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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China] Hong Ko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2014-2 임윤현

2015.02.25 Views 5020 경영대학

    교환학생 수기
- 홍콩과학기술 대학교-
 
안녕하세요. 2014년도 2학기에 홍콩과기대에서 교환학생을 보낸 경영11 임윤현입니다. 글 솜씨는 없지만 생각나는 대로 써내려 가보겠습니다. 제 수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학교 위치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항하우 역입니다. 미니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가시면 되는데, 이 역에서 시내(침사추이나 센트럴)까지는 30분정도 걸립니다. 하지만 기숙사(홀6)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데 10분정도 걸리고, 미니버스는 16명밖에 타지 못합니다. 근데 러시아워에는 줄도 엄청 길기 때문에 항하우역까지 가는데 30분 이상 걸리실 수 있습니다. 고로 시내까지는 1시간이상 걸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처럼 시내와의 낮은 접근성은 과기대의 굉장한 단점입니다. 한번 시내에 나가려면 마음먹고 나가야 하고, 나중에는 귀찮아서 잘 나가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홍콩은 생각보다 더 작고, 때문에 시내도 금방 질린다는 점에서 나중에는 차라리 학교에서 바다와 산을 매일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시내보다 공기도 좋고, 러닝트랙 경치도 굉장히 좋습니다. 아침 일찍 나가면 바다에 해 뜨는 것도 보실 수 있습니다.
★기숙사생활
홍콩의 집값은 정말 화가 날 정도로 비싸지만 때문에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는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제가 지낸 홀6의 경우 한 학기에 90만원정도 했는데, 고대 신관기숙사에 비하면 굉장히 저렴한 편입니다. 시설은 신관기숙사와 거의 똑같고, 샤워실과 화장실만 공용입니다. 샤워부스가 층마다 7개정도 있는데 학기 중에도 다들 아침에 나가고 그러는 게 아니라서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뜨거운 물도 잘 나오고, 제가 지냈던 5층은 수압도 좋았습니다. 에어컨은 방마다 있는데 돈을 충전해서 쓰시면 됩니다. 요금은 복도에 있는 기계를 이용해서 학생증으로 충전하면 되고, 주로 룸메이트와 번갈아 가면서 충전을 합니다. 난방시설은 없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저는 너무 추웠습니다. 산속이라 공기도 차고, 방도 썰렁합니다. 겨울에 가시는 분들은 전기장판 챙기시는걸 추천합니다. 또, 방 카드를 안에 놓고 와서 경비아줌마한테 열어달라고 하는 경우, 10홍콩달러를 받으니 키를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택배는 본인이 직접 수령해야 하고, 한국처럼 기숙사 경비가 받아주거나 맡아주지 않습니다. 택배가 도착하면 전화가 오는데 그때 받으셔야 하고, 못 받는 경우에는 다시 근방 우체국(초이홍 근처)으로 보냅니다. 굉장히 불편한 시스템으로 저도 택배 때문에 짜증이 많이 났던 기억이 납니다. 택배를 보내시는 경우에는 항하우역 근처에 우체국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편지나 엽서 같은 건 학교 내 기념품 파는 곳에서 우표를 사서 붙이고, 출구 앞 우체통을 이용해 보내실 수 있습니다.
★수업
고대와 달리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랩수업이 많이 있고, 제가 듣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프로그래밍하는 수업도 있습니다. MIS과목에 흥미를 느끼셨거나, IS분야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고대에 없는 여러 과목을 들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risk management분야가 따로 있는데, 굉장히 수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일반 기업재무에서 나아가 계리사나 FRM 같은 심도 있는 risk분야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강신청은 교환교에서 메일을 통해 알려주는 사이트에서 하시면 됩니다. 개강하기 2달전쯤에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에 5개를 신청했는데, 2개만 들어가고 3개는 대기상태였습니다. 그래도 조금 기다리거나, 꼭 들어야 한다고 말하면 대부분 넣어주는 것 같습니다.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GIMP, 홈페이지 제작 등 전반적인 컴퓨터 소프트웨어 사용법을 배웁니다. 매주 Lab이 있어서, 이 시간에 실제 컴퓨터로 실습을 하고 조교님 도움 하에 과제를 합니다. 랩은 출석이 필수는 아니고, 과제하는 방법을 pdf로 올려주시기 때문에 저는 주로 이걸 보고 과제를 해서 메일로 제출했습니다. 수업자체가 재미있는 건 아니지만 소프트웨어 사용법을 배운다는 점에서 꽤 이로운 강의였다고 생각합니다. 팀플은 각자 흥미 있는 주제를 가지고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기업 내 프로젝트 예시나, 프로젝트 기획 시 고려해야 하는 타임라인, 물적·인적 자원배분 등을 배웁니다. 오퍼레이션관리에서 배운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수업은 각자 컴퓨터가 있는 강의실에서 이루어 졌으며, 엑셀, MS Project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랩시간이 있었습니다. 팀플은 하버드 케이스 시나리오 실행 및 분석을 했습니다. 하버드 케이스 시나리오는 처음 해보는 거였는데, 조건을 바꿔가며 시나리오를 실행시켜 높은 스코어를 받아내는 것입니다. 이 후 시나리오 결과를 가지고 리포트 제출 및 발표를 하게 됩니다. 이밖에 퀴즈2번과 기말시험 1번으로 평가를 받게 됩니다. 큰 귀감을 얻지는 못했지만, 수업내용이나 교수님 자체는 좋았습니다.

