의 카페들, 서점, 강만으로 충분히 만족했습니다.
단점
살기 좋은 마스지만 학교의 상당한 워크로드가 단점인 것 같습니다. 교환 같이 온 한국인들끼리 “마스의 최대 단점은 마스트리트 대학교다.”라고 할 정도로 수업 하나당 워크로드가 상당합니다. 한국처럼 반 년 정도를 한 학기로 하여 중간, 기말을 보는 게 아니라 한국의 계절학기처럼 정규학기가 돌아갑니다. 반 년이 아니라 두 달 정도로 한 텀이 끝이 나고, 다음 두 달에는 새로운 수강신청으로 다른 과목을 듣습니다. 그래서 더 빡세게 느껴집니다. 수업 들은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기말시험과 발표가 몰아칩니다. 그리고 PBL 방식이다보니 수업 전에 논문 읽고 문제 풀어가는 게 필수입니다. 들은 과목이 적어서 한국의 정규학기보다는 양이 적었지만 과목 하나당 워크로드는 분명히 더 많고 공부를 매일 해야한다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period 1은 여차저차 넘기고 period 2 때 모든 과목을 드랍하게 됐습니다. 교환에서 소위 꿀 빨고 싶으시다면 마스는 재고하길 추천합니다.
1. 교환학생 준비부터 파견까지
마스로 교환이 확정된 후 파견식에서 마스로 교환가는 고대 사람들끼리 단톡방을 만들었고 준비할 때 정보 공유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마스는 학교에서 하란 대로 하면 절차가 딱딱딱 진행돼서 답답한 것도 없고 고대측에 따로 문의할 것도 없었습니다.
1) 기숙사
마스에는 학교 기숙사 빌딩이라고 할 수 있는 M, P, C 빌딩이 있습니다. M빌딩은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공용 주방과 거실을 20명 정도의 학생이 사용합니다. P빌딩에도 몇몇 한국인들이 살았는데 M빌딩과 차이점은 공용 거실이 없고 방 안에 주방이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M빌딩은 실제 거주 월수와 상관없이 7~1월치 월세를 매달 내야하고 P빌딩은 자신이 거주 월수를 미리 정하여 그만큼의 월세를 입주 전 일시불로 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월세 자체는 P빌딩이 비싸지만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M빌딩의 7~1월을 꽉 채워서 살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돈은 비슷하게 듭니다. 특히 저는 8월 말에 입주해서 12월 중순에 떠났기 때문에 세 달치 월세는 버리는 셈이 됐습니다. M빌딩의 장점은 공용 거실과 주방이 있어서 룸메이트 말고 플랫의 다른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주방과 냉장고를 공유하다보니 본인의 음식이 없어지거나 주방도구가 무단 사용될 일이 잦습니다. 그리고 저는 누군가와 함께 살아본 게 처음이었는데 룸메이트와 생활 패턴이 맞지 않으면 괴로울 수 있습니다. 1인실 쓰는 게 마음 편해 보였습니다. https://www.sshxl.nl/en/student-accommodation-in-maastricht 저는 이 사이트에서 기숙사 방 신청부터 입금까지 했습니다. 긱사 방은 홈페이지에 공지가 뜨면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는데 저는 긱사 담당자와 그 전부터 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아 공지 뜨기 전 미리 방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복도 끝방을 추천합니다. 특히 거실과는 떨어질수록 좋은 듯합니다. 몇몇 사람들은 새벽까지 파티를 즐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2) 비자(거주허가증)과 통장
네덜란드 거주 허가증은 신청/발급 절차가 간단합니다. 마스 학교에서 오는 메일 잘 확인하고 하란대로만 하면 됩니다. 대사관을 갈 필요도 없어서 좋았습니다. 잔고증명서는 다른 은행에서도 발급받을 수는 있지만 거절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서 하란대로 국민은행에서 발급받았습니다. 그리고 마스에 교환 온 한국인 친구 중 몇몇이 통장 개설 때문에 내내 고통받았습니다. 현지 통장을 개설하실 분은 도착 하자마자 누구보다 빠르게 신청하는 걸 추천합니다. 모든 교환학생들의 통장 신청 시기가 겹쳐서 통장 하나 뚫는 데 몇 개월이 걸릴 수 있습니다. 한 친구는 인출해야 할 돈이 있어서 교환생활 내내 신청했는데 결국 개설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저는 다행히 현금을 많이 가져와서 계좌 개설 처음 신청할 때 밀린 이후로 포기하고 대부분 현금으로 썼습니다. 개설 신청하고 은행에 계속 방문하는 게 은근 스트레스라 빨리 하는 걸 추천합니다. 마스는 모든 게 일사천리로 학교에서 온 메일에서 하란대로만 하면 척척 진행돼서 따로 준비할 건 없었습니다.
