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교환학생 체험 수기
한지수/경영학과/EM Strasbourg/2013-1
I. EM Strasbourg를 선택한 이유
많은 학우 분들이 영미권을 1~2지망으로 선택하고 이후에 유럽을 택하는 것과 달리, 저는 1지망부터 프랑스의 EM Strasbourg를 택했습니다. 영어 시험을 준비하기가 꺼려졌던 것도 이유 중의 하나지만, 무엇보다도 이전부터 프랑스의 문화와 예술, 패션, 정치 등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은 마음도 있었구요. 여러 수기를 읽으면서 위치와 수업의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Strasbourg가 가장 조건에 충족된다고 생각되어 EM Strasbourg를 선택하였습니다.
II. 출국 전 준비해야 할 것들
출국 전 준비해야 하는 것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비자 신청입니다. 프랑스의 경우 비자신청이 많이 까다롭습니다. (비자 신청에 대한 방법은 네이버 블로그 등에 잘 나와있으니 참고하시면 될듯합니다) 또한 비자를 받기까지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특히 프랑스는 한국과 달리 1학기가 1월 초에 시작해서 4월 말에 끝납니다. 한국에서 학기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출국해야 하고, 프랑스로 가는 다른 교환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늦장부리면 나중에 제때 출국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무조건 미리미리 하는 게 좋아요. 1학기 뿐만 아니라 2학기 분들도 미리미리.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숙소입니다. 합격하면 기숙사 신청에 대한 안내를 받게 될 텐데요. 이것 역시 신경 써서 하셔야 합니다. (기숙사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따로 적을게요) 학생 수에 비해 기숙사의 수가 넉넉지 않기 때문에 신청을 조금 늦게 했다가는 떨어질 수 있어요. 이럴 경우 따로 방을 구해야 하는데, 방 값도 기숙사에 비해 훨씬 비싸고 영어를 못하는 주인들이 대다수기 때문에 많이 고생할 거에요. 프랑스 시간에 맞춰서 대기하고 있다가 시간이 되면 바로 신청하도록 해야 해요.
그 다음으로 준비할 것은 알로까시옹(혹은 CAF)에 필요한 서류입니다. 일종의 주택보조금으로서 프랑스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일정 부분의 거주비를 지원하는 제도에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월세의 30% 정도를 돌려받을 수 있어요. 필수적인 것은 아니고, 준비하는 과정이 꽤 복잡할뿐더러, 받지 못하고 오는 사람들도 종종 있어서(그 기준이 뭔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어요), 필요한 사람들만 준비하면 돼요. (자세한 준비 과정 역시 네이버 블로그 등에 잘 나와있어요)
III. 수업
EM Strasbourg의 수업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물론 교수님과 과목에 따라 요구하는 게 많은 수업도 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고려대학교에 비하면 쉬운 편이에요. 다만 발표가 있는 수업이 대부분이라 그 점이 조금 귀찮습니다. 이 학교의 경우 한 과목당 수업 시간이 적어 고려대학교를 기준으로 하면 1.5학점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과목을 들어야 하는데(가령 12학점을 이수하기 위해선 8과목을 들어야 합니다) 그 수업마다 다 발표가 있는 편이라 다소 신경이 쓰이더군요. 그래도 이런 점을 감안해도, 고려대학교 보다는 훨씬 수월할 거에요.
과목 추천은 각각 어떤 유형의 수업을 선호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이를테면 힘들지만 많이 배우는 과목, 널널한 과목, 혹은 다소 특이한 과목 등등) 제가 자신할 수는 없고, 다만 제가 들은 과목과 좋았던 점을 적을게요.
1. Salesforce management and leadership
이 과목에서는 오프라인 상에서 물건을 팔거나 특정 계약을 할 때, 어떤 전략(첫 인사, 맺음말, 유머 섞기 등등)을 사용하여 설득할 수 있을까를 배웠어요. 기말 과제는 직접 고객의 특성과 팔고자 하는 물건을 상정한 후, 배운 전략을 통해 실제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거였는데, 전체적으로 흥미로웠어요.
