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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Austria] WU Vienna University of Economics and Business 19-2 김지민

2020.02.24 Views 2028 김지민

안녕하세요, 2019년도 2학기에 비엔나 경제경영대학교(Vienna University of Economics and Business)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김지민 입니다.

1. 교환교 선택계기:
a. 유럽국가 중, 저에게 익숙하지 않은, 그곳에서의 삶이 도전이 될 만한 새로운 나라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수많은 옵션이 있었으나,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을 통해 항상 로망을 가지고 있었던 오스트리아가 눈에 띄었고, 학교 또한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비포선라이즈>의 배경이기도 한 비엔나는, 살기 좋은 도시로 10년연속 선정되었고, 수도이기에 교통시설 등의 인프라가 편리하며, 오스트리아가 유럽의 중심에 위치하여 있기 때문에 여행하기도 좋았던 나라였습니다. 날씨도 극단적이지 않고, 깨끗하고, 치안이 좋고 평화로운 도시입니다.

2. WU와 오스트리아:
a. WU는 상경대학이므로 캠퍼스가 큰 편은 아니지만, 학생 수에 비하면 크다고 생각됩니다. 2013년에 캠퍼스 위치를 새로 이전하여 캠퍼스가 굉장히 모던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들이 각각의 건물을 설계해서 외관이 독특합니다. 신청하는 수업에 따라 다르겠지만, 학우들과 함께 토론/소통하는 방식의 수업들이 많았고, 교수님들도 굉장히 approachable했습니다. 다만, 동아리 같은 학생 활동도 적고, 교정이 없기에 학교 분위기는 조금 회사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학생들이 친절하고 같은 수업에서 팀플한 친구들과 따로 만나서도 노는 등의 방식으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Welcome Session이나 다른 이벤트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Welcome Session때 만난 친구들과 그 친구들의 친구들을 소개받은 것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b. 오스트리아는 위에 언급했듯이 평화롭습니다. 수도인 비엔나에서 단 한번이라도 교통체증을 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입니다. 오스트리아의 다른 도시들도 기대 이상으로 좋았고, 다른 국가 여행하느라 오스트리아 여행을 원한 만큼 충분히 못한 것이 제일 아쉽습니다. 비엔나의 공휴일에는 무료개방 혹은 입장료가 할인되는 박물관이 많고, 오페라 스탠딩티켓은 정말 저렴해서 오페라, 발레, 오케스트라 연주를 언제든 즐길 수 있습니다. 또, 비엔나는 Café Culture가 커서, 너무나도 예쁜 카페들에 가서 커피와 케이크를 먹는 시간들도 좋았습니다. 가을학기에 가시면 크리스마스마켓도 정말 많이 열리고, 오스트리아 전통 음식도 맛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슈니첼 중에 학교 근처 식당 Stuwer-Neues Wiener Beisl의 슈니첼이 제일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거의 끝이어서 생활하면서 좀 심심하다 라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다른 나라들 여행하다가 돌아오면 그래도 살기에는 비엔나가 제일 좋은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수강신청 및 수업:
a. 수강신청은 선착순으로 진행됩니다. 고려대만큼 빡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인기과목의 경우 빨리 마감되는 편이니 한국에서와 비슷한 긴장감으로(?) 하는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교환학생이기 때문에 추후 국제실에 연락하여 TO있는 수업을 자유롭게 추가하거나 드랍하는것이 가능합니다(수업 시작 직전까지 add/drop가능). 이메일보다는 office hour에 맞춰 국제실에 찾아가는게 더 낫습니다. 방문하면 정말 친절하게 잘 응대해 주시는데, 이메일 답장은 (저의 경우에는) 잘 안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b. 한국처럼 규칙적으로 수업이 이루어지는게 아니라, 블록코스가 많으며, 각 세션마다 구체적인 날짜, 시간, 장소가 정해져 있습니다. 학교에서 안내해준 LV Planner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수업이 겹치지 않게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c. [Sustainable Business: Managing for tomorrow] WU에는 sustainability 관련 강의들이 많습니다. 이 수업은 그 중 sustainability 수업을 처음 들어보는 학우들이 많이 수강하는 것 같았습니다. 관련 자료들을 업로드 해주시면 수업시간에 맞춰 읽어가서 교수님과, 그리고 다른 학우들과 토론을 하는 것이 주가 되는 수업입니다. 