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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Germany] WHU-Otto Beisheim School of Management 18-2 홍창의

2019.02.11 Views 2732 경영대학

*표 등을 참고하기 위해 첨부된 pdf 파일을 읽어주세요! 
**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soulponder2@gmail.com / @chang2hong 으로 연락해주세요!


서론: WHU의 장단점 요약

안녕하세요. 독일의 [WHU-Otto Beisheim School of Management]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경영학과 14학번 홍창의입니다. 돌아보면 수기를 가장 많이 찾아 읽게 되는 시기는 ①교환학생 지원기간과 ②파견교가 확정된 이후 준비하는 기간인 것 같습니다.

이에 제가 WHU에서 겪은 이야기 외에도, 교환학생을 지원하고 준비하는 과정의 이야기를 수기에 담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 많이 담긴 내용이지만, 막상 독일에서 살기 전까지는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나 이 시기에 미리 알았다면 참 좋았겠다고 생각하는 내용 위주로 수기를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또한 경영대 국제실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오래 근무하며 알게 된 정보들을 바탕으로, 후에 교환학생을 지원하시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편 자세한 수기의 내용을 작성하기 앞서서, WHU에 지원하는 것을 망설이는 분들을 위해서 WHU에 갔을 때의 장단점을 간단히 정리해보고 시작하겠습니다.
 
■ 장점
① 유럽 중앙에 위치한 독일에 있는 학교이다.
② 인근 국가(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에 비해서 저렴한 생활 물가를 자랑한다.
③ WHU 국제실에서 행정절차를 매우 잘 처리해준다. (직접 관공서에 방문할 필요X)
④ 가격이 비쌀 수는 있어도 무조건 기숙사를 배정받을 수 있다.
*직접 집을 구할 가능성이 높은 쾰른 대학교 / 주로 플랫형태의 기숙사를 배정받는 만하임 / 레겐스부르그에 비해서는 이 점이 확실히 좋은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뒤의 기숙사 부분을 참고해주세요.
⑤ 대부분의 수업이 Intensive 형태이기 때문에 여행 갈 수 있는 기회가 많다.
*1과목 학점이 고려대 기준 1.5로 적지만 6회 or 3회 수업에 한과목이 마무리됩니다.
⑥ 독일어 수업을 제외하고는 출석체크가 없어서 결석에 대한 부담이 없다.
⑦ 만하임이나 쾰른만큼은 아니지만, 여행가기 좋은 정도의 교통이다.
*네덜란드나 벨기에, 룩셈부르크 정도는 주말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⑧ 충분한 교환학생 프로그램 및 파티를 즐길 수 있다.
⑨ 학교시설이 좋으며(LP관 이상), 무료로 24시간 헬스장을 이용할 수 있다.

■ 단점
① 국내에서 서울대(최근 추가)/고려대/연세대 경영대학과만 협정을 맺고 있다.
② 그래서 한국인 교환학생이 없으며, 경영대에서도 혼자 파견될 수 있다.
*연세대 경영대에서는 파견이 안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생각보다 큰 단점입니다.
③ 전공필수(경영전략, 국제경영)이 없으며, 전공선택 인정만 가능하다.
*독일에서 전공필수가 인정되는 곳은 만하임과 레겐스부르그 뿐이며 쾰른/WHU/EBS는 안됩니다.
④ 경영 단과대이기 때문에 스포츠 같은 교양수업이 없다. (독일어, 독일역사만 有)
⑤ 인근 중심도시인 Koblenz로 나가려면 20분정도가 소요된다. (버스 편도 2.95유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은 장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운 학기를 보냈는데, 우선 굉장히 평화로운 학교 근처 환경(시골)과 여행을 많이 갈 수 있는 일정이 이 만족감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느 곳으로 교환을 가더라도 타지에 와서 외로움을 느끼는 분들이 있으실 텐데, 본인이 외로움을 많이 느끼시는 편이라면 WHU의 파견 티오가 2자리가 되기 전에는 지원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위에도 적혀 있지만, 연세대에서는 학생이 오지 않는 경우가 꽤 있고 고려대학교에서도 TO가 1명인 경우 혼자 파견될 것이기 때문에 도시 전체에 한국인이 저 혼자 인 것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인 없는 곳으로 교환학생을 가는 것도 언어능력 향상 및 외국 문화 체험에 좋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아무도 없는 것은 오히려 적응에 안 좋은 점이며, 가끔씩은 외로움도 크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파견교를 선택하기 전에 학기 중에 얼마나 여행을 많이 갈 수 있을지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저의 여행 일정을 표 형태로 올려보려고 합니다.
*표는 pdf 파일 참고
 
