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저는 2011년 2학기 미국의 University of Illinois에 다녀온 정혜정입니다. 제 보고서가 앞으로 UIUC에 가실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 공항에서 학교까지
만약 한국에서 바로 시카고로 간다면 O’Hare International Airport Terminal 5에 도착하게 됩니다. 학교에서 처음에 나눠주는 안내 책자 내에 보면 공항에서 학교까지 오는 방법으로 Amtrak, LEX bus(Illini Express), Greyhound shuttle bus, 그리고 Willard Airport까지 비행기를 타고 오는 것 등 4개의 경로가 소개되어 있는데, 이 중 추천하는 방법은 두 번째인 LEX bus입니다. 4가지 방법 모두 시작은 O’Hare Airport에서 바로 출발하지만 학교 캠퍼스 안까지 들어오는 것은 LEX bus가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Amtrak과 Greyhound 정류장은 학교에서 버스로 몇 정류장 떨어져 있고, Willard Airport 또한 학교까지는 Airport Express bus로 갈아타야 할뿐더러 Airport Express bus는 학기 중이 아니면 아예 운영을 하지 않기 때문에 큰 짐을 가지고 가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반면에 LEX bus는 캠퍼스 내로 들어올 뿐만 아니라 주요 기숙사들 앞마다 정류장이 있어 기숙사까지 이동하기 편합니다. LEX bus는 출국 전에 미리 lincolnlandexpress.com 에서 예약할 수 있고, 학생할인도 되니 그 점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LEX bus는 O’Hare Int’l Airport Terminal 5 에서 출구로 나오자마자 보이는 버스 정류장에서 탈 수 있습니다. 따로 정류장 표시는 없지만 고속버스들이 자주 정차하는 곳이기 때문에 알아보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습니다. 시간을 엄수하는 편은 아니니 도착하셔서 하얀색에 빨간 글씨로 LEX Express라고 적힌 버스를 기다리셔서 좌석표를 보여주고 타시면 됩니다.
2. 학교생활
2-1. 기숙사
기본적으로 만 20세 이상의 교환학생에게는 두 가지의 옵션이 있습니다. 첫째는 PAR, FAR, Snyders를 비롯한 Six Pack 등 일반 학부생 기숙사, 둘째는 GUD(Graduate&Upper) 기숙사인 Sherman과 Daniel입니다. 둘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GUD 기숙사를 추천하는 바입니다.
우선 일반 기숙사에 들어가는 경우 학생식당을 이용하는 meal plan을 반드시 구입하셔야 합니다. Meal plan이 있으면 캠퍼스 곳곳에 있는 학생식당 약 5곳에서 세 끼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식당마다 편차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시설도 좋고 나오는 메뉴도 이탈리안, 아메리칸, 아시안 등 굉장히 다양하며 할로윈이나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에는 특별메뉴를 내기도 하기 때문에 식사에 대해서 걱정하는 일은 크게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문제점이 있다면 한 끼당 약 10불 정도로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거나 자율적으로 요리를 하는 것에 비해서 꽤 비싸다는 것입니다. 또한 일반 기숙사는 싱글 룸이 없어 최소한 한 명에서 많게는 서너명까지 룸메이트와 함께 방을 쓰게 되고, 숙사에 따라 신입생이 많은 경우에는 꽤 시끄러울 수도 있습니다. FAR (Florida Avenue Residence)에는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안 학생이 많은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학기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갔던 학기의 경우 대부분의 교환학생이 Six Pack 주변의 일반 기숙사에 많이 살았습니다.