2. Diversity management
이 과목은 직장 내에서 어떻게 차별을 멈추고,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을까를 배웠는데요. 교수님이 20대 후반인가 30대 초반으로 무척 젊은 흑인 여성 분인데, 꽤 열정적이에요. 배우는 내용 자체가 그리 심도 깊은 것은 아니지만, 저는 좋았어요.
3. Storytelling self management
이 과목은 자신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표현할까를 배우는 수업이에요. 나 자신을 매력적인 인재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 소개하거나 글을 써야 하는지에 대해 주로 배워요. 기업 문화 등의 차이로 한국 자소서를 쓰는 데에는 크게 도움이 될 수 없겠지만, 반대로 영미권에서는 어떤 단어나 표현을 써야 효율적이고, 어떤 구성의 자소서가 효과적인지를 알 수 있는 데서 흥미로웠어요.
그 외에는 Sustainable Management, International Marketing, Basics in innovation management 등을 배웠는데, 전체적으로 무난했어요.
여러 수업이 있으니 일단 많은 과목들을 신청해놓고, 들어가 본 후 마음에 안 들면 지우는 것을 추천해요. 또 나중에 친구들이 좋다고 추천한 거는, 교수님이나 학사지원부 직원에게 부탁하면 등록해주는 경우도 많으니 그렇게 해도 될 거 같아요.
IV. 생활
Strasbourg의 치안은 무척 좋은 편입니다. 밤늦게까지 하는 가게들이 거의 없어서 돌아다닐 일이 드물기는 하지만, 돌아다녀도 별로 위험하지 않아요(그래도 여성분들은 혼자서 다니지 않기를 추천해요). 또 저 역시 그랬고, 제 주변 중에서도 소매치기 등을 당한 경우를 한 번도 보지 못했어요. 그만큼 치안에 있어서는 한국만큼 안전한 편이므로 이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을 듯해요.
그리고 날씨. Strasbourg의 날씨는 썩 추천하기가 힘듭니다. 일단 기온 자체는 한국에 비하면 훨씬 지낼 만 합니다. 그런데 해를 보기가 힘들어요. 제가 1월 초에서 4월 말까지 있었는데, 4월의 경우 참 좋았습니다만, 3월까지는 해를 잘 못 봤어요. 이게 작은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이것 때문에 기운이 없거나 우울해지는 사람들도 많이 봤어요. 이 부분은 잘 고려하셔야 할 거예요(이는 비단 Strasbourg뿐 아니라 중부 유럽의 경우 대부분 이런 것 같아요).
다음으로 숙소. 일단은 기숙사를 추천해요. 아무래도 가격에서 큰 장점이 있고, 학생들이 모여 사므로 친분을 쌓기도 좋고, 더 안전하기도 하구요. 기숙사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가장 많이 선택하는 곳은 보통 폴아펠 이라는 곳입니다. 학교에서는 도보로 10~15분 정도 걸리는 곳으로, 일단 여러 기숙사들 중 가장 싸요.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데, 대략 180~200유로, 한국 돈으로 30만원 정도에요. 단점은 화장실과 욕실, 주방이 공용이라는 것. 그런데 화장실과 욕실이 아주 청결한 편은 아니라 여성분의 경우 왔다가 크게 실망하실 수 있어요(남성분들은 예민하지만 않으면 괜찮을 것 같아요). 다른 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여자 몇 명은 이 문제로 무척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어요. 이럴 경우 대안이 고급형(?) 폴아펠입니다. 다른 곳보다 100유로(약 15만원)가 더 비싼데, 화장실인가 욕실이 각 방 안에 있어요. 예민하고, 가격적으로 여유가 있는 분이라면 이 곳을 추천해요. 이 외에도 다른 기숙사가 두 개 더 있는데, 여기는 제가 한 번도 보질 못해서 특별히 어떻다고 말씀 드리기가 힘들 것 같아요.