학기의 시작은 9월 3일이며 끝은 12월 20일로 고려대학교의 학사일정과 거의 같습니다. 이중 제가 유럽 어딘가로 여행을 간 기간을 푸른색 박스로 표시하였으며, 굳이 여행을 가지는 않았으나 여행을 갈 수 있었던 기간은 노란색 박스로 표시하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적은 수업을 들은 것은 아니며 고려대학교 기준 12~15학점 정도를 이수한 것을 감안하면, 여행을 가기에 얼마나 충분한 일정이 확보되는지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본론: 지원 및 준비 그리고 독일에서의 생활

1. 교환학생 지원과정
① 우리는 왜 교환학생이 되어야 할까요?
아마도 교환학생을 가고자 한다면 여기서부터 고민을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저를 포함해서)이 가볍게 무시하고 지나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당연히 가야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교환학생이지만, 지원하시기 전에 한번쯤은 진지한 고민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분들은 이미 교환학생을 가기로 마음을 정하신 분들이 많겠지만, 적어도 지원서를 작성하기에 앞서서 교환학생으로서 얻고자 하는 것과 그것을 통해 나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발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신다면 훨씬 더 수월하게 지원서 작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해외에서 살아본 적이 없고, 유럽여행을 가본적이 없어서 막연하게 독일을 지원하였지만, 다녀온 이후에 생각해보니 이것 만으로도 충분히 갈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바쁜 대학생활에 지쳐서 한 번쯤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께 적극 추천합니다.

