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안녕하세요. 19년도 2학기 Vienna University of Economics and Business(WU)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장성호입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본 수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2학기 파견 기준 6월 중순부터 학교에서 수강신청을 안내하는 메일이 옵니다. 수강신청은 사전에 공개된 Course Catalog에서 본인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하고, 학수번호를 수강신청 페이지에 직접 입력하면 됩니다.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본교의 수강신청처럼 서버 시간까지 보면서 할 필요는 없지만 인기있는 수업은 2-3분 내로 마감되기 때문에 수강신청 시작 시간에 맞춰서 들어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만약 원하는 수업을 신청하지 못했을 때는 대기자 명단에 넣어주는데, 본교생 쿼터 중 빈 자리가 있어야 수강이 가능합니다.
과목에 따라 수업 시간이 계속 바뀌는 경우도 있고, 블록 코스 같은 경우에는 한 번에 5-6시간씩 수업이 배정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겹치지 않게 주의해야 합니다. 학교 학생회에서 LV Planner라는 시간표 프로그램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참고해서 짜는 것이 좋습니다( https://lvplaner.oeh-wu.at/). 아래 목록은 제가 수강한 과목들이며 전부 전공선택 인정을 받은 과목들입니다.
1) Diversity Management in Practice
성별, 연령, 성적 지향, 장애 등의 다양함에 대해 현직자들에게서 강의를 듣는 수업입니다. 각 수업 이후 한 장 내외의 짧은 시험이 있으며 학기가 끝난 후에 짧은 에세이를 제출하면 끝나는 수업입니다. 전공선택 인정이고 과제나 시험 없이 3학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거의 필수로 들어야하는 수업 중 하나입니다.
2) Risk Management and Insurance (Erwin Eszler)
보험과 위험관리 수업이지만 수학적인 내용은 거의 등장하지 않으며, 수업 대부분이 이론에 관한 설명으로 이루어집니다. 중 총 4번의 시험을 보는데 3번 이상을 응시해야 하며 평균 45점 이상을 받으면 패스입니다. 따라서 초반에 평균과 분산 같은 기초적인 개념이 나올 때 점수를 잘 받으면 한 학기를 아주 편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시험에는 공학용 계산기가 필요합니다.
3) Global Market Entry and Expansion (Aikaterini Makri)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다국적 기업의 입장에서, 각 시장에 어떤 제품을 낼 지, 가격을 얼마로 할 지, 광고는 어떻게 할 지 등의 결정을 내려 그 성과를 시뮬레이션으로 계산하는 수업입니다. OT 이후 첫 수업에 조별로 상세한 Operational Plan을 발표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다소 막연해서 어렵고 워크로드도 많지만, 첫 수업만 넘기면 나머지 수업은 전부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전략을 짜고 그에 따른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수업이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기 때문에 즐겁게 들었습니다. 팁을 드리자면 초반에 Brand Equity Index를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4) Global Marketing Research (2학점 인정)
평범한 마조론 수업입니다. 중간고사는 없고 기말고사와 본인이 직접 주제를 선정하고 조사 계획을 짜는 파이널 프로젝트 발표가 하나 있습니다. 수업 내용이 쉽고 시험도 객관식인데다가 발표 점수도 후하게 주시기 때문에 본교에서 마조론을 안 들으셨다면 추천드립니다.
2. 기숙사
WU에는 교내 기숙사가 없어서 외부 기숙사를 이용해야 합니다. WU는 OeAD라는 업체와 제휴해서 기숙사에 WU 학생들을 위해 배정해준 방이 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이곳을 이용하는 편입니다. 저는 학교에서 도보 15분 거리의 Molkereistrasse에 살았습니다. 개인실이고 2명 또는 4명이 화장실과 부엌을 공유하는 형태로, 월세는 495유로, 보증금은 990유로였습니다. 가기 전에 구글 지도나 네이버 블로그 등에서 워낙 평이 안 좋아서 걱정이 많았는데 월세나 수수료비용이 비싸다는 점과 요리할 때 환기가 안 된다는 점, 공용주방이 없다는 점 정도를 제외하면 크게 불만은 없었습니다. 주 1회 화장실과 방을 청소해주시는 분이 오시기 때문에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OeAD의 다른 기숙사들보다 도심에서 가까운 편이며 U1, U2, S반이 다니는 Praterstern이 도보 10분 거리에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공항 갈 때 정말 편리합니다.)
