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경험보고서
안녕하세요! 2013학년도 1학기에 Corvinus University of Budapest에서 교환학생으로 수학한 경영학과 박성연입니다. 혼자 떠나다 보니 정보도 많지 않았고, 헝가리라는 나라에 대해 생소하게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이 후기가 교환학생을 떠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최대한 자세하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1. 헝가리 그리고 코르비누스 대학
헝가리는 냉전시대의 종식과 함께 민주주의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나라로 현재 사회주의적 분위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지배를 받은 만큼 학제 간 연구 등에서 독일과 교류가 활발합니다. 그래서 대학에 독일어로 수업하는 과목도 많은 편입니다. 헝가리는 유럽에서 500년 간 있었던 수많은 전쟁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부다페스트는 낮에 보면 낡고 음울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밤에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언어는 헝가리어를 사용하는데 배우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영어를 능통하게 사용합니다. 화폐는 포린트를 사용하는데, 통상 포린트 가격에 5를 곱하면 원화 가격이 됩니다.
코르비누스 대학이라 불리는 Corvinus 대학은 헝가리에서 경영 및 경제 분야로 유명한 대학입니다. 헝가리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아, 국가에서 등록금 지원을 받지 못하는 몇 안되는 학교라고 합니다. 부다 지구와 페스트 지구 모두에 캠퍼스가 있는데, 경영대 학생들은 대부분 도나우강 이남의 페스트 지구에서 수업을 듣게 될 것입니다. 페스트 지구 캠퍼스엔 경영대, 사회과학대 수업이 열리고 부다 지구엔 농업대, 공대 등의 수업과 다수의 체육 수업이 열립니다.
2. 부다페스트의 장단점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아마도 유럽 교환학생을 희망하거나 준비 중일 것입니다. 우리 학교와 협정을 맺은 대학은 중부 유럽에 속한 헝가리를 제외하면 대부분 서유럽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들어가기 전, 서유럽과 비교하여 제가 느낀 부다페스트의 장단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장점
1) 물가가 저렴하다
생활비만 생각하면 한국보다 저렴하게 지내다 올 수 있는 유일한 유럽국가라 생각됩니다. 관세가 많이 붙는 수입품(전자제품, 화장품 등)을 제외하면 물가 전반이 매우 저렴합니다. 제가 있던 2013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쓰겠습니다. 고기, 채소 등 식료품은 우리나라보다 50% 이상 저렴하다고 느꼈으며(아시안마켓 제외) 외식은 5~8천원이면 레스토랑에서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한 달 교통권 2만원, 여자커트 6천원, 클럽 입장료 2500원, 캔맥주 천원 등 물가가 싸므로 학기 중에 돈을 아껴서 여행을 많이 다니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치안이 좋다
교환학생으로 있으면서 11국 52개 도시를 여행했는데 그 중 부다페스트는 치안이 매우 좋은 편이라 느꼈습니다. 한국에서처럼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소지품에 주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매치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지인 중에는 간혹 당한 사람이 있지만 유럽국가의 수도치고 소매치기당할 위험이 적다고 생각됩니다. 부다페스트는 밤문화가 발달한 도시라 밤에 유동인구가 많은 편입니다. 밤에도 night bus와 night tram이 있어 웬만한 지역은 근처까지 다닙니다. 최근 서울시에서 도입한 심야버스와 유사하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또한 Manna ABC와 같은 24시편의점이 거의 한 블록마다 있어 큰길은 밤에도 밝은 편입니다. 경찰이 많은 도시라 경찰차도 자주 순찰합니다. 그러나 골목을 잘못 들면 가로등 하나 없는 깜깜한 길로 들어서게 되고, 거지도 많이 돌아다니므로 항상 신변에 유의하기 바랍니다.