② 교환학생 지원서(SOP) 작성
SOP를 작성하실 때 어떻게 써야할 지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형식은 자유롭지만, 참고를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제가 작성한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 문항(State of Purpose)의 경우에는 [왜 교환학생인가? → 왜 독일인가? → 왜 해당학교인가] 하는 순으로 구분하여 작성하였습니다. 교환학생을 가고자 하는 이유를 먼저 서술한 후 특정국가와 특정학교로 좁혀 나감으로써 2~3곳 정도의 목표학교에 가고자 하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서술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 ①독일 ②독일 ③오스트리아 순으로 지원하였습니다.)
간혹 ‘1지망과 2지망을 다른 국가(혹은 대륙)으로 쓰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가?’하는 질문을 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이 경우 가장 가고 싶은 곳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서술하시거나 혹은 두 곳의 유사성을 잘 찾아보는 식으로 대응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 면접에서 교수님께 추가적인 질문을 받을 수 있으나, 납득할 만한 대답을 하신다면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 문항(Study Plan & Future Plans)의 경우에는 [교환학생으로서 학기 중의 계획 → 교환학생을 마친 후 저의 중장기적 미래계획]으로 나누어 작성하였습니다. 교환학생으로서 학기 중의 계획에는 특별한 수업에 대한 내용보다는 제가 관심있는 특정 산업군을 독일에서 어떤 식으로 체험할지에 대해서 적었습니다. 간혹 앞에 교환학생을 다녀오신 선배분들의 수기를 참고하여, 가고자 하는 파견교의 수업 중 A강의를 듣겠다, B강의를 듣겠다 줄줄이 나열하는 경우가 있는데 꼭 그렇게 작성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교수님에 따라 해당 부분에 대해 면접에서 물어보시는 분도 계시므로 대충이라도 숙지하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문항(Leadership & Social Skills)부분은 제가 대학생활을 하면서 했던 여러가지 활동들 중 해당 역량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선정하여 작성하였습니다. 한편 지금까지 했던 활동 외에,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교환학생으로 나가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를 적으며 마무리하였습니다.
제가 쓴 형식에 대해서 말씀드렸지만, 어디까지나 참고 용이며 SOP는 자유롭게 작성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쓰시면서 많은 고민을 할수록 면접을 볼 때 수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 교환학생 합격 이후 준비과정 – (독일 및 WHU 한정)
교환학생 파견교를 배정받으시고 나서 할 일은 특별히 많지 않습니다. 독일의 경우 비자 신청을 현지에서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몇 가지 꼭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편 제가 적어드리는 시기는 2018년 기준 날짜이며, 다른 해에는 바뀔 수 있으니 참고만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모든 절차를 진행하기에 앞서서 꼭 평소에 메일을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1. 경영대 국제실에서 해당 학교에 Application 확인 메일 - 2018년 3월 16일
2. WHU 측에서 Application 메일 - 2018년 3월 30일
3. WHU 측에서 기숙사 신청 메일(Application과 같은 메일) – 중요 - 2018년 3월 30일
4. WHU 측에서 Letter of Acceptance 메일 - 2018년 6월 7일
5. 교환학생 보험 가입 - 2018년 7월 5일
6. WHU 측에서 Buddy Program 신청 메일 - 2018년 7월 13일
7. 기숙사 보증금 및 월세 송금 - 2018년 8월 1일
8. 출국용 짐 싸기 - 2018년 8월 이후
9. 출국 - 2018년 8월 20일
기타 미래에셋 장학금, 경영대 항공료 장학금 일정 확인할 것
 
한편 이 중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기숙사 신청
기숙사 신청은 메일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저의 경우 Application 메일과 함께 housing과 관련된 파일이 왔는데, 오는 즉시 신청해야 합니다. 선착순으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학교 측에서 제시해주는 옵션으로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저는 이 중에 수기를 통해 평가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CKK를 지원해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CKK의 장점을 말씀드리자면 우선 가격이 가장 저렴한 편(월 400유로 정도)이며, 다른 기숙사들과 달리 8월 15일쯤에 입주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8월에 먼저 출국해서 여행을 가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경우에 가장 좋은 옵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여러 기숙사 중에 학교와 가장 가깝기 때문에 평소에 생활하기도 편리했습니다. 실제로 여러 기숙사 중에 CKK가 가장 인기가 많은 기숙사였습니다. 저 역시 살아 보았을 때 굉장히 만족스러웠으며, 큰 방을 배정받아서 다른 학생들보다 월 25유로를 더 내긴 했지만 아깝지 않았습니다.(0층을 배정받으시면 요금을 조금 더 내는 대신 1.5배 크기의 방을 배정받을 수 있습니다) 안암을 기준으로 볼 때 1000 / 60 + a 정도의 방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WHU를 배정받으시고 CKK의 모습이 궁금하신 분은 제가 촬영한 영상과 사진 파일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CKK의 장점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설명을 드리면 첫 번째로 모든 물품이 기본 옵션으로 구비되어 있습니다. 냉장고, 침대, 책상처럼 당연한 옵션 외에도 멀티탭, 스탠드, 냄비, 후라이팬, 포크, 나이프, 접시, 컵, 이불, 심지어는 수건까지 구비가 되어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챙기시는 편이 마음 편하시겠지만, 특히 조리도구 같은 것은 구매하는 것에 상당한 돈이 들고 후에 처분하기도 힘든데 여기서 돈도 상당히 절약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외의 기숙사는 제가 직접 살아본 것은 아니지만, 의외로 Retirement residence Humboldthöhe가 좋았습니다. 우선 CKK 외에 대부분의 기숙사가 월 500유로 이상인데, 월 440유로 정도였으며, 학교와 조금 멀지만(도보 12분 정도) 언덕 위에 있는 가장 높은 건물에 위치하고 있어서 라인강과 마을 전체가 내려 보이는 환상적인 뷰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몇 층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 친구는 17층을 배정받았습니다.
하지만 꼭 CKK에 들어가지 못 해도 거의 95% 이상 확률로 1인실(화장실, 주방이 포함됨, 플랫 공유X)을 배정받으실 수 있으며, 그 방들 모두 깔끔한 시설을 자랑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월세가 조금 비싸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 월 500유로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
**외부숙소 정보는 정규학생을 제외하고 사용하는 경우가 없었으므로 생략합니다.
 