다음으로는 먹는 것. 우선 프랑스의 경우 식자재의 가격이 착합니다. 동네 곳곳에 보이는 simply 라는 마트에 종종 가게 되실 텐데, 파스타 재료부터, 육류, 유제품, 와인 등등이 한국보다 싼 것도 많아요. 그래서 직접 해먹으신다면 많은 돈을 절약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 외에 한인 마트도 있기 때문에 한국 음식이 고플 때, 이 곳을 찾아가면 한국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그래도 괜찮은 가격에 여러 재료들을 구하실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사람의 손이 조금이라도 더해진 순간부터 가격은 무척 비싸집니다. 여러 식당, 디저트 가게 등은 기본적으로 8유로 이상은 하기 때문에(제대로 먹는다면 15~20유로는 필요합니다) 매번 사먹기에는 부담이 커요. 그나마 저렴하게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것으로는 케밥을 추천해요. 길거리에 하나씩은 있는데, 4유로면 성인 남자가 배부르게 먹을 수 있어요. 맛도 괜찮구요.
가끔 많은 식자재를 사야 된다면, 독일로 가는 것도 추천해요. 버스로 약 20분만 가면 kehl 이라는 독일의 작은 도시를 갈 수 있는데요. 여기의 마트는 Strasbourg 보다도 많이 싸서, 실제로 주민들도 주말이면 이 곳에 가서 장을 보고 오는 경우도 많아요.
마지막으로 쇼핑. Strasbourg는 쇼핑하기 아주 좋은 곳입니다(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부분이었어요). Strasbourg 자체가 관광 도시라서 길 거리거리 마다 이런저런 상점들이 무척 많습니다. 옷 가게부터 시작해서 여러 기념품까지, 다양한 종류의 상점들이 있어요. 또 중심지에는 라파예트 백화점이 있고, 명품 거리들도 있어요. 무엇보다 프랑스의 경우 일년에 두 번(여름과 겨울) 전 품목이 세일에 들어가는데, 30~70%까지 세일 폭이 상당해요(처음에는 30% 위주로 가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기본 50%까지는 떨어져요). 이 기간을 잘 노린다면 많은 득템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V. 여행
Strasbourg는 여행하기 좋은 도시입니다. 유럽에서 가운데 부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이 나라 저 나라 가기 좋아요. 제 경우 학기 중에는 특히 독일에 많이 갔습니다. 독일의 경우 2인 이상이 그룹 티켓을 끊을 경우 기차, 트램, 지하철 등 모든 교통 수단을 이용할 수 있어요(물론 기차의 경우 초고속 열차는 이용하지 못합니다). 5인이 함께 다닌다면 인당 7.5유로 정도로 다 이용할 수 있었으니 무척 싼 편이죠.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주말이면 독일 근교 도시를 갔다 오기에 참 좋아요. 이 외에도 스위스와 베네룩스도 가깝기 때문에 여행하기는 좋아요. 하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주변에 저가항공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거예요. 스위스 Basel에 가거나 독일의 Baden Baden을 가야 하는데, 이게 아무래도 조금 번거로워요. 그래서 저는 학기 중에는 기차로 갈 만한 곳, 방학 중이나 학기 마치고서는 이탈리아나 스페인처럼 거리가 조금 있는 곳에 장기로 갔다 오는 걸 추천해요.
참, 방학이 나와서 말씀인데, 여기 대학교의 경우 학기 중에 방학이 있습니다. 약 일주일 정도 인데요, 앞 뒤 주말을 붙이거나 수업이 없는 경우 최대 2주까지 여유 시간이 생기기도 해요. 이 방학을 잘 활용하신다면 많은 여행을 할 수 있을 거예요.
VI. 마치며
저에게 Strasbourg에서의 한 학기는 정말 좋은 추억으로 가득합니다. 많은 외국 친구들을 만났고, 몇 명과는 깊은 우정을 쌓았으며, 한국에서 할 수 없는 많은 경험들도 할 수 있었습니다. 교환학생을 하기 전에 했던 기대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어요. Strasbourg가 모두에게 좋은 도시일 수는 없겠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할 만한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수기는 지나치게 개인적인 경험보다는, 최대한 다음에 오실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적었어요. 이 글이 Strasbourg를 고려하는 분들에게(혹은 이미 선택하신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제가 위에 적은 것 외에 보다 사적이고 세부적인 궁금함이 있다면 주저 말고 feelinghjs@naver.com 으로 문의주세요. 아는 한에서 최대한 답변해드리겠습니다J
※ 첨부파일에 사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