저는 기숙사를 미리 알아보지 않아서 OeAD의 기숙사로 들어갔는데, OeAD 외에도 OJAB, Akademikerhilfe, Milestone 등 다양한 기숙사 업체들이 있습니다. 조금 저렴한 더블룸에서 생활하거나, 약간 비싸지만 학교 바로 옆의 1인실에서 생활하는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한 방들을 알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친구들 기숙사를 봤을 때 학교 바로 옆의 Milestone이나 Campus Studio라는 기숙사가 괜찮아 보였습니다. 단 OeAD 이외의 업체는 WU 쿼터가 없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오퍼를 넣으셔야 합니다.
3. 생활 및 기타
(1) KUBS BUDDY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 여부
EBN이라는 버디 프로그램이 존재하며 학기 전에 학교에서 버디를 매칭해줍니다. 다만 저는 버디를 한 번도 만나지 못했고 학기 중에는 연락도 아예 안 됐기 때문에… 복불복인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EBN에서는 학기 중 파티도 자주 열고 잘츠부르크, 크라쿠프, 알프스 스키 트립 등 여행 프로그램도 개최합니다. 다녀온 친구 말로는 시끄럽긴 해도 그럭저럭 괜찮았다고 합니다.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싶다면 EBN 행사에 많이 참여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 물가
비엔나의 평균적인 물가는 서울보다 높은 편입니다. 체감이 가장 크게 되는 부분은 식대인데, 시내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다면 한 끼에 가뿐히 20유로 이상이 나오기 때문에 대부분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먹는 편입니다. 상대적으로 Billa, Spar, Hofer 등 슈퍼마켓에서의 물가는 비싸지 않으며, 특히 빵, 우유, 버터, 계란 등의 생필품의 물가는 저렴한 편입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출국 전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여권과 유학생 보험, 왕복 항공권, 입학허가서, 재정증명서 등을 지참해서 D타입 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비자는 광화문 교보빌딩 21층에 위치한 오스트리아 대사관에서 발급받을 수 있으며 특별한 사항이 있거나 신청자가 몰리지 않으면 며칠 내로 발급됩니다.
보험은 여행자 보험이 아닌 유학생 보험으로, 교환학기 중 유럽 전 지역, 그리고 체류하는 기간 전체를 보장하는 보험을 가입해야 합니다. 또한 질병과 상해 치료 시 3만 유로 이상을 보상하는 보험을 가입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보험사에 이러한 유럽 유학생용 3만 유로 플랜을 구비하고 있으며, 보험료 비교 및 중개업체도 많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저는 9월부터 1월까지 5개월 체류 기준으로 약 21만 원 정도를 납부했습니다. 재정증명서는 본인 명의의 계좌에 6천 유로 이상이 있다는 영문 잔고증명서를 은행에서 발급받으면 됩니다.
5. 도착 후 할 일
지난 체험수기에 출국 전 준비사항까지는 많은데 의외로 도착 후 할 일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혹시 저처럼 오스트리아 생활에서 도움을 받을 버디가 없는 분들을 위해 도착 후 할 일들을 최대한 상세하게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5.1. 열쇠 수령
OeAD 기숙사에 거주하는 경우 Ebendorferstrasse 7에 있는 OeAD 오피스에 가서 열쇠를 수령해야 합니다.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밖에 안 열기 때문에 이 시간대에 갈 수 없다면 버디에게 부탁해서 열쇠를 전달받아야 합니다. 오피스에서는 키와 함께 기숙사 안내문, 거주등록 서류를 받을 수 있습니다.