교환학생 보험가입
보험의 경우 삼성화재 다이렉트로 가장 저렴한(총 23만원 정도) 보험을 들었습니다. 물론 교환학생에 가서 아플 수도 있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그럴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냥 저렴한 보험을 선택했습니다. 한편 저보다 먼저 WHU를 다녀오신 분들과 연락을 통해서, 삼성화재 기본 보험을 들었을 때 해당 학교에서 특정 항목이 부족하다고 지적 받은 사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에 이미 삼성화재 보험을 들었던 친구의 보험증서를 WHU의 보험 담당자에게 메일로 보여주고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은 이후에 보험에 가입하였습니다.
보험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Emergency coverage와 관련된 것인데, 한국 보험을 가입했을 경우에는 이 부분에 대한 항목의 이름이 조금 다르며, 커버되는 부분이 완전히 똑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음에 가시는 분 역시 저처럼 확인을 받고 보험에 가입하시는 것이 안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WHU에 가게 되시는 분이 연락을 주시면 제가 가지고 있는 사본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③ Buddy Program 신청
다른 수기에서도 나와있지만 WHU의 Buddy Program은 그렇게 체계적이지 않습니다. 운이 좋아서 좋은 버디를 만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초반에 몇 번 대화를 하는게 전부일 수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이러한 점을 인식해서 최대한 잘 챙겨주는 버디를 배정받으려고 했고, 이에 버디신청 양식의 관심사에 K-Pop같은 키워드를 넣어서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고, 잘 챙겨주는 버디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처음에 USIM칩도 버디에게 선물로 받았고, Koblenz에서 Vallender까지 버디가 택시로 태워 주기도 하였습니다. 그 외에 초반에 연락에 대해 잘 답해준 버디 덕분에 학교생활을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간혹 귀찮다고 버디의 메일에 답장을 하지 않는 친구도 있었는데, 초반에 메일을 받으시면 버디와 연락해서 어느 정도 도움을 받는 편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④ 출국용 짐 싸기
이 부분은 워낙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부분이라서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너무 급히 짐을 싸시기 보다는 2-3주정도는 여유를 두시고 준비하셔야 빠뜨리는 물건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WHU에 오시는 분들은 한식재료를 무리하게 짐에 넣어서 오시지 말고 와서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매우 가까운 곳은 아니지만, 쾰른 북쪽의 도시 뒤셀도르프에 가시면 하나로마트라는 한인마트가 있는데 이곳에서 다양한 라면, 즉석식품, 국, 심지어는 떡볶이 소스 등도 구매가 가능합니다. 한식 재료가 필요하시다면 초반에 기내용 캐리어 정도를 가지고 뒤셀도르프에 가셔서 필요하신 식재료를 다 사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코블렌츠의 아시안 마트에는 김치나 라면, 양념 종류정도만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제대로 날을 잡고 뒤셀도르프에 다녀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3. 교환학생 생활 중
① Residence Permit 발급
아시고 계시겠지만, 독일의 경우 비자를 도착이후 받게 됩니다. 특히 WHU는 번거롭게 직접 관공서에 갈 필요없이, 학교 측에서 서류를 거두어 한 번에 비자를 받아주는 편리함을 자랑합니다. (다른 독일 학교를 간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큰 장점입니다.) 처음 OT에 가게 되면 학교 측에서 발급절차와 각 절차의 deadline 등을 상세하게 알려주는 종이를 나눠주니 꼭 그에 맞게 서류를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한편 여기에 몇 가지 서류를 미리 준비해오라는 메일을 받으실텐데, 이 중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야 할 것으로는 보험증서와 재정증명서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 출국 3일정도 전에 하나은행에서 재정증명서를 받아갔는데 비자 발급에 문제가 없었습니다. 한편 재정증명서는 비자발급신청일로부터 약 3~4주 이내에 발급된 것이어야 한다고 하니 최대한 출국직전에 발급받으시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업
제가 들었던 수업은 총 7개입니다. WHU는 한학기가 두개의 쿼터로 구성되는데, 쉽게 나누자면 9월과 10월이 1쿼터, 11월과 12월이 2쿼터입니다. 1쿼터는 보통 10월 중순까지 수업을 하고 10월 4주차 정도에 시험을 보게 됩니다. 한편 1쿼터에 수업을 하였더라도 시험은 2쿼터 마지막에 보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수업을 선택하면 그 수업은 1쿼터 혹은 2쿼터에 한정하여 듣게 되며, 제가 알기로 9월에 시작해서 12월까지 진행되는 수업은 독일어와 독일역사, 즉 전공이 아닌 2개의 수업만 해당되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날씨와 여행을 고려하여 1쿼터를 비우고 2쿼터 수업을 듣고자 하였는데, 막상 과목을 살펴보니 여러가지 조건에 있어서(ex. 팀플 유무, 시험의 방식, 수업 내용 등) 1쿼터 수업 중에 훨씬 좋은 것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전공 5개를 모두 1쿼터에 신청했고, 1-2쿼터에 모두 진행되는 독일어와 독일역사 수업까지 총 7개의 과목을 수강하였습니다.
 