2. 수강신청과 수업
수강신청은 period마다 진행되는데 저는 2개의 period의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한국처럼 특정 수업이 열리면 그 수업에 학생들이 수강신청 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듣고 싶은 과목을 신청하면 학생 수만큼 수업이 열립니다. 선착순도 아니고 수강신청 기간도 상당히 길어서 중간에 넣었다 뺐다 할 수 있어서 수강신청엔 고민도 없고 어려움도 없었습니다.
저는 period1에 Accounting for Managerial Decision과 Dutch Basic 101을 들었습니다. 우선 Accounting for Managerial Decision은 (원가)관리회계 과목입니다. 한국에서 관리회계를 안 듣기도 했고 여행 다니기 위한 시간표를 맞추기 위해 신청한 거였는데 나름 재밌었습니다. 다만 한국에서와 달리 모든 예습 복습 개념이해 문제풀이 등등을 혼자 해야 했기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PBL 방식에서 수업의 조교님은 개념 설명을 해주진 않고, 토론 방향만 맞추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혼자 책을 읽고 개념 이해하고 문제풀이까지 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스는 모든 과목이 P/F 방식인데 이걸 넘기기가 은근 어렵습니다. 교환학생뿐만 아니라 정규학생들도 패논패여서 기준이 정규학생들과 똑같습니다. 다른 유럽 학교가 F만 면하고 ABCD 받아도 상관 없는 것과 달리 마스는 그냥 패논패여서 부담이 상당합니다. 이 과목은 출석, 과제, 평소 발표, 기말시험, 기말 발표로 채점이 이루어지는데 출석은 3번 이상 빠지면 F고 일단 수업에서 유의미한 한 마디 이상은 해야 한 수업 당 발표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기말 시험은 크게 어렵진 않지만 공부를 해야 하긴 하고, https://www.studydrive.net/en/uni/maastricht-university/380?content=courses&phrase=&university_id=380&sort_type_courses=students&p=1 저는 이 사이트에서 기출문제 등을 보면서 공부했습니다. 기말 발표는 관리회계 자체와는 딱히 관련이 없는 주제에 대해 팀플 발표를 하는 거였는데 그냥 무난했습니다.
Dutch Basic은 정규수업은 아니고 따로 마스 대학교의 Language center에서 문의해서 신청했습니다. 교환 가기 전 3달 정도 네덜란드어 과외를 받아서 학교에서도 네덜란드어 수업을 듣고 싶었습니다. 강의와 교재 합쳐서 약 10만원 정도를 따로 내야 했습니다. 처음 몇 번은 열정적으로 갔는데 강의 듣는 학생들 수준이 베이직 수준은 아닌 것 같고 생각보다 여행을 더 다니게 돼서 마무리는 못했습니다.
Period2에는 한국 학생들이라면 모두 듣는다는 Economics and Society of Contemporary Asia를 신청해서 들었습니다. 이건 PBL 방식이 유의미해 보였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내가 사는 한국과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에 대해 다양한 국가 사람들과 토론한다는 게 재밌었습니다. 그러나 예정에 없던 장기 아이슬란드 여행을 가느라 고민하다 결국 드랍했습니다. 수업을 끝까지 들은 다른 친구의 말로는 학점 따기에는 매우 무난한 과목이었다고 합니다.
