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교환학생 체험수기
Católica Lisbon (2012년 봄학기)
정 현
저는 2012년 봄학기에 포르투갈 리스본 소재의 Católica Lisbon – School of Business and Economics(Faculdade de Ciências Económicas e Empresariais, Universidade Católica Portuguesa) 라는 학교에 파견되어 한 학기 동안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왔습니다. 학기 이후의 여행과 인턴십까지 포함하여 10개월간 그곳에서 생활하였는데, 그 경험은 저에게 있어 정말 소중한 것이었고 많은 학생 분들이 저와 비슷한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이 수기를 씁니다.
l 국가 소개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유라시아 대륙 최 서단에 있는 나라로서, 이베리아 반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스페인과는 ‘이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는 15~17세기초 대항해시대 때의 해양강대국이었던 것으로 유명하고 날씨는 일년 내내 매우 좋으며 유로화를 사용하고 물가수준은 마트에서 장보는 기준으로는 우리나라보다 약간 저렴하지만, 서비스에 대하여 매겨지는 가격이 높은 편이라서 레스토랑에서 외식하는 것 등의 경우에는 우리나라보다 약간 비쌉니다. 그래도 서유럽나라들 중에서는 물가가 가장 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유럽의 나라들보다 더 축구에 미쳐있는 사람들, 친절하고 정이 많은 사람들의 나라입니다.
대부분의 젊은이들과 상당수의 중장년층이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포르투갈어를 할 줄 몰라도 생활에 큰 불편은 없습니다. 또한 리스본에서 생활하게 되면 여행하기에도 편하고(저가항공사 Easyjet이 취항하는 리스본공항이 시내에서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로 20분거리) 일년 내내 바닷가에서 서핑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리스본의 밤 문화는 유럽에서 매우 유명한 수준으로 안전하면서도 화려하고 SL Benfica와 Sporting Lisbon이라는 유명 축구팀들이 있어 Liga Zon Sagres나 UEFA Champions League등의 유럽축구를 즐길 기회도 많습니다.
l 출국 전 & 도착 직후 준비사항
n 비자발급
주한 포르투갈 대사관에 예약 후 찾아가서 90일짜리 비자를 발급받아서 가면 됩니다. 서류준비나 대사관업무 관련해서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발급받아놓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 비자는 90일짜리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1회정도 연장을 하셔야 하는데, SEF(Serviço de Estrangeiros e Fronteiras)라는 관공서에 가셔서 연장해야 합니다. 비자연장방문예약은 Católica의 International office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만, 실제로 SEF의 직원들은 무책임하고 외국인담당부서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에게 굉장히 불친절하며 종종 영어도 잘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포르투갈인친구에게 부탁하여 함께 가시면 좋겠습니다. 90일 더 연장하는 데에 100유로 정도 지불해야 합니다. 영국이나 모로코를 다녀오는 등의 편법으로 비자연장 없이 지내실 수도 있지만 적발될 시에는 EU국가 입국금지 등의 조치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연장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처음 포르투갈에 도착하시게 되면 일조의 입국신고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정말 case by case라서…… 어떤 경우는 입국신고를 안 했더니 벌금을 물고 어떤 경우는 입국 신고하러 갔더니 할 필요 없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SEF에서 하였고 그 후에는 별 문제없었습니다.
n 플랫(Flat)계약
Católica는 기숙사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스본 시내의 플랫을 계약해서 다른 학생들과 함께 지내야 합니다. 플랫은 화장실과 거실, 부엌을 공유하고 방은 각자 따로 쓰는 아파트먼트 개념인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외국인 교환학생들과 함께 생활해볼 수 있는 플랫에서 지내길 추천합니다. 같은 학교친구들과도 친해지지만 실제로 함께 사는 플랫메이트들과도 매우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한달 방세는 평균 300유로선이고, 적게는 3~4명, 많게는 15명이 함께 살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포르투갈 가기 전에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미리 계약을 하고 갔습니다. 미리 계약하고 가는 것과 도착해서 찾아 다니는 것(Welcome week때 학교에서 도와주기도 합니다)은 각자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방식대로 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살기에 좋은 지역과 좋지 않은 지역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메트로 파란색라인(Azul)이나 노란색라인(Amarela)이 학교다니기에 좋으며, 놀기 좋은 구시가지(Restauradores역, Baixa-chiado역, Rossio역, Cais do Sodre역)쪽이나 안전하고 조용한 신시가지(Marques de Pombal역, Saldanha역, Campo pequeno, São Sebastião역)쪽을 추천합니다. Martim Moniz, Arroios쪽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n 각종 카드 및 티켓
국제학생증(ISC)는 웬만하면 꼭 만들어가시는 게 좋습니다. 포르투갈 뿐만 아니라 많은 유럽국가에서 ISC나 Católica의 학생증으로 많은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금인출용 카드는 고대의 학생증체크카드를 이용했는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신용카드는 인터넷결제용으로 1개정도 가져가는 것이 좋으며 현지 은행계좌를 만들 수도 있지만 Fiscal number신청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잘 판단해서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유레일패스는 그다지 쓸모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포르투갈을 여행할 때는 버스, 다른 유럽국가를 여행할 때는 Easyjet이나 Ryanair같은 저가항공사를 이용하면 됩니다. 현명하게 잘 예약만 하면 버스+비행기가 유레일패스를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생각합니다. 교통카드 한달 정액권은 꼭 만드시는 게 좋습니다. 이것은 Navegante라고 하는데, 만 23세이하이신분은 학기시작 1주 전의 Welcome week때 학교에서 주는 문서를 활용하면 할인된 가격에 Navegante pass를 만들 수 있습니다. 몇몇 교환학생단체들이 존재하고 일종의 회원카드를 만들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ESN Lisboa카드(Erasmus Student Network)를 만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SN은 에라스무스학생들(가시면 바로 알게 되시겠지만 기본적으로 유럽은 유럽국가간의 교환학생프로그램 ‘Erasmus program’이 잘 되어있어서 대부분의 유럽학생들은 유럽의 다른 나라로 교환학생을 많이 갑니다. 그 학생들을 에라스무스 라고 통칭하는데 우리도 그냥 에라스무스라고 부르곤 합니다)에게 파티, 여행, 서핑, 축구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하는데 카드를 만드는 게 그 이벤트들을 즐기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n 리스본 소재의 Católica Lisbon – School of Business and Economics(Universidade Católica Portuguesa, Faculdade de Ciências Económicas e Empresariais)이라고 하는 학교는 흔히 ‘카똘리까’라고 불리며 포르투갈에서는 가장 훌륭한 세 학교 중 하나입니다. 사립대학이고 등록금이 비싸기 때문에, 주로 부유한 집안의 학생들이 다니고 경영경제대학이 가장 유명합니다.