5.2. 거주등록
규정 상 도착 후 3일 내에 거주 등록을 해야 하는데 교통권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거주등록 서류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거주등록은 각 구청(Municipal District Office)에서 진행하며 여권과 OeAD 오피스에서 발급해준 서류를 들고 가야 합니다. Molkereistrasse가 있는 2구의 구청은 오전 9시부터 1시까지 열기 때문에 최대한 서둘러서 가야 합니다. 2구 구청의 경우 구청 내에 영어로 된 안내문이 단 하나도 없어서 당황했는데, 안쪽 사무실로 들어가서 기계에서 Meldeservice를 선택하고 번호표를 받으면 됩니다.
5.3. 교통권
거주등록 문서를 발급받았다면 Praterstern, Karlsplatz 등 큰 역의 Wiener Linien 사무실에서 Semester Ticket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2학기 기준 교통권 가격은 78유로이며, 9월부터 1월까지 빈 시내의 지하철, 기차, 버스, 트램 등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비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빈의 모든 대중교통에서는 개찰구에 표를 찍고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무작위로 역 내에서 표 검사를 합니다. 이 경우 교통권과 학생증을 함께 보여주어야 합니다. 추가로 공항은 빈 시외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기차표를 사야 하는데, 교통권이 있으면 빈 시내에서 공항으로 가는 표를 살 때 Discount 탭에서 Jahreskarte Stadtverkehr Wien (Kernzone)을 선택해서 1.8유로로 살 수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여행을 많이 할 경우 OBB Vorteilscard를 구입하시면 좋습니다. 오스트리아 내 기차편은 50%, 국외로 나가는 경우 25%를 할인해줍니다. 다만 저는 구매하지 않았는데 오스트리아 내는 잘츠부르크나 인스부르크 정도를 제외하면 특별히 갈 만한 곳이 없기도 하고, 그나마도 Westbahn, Railjet 등의 사철을 이용하는 편이 더 저렴했습니다.
5.4. 계좌 개설
학교 바로 옆의 Erste 은행에서 학생 계좌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곳은 직원이 한 명이고 무척 여유롭게 일하기 때문에 최대한 일찍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권과 거주등록증, 입학허가서를 지참하면 계좌를 만들어주며, George라는 어플로 인터넷 뱅킹을 할 수 있습니다. 계좌 개설 1-2주 내로 직불카드와 신용카드를 우편으로 보내줍니다. 직불카드에는 ISIC가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따로 국제학생증을 발급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오스트리아는 계좌 유지비가 있기 때문에 귀국 전 반드시 계좌를 닫고 와야 합니다.
5.5. 통신
오스트리아 안에도 심카드를 파는 곳이 많은데 저는 Hofer라는 마트에서 파는 Hofer Sim을 사용했습니다. 심 카드 가격은 2유로이고, 구매 후 계산원에게 여권을 제시해서 등록한 다음, 개인적으로 요금제를 선택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저는 통화/문자 1000건, 데이터 8기가에 10유로인 요금제를 사용했습니다. 이 중 3.7기가는 오스트리아를 제외한 유럽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6. 파견교 소개
Vienna University of Economics and Business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상경계열에 특화된 학교로, 유럽 최대 규모의 business school이라고 합니다. 2013년 현재 위치의 새로운 캠퍼스로 이사했기 때문에 모든 건물과 시설이 신식입니다. 특히 아래 첨부된 사진의 LC 빌딩은 DDP를 설계한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작품으로, 캠퍼스의 대표적인 건물이자 tripadvisor에도 올라있는 랜드마크입니다! (다만 비엔나에 관광지가 많은 편이 아니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학내 행사가 많아서 가을에는 Sturm이라는 햇와인, 겨울에는 글루바인과 애플펀치를 파는 스탠드가 열리기도 합니다.