3) 여행이 용이하다
요즘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동유럽(유럽에서는 Central Europe이란 말을 더 많이 씁니다)여행을 다녀오기 편리합니다. 저는 학기 중에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체코, 크로아티아 등을 여행했는데 모두 기차 또는 버스로 다녀올 수 있습니다. 폴란드와 같은 나라도 저가항공을 이용하면 기차보다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유럽여행에서 놓치기 쉬운 나라들을 다녀오기에 부다페스트는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또한 수도이므로 유럽 전역으로 가는 저가항공이 모여 있는데, 학교에서 1시간 이내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공항에 갈 수 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오고갈 때 집이 수도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단점
1) 행정이 불편하다
제가 부다페스트에 사는 내내 고생을 했던 부분입니다. 거주허가증과 국제우편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각각 해결하기까지 두 달이 걸렸습니다. 헝가리는 공무원의 부정부패가 심한 나라로 공무원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높습니다. 저는 부정부패를 경험한 적은 많지 않지만 공무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공무와 관련된 간단한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2) 사회 인프라 구축의 미비
표를 끊어놨던 야간버스가 갑자기 오지 않거나, 기차가 중간에 멈춰 알아서 집까지 가야 하는 등의 일이 헝가리에선 종종 발생합니다. 이러한 경우에 환불은 없습니다. 헝가리 사람들은 위와 같은 돌발상황(?)에 익숙해서인지 화를 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타 유럽국과 비교해 봐도 경제발전이 덜 된 편이라 그런지 공적 및 사적 인프라가 미비하다고 느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의 시각으로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많으므로 적응하기까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3) 언어 장벽
젊은 사람들은 보통 영어를 할 줄 알지만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영어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헝가리어는 슬라브 계통의 언어이므로 라틴계 언어와 달리 영어 단어와 겹치는 단어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어떤 단어를 추측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시장에서 물건을 고를 때, 길을 헤맬 때와 같은 상황에서 헝가리어를 할 줄 모르면 불편함을 느낄 것입니다. 저는 씨야(인삿말), 꼬쇼늄(감사합니다) 등의 간단한 말과 헝가리어 알파벳 정도만 알아갔습니다.
3. 출국 전 준비
1) 온라인 등록, 수강신청
헝가리 교환학생에 합격하면 우리학교 국제처에 합격 증명서가 도착합니다. 이 증명서를 받고 나서 온라인 등록과 수강신청을 하면 됩니다. 온라인 등록은 mobility manager라는 사이트에서 합니다. 기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기간 내에 하시길 바랍니다. 이름과 주소, 영어시험 성적표와 같은 정보를 업로드하시면 됩니다. 수강신청은 봄학기 파견의 경우 12월 기말고사 기간쯤에 하게 될 것입니다. Neptun이란 사이트에서 미리 시간표 모양을 만들어 보길 추천합니다. 인기 과목은 빨리 마감되는 편이므로 정시에 하시는 것이 좋으나, 신청하지 못한 과목은 1월 말쯤에 따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전체 수강신청 때에는 경영대 대학원 과목은 신청할 수 없게 되어 있지만, 이 때 신청하면 대부분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저는 대학원 과목을 신청할 수 있는 것을 몰라 경영전략 대체과목을 듣고 오지 못했습니다. 단 해당 시간대가 비어 있어야 신청이 가능합니다.
2) 비자
용산에 위치한 주한헝가리대사관에 가서 신청하시면 됩니다. 오전에만 문을 여므로 서류를 미리 다 준비해서 가시는 걸 권합니다. 대사관 홈페이지에 가시면 준비할 서류 목록이 나와 있습니다. 유학생보험의 경우 Corvinus에서 메일로 오는 안내문에 한도가 적혀 있기 때문에 그에 맞는 보험을 신청해야 합니다. 저는 삼성화재에서 5단계 중 2번째로 비싼 보험을 신청해서 갔습니다. 비자 발급비는 9만원 안팎이고 비자가 나오기까진 2~3주가 소요되기 때문에 여유를 두고 신청하는 게 좋습니다.
헝가리는 무비자로 3개월까지 체류가 가능하므로 비자를 발급받지 않고 가도 문제는 없습니다. 비자가 있든 없든 현지에서 거주허가증(residence permit)을 만들어야 하고, 거주허가증의 유효기간까지 체류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단 비자가 있다면 이민국에서 거주허가증을 만들 때 별관에서 좀 더 신속하게 처리해 줍니다. 저는 비자 발급 전 여권을 잃어버려서 비자가 취소된 상태로 갔는데, 거주증을 신청할 때 비자 신청 기록이 인정되어 빨리 발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4. 출국 후
1) 집 구하기
코르비누스 대학은 우리학교 학생에게 기숙사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대개 flat에 거주합니다. 교환학생의 거주 문제는 이전까지 Corvinus Home이라는 본관 1층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해결해 주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가 도착한 2013년부터는 해당 사무실은 온라인 부동산 사이트만 운영하고 집 문제는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따라서 코르비누스로 가시는 분들은 집을 직접 알아봐야 합니다. 교환학생들은 대개 교환학생 전용 facebook 그룹에 초대되어 같이 살 룸메이트를 온라인으로 구합니다. 이 때 집은 Corvinus Home이나 Budapest Roommate와 같은 사이트에서 알아볼 수 있습니다. 사이트가 영어로 되어있기 때문에 집주인도 영어를 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이것은 거주허가증을 만들 때 매우 중요합니다!).