3. 마스에서의 생활 팁
1) 장보기
네덜란드는 물가가 비싼 편입니다. 외식비 같은 건 기본 인당 2만원이고 쇼핑 물가도 비싸서 네덜란드 사람들은 독일로 쇼핑을 많이 간다고 합니다. 다행히 마트 물가는 무척 저렴해서 장보기에 좋습니다. 장보기용 마트나 식당은 꽤 있습니다.
Jumbo: 가장 많이 이용한 마트입니다. 모든 마트 통틀어 가장 쌉니다. 몇몇 사람들은 퀄리티나 신선도가 다른 마트에 비해서 떨어진다고 했는데 저는 제일 싸길래 자주 갔습니다. 그리고 다른 대형마트인 Albert Heijn은 마스터나 비자카드로 결제가 안돼서 혼자는 잘 갈 수 없었습니다. Jumbo는 긱사에서 자전거로 3분 정도 떨어진 곳을 자주 이용했는데 Albert Heijn과 같은 다른 마트와 한국의 알파문고 같은 곳이 붙어있습니다. Gall&Gall이라는 주류 판매점도 있는데 저는 이걸 같이 교환 온 한국인들과 회원카드를 같이 뚫어서 애용했습니다.
Albert Heijn : Jumbo보다 조금 비싼 대형마트입니다. 확실히 신선도가 좋습니다. 긱사 근처에도 있고 시내에도 있는데 마스터와 비자로 결제가 안돼서 현금이 있을 때 주로 갔습니다. 시내에 있는 Albert Heijn에는 우표 파는 곳이 붙어있는데 여기서 우표를 사서 한국으로 엽서를 보낼 수 있습니다.
Sashimi : 마스의 유일한 스시집입니다. 인당 20유로로 스시 32피스를 먹을 수 있습니다. 한국인들과 일식이 먹고 싶을 때 갔는데 맛있습니다.
Coffeelovers Dominicanen : 시내에 있는 서점 겸 카페입니다. 원래 교회 건물에 서점이 들어온 건데 예뻐서 관광객들도 자주 옵니다. 나름 조용해서 공부하기 좋고 커피도 맛있습니다.
Pluk Cats & Coffee : 시내 가는 길에 있는 고양이카페입니다. 고양이 4마리 정도가 있는 작은 카페인데 조용해서 공부하기 좋을 것 같지만 공부하다 보면 고양이들이 다가와서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고양이 보러 자주 갔습니다.
2) 자전거와 기타 생활 팁
자전거 : 마스에서 자전거는 필수입니다. 저는 페이스북 Buy&sell bikes in Maastricht 페이지에서 50유로에 샀습니다. 여기 페이지를 잘 활용하면 좋은 자전거를 잘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마스에서 살다보면 걸어가면 30분이 걸리는 거리가 자전거로는 5분이고, 마스는 도로와 교통신호가 모두 자전거 이용자에게 맞춰져 있어서 편합니다. 자전거 역시 도착하자마자 사는 걸 추천합니다.
교통 : 마스에는 지하철이 없고 버스비가 비싸서 대부분 자전거로 다녔습니다. 마스 내의 버스카드는 공항이나 대형마트에서 살 수 있고, 충전식으로 한국과 비슷합니다. 다른 도시로 여행 갈 때는 기차를 타고 다녔는데 4명 또는 6명이서 합동 티켓을 끊으면 할인이고 학생할인도 됩니다. NS라는 사이트와 앱에서 예매할 수 있고 유럽 통합 기차 앱도 있습니다. Flixbus로도 여행을 다녔는데 이것도 앱을 깔면 편합니다. 저는 Skyscanner 앱에서 도착지를 everywhere로 해놓고 티켓값이 가장 싼 곳을 골라서 여행을 다녔습니다. 정말 많은 나라를 다녔는데 여행은 많이 다닐수록 좋았습니다.
마스에서의 한 학기는 잊지 못할 순간들의 연속이었고 교환을 고민하다가 가기로 결정하길 잘한 것 같습니다. 후기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