수강한 강의 목록과 강의에 대한 저의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German A1.1 – 5ECTS – 고려대 기준: 2.5학점
따로 수강신청을 하지 않아도 교환학생/비독일 출신 신입생 등을 위해 자동으로 신청되는 과목입니다. 교수님이 정말 즐겁게 독일어를 알려주시고, 친구들도 사귈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매우 추천하는 과목입니다. 30번의 수업 중 7번까지 결석할 수 있어서, 사실 여행에 크게 방해되지 않습니다. 또한 ABC의 세개의 분반이 있는데, 매일 원하는 시간대의 강의를 골라서 가도 괜찮기 때문에 크게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2. Germany in Europe -4.5ECTS – 고려대 기준: 2.25학점
교양수업이 거의 없는 WHU에서 거의 유일한 교양수업입니다. 교환학생을 위한 특별코스로 열리게 되는데, 나이가 있으신 남자 선생님께서 독일 지역의 역사에 대해서 알려주십니다. 수업자료가 따로 없고 손으로 필기하시고, 그것을 실물 화상기로 보여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만 수업이 끝나고 해당 필기를 사진으로 찍어갈 수 있고, 교수님께서 참고할 만한 몇몇 자료와 과거 시험자료를 하나 주십니다. 필기와 과거 시험을 보면서 공부하면 어렵지 않으며, 2명으로 팀을 이루어서 하는 작은 발표가 하나 있으나 전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성적 역시 쉽게 받을 수 있으니 추천하는 과목입니다.