GUD 기숙사의 경우, Green st. 에 위치한 Daniels와 5th&Chalmers에 위치한 Sherman 두 건물이 있는데 저는 제가 있었던 Sherman을 위주로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Sherman은 기본적으로 individual room과 shared bathroom을 쓰게 됩니다. 따라서 방을 같이 쓰는 roommate가 아니라 화장실만 같이 쓰는 suitemate가 생기는 셈입니다. 보통 두 명이 같이 화장실을 쓰게 되지만, corner 방을 받으면 세 명이 suitemate가 되고, 저는 후자의 경우였습니다. 세 명이 화장실을 공유하는 만큼 어려움이 클 것이라 예상했지만, 세면대가 두 개였던 데다 샤워실 및 변기와는 따로 떨어져 밖에 있었기 때문에 suitemate들과 충돌이 생긴 적은 없었습니다. 방의 넓이 자체는 그리 큰 편이 아니지만 사람 한 명이 생활하기에는 충분한 공간이고 책상, 책꽂이, 옷장 및 일반 기숙사에서는 제공되지 않는 냉장고, 전자레인지, 에어컨/히터 등 생활하는데 있어 필요한 것들은 이미 다 갖춰져 있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기숙사 시설은 좋은 편입니다. 지하에 동전 또는 credit으로 돌리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는 laundry room, 랩실과 TV lounge, 세미나실 등이 있고 기숙사에 들어올 때는 학생 카드를 긁어야만 들어올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보안도 잘 되어 있습니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유선 인터넷은 지원이 되지만 Wifi는 기숙사 1층이나 지하 랩실 부근이 아니면 잡히지 않아 불편할 때가 있다는 것 정도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Sherman의 가장 큰 장점은 그 위치라고 생각됩니다. UIUC의 main street인 Green st.와 Main Library, 경영관(Wholer’s Hall&BIF), 경제관 등의 학교 건물의 중간 지점에 있을 뿐만 아니라 Main Quad와 Illini Union Bookstore 등 자주 찾게 되는 곳과도 가까워 어디로든 이동하기 편리합니다. 사람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대략 도보 10분 거리 이내에 앞에서 언급한 모든 건물들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2-2. 수업 외 활동
학교에 도착 후 가장 처음 가지게 되는 교환학생 모임은 UIUC 경영대 교환학생처 및 경영대 교환학생 클럽 BIEN에서 주최하는 점심 만찬입니다. 이 때 전교 차원의 교환학생 클럽에서도 홍보가 오지만, 주로 같이 활동을 하고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는 것은 BIEN 학생들이 됩니다. 입학 전에 메일을 보내주는 학생 버디들 또한 이 BIEN 소속이니 버디와 친해지면 수업 뿐만 아니라 학교 생활 전반에 있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BIEN에서는 1~2주마다 한 번씩 점심이나 저녁을 같이 먹으러 가기도 하고, 할로윈이나 추수감사절 같은 명절 기간에는 호박 농장 등 관련 관광지에 같이 가기도 하며, 주말에는 1박 2일로 시카고 여행을 주최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BIEN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고가 뜨며, 회장에게 일정 회비를 내고 참가하는 식인데 교환학생들 및 현지 학생들과 친해지고 싶으시다면 매번 참여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외에도 가을학기에 가신다면 개학한지 얼마 안 되어 Main Quad에서 열리는 동아리소개 행사인 Quad Day가 열립니다. 이 날은 Main Quad를 동아리 홍보 부스들이 꽉 채우고 신입부원을 받게 됩니다. 동아리마다 가입제한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동호회 수준 동아리들은 교환학생이라 하여 가입을 막지는 않으니 관심있는 분야가 있으시다면 이 기회를 노려서 동아리에 드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UIUC는 한국 유학생 동아리 또한 잘 조직되어 있어 여기에 가입하실 경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2-3. 수업
저는 전공과목으로는 국제경제론, 금융기관론, 국제경영론, 그리고 조직행동론을 수강하였고, 이외에 스포츠 과목으로 스케이팅 수업을 들었습니다.