매 수업마다 읽을 자료들이 생각보다 많고, 발표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수님이셔서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새롭지만 꼭 고민해보아야 할 분야에 대해 공부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d. [Global Markets – Industry Evolution and Firm strategy] 실라버스에 와인과 맥주 산업을 중심으로 배운다고 적혀있고, 학기말에는 맥주공장 필드트립까지 간다고 적혀있어 신청해본 수업입니다. 수강해본 결과, 고려대의 국제경영론과 어디선가 들어본 전략 이론들이 짬뽕된 수업 같았습니다. 생각보다 맥주와 와인산업에 대해 깊이 들어가지 않아 조금 아쉬웠던 수업이었습니다. 이 수업도 관련자료를 읽어가는 수업이었는데, 대신 팀플 발표에서 레포트를 쓰지 않아도 되어 조금 수월했습니다.
e. [Diversity Management] 꿀강으로 유명한 수업입니다. 매 수업마다 다른 강사들이 오셔서 business diversity에 관한 강의를 해주시면, 수업이 끝날 때마다 보는 테스트로 수강을 확인하는 형식입니다. 모든 강사분들의 강의가 다 좋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sustainability와 마찬가지로 diversity라는 고려대 수업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는 생소한 토픽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인적자원관리(HR)와 연관되는 수업입니다.
f. [Brand Management] 브랜드의 요소, 전략, 포지셔닝 등을 배우는 수업입니다. 어떻게 보면 마케팅원론과 비슷하지만 “브랜딩”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동일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소비자행동 수업의 선수과목 같아보였습니다.) 무난무난한 수업이었습니다.
g. [Global B2B Marketing] B2B에 대해 배워보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 수강한 수업인데, B2B보다는 마케팅이 더 강조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B2B관련 내용과 팀플을 하긴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조금 지루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중간기말 없이 팀플과 참여도만으로 평가를 하셔서 학업적인 부담이 적었고, 학점은 모두에게 비슷하게 주신 것 같았습니다. B2B에 관심이 있으시면 수강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4. 기숙사 – OEAD의 Molkereistrasse 1
a. WU소속의 기숙사는 없으며, 사설 기숙사 업체에 신청해야 합니다. 가장 대표적이며 학교에서 추천해주는 곳은 OEAD이고, OJÄB, home4students 등의 다른 곳들도 있습니다. 기숙사 신청 또한 자리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합격통지서를(학교 도장이 찍힌Letter of Acceptance) 받자 마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기숙사 신청할 당시 개인 사정으로 너무 바빠서 너무 늦게 신청해서, 데드라인이 다가와 어쩔 수 없이(?) 답장이 제일 빠른 OEAD로 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체험수기들을 보면 OEAD에 대한 악평이 많은데, 저는 개인적으로 일도 빨리 처리해주고, 기본적인 냄비, 그릇, 주전자 등등을 모두 제공해 주며, 이것들이 고장났을때도 report만 제대로 하면 빨리 새것으로 교체해주어서 좋았습니다.
b. Molkereistrasse는 WU에서 도보 10-15분 정도의 거리이며, WU 교환학생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기숙사 입니다. 저는 한명의 룸메이트와 생활을 했는데, 방은 각자 쓰고 부엌과 화장실만 공유했습니다. 장점으로는, 같은 기숙사를 핑계로(?) 다른 친구들과 더 친해질 수 있고, 교환학생들이 대부분인만큼 기숙사 톡방이 있어서, 그곳에서 서로 질문도 하고 부탁도 하며 지낸다는 점입니다. U1(1호선)과 U2(2호선) 모두 가까워서 편리하며, 특히 기차역인 Praterstern(U1)과 가까워서 좋습니다. Praterstern에는 비엔나에 5곳밖에 없는 “오후 10시까지 영업하는” Billa(마트)가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이 5곳 이외의 다른Billa들 혹은 다른 마트들은 대부분 8시쯤에 문을 닫습니다. 단점으로는, 교환학생들의 파티가 너무 시끄러울 수 있다는 점과, Passive Housing이라는 친환경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어 지켜야 하는 규칙들이 조금 불편했습니다. (가을학기보다 여름학기에 더 불편할 것 같습니다.) 또한 공용주방이 활성화 되어있지 않아 친구들을 초대하거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 애매합니다. 프라이버시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장점일 수 있습니다.