집을 구할 때는 꼭 직접 보고 계약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출국 전 대만 친구들과 1인당 월세 17만원인 집에 살기로 했는데, 가보니 너무 낡고 퀘퀘해서 이틀 만에 집을 옮겼습니다.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네덜란드 친구들이 룸메이트를 구한다고 해서 관리비 포함 월세 46만원인 집에 살게 되었는데, 학교까지 걸어서 5분 거리에 시설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헝가리는 난방이 잘 되지 않는 집이 많고 겨울에는 관리비가 1인당 10만원 가까이 나오기도 하므로 관리비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2) 거주허가증
거주허가증은 한국에서의 주민등록증과 같은 것으로, 이것이 없으면 휴대전화를 사거나 해외로 가는 항공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비자를 준비하셨다면 비자를 준비할 때 제출했던 서류와 집 계약서, 그리고 property page를 제출하면 거주허가증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비자를 신청하지 않았다면 영문 보험계약서나 계좌증명서와 같은 서류를 한국에서 꼭 준비해 가시기 바랍니다. 집을 구하자마자 준비해야 할 것은 이 property page(Tulajdonilap)입니다. 이것은 부동산 소유주를 증명하는 문서로 발급 비용이 듭니다. 대개 집주인에게 달라고 하면 떼어 주는데, 저는 집주인이 해외에 있었기 때문에 직접 발급받아야 했습니다. 집주인에게 메일로 property number를 받아 부다페스트 외곽에 있는 land office에 가서 받았습니다.
거주허가증은 이민국(Immigration Office)에 가서 신청하면 됩니다. 제 친구들 중에는 한번에 접수되기보다 서류미비로 퇴짜를 맞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실망하지 마시고 될 때까지 가시면 됩니다. 저는 계약서에 집 소유주가 회사명으로 되어 있었는데, 이 경우는 신청서에 회사 직인과 회사-집주인간의 관계를 밝히는 서류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계약서를 잘 보시고 집주인과 상의하면 됩니다. 서류를 퇴짜 맞더라도 거주허가증은 그때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대개 첫 번째 방문한 지 2주쯤 지나서 거주허가증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3) 휴대폰
오리엔테이션 때 패키지에 들어있는 유심칩을 기존 휴대전화에 끼워 사용하시면 됩니다. 유심칩은 선불이고 한번 충전하면 잔액은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충전은 보다폰 대리점이나 ATM기기를 이용해서 하시면 됩니다. 전화를 쓸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월 만원이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이폰의 경우 한국에서 만들어진 유심칩만 인식하는 기계가 있습니다. 제가 이런 경우였는데, 이때는 휴대폰을 현지에서 새로 구입해야 합니다. 그런데 거주허가증을 발급받아야 새 휴대폰을 살 수 있기 때문에 그 전까진 휴대폰이 없는 상태로 지내야 합니다. 헝가리는 대부분의 카페나 음식점에서 와이파이가 터지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 저는 2만포린트를 주고 휴대전화를 구입했습니다.
4) 교통
Corvinus에서 발급받은 학생증을 전철역 창구에서 보여주면 한달치 학생 정기권을 끊을 수 있습니다. 정기권으로 지하철, 트램, 야간버스 등 모든 종류의 시내교통이 이용 가능합니다. 제가 있을 때는 한 달 요금이 3850ft였는데 최근에 3450ft로 내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하철을 탈 때 불시에 학생증을 검사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 헝가리 학생증이나 ESN카드(오리엔테이션 날 구입 가능합니다)중 하나를 소지하고 있지 않으면 벌금을 물게 됩니다. 소지하고 있어도 유효기간이 끝나면 벌금을 뭅니다. 학교 학생증은 종이로 되어 있고 2달에 한번 발급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에 저는 ESN카드를 들고 다녔습니다.
