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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Austria] Vienna University of Economics and Business 2017-1 이채현

2017.09.28 Views 3852 경영대학

안녕하세요. 저는 2017학년도 1학기를 오스트리아의 Vienna University of Economics and Business, 약칭 WU에서 보냈습니다. WU는 매년 3명 파견되는 유일한 오스트리아 협정 학교이며 빈 대학교의 상경대학이 독립된 캠퍼스라고 보면 됩니다. 저는 오스트리아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지만 유럽 대륙 중간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선정된 비엔나에서 살아보고 싶어 지원하였고, 빈 최고의 상경대학에서 공부한 것은 후회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출국 전 준비
- 비자발급: 저는 출국 3주 쯤 전에 비자를 준비했고 비자가 딱 하루만에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오전에 다녀왔는데 당일 오후 2시에 비자가 예상보다 일찍 나왔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이나 주변에서 이런 경우를 단 한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제가 운이 아주 좋았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보통은 많게는 2주까지 걸린다고 하니 참고하셔서 미리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 항공편: 대한항공에서 주 3회 비엔나 직항이 있습니다. 저는 종강 후 여행을 하느라 귀국할 때 다른 나라에서 들어왔는데, 항공장학금을 받으시려면 입출국지가 같아야 하는 점 주의하셔서 티켓팅하시기 바랍니다. 입출국을 끊어놓고 다른 나라에서 여행하다가 다시 비엔나로 돌아가 귀국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 짐: 부피가 나가는 웬만한 것은 다 도착해서 살 생각으로 꼭 필요한 것들만 챙겨갔습니다. 그런데 한국 음식을 거의 못 챙겨온 점이 아쉬웠어요. 한인마트가 있지만 비싸기도 하고 쌀을 일반 마트에서 사먹으니 막상 잘 안가게 되더라고요. 저처럼 꼭 밥을 해먹으셔야 하는 분들은 냄비밥이 귀찮으니 1인용 밥솥을 챙겨가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또한 옷 같은 경우에도 다들 가서 쇼핑하면 된다길래 많이 들고 가지 않았는데 저는 후회했습니다. 어차피 한국으로 돌아갈 때 절대 그대로 못 들고가고 택배로 다 부쳐야 하니까 좋아하는 옷들은 갖고 가서 많이 입으세요. 한국처럼 예쁜 옷이 많이 없어서 쇼핑거리 마리아힐퍼 옆에 바로 사는데도 쇼핑을 많이 안 했어요. 자라, 망고랑 하운엠이 그나마 디자인과 가격이 괜찮아 가장 많이 갔어요.
 