혹시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교환학생을 고민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저는 꼭 다녀오시기를 권합니다. 저 역시 늦은 나이에 교환학생을 다녀오는 것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지, 미래를 준비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틀에 박힌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홀로 놓인다는 것, 그리고 그곳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을 쌓는다는 것은 앞으로 어떤 곳에서도 얻을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특히 고학년으로 넘어가면서 점점 학교생활을 포함한 일상생활이 단조로워지는 와중에,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자극을 받은 것만으로도 의미 있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수기를 읽으시는 분들의 성공적인 교환 학기를 기원합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2학기 파견 기준 6월 중순부터 학교에서 수강신청을 안내하는 메일이 옵니다. 수강신청은 사전에 공개된 Course Catalog에서 본인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하고, 학수번호를 수강신청 페이지에 직접 입력하면 됩니다.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본교의 수강신청처럼 서버 시간까지 보면서 할 필요는 없지만 인기있는 수업은 2-3분 내로 마감되기 때문에 수강신청 시작 시간에 맞춰서 들어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만약 원하는 수업을 신청하지 못했을 때는 대기자 명단에 넣어주는데, 본교생 쿼터 중 빈 자리가 있어야 수강이 가능합니다.
과목에 따라 수업 시간이 계속 바뀌는 경우도 있고, 블록 코스 같은 경우에는 한 번에 5-6시간씩 수업이 배정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겹치지 않게 주의해야 합니다. 학교 학생회에서 LV Planner라는 시간표 프로그램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참고해서 짜는 것이 좋습니다( https://lvplaner.oeh-wu.at/). 아래 목록은 제가 수강한 과목들이며 전부 전공선택 인정을 받은 과목들입니다.
1) Diversity Management in Practice
성별, 연령, 성적 지향, 장애 등의 다양함에 대해 현직자들에게서 강의를 듣는 수업입니다. 각 수업 이후 한 장 내외의 짧은 시험이 있으며 학기가 끝난 후에 짧은 에세이를 제출하면 끝나는 수업입니다. 전공선택 인정이고 과제나 시험 없이 3학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거의 필수로 들어야하는 수업 중 하나입니다.
2) Risk Management and Insurance (Erwin Eszler)
보험과 위험관리 수업이지만 수학적인 내용은 거의 등장하지 않으며, 수업 대부분이 이론에 관한 설명으로 이루어집니다. 중 총 4번의 시험을 보는데 3번 이상을 응시해야 하며 평균 45점 이상을 받으면 패스입니다. 따라서 초반에 평균과 분산 같은 기초적인 개념이 나올 때 점수를 잘 받으면 한 학기를 아주 편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시험에는 공학용 계산기가 필요합니다.
3) Global Market Entry and Expansion (Aikaterini Makri)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다국적 기업의 입장에서, 각 시장에 어떤 제품을 낼 지, 가격을 얼마로 할 지, 광고는 어떻게 할 지 등의 결정을 내려 그 성과를 시뮬레이션으로 계산하는 수업입니다. OT 이후 첫 수업에 조별로 상세한 Operational Plan을 발표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다소 막연해서 어렵고 워크로드도 많지만, 첫 수업만 넘기면 나머지 수업은 전부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전략을 짜고 그에 따른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수업이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기 때문에 즐겁게 들었습니다. 팁을 드리자면 초반에 Brand Equity Index를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4) Global Marketing Research (2학점 인정)
평범한 마조론 수업입니다. 중간고사는 없고 기말고사와 본인이 직접 주제를 선정하고 조사 계획을 짜는 파이널 프로젝트 발표가 하나 있습니다. 수업 내용이 쉽고 시험도 객관식인데다가 발표 점수도 후하게 주시기 때문에 본교에서 마조론을 안 들으셨다면 추천드립니다.
2. 기숙사
WU에는 교내 기숙사가 없어서 외부 기숙사를 이용해야 합니다. WU는 OeAD라는 업체와 제휴해서 기숙사에 WU 학생들을 위해 배정해준 방이 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이곳을 이용하는 편입니다. 저는 학교에서 도보 15분 거리의 Molkereistrasse에 살았습니다. 개인실이고 2명 또는 4명이 화장실과 부엌을 공유하는 형태로, 월세는 495유로, 보증금은 990유로였습니다. 가기 전에 구글 지도나 네이버 블로그 등에서 워낙 평이 안 좋아서 걱정이 많았는데 월세나 수수료비용이 비싸다는 점과 요리할 때 환기가 안 된다는 점, 공용주방이 없다는 점 정도를 제외하면 크게 불만은 없었습니다. 주 1회 화장실과 방을 청소해주시는 분이 오시기 때문에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OeAD의 다른 기숙사들보다 도심에서 가까운 편이며 U1, U2, S반이 다니는 Praterstern이 도보 10분 거리에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공항 갈 때 정말 편리합니다.)