이 수업은 딱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기본 내용설명과 케이스 분석을 가지고 재무수업을 진행하는데, 기업재무와 비슷한 내용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수업방식은 좋은 것 같은데 교수님이 너무 전달력이 떨어져서 듣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팀플을 하고, 다른 팀 발표를 들으면서 여러 M&A나 IPO 사례에 대해 알 수 있었던 건 좋았습니다. 시험은 중간, 기말 2번을 봅니다.
★여행
저는 홍콩 외부로는 푸켓, 싱가폴, 중국, 마카오 정도를 다녀왔는데 대만이나 필리핀도 가까워서 많이들 갑니다. 한국에 비하면 가깝기도 하고 비행기 표도 싸지만 생각보다 많이 차이나진 않았습니다. 또 학기 중에 여행을 가는 게 생각보단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한국에 있을 때보단 훨씬 더 여유롭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또 홍콩이 도시국가라서 서울에서 강원도나 제주도로 가는 여행 같은 게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홍콩이 지루할 때쯤 다른 국가 다녀오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중국 같은 경우에, 심천은 지하철을 타고 국경을 넘어가실 수 있습니다. 따로 중국비자를 만들지 않아도 국경지 지하철역에서 임시비자를 만들 수 있는데, 심천 내에서만 사용가능 하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광저우까지 갔기 때문에 완차이에 위치한 중국대사관에서 중국 비자를 미리 만들었습니다. 비자는 최소한 3일전에 가야하고, 하지만 급하게 하면 돈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적어도 1주일 전에는 대사관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어려운 절차 없이 발급받으실 수 있습니다.
마카오는 별다른 비자발급 과정 없이, 출입국 카드 작성으로 다녀오실 수 있습니다. 셩완이나 침사추이에서 배를 타실 수 있고 시간은 왕복2시간 정도 입니다. 큰 배 이지만 생각보다 많이 흔들리기 때문에 뱃멀미가 심하신 분은 미리 준비하시길 바라요.
그리고 혹시 홍콩 교환학생의 목적이 동남아나 타 아시아국가 여행이라면, 홍콩보다는 싱가폴로 가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싱가폴이 항공편도 더 많고 근처에 갈 국가도 더 많아서 더 적절한 것 같습니다.
참고로, 홍콩 내에서도 여행할 곳이 몇 군데 있긴 합니다. 특히 홍콩은 산과 바다가 많아서 아름다운 트래킹 코스가 굉장히 많다고 합니다. 저는 드래곤즈백만 가보았는데, 이곳이 왜 타임지에서 뽑은 아시아 1위 트래킹 코스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굉장히 멋있습니다. 이 밖에도 학교에서 가까운 싸이쿵이나, 시내 근처의 빅토리아 피크로 올라가는 길도 굉장히 멋지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란타우섬, 디스커버리베이, 스탠리 등 여유로운 바다 근처도 마을들도 정말 좋았습니다. 시내에만 가시지 말고 홍콩내의 보석 같은 곳들도 찾아 다니기를 추천 드립니다.
★글을 마치며
휴학 없이 학교를 계속 다니다가 마지막 학기에 교환학생을 나오게 됐는데, 교환학생을 가면 추가학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잘 선택한 것 같습니다. 언제 이런 시간이 또 올까 싶을 정도로 여유롭게, 마음 편히 지내면서 제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된 것 같습니다. 또 여행객이 아닌 현지에 사는 사람으로서, 발 가는 대로 돌아다닐 수 있었던 것도 좋았고, 홍콩의 야경을 몇 번이나 볼 수 있었던 것도 좋았고, 화려한 도시로의 모습 외에 트래킹을 통해 홍콩의 자연경관도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타지에서 혼자 살면서, 스스로 해쳐나가는 법을 배우게 되었고, 부재하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주어진 환경에 대한 감사함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또,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타국의 모습을 보면서 한국은 어떤 강점과 약점을 가졌는지도 많이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홍콩교우회를 통해 선배님들도 뵙고, 금융권이나 타 사회생활 이야기도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매달 모임, 고연전, 송년회 그리고 그 외 여러 자리에서 교환학생들을 잘 챙겨주셔서 좋은 추억을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학기가 끝난 후에 인턴 기회까지 주셔서 정말 많이 배우고 한국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학기가 12월 중순에 끝났지만, 저는 두달간 인턴을 하고 2월중순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으로 돌아온 지 겨우 한 주정도 되었는데 TV에서 홍콩을 보거나, 핸드폰 속 사진들을 보면 벌써 감회가 새롭고, 순간순간들이 떠오릅니다. 즐거운 일도, 힘든 일도 있었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기에 앞으로도 떠올리며 추억에 젖을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은 대학생으로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기회이다라는 선배들의 말을 듣고 교환학생을 가야겠다고 결정했던 저 입니다. 이제는 저도 후배들에게 그런 말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새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해외에서 살아볼 기회가 많겠지만, 학생으로서 누리는 해외생활은 또 다른 즐거움과 배움이 있을 것 입니다. 꼭 홍콩이 아니더라도, 교환학생이라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