도착 후 생활
- 거주등록: 비엔나 현지에 도착하면 물품을 사든 구경을 하든 일단 돌아다녀야 하는데, 교통권을 사야겠죠? 교통권을 사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거주등록입니다. 물론 이 거주등록증을 받으실 때까지는 1일권이든 3일권이든 교통권을 따로 사셔야 할 거에요. 저는 버디 친구가 도와줬는데 거주등록은 생각보다 간단하니 혼자 가서 하셔도 됩니다. 기숙사 업체에서 가까운 오피스에 대한 안내를 받으시고, 오피스에 가시면 Meldezettel이라고 쓰여진 기계에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면 알아서 해주십니다.
- 교통: 거주등록증을 가지고 75유로짜리 Semester Ticket을 구매할 수 있어서 교통비 부담없이 비엔나 시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비엔나 교통 정말 편하고 잘되어 있어요. 서울에 오니 유난히 더 그립게 느껴지는 게 바로 교통입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환승도 빠르고 최고.!! 지하철로 웬만한 곳 다 다닐 수 있고 트램은 시내와 떨어져 있는 관광지 등을 가실 때 타게 되실 것입니다. 버스는 거의 이용 안했습니다.
- 생활: 오스트리아에는 다른 유럽국가들과 같이 Billa나 Hofer와 같은 중소형 마트들이 있고 그 종류가 다양합니다. Penny Market처럼 아예 싼 곳도 있고 Markur 처럼 신선하고 품질 좋은 식자재를 취급하는 곳도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 8시에는 문을 닫고 일요일엔 주로 문을 닫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몰라서 처음에 도착해서 당황했는데, Praterstern 역에 있는 Billa는 휴일에도 문을 여는 몇 안되는 곳이니 참고하시고, 혹은 외식하셔도 됩니다. 기타 화장품 여성용품 등은 DM에서 많이 구매했고 문구류가 가장 싸고 많은 곳은 마리아힐퍼 Müller입니다.
- 심카드: 쓰리심을 구입해갈 필요 없이 현지에서는 주로 HoT 유심을 많이 사용합니다. 훨씬 저렴하고 이번 학기부터 가시는 분들은 데이터 로밍 걱정 필요없이 EU 전역에서 이 유심으로 데이터를 사용하고, 문자 및 전화할 수 있습니다. 3G 프로모션에 1.3G 정도 무료 데이터로밍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기숙사
저는 혼자 집을 알아보기 막막해서 크게 고민하지 않고 처음부터 학교가 소개해주는 OeAD를 신청했습니다. 제가 살았던 Gasgasse의 경우엔 가장 비싼 만큼 시설이 좋았지만 학교에서 멀다는 단점과 너무 자주 파티가 열리고 밤마다 소란스러워서 골치를 겪었습니다. WU의 모든 강의들은 다른 날 시작하고 다른 날 끝나기 때문에 다음 날 시험을 치는데도 기숙사 빌딩이 시끄러워서 제대로 자지 못한 적도 있었습니다. 또한, 여행을 다니는 경우가 많은 6,7월에 비싼 숙박비를 내고 기숙사에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교환학생들이 제일 많은 곳을 살고 싶고 가장 유명한 업체를 선택하고 싶다하는 분들에겐 OeAD를 추천드리지만, 단지 친구들을 사귀고 싶어서 가고 싶다고 생각하시면 반드시 선택할 곳은 아닙니다. 보증금에서 이것저것 빼간다는 소리를 듣고 걱정하기도 했고, 유명세에 비해 학생들이 떠안는 부담이 너무 큰 기숙사라고 생각이 듭니다. 다른 분들의 수기를 참고하셔서 일반 저렴한 업체 중에서 함께 가는 친구들과 같이 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OeAD에 살지 않지만 파티를 참석하러 저희 건물에 오는 친구들도 상당수 있었고, 오히려 Cultural Program이나 저의 경우 학교 수업 등에서 친구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었어요.
 
 
강의
앞에서 말씀드렸듯 WU의 강의들은 고려대학교의 시스템과 아주 다릅니다. 따라서, 매주 똑같은 시간에 수업을 들으면 되는 규칙적인 시간표에서 벗어나 겹치지 않는 시간대로 되어있는 과목들을 골라야 하는 수강신청이 가장 까다로웠습니다. 주의하실 점은 시간대가 겹치더라도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즉, 수업을 모르고 겹치는 시간대에 신청하더라도 시스템상 알려주지 않으며, 가지 못한 수업은 학생 과실로 absence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수강신청 및 주의사항에 대해서는 메일과 오리엔테이션에서 안나 선생님께서 아주 많이 강조하실 것이니 잘 듣고 따라하면 됩니다. 저는 듣고 싶던 강의들이 계속 몇 시간씩은 겹쳐서, 실제로 수강신청을 한국에서 하고 가서도 국제실에 선생님을 뵈러 3-4번은 더 간 것 같습니다. 제가 수업을 고른 기준은 전공으로 인정되는 것을 우선으로 여유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block course 위주였습니다.
 ‘Global branding’ WU 교환학생들이 많이 듣는 강의입니다. 말 그대로 브랜딩을 교수님과 여러 나라의 학생들의 관점에서 다룰 수 있기 때문에 흥미롭습니다. 자잘한 팀프로젝트가 몇 개 있는데 은근히 신경을 많이 쓰셔야 합니다. 10개짜리 저널 과제는 미리미리 하시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Diversity management’ 비교적 소형 강의이며 별도의 시험 없이 그 날 배운 내용들을 수업이 끝나고 바로 간단히 test를 보는 형식입니다. 참여형 수업이라 무언가를 많이 배워간다기 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들으실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International business’ 국제경영론 대체과목입니다. 3시간씩 9회에 걸쳐 수업했으며 내용이 쉽고 시험 또한 어렵지 않지만 반드시 책을 사서 읽으셔야 합니다. 학기말까지 내는 2인 1조로 할 수 있는 케이스 분석 과제가 있습니다.
‘Strategic management’ 경영전략 수업입니다. 매 수업마다 하는 케이스 풀이와 분석, 팀 프로젝트, 발표, 개인레포트 등을 합치면 고려대의 전공수업 이상의 노력을 쏟아야 합니다. 개인 레포트는 CSR과 CSV에 대해 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처럼 주제가 매우 까다롭거나 하지는 않고 점수도 잘 주십니다. 다만 팀플이.. 교수님이 원하는 방향을 잘 읽어내셔야 하고 애초에 긴가민가할 경우 무조건 먼저 피드백 받으시길 추천합니다. 워크로드가 많은데 전공으로 인정이 될 지 불확실하므로 졸업이 급한 분들이나 수강하는 수업이 많은 분들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German business communication’ 일반적인 독일어 기초회화 수업입니다. 친구를 사귀기도 좋고 개강 전 intensive German 코스를 참여하신 분이 아니라면 들으면 좋습니다.
 