저는 기숙사를 미리 알아보지 않아서 OeAD의 기숙사로 들어갔는데, OeAD 외에도 OJAB, Akademikerhilfe, Milestone 등 다양한 기숙사 업체들이 있습니다. 조금 저렴한 더블룸에서 생활하거나, 약간 비싸지만 학교 바로 옆의 1인실에서 생활하는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한 방들을 알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친구들 기숙사를 봤을 때 학교 바로 옆의 Milestone이나 Campus Studio라는 기숙사가 괜찮아 보였습니다. 단 OeAD 이외의 업체는 WU 쿼터가 없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오퍼를 넣으셔야 합니다.
3. 생활 및 기타
(1) KUBS BUDDY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 여부
EBN이라는 버디 프로그램이 존재하며 학기 전에 학교에서 버디를 매칭해줍니다. 다만 저는 버디를 한 번도 만나지 못했고 학기 중에는 연락도 아예 안 됐기 때문에… 복불복인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EBN에서는 학기 중 파티도 자주 열고 잘츠부르크, 크라쿠프, 알프스 스키 트립 등 여행 프로그램도 개최합니다. 다녀온 친구 말로는 시끄럽긴 해도 그럭저럭 괜찮았다고 합니다.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싶다면 EBN 행사에 많이 참여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 물가
비엔나의 평균적인 물가는 서울보다 높은 편입니다. 체감이 가장 크게 되는 부분은 식대인데, 시내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다면 한 끼에 가뿐히 20유로 이상이 나오기 때문에 대부분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먹는 편입니다. 상대적으로 Billa, Spar, Hofer 등 슈퍼마켓에서의 물가는 비싸지 않으며, 특히 빵, 우유, 버터, 계란 등의 생필품의 물가는 저렴한 편입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출국 전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여권과 유학생 보험, 왕복 항공권, 입학허가서, 재정증명서 등을 지참해서 D타입 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비자는 광화문 교보빌딩 21층에 위치한 오스트리아 대사관에서 발급받을 수 있으며 특별한 사항이 있거나 신청자가 몰리지 않으면 며칠 내로 발급됩니다.
보험은 여행자 보험이 아닌 유학생 보험으로, 교환학기 중 유럽 전 지역, 그리고 체류하는 기간 전체를 보장하는 보험을 가입해야 합니다. 또한 질병과 상해 치료 시 3만 유로 이상을 보상하는 보험을 가입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보험사에 이러한 유럽 유학생용 3만 유로 플랜을 구비하고 있으며, 보험료 비교 및 중개업체도 많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저는 9월부터 1월까지 5개월 체류 기준으로 약 21만 원 정도를 납부했습니다. 재정증명서는 본인 명의의 계좌에 6천 유로 이상이 있다는 영문 잔고증명서를 은행에서 발급받으면 됩니다.
5. 도착 후 할 일
지난 체험수기에 출국 전 준비사항까지는 많은데 의외로 도착 후 할 일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혹시 저처럼 오스트리아 생활에서 도움을 받을 버디가 없는 분들을 위해 도착 후 할 일들을 최대한 상세하게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5.1. 열쇠 수령
OeAD 기숙사에 거주하는 경우 Ebendorferstrasse 7에 있는 OeAD 오피스에 가서 열쇠를 수령해야 합니다.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밖에 안 열기 때문에 이 시간대에 갈 수 없다면 버디에게 부탁해서 열쇠를 전달받아야 합니다. 오피스에서는 키와 함께 기숙사 안내문, 거주등록 서류를 받을 수 있습니다.