3. Entrepreneurship -3ECTS – 고려대 기준 1.5학점
유투브 클립을 보고 와서 짧은 토론 + 게스트 강연으로 구성된 창업 관련 수업입니다. 토론 부분은 출석하지 않아도 괜찮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결석합니다. 마지막 시간에 시험에 나올 파트를 알려 주시는데, 이전까지 유투브 영상을 하나도 보지 않고 전날 6시간 정도 공부했음에도 한국 기준 B정도의 성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즐거운 여행을 보장할 강의입니다. 다만 2번의 팀플이 있으니 믿을 만한 친구들과 함께 하시길.

4. Omnichannel Retail Marketing for Consumer Goods -3ECTS – 고려대 기준 1.5학점
기본적인 마케팅 개념과 유통이 혼합된 강의였습니다. 강의 내용이 매우 흥미로웠으나 교수님의 말이 지나칠 정도로 빠르십니다. 시험이 ‘X개념을 구성하는 요소 n가지와 각각에 대해 서술하시오’ 같은 식이라서 꼼꼼하게 공부를 하지 않으면 매우 헷갈릴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D정도를 예상했음에도 B정도가 나온 혜자스러운 강의입니다.

5. Brand Management -3ECTS – 고려대 기준 1.5학점
강의 내용도 비교적 흥미롭고 마지막 날 시험에 나올 내용을 따로 PPT로 정리해서 설명해주십니다. 시험의 방식이 위에 옴니채널 마케팅 강의와 유사한데, 이 과목을 훨씬 잘 봤다고 생각했음에도 같은 성적이 나왔습니다. 옴니채널보다는 열심히 공부해야 할 강의.

6. Mathematics I (Analysis) -3ECTS – 고려대 기준 1.5학점
고려대학교 경영수학과 같은 과목이라서 경영수학을 이미 들으신 분은 수강할 수가 없습니다. 올려 주시는 연습문제를 풀 수 있으면 시험도 거의 같은 문제가 나오므로 쉽게 패스할 수 있습니다. 쉽게 한 과목을 처리하고 싶으시다면 추천하는 강의입니다.

7. International Markets and Derivatives -3ECTS – 고려대 기준 1.5학점
WHU에서는 나름 고학년 과목에 속하는 강의입니다. 한국 기준 투자론과 선물옵션을 반반 섞은 내용을 다룹니다. 공부를 못하면 아무 말이라도 써서 패스를 할 수 있는 마케팅과 달리 공부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반의반 정도만이라도 공부하면 패스에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유럽에 쉬러 가시는 분들, 놀러가시는 분들께는 마케팅을 추천합니다.
 
여행
저의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으나, 독일이라는 나라를 선택하실 때 ‘여행을 가기 좋은 교통의 장점’ 때문에 선택하신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 역시 이런 이유로 선택을 하기도 했고, 독일을 포함하여 총 13개국(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프랑스, 포르투갈, 영국, 스페인, 아일랜드,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을 여행하였습니다. 물론 저의 글을 참고해서 여행을 하실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기에 국가별 정보보다는 여행 전반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적도록 하겠습니다.