5) 우체국
학교 주변에도 우체국이 있지만 Deak 역 근처의 큰 우체국에서 우편을 부치는 것을 추천합니다. 국제우편을 보관하는 곳이기도 하고,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헝가리에서 한국으로 소포를 부칠 때는 한국에서 헝가리로 부칠 때보다 3배정도 비쌉니다. 그래서 가능한 소포를 부치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국제우편을 받을 때에는 집배원이 직접 집에 방문하는 식으로만 수령 가능합니다. 집배원이 몇 번 방문하다 계속 부재중이면 그때서야 우체국에서 소포를 보관합니다. 이 때문에 저는 처음에 학교에서 우편을 수령했습니다. 두 번째 소포를 받을 때에는 세관에 걸려서 받는 과정이 매우 복잡했습니다. 헝가리는 50유로 이상 물품의 경우 원칙적으로 소포를 뜯어보고, 적힌 것보다 더 값이 나간다고 판단되면 세관원이 알아서 가격을 고칩니다. 그리고 전자제품의 경우 사용하던 것이라도 가격의 27%에 해당하는 관세를 매깁니다. 저는 이 사실을 모르고 부모님께 쓰던 카메라와 아이패드를 받았는데, 11만원의 관세를 내고 물건을 받아야 했습니다.
세관에 걸리면 소포의 소재가 불분명해지므로 저는 2군데의 우체국에 매일 가서 소포가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한국에서 소포를 보낸 지 2달 만에 헝가리 우체국에서 소포를 찾아가지 않아 반송될 것이라는 메일을 받고 나서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한편 한국 대사관의 도움으로 관세를 환급받기로 했지만 세관의 거부로 환급받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전자제품은 출국할 때 모두 가져오는 것을 권장합니다. 헝가리는 수입품에 관세를 많이 매기기 때문에 전자제품 가격 또한 매우 비싸기 때문입니다.
5. 학교생활
-수업
Corvinus는 헝가리어보다도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더 많고, 경영대의 경우 매우 다양한 수업이 열리기 때문에 수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수강신청은 Neptun이라는 사이트에 들어가 신청하면 되는데 인기강의의 경우 금방 마감됩니다. 그러나 1월말~2월초에 듣고 싶은 수업을 추가로 신청하는 기간이 있습니다. 이때 신청한 강의는 대부분 들을 수 있습니다. 저는 30ECTS(본교 기준 15학점)을 수강했습니다. 그리고 학점인정은 되지 않았지만 2개의 운동 강의를 들었습니다.
Environmental Management (6ECTS)
1개의 Lecture와 2개의 세미나로 이루어지는 수업입니다. 교재는 필요없고 ppt로 진행됩니다.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수업이었으나 생각보다 지루했습니다. Case study가 많지 않아서 그랬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본인이 열심히 참여한다면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수업이라 생각합니다. EU의 환경기준은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편에 속하는 만큼 헝가리에서도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 수업은 본교 학생들에게 전공필수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환경 정책을 만드는 과정과 여러 가지 환경 기준에 대해 배웁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서술형으로, 어렵진 않으나 많이 쓰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밖에 4번의 pop quiz, 팀 발표, 팀 보고서가 있습니다. 1팀은 3명으로 이루어지며, 팀 보고서가 20장 내외로 분량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Decision Techniques (6ECTS)
교환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수업입니다. 의사결정의 다양한 모델을 배우고 직접 실행해 보는 연습을 합니다. 책은 수업 시간에는 필요하지 않으나 시험 기간에 도서관에서 보면 도움이 됩니다. 평가는 팀 발표와 2번의 시험으로 이루어집니다. 팀 발표는 6-7명이 한 팀을 이루어 수업시간 전체에 걸쳐 진행됩니다. 각 팀은 수업에서 배운 모델들 중 1개를 맡고, 그 모델에 맞는 상황을 다른 학우들에게 주고 직접 의사결정을 해보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학생들의 수준이 높지 않아 비교적 쉽게 진행되었습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모두 서술형이며, 6문제 중 본인이 1문제를 선택하여 건너뛸 수 있습니다.