n 다니시게 될 리스본캠퍼스는 메트로 Azul라인의 Laranjeiras역과 Amarela라인의 Cidade Universitária역의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캠퍼스는 고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지만 캠퍼스 바로 뒤에 학생들을 위한 큰 체육공원이 있어서 여가시간을 보내거나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기에 좋습니다.
n Facebook의 교환학생그룹에 초대받게 되면 그때부터 다양한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친해지기 시작하는데, 몇몇은 학기 전부터 만나서 놀기도 합니다. 그런 것은 필수사항까지는 아니지만, 학교에서 개강 전주에 여는 Welcome week 프로그램에는 되도록 모두 참여하시면 좋겠습니다.
n 수업: 시간표가 엉망(고대처럼 월수2교시, 화목5교시 이런 시스템이 아님)이라 듣고 싶은 과목을 맘껏 선택해서 들을 수 없고 교수님, 시설, 수업방식도 고대가 낫다고 여겨집니다. 학점은 0~20점까지로 나오고 10점 이상이면 패스인데 출석, 과제, 팀플 등을 성실히 하고 시험 무난히 보면 모두 패스하실 수 있습니다.
u Strategy, Organization, and Leadership: 본교의 경영전략과목에 조직과 리더십에 대한 내용이 조금 가미된 수업으로, 이론, 케이스, 리포트, 팀플과제, 기말고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만족스러웠던 수업이었습니다.
u Product and Customer Management: 교수님께서 마케팅이론과 예시를 설명하시면서 진행되는 수업으로, 내용은 본교의 마케팅원론과목과 비슷합니다. 큰 부담 없이 패스하실 수 있는 과목을 원하신다면 이 과목을 신청하시는 게 좋습니다.
u Social Entrepreneurship: 이 영역의 전문가이신 여자교수님이 강의하셨고 본교에는 없는 과목이라서 수강했습니다. 수업이 약간 지루했으나 컨텐츠 자체가 특별해서 많이 배웠던 수업이었습니다. 교수님이 옥스포드로 옮기셔서, 이 과목이 계속 개설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u Environmental economics and Sustainable development: 지속가능개발에 대해서 경제학적 이론들과 함께 배우는 수업으로, 역시 흥미로운 내용이었으나 경제학과수업이기 때문에 이 수업을 들어도 전공필수나 전공선택으로는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u Portuguese Intensive Course & Portuguese Extensive Course: 학기가 개강할 때쯤 2주간 몰아서 듣는 Intensive코스에서는 간단한 회화와 숫자, 장소, 질문 등에 대해 배웁니다. 포르투갈 생활에 기초적으로 도움이 될 정도의 내용이고 꼭 수강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tensive코스는 개강 후 2주 후부터 학기 내내 듣는 어학코스이고 포르투갈어를 전반적으로 배우게 됩니다. 저는 두 과목 모두 수강하였고 유럽에서 온 학생들은 대부분 두 과목 모두 수강하셨습니다.
l 그 밖의 추천사항
n 집에 있는 시간을 줄이세요. 한국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집에서 휴식이라는 명목으로 그냥 보내버렸던 시간이 가장 아깝더라구요. 친구들이랑 운동, 쇼핑, 시내구경, 서핑, 파티, 다 좋으니 집에서 버리는 시간을 줄이셨으면 좋겠습니다.
n 돈을 너무 아끼진 마세요. 교환학생으로 가있는 동안 돈을 과도하게 아끼다가 좋은 기회들을 많이 날리고 나서 후회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n 같이 간 선후배동기들이랑 한국어 하는 것을 줄이세요. 교환학생을 가는 목적 중 하나가 영어실력을 늘리는 것이라면 한국말을 자주 안할수록 영어실력이 빨리 향상된다고 생각합니다.
n 저가항공을 미리미리 예약해서 여행을 많이 다니세요. 유럽은 한국에서 자주 오시기 힘들기 때문에 리스본에 오신 김에 유럽여행도 많이 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n 포르투갈로 교환학생 가신만큼 포르투갈을 많이 느끼시고 오시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써보고 싶지만 정리가 잘 되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no9elnino@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