5. 출국 전 준비사항 (순서대로)
a. 비행기 티켓 – 저는 에바항공을(EVA Air) 통해 대만 경유로 갔었고, 다른 항공사로 갈아타는게 아니라 계속 에바항공을 타는거라 수화물 규정도 두번 찾아볼 필요가 없어서 편했습니다. 계속 같은 항공사이므로 처음 출국할 때 티켓 두개를 받아서 + 애매하게 긴 경유시간이 아니라 아예 엄청 긴 경유시간이어서 = 경유할 때 대만 당일치기 여행도 할 수 있었습니다. 에바항공이 평균적으로 티켓 가격도 낮은 편인 것 같아 추천합니다.
b. 보험 – 오스트리아 비자 요건에 보험요건이 있습니다. 30,000EUR이상 보상 가능이어야 하고, 유럽 전역에서 유효해야 합니다. 저는 한화손해보험 해외유학생 보험을 들었습니다.
c. 비자 – 비자 발급 프로세스는 기타 블로그/대사관 홈페이지에 자세히 나와 있으므로 이 곳에 적지는 않겠습니다. 비자 발급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최소 한달 전에 받아놓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만일 오스트리아 인+아웃이 아니라면 복잡해진다고 하니 여행하다가 들어갈 예정이시라면 꼭 미리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서류 부족이나 해당 국가 인+아웃 증명이 안되어 문제가 생기는 사례가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6. 생활 및 기타
a.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의 경우 Erasmus Buddy Network (EBN)이 있습니다. 7월 말 쯤에 버디 관련 안내 메일을 받았고, 버디 확정 메일은 8월 말에 받았습니다. 9월 중순 출국이었어서 다소 급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버디 배정은 랜덤이며, 좋은 버디가 걸리면 잘 돌봐주고, 아니면 아예 얼굴도 못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 좋은 버디가 배정되어서 그 친구가 기숙사 열쇠 사전 수령, 공항 마중, 거주신청, 은행방문까지 모두 도와주었습니다. 기숙사 office hour에 맞춰 키를 받지 못하면 당장 갈 방이 없으니, 공항마중은 못해주더라도 키 수령은 부탁하는 것이 좋습니다. EBN에서 파티(=클럽)나 트립같은것도 많이 진행하지만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트립에 가 본 친구들의 말로는, 기차 전체를 빌려 그 기차에서 밤새워 술파티를 했다고 합니다ㅎㅎ…
b. 오스트리아의 물가는 높은 편입니다. 영국이나 북유럽 국가들 정도는 아니지만 동유럽 물가는 아닙니다. 옆 나라 독일보다 물가가 살짝 더 높지만, 팁 문화가 독일만큼 강하지 않습니다(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도 식재료의 경우 저렴한 편인데, 외식을 하면 인건비 때문에 한끼 1.5~2만원 정도 나오니 자취요리는 필수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c. 슬프고 화나지만 오스트리아에서도 인종차별을 겪습니다. 남자분들은 거의 안 당하시는 것 같고, 여자분들은 꽤 많이 당합니다. 인종차별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마음의 준비라도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d. 도착해서 해야 할 일:
i. 원칙상 3일 이내에 Meldezettel에서 거주등록을 해야 합니다. 여권과 기숙사에서 받은 서류가 필요합니다. 복잡하진 않으나 영어로 번역되지 않은 것들이 꽤 있으니 버디와 함께 가는것이 좋고, 없다면 기계에서 Meldeservice를 눌러 번호표를 받아 직원의 안내를 받으면 될 것 같습니다.
ii. 만 26세 이하의 학생은 Semester Ticket 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Wiener Linen 오피스에 재학증명서, 거주증명서, 여권 등의 서류를 들고 갔던 것 같습니다. 한학기에 78유로만 내면 비엔나 시내의 모든 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비엔나 시내 티켓이므로 다른 도시를 방문할 때나 공항에 갈 때는 따로 티켓을 구매하셔야 합니다. 또한 OBB의 Vorteilscard 구매를 추천드립니다. Vorteilscard는 OBB기차 할인카드로, 20유로정도인데, 이 카드로 오스트리아 국내 이동할 때 티켓 할인(50%)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혜택이 20유로보다 적을까봐, 그리고 Westbahn같은 다른 기차들을 탈것 같아서 구매하지 않았었는데, 큰 오산이었습니다… 잘츠부르크, 할슈타트만 갈 것이 아니라 인스브루크와 그 이외의 지역도 여행하실 거라면 꼭 구매하시길 추천합니다!!!
iii. 은행계좌는 학교 옆의 Erste Bank에서 만들었는데, 국제학생증 겸용 카드이기 때문에 굳이 한국에서 돈을 따로 내고 국제학생증 카드를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학생증 겸용이므로 재학증명서, 거주증명서, 여권 정도 들고 갔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유로는 오스트리아 계좌에 넣어놓고 편하게 사용을 하고, 여행경비는 한국카드에서 뽑거나 결제하는 방식으로 사용했습니다.
iv. 휴대폰 유심: 여러가지 요건을 비교해 보다가 가장 저렴한 요금제인 HoT Telecom을 쓰게 되었습니다. HOFER라는 마트에서 유심을 파는데, 10유로에 1000분 통화/문자, 8G 데이터(이 중 3G만 유로존 다른 국가 사용 가능)인 요금제를 썼습니다. HoT 어플을 활용해 계정에 돈을 충전하는 형식으로 사용했습니다.

7. 마치는 글
a. 저는 해외에 오래 살았어서 굳이 교환학생을 가는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결론적으로는 쉼이 되기도 하고, 급한 일정의 여행으로만 왔다면 느끼지 못했을 유럽의 삶을 느끼고 체험하는 계기가 되어 뜻깊었던 것 같습니다. 또 성인이 된 이후에 혼자서 해외에서 사는 기분은 또 새롭다고 생각되어, 저처럼 해외거주 경험이 있어도 추천드립니다. 학생신분이 아니라면 결코 쉽게 얻지 못할 기회를 충분히 누리고 오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