우선 국제경제론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대형강의형식의 수업으로, 경제학과에 개설되어 있는 국제금융론과 비슷한 수업입니다. 노교수님이 하시는 수업인데 오직 중간기말시험이 100%인 수업이라 필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금융기관론 수업은 수업에 들어오는 학생 수가 20명 남짓 되는 소규모 강의였습니다. 두 명씩 팀을 짜 매주 그 주의 이슈에 대해서 발표하는 과제가 있었고, 그 외에도 3파트로 나뉘어진 대형 과제가 하나 있는데다 중간기말시험 또한 다 있어 work load가 생각보다 많았던 수업이었습니다. 특히 대형과제의 경우 실재하는 은행 및 유사금융기관을 하나 선택하여 그 은행의 재무제표 자료를 바탕으로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직접 계산하고 평가하는 것이었는데, 수업 진행에 따라 파트가 나뉘어져 있어 이론을 즉시 실제 케이스에 적용시켜볼 수 있었던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국제경영론 또한 과제가 중요한 수업이었습니다. 특이하게 한국인 교수님이 수업하시는 강의였는데, 이 수업 역시 학기 초에 정원 5~6명인 팀을 짜서 매 주 reading material에 대한 발표를 하고 토론주제까지 만들어 일정부분 팀이 수업을 진행하는 과제가 있었고 성적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형 프레젠테이션 과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대형 프레젠테이션 과제의 경우 주변의 소규모 가게를 다른 나라에 런칭할 때의 전략을 세우는 것이었는데, 저희 팀의 경우엔 그 장소가 한국이라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주제가 광범위하다 보니 팀 모임이 잦아져 끝날 때 쯤에는 팀원들 간의 사이도 많이 친해졌습니다. 제가 들었던 조직행동론 수업은 정확히는 Individual Behavior in Organizations로, 조직행동론보다는 한 단계 상위 수업이었는데, 이 수업이야말로 한국식 수업과는 많이 다른 형식의 수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수업 대부분의 시간이 강의보다는 교수님이 직접 주신 activity를 랜덤 조를 짜서 수행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 자유롭게 교수님과 함께 토론한 뒤 마지막에 정리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수업 및 과제가 매우 다채롭고 재미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국에서 하는 토론수업보다 훨씬 더 자유로우면서도 aggressive한 분위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토론 및 수업시간 발표 비중이 매우 크므로 영어 회화에 자신이 없으신 분께는 추천드리고 싶지 않은 수업입니다. 또한 UIUC에 가게 되면 스포츠 수업을 하나 정도 들으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저는 스케이트를 들었지만 이외에도 골프, 요가 등의 수업이 있는데 완전한 초보라도 수업을 듣는데 지장이 없어 편하고 재미있게 들으실 수 있는 수업입니다.
2-4. 일상생활
UIUC에서 장을 보실 수 있는 곳은 크게 두 군데 있습니다. 하나는 Yellow 버스를 타고 약 30분~1시간 걸리는 위치에 있는 Walmart와 Marketplace Mall로, 월마트에서는 생활 필수품과 식료품을 살 수 있고, 마켓플레이스 몰에는 Macy’s를 비롯한 백화점 및 각종 의류매장이 들어서 있으므로 쇼핑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차가 없으신 경우 버스를 타고 돌아오셔야 하기 때문에 많이 불편합니다. 그러므로 당장 필요한 식료품과 필수품은 Green St.에 있는 Walgreens에서 구입하실 수 있고 청과물의 경우 County Market이 있습니다. 한인마트는 1st & Springfield에 AM-KO라는 마트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2-5. 여행
학기 중에는 금토일 주말을 이용해 시카고에 다녀오는 경우도 있고, 제 경우에는 시간이 날 때 아침에 가서 저녁에 오는 식으로 당일 여행을 몇 번 갔습니다. 시카고는 Illini Express버스로 약 2시간~3시간 달려서 도착하게 됩니다. 시카고 Art Center는 주요한 볼거리 중 하나인데, 우리가 잘 아는 모네나 르네 마그리트의 실제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으니 한 번 가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외에도 자연사 박물관, 플라네타리움 등의 박물관, 7 Flags라는 놀이공원, 대규모 쇼핑몰 및 명품 브랜드점, 존 핸콕 타워, 미시간 호에서 보는 스카이라인 등 볼거리는 굉장히 많으니 최소한 한두번은 방문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을학기의 가장 좋은 점은 일주일~일주일 반 정도의 장기 연휴인 추수감사절 연휴가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이 기간이 미국 전국적으로 가장 큰 연휴기간인 만큼 여행계획을 빨리 세워 표를 예약해 두지 않으면 날마다 가격이 뛰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여행수단은 차를 렌트하여 출발하는 것도 좋지만 로드트립이 목적이 아니라면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에 가서 차를 렌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3. 마치며
짧은 기간이었지만 교환학생 경험은 제게 있어 잊을 수 없는 추억이자 좋은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특히 한국과는 많이 다른 미국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즐기고 올 수 있었다는 것이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UIUC에 가실 여러분들도 충실하고 재미있는 생활을 보내고 오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게 이런 기회를 주신 학교 및 국제처 분들께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 사진은 첨부파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