학교 및 커뮤니티
WU도 유럽의 다른 대학들처럼 Erasmus 소속이므로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어 다양한 이벤트와 교류가 많은 편 입니다. 이와 관련된 정보는 거의 매 주마다 메일로 오기도 하고, 처음 참석하는 학교 오리엔테이션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가까운 크라쿠프 등의 도시로 같이 여행가는 프로그램이나, Barbeque party, International Dinner와 댄스레슨, Skiing 까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매우 다양하니 학기 초에 잘 보시고 신청하시면 됩니다. 저는 5유로짜리 EBN 카드를 구입했는데, 이 카드로 Karaoke Night과 같은 행사에서 Drink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저는 특히나 학교를 좋아했는데요. 신식이니만큼 스터디룸 등이 아주 잘 갖추어져 있고 건축으로 유명한 유럽답게 건물이 정말 아름답고 현대적입니다. 다른 친구들이 공부하는 학교도 가봤는데, 경영대에서 갈 수 있는 협정교들 중에서 가장 시설이 좋은 학교 중 하나라고 자부합니다. 도서관도 너무 좋아서 자꾸 공부하고 싶어지는 곳이었습니다. 또한 학교 바로 옆에 비포앤선라이즈의 배경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Prater 놀이공원이 있습니다. 이 곳에 있는 카트 놀이기구를 잊을 수 없어요. 엄청 빠르고 재미있어서 운전할 수 없는 설움을 많이 풀었던 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면허증이 있으신 분들은 국제면허증을 신청하시길 추천합니다. 여행 중에라도 종종 쓰일 일이 있으실 겁니다.
 
여행
오스트리아는 다른 어떤 곳보다도 여행하기에 최적의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비엔나의 교통편은 프라하, 부다페스트, 브라티슬라바, 자그레브, 류블라냐, 크라쿠프 등의 동유럽 도시들을 수업이 없는 주말에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정도입니다. 저는 4월 부활절 방학과 개강 전, 종강 후를 이용하여 극동, 극서 지역을 제외한 유럽 전역을 여행했습니다. 힘들면 집에서 쉬고, 심심해지면 당장 며칠 후 버스티켓을 끊고 떠나는 식이었습니다. 교환학생만이 누릴 수 있는 유럽을 마음껏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오히려 오스트리아의 도시들을 많이 보지 못했던 것인데요. 잘츠부르크와 할슈타트를 제외하고도 그라츠, 린츠, 첼암제, 인스부르크 등 아름다운 도시들을 꼭 시간이 날 때 방문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기타 글에 나와 있지 않은 문의사항은 rachellee9629@gmail.com 으로 연락주시면 답변해드리겠습니다. 후회없는 교환 생활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