Human Resource Management (6ECTS)
우리 학교의 인적자원관리에 해당하는 과목입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나이든 교수님이 수업을 하십니다. 교수님이 보수적이고 중국인 비하 발언을 하셔서 학생들에게 그리 인기있는 수업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팀플이 거의 없고, 중간기말고사가 암기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국형 수업에 익숙한 분들이 듣기 좋은 강의입니다. 책이 있는데 ppt만 봐도 무방합니다. 각 chapter가 끝날 때마다 학생들이 자원하여 review형식으로 발표를 합니다. 중간에 레포트 과제가 하나 나가는데, 2명씩 조를 짜서 교내 취업박람회의 기업 중 하나를 골라 인터뷰하는 것입니다. 시험은 객관식과 서술형 2-3문제로 이루어지고, 시험 전에 교수님이 review하는 내용을 잘 들으면 쉽게 공부할 수 있습니다.
International Business Economics (6ECTS)
국제경영으로 인정받기 위해 들었던 과목입니다. 과목명에 Economics가 들어가 있지만 경영과목으로 분류되며, 실제 배우는 내용도 국제경영 위주입니다. 대학원 과목으로 제가 들을 때는 교환학생을 제외한 모든 학생이 대학원생이었습니다. 대학원 과목인 만큼 학생들의 참여도도 높고 수업 수준도 높았습니다. 그러나 따라가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매주 교수님이 올려주신 Case를 읽고 토론을 하는데 학부 수업보다 학생들이 토론에 적극적이었습니다. 과제는 팀별로 케이스 발표와 보고서가 하나씩 나갑니다. 시험은 기말 1번인데 좀 어려웠습니다. 기말고사 전에 나머지를 합산한 점수를 교수님이 불러 주십니다. 팀플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기말고사를 열심히 준비한다면 역전할 수 있습니다.
19-20th Century Hungarian Art (6ECTS)
교양 강의입니다. 수강신청을 할 땐 몰랐는데 미국 학교와 체결한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를 제외한 9명의 학생 중 8명이 미국, 1명이 캐나다 출신이었습니다. 교수님이 두 분인데 각각 1시간은 헝가리 건축, 1시간은 헝가리 미술에 대해 배웁니다. 예술에 관심이 많아 수강한 강의였는데 수업 시간은 매우 지루했습니다. 판서나 글 없이 오직 그림 ppt와 교수님의 말씀만으로 강의가 진행됩니다. 그러나 field trip이 자주 있어 한 학기 동안 부다페스트의 수많은 유적과 박물관을 견학했습니다. 수강생 신분이 아니면 출입이 제한된 구역도 함께 가보고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점에서 매우 얻어가는 게 많은 강의로 생각됩니다. 유럽의 사조를 배우며 baroque, neoclassicism 등 잘 알지 못했던 용어도 알 수 있었습니다.
2번의 레포트와 2번의 시험이 있는데 어느 하나 만만한 게 없습니다. 레포트는 중간 전, 기말 전까지 건축 또는 미술에 대해 각각 1개씩 쓰는 것입니다. 분량은 많지 않지만 헝가리 관련 자료를 찾기 힘들기 때문에 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시험은 교수님이 시험 전에 올려주는 ppt를 다운받아 공부하면 됩니다. 시험 전에는 학생들이 주제를 하나씩 맡아 review형식으로 발표를 합니다. 시험에는 건축물과 미술 작품 사진이 각각 12개가 나오고 그 중 10개씩 작품 이름과 대략적인 정보를 쓰면 됩니다. 그리고 서술형 2문제 중 하나를 선택해 약 A41장의 essay를 쓰는 것이 나옵니다. 저는 유일하게 영어 native가 아닌 학생이라 좀 걱정했는데 그걸 감안해서 점수를 주신 것 같습니다.
Workout for Girls (0ECTS)
체육 수업입니다. 학점인정은 되지 않지만 대개의 체육 수업은 빨리 마감됩니다. 많은 수업은 헝가리어로 되어있어 수업정보를 보지 않으면 어떤 수업인지 알기 힘듭니다. 제가 들은 수업은 강 건너 Buda side에서 이루어졌는데, 처음 몇 주 동안은 장소를 찾지 못해 고생했습니다. 수영장과 붙어있는 체육관에서 이루어졌고, 음악과 함께 다양한 기구를 이용해 운동하는 수업입니다. 나이든 여자 선생님이 가르치셨는데 운동 강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헝가리어를 하지 못하셔서 주변 학생들에게 통역을 부탁해 소통했습니다. 나가기가 좀 귀찮긴 하지만 재미있었습니다.