- 반카드는 최대한 빨리, 그리고 그냥 1년짜리 만드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러 수기들을 읽어보면, 3개월짜리 반카드를 만들고 해지하시는 것을 추천하시던데, 저는 그냥 1년짜리를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선 저 같은 경우는 독일에 5달 동안 있어야 하다 보니 3개월짜리로 충분하지가 않았고, 1년짜리를 만드는 비용(40유로)과 3개월짜리를 만드는 비용(20유로)도 크지 않아서 그냥 1년짜리 카드를 만드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반카드는 최대한 빨리 만드시는 것이 좋은데, 독일에 처음 도착한 경우는 여행을 가더라도 여행일자에 임박하여 표를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카드의 활용도가 더욱 높습니다. 특히 코블렌츠에서 베를린이나 뮌헨으로 가는 열차를 당일에 발매하는 경우 거의 100유로에 가까운 비용이 나오는데, 이 경우 반카드를 쓰면 25유로 정도를 할인 받을 수 있으므로 최대한 빨리 발급받으셔서 많은 혜택을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계획도 교통편 예약도 빠르게!
역시 교통편과 관련된 내용인데, 독일의 기차는 미리 예약하는 것과 나중에 예약하는 것의 가격차이가 큽니다. Vallendar-Berlin 구간을 당일에 예매하면 약 100유로, 반카드 할인을 받아도 75유로 정도인데, 1달이상 빨리 예매하면 20유로, 반카드 할인시 15유로에도 구매가 가능합니다. 기차요금만큼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숙소의 경우도 같은 가격에 훨씬 좋은 숙소를 구할 수 있는 가능성에 차이가 크므로 항상 미리 계획을 짜시고 빠르게 예약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독일어 수업 빠져도 되지만, 퀴즈날에는 여행 피할 것
제가 위에서 언급해드린 것처럼 독일어 수업은 30번 중에 무려 7번이나 결석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2-3번 정도를 연속으로 빠지고 여행을 가겠다고 생각할 수가 있는데, 이 경우 혹시 퀴즈와 겹치지는 않는지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독어는 기말고사를 제외하고 3번의 퀴즈를 보는데, 혹시 여행 계획을 짜신다면 교수님께 미리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옥토버페스트에는 기차 좌석도 예약 필수
숙소도 교통도 최대한 미리 하셔야 합니다. 저의 경우 7월 정도에 비앤비를 구했는데, 살짝 늦은 감이 있었습니다. 한편 독일 기차에서 좌석 지정을 보통 할 필요가 없는데, 코블렌츠에서 뮌헨까지 5시간동안 서서 오는 것을 피하시려면 이 때는 이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교환학생 생활을 마치며
 
교환학생을 가기 전 3학기 동안 국제실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하며 수많은 수기를 읽었습니다. 언제나 결론 부분에는 ‘꿈 같은 시간이었다’라는 말이 있더군요. 그 때는 마냥 좋았던 감정을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제가 수기를 쓰는 상황이 되니 ‘돌아갈 수 없을 만큼’ 행복했던 시간을 그리워하는 말인 것 같아요.

알람없이 자고 싶은 만큼 푹 자고 맞이하는 아침, 수업을 하나만 듣고 집에 걸어오면서 마트에서 장을 보는 점심,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 먹는 저녁, 걱정없이 넷플릭스를 보다가 잠드는 밤까지. 쭉 나열하면 별거 아닌 하루지만 어쩌다 하루를 이렇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일상이 되는 날들은 살면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제가 독일에서 지낸 시간 덕분에,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보다 고민할 수 있었고 조금은 바뀐 제 모습을 느끼고 있습니다.

라이프 스타일이나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은 분명 한국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존재잖아요. 대부분의 학우분들이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오느라 뒤돌아볼 여유가 부족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잠시 뛰지 않아도 괜찮은 환경에서 인생의 방향을 고민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보통 교환학생을 안간 것을 후회하는 사람은 있어도, 간 것을 후회하는 사람은 없다고 하는데 정말 딱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교환학생을 하며 드는 후회가 있다면 더 적극적으로 놀 걸, 그 때 거기를 가볼 걸 하는 것 정도가 있겠네요. 물론 제가 어떤 교환생활을 했더라도 아쉬움은 존재하겠지만,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저보다 더 후회 없는 교환생활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저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신 경영대학과 WHU의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편안하고 안전한 교환생활을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의 독일생활을 함께한 친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살면서 힘든 때마다 꺼내 볼 추억을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기타 추가 정보
1. 교우회 관련
독일에 고려대학교 교우회가 있어서, 독일 내 고연전을 진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만 이 전에 활동을 했던 분을 통해 소개 받아야 하는 등, 독일 교우회에서 연락해주시지 않으면 바로 접근할 방법을 알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2. 파견교의 장학금 관련
경영대학과 미래에셋 이외의 파견교 측의 장학금 관련 내용은 알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