5.2. 거주등록
규정 상 도착 후 3일 내에 거주 등록을 해야 하는데 교통권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거주등록 서류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거주등록은 각 구청(Municipal District Office)에서 진행하며 여권과 OeAD 오피스에서 발급해준 서류를 들고 가야 합니다. Molkereistrasse가 있는 2구의 구청은 오전 9시부터 1시까지 열기 때문에 최대한 서둘러서 가야 합니다. 2구 구청의 경우 구청 내에 영어로 된 안내문이 단 하나도 없어서 당황했는데, 안쪽 사무실로 들어가서 기계에서 Meldeservice를 선택하고 번호표를 받으면 됩니다.
5.3. 교통권
거주등록 문서를 발급받았다면 Praterstern, Karlsplatz 등 큰 역의 Wiener Linien 사무실에서 Semester Ticket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2학기 기준 교통권 가격은 78유로이며, 9월부터 1월까지 빈 시내의 지하철, 기차, 버스, 트램 등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비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빈의 모든 대중교통에서는 개찰구에 표를 찍고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무작위로 역 내에서 표 검사를 합니다. 이 경우 교통권과 학생증을 함께 보여주어야 합니다. 추가로 공항은 빈 시외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기차표를 사야 하는데, 교통권이 있으면 빈 시내에서 공항으로 가는 표를 살 때 Discount 탭에서 Jahreskarte Stadtverkehr Wien (Kernzone)을 선택해서 1.8유로로 살 수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여행을 많이 할 경우 OBB Vorteilscard를 구입하시면 좋습니다. 오스트리아 내 기차편은 50%, 국외로 나가는 경우 25%를 할인해줍니다. 다만 저는 구매하지 않았는데 오스트리아 내는 잘츠부르크나 인스부르크 정도를 제외하면 특별히 갈 만한 곳이 없기도 하고, 그나마도 Westbahn, Railjet 등의 사철을 이용하는 편이 더 저렴했습니다.
5.4. 계좌 개설
학교 바로 옆의 Erste 은행에서 학생 계좌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곳은 직원이 한 명이고 무척 여유롭게 일하기 때문에 최대한 일찍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권과 거주등록증, 입학허가서를 지참하면 계좌를 만들어주며, George라는 어플로 인터넷 뱅킹을 할 수 있습니다. 계좌 개설 1-2주 내로 직불카드와 신용카드를 우편으로 보내줍니다. 직불카드에는 ISIC가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따로 국제학생증을 발급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오스트리아는 계좌 유지비가 있기 때문에 귀국 전 반드시 계좌를 닫고 와야 합니다.
5.5. 통신
오스트리아 안에도 심카드를 파는 곳이 많은데 저는 Hofer라는 마트에서 파는 Hofer Sim을 사용했습니다. 심 카드 가격은 2유로이고, 구매 후 계산원에게 여권을 제시해서 등록한 다음, 개인적으로 요금제를 선택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저는 통화/문자 1000건, 데이터 8기가에 10유로인 요금제를 사용했습니다. 이 중 3.7기가는 오스트리아를 제외한 유럽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6. 파견교 소개
Vienna University of Economics and Business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상경계열에 특화된 학교로, 유럽 최대 규모의 business school이라고 합니다. 2013년 현재 위치의 새로운 캠퍼스로 이사했기 때문에 모든 건물과 시설이 신식입니다. 특히 아래 첨부된 사진의 LC 빌딩은 DDP를 설계한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작품으로, 캠퍼스의 대표적인 건물이자 tripadvisor에도 올라있는 랜드마크입니다! (다만 비엔나에 관광지가 많은 편이 아니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학내 행사가 많아서 가을에는 Sturm이라는 햇와인, 겨울에는 글루바인과 애플펀치를 파는 스탠드가 열리기도 합니다.
혹시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교환학생을 고민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저는 꼭 다녀오시기를 권합니다. 저 역시 늦은 나이에 교환학생을 다녀오는 것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지, 미래를 준비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틀에 박힌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홀로 놓인다는 것, 그리고 그곳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을 쌓는다는 것은 앞으로 어떤 곳에서도 얻을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특히 고학년으로 넘어가면서 점점 학교생활을 포함한 일상생활이 단조로워지는 와중에,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자극을 받은 것만으로도 의미 있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수기를 읽으시는 분들의 성공적인 교환 학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