Ballroom Dance for Beginners
‘무도회 춤’이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정규 강의는 아니지만 학교에서 전체 메일이 와서 관심이 가 신청했던 강의입니다. 전체메일은 헝가리어로 오다 보니 저를 제외한 모든 수강생이 본교 학생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저녁에 1시간 진행되었으며, 한 학기 과정으로 가격은 9000ft였습니다. 남선생님과 여선생님 모두 젠틀하시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십니다. 수업은 헝가리어로 진행되었지만 중간중간에 봐 주실 때는 영어로 가르쳐 주셨습니다. 중반부부턴 좀 어려워졌는데, 그래도 음악에 맞춰 즐겁게 수업할 수 있습니다.
-그밖 생활
ESN에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는데 학기 초에는 가능한 많이 나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이후 ESN행사가 재미없어도 여기서 친구를 많이 사귈 수 있기 때문입니다. Corvinus에 오는 교환학생들이 대부분 flat에 거주하다 보니 따로 연락해 만나지 않으면 얼굴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리엔테이션, 개강 초 MT를 비롯해 학기 초에는 매주 다른 컨셉의 파티가 열립니다. 이밖에도 3~4월에 주변 국가로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아주 싼 비용은 아니지만 여러 학생이 가는 만큼 재밌게 놀다 올 수 있습니다. 저는 슬로베니아로 2박 3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Corvinus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학교파티입니다. 파티는 한 학기에 2번정도 열리는데, 학교 계단에서 파티가 열리는 전날까지 학생들이 티켓을 판매합니다. 이 파티 날은 학교 1층 홀이 커다란 클럽으로 변하고, Corvinus학생들이 dress-up하고 와서 파티를 즐깁니다.
교환학생들은 클럽에서 주로 만나서 친해집니다. 헝가리의 클럽은 stage와 pub이 보통 같이 붙어 있습니다. 월요일 11시 전까지 맥주3잔을 주는 Morrison’s 2, Traffic, Doboz, Instant 등이 교환학생이 많이 가는 클럽입니다. 이밖에도 Simpla 등의 bar가 유명합니다. 레스토랑은 학교 주변의 Raday거리에 저렴하고 맛있는 곳이 많습니다. Lunch menu를 파는 곳도 있는데 메뉴판에 없으면 따로 달라고 주문해야 합니다. Opera역 근처는 좀더 비싸지만 클래식한 레스토랑이 많고, 디저트 카페도 아주 많습니다. 헝가리는 디저트가 발달한 나라인만큼 디저트도 꼭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Forsale Pub, Trotteria, Central Cafe, Sugar 등을 추천합니다. Spoon과 같이 도나우 강 중간에 있는 레스토랑은 2만원 정도로 비싸고 양도 적지만 야경이 바로 보이기 때문에 한번쯤 가봐도 좋습니다.
부다페스트에는 백화점이 없습니다. 그러나 대형 쇼핑몰이 의류, 가전, 잡화 등을 모두 갖추고 있으므로 가면 한번에 쇼핑하기 편리합니다. Corvin plaza, Alley mall, Arena, Newgati 중 가까운 곳에 가면 됩니다. 신기하게도 어느 쇼핑몰을 가든 모든 브랜드가 똑같습니다. DM이나 Rossmann에서 화장품이나 주방용품을 살 수 있습니다. 학교 바로 옆 건물이 중앙시장인데, 1층은 일반 시장이고 2층은 관광객을 위한 먹거리를 팝니다. 2층에서 sweet 랑고쉬를 드셔 보는 걸 추천합니다. 중앙시장 옆에 AZSIA라는 아시안 마켓은 각종 한국 조미료나 즉석식품을 갖추고 있습니다.
마치며
부다페스트는 그 자체로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것 같아도 2번 트램을 타고 세체니 다리 반대로 가면 넓은 풀밭과 잔잔한 도나우 강을 느낄 수 있습니다. Ladwig Museum같이 관광객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많은 박물관이 있으며, Central Park나 동물원같은 숨은 명소도 많습니다. 공예가 발달한 도시인만큼 원석도 다양한 종류를 판매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부다페스트를 맘껏 느끼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돌아보기 바랍니다.
교환학생 생활은 저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외국에서 살아 본 만큼 서툰 것도 많았지만 지나고 보면 소중한 추억이었습니다. 열심히 놀면서도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귀국 후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가실 분들도 교환학생을 통해 많은 것을 얻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기회를 주신 국제처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더 궁금한 것은 irispark221@gmail.com 으로 연락주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