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2012-2
경험보고서
김소연
여름에 싱가포르로 떠나던 게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해가 바뀌어 있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싱가포르는 작지만 위대한 나라입니다. GDP가 1인당 5만을 넘으며, 국가의 모든 곳이 계획적으로 조화롭게 이루어져 있습니다. 나무가 굉장히 많고 야외형 건물이 많아 자연친화적이지만 또한 건물 자체의 이미지는 미래지향적이라서, 싱가포르의 브랜드가 곳곳에서 표현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NUS는 싱가포르의 국립대학으로서 중심부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Clementi Road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굉장한 크기와 시설, 그리고 기숙사 마을인 U-town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전반적인 생활
* 날씨: 싱가포르는 한국의 5월날씨가 계속되는 곳입니다. 8월부터 10월까지는 조금 덥고, 11월부터 1월까지는 우기라 하루에 1시간정도 비가 세차게 오곤 했습니다. 싱가포르의 도로시설이 워낙 잘 정비되어 있다 보니, 굵직한 대로에는 지붕이 설치되어 있고, 학교엔 건물이 연결되어 있다 보니 비를 잘 맞진 않지만 11월부터는 우산을 가지고 다시는 것이 좋습니다. 야외활동을 할 땐 반팔에 반바지 정도가 좋지만, 학교 내 강의실 및 버스, 지하철을 포함한 기타 실내는 에어컨을 강하게 가동하고 있어서 추우니, 가디건을 한 두 개씩 챙겨 오시는 게 좋습니다.
* 기숙사: 보통 PGPR이나 U-town 두 지역 중 한 곳에 머무르게 되는데, 제가 머무른 곳은 U-town이었습니다. PGPR은 지은 지 오래되어 에어컨이 없고, 도마뱀이나 원숭이 등이 출몰하지만, 경영대와 Kent Ridge 지하철역까지 거리가 가까운 이점이 있습니다. U-town은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시설들이 깨끗하다는 점, 24시간하는 편의점, 스타벅스와 넓은 열람실, 다양한 식당 등이 있다는 점에서 편리했습니다. 함께 간 경영대 다수의 분들이 Graduate Residence에서 머물렀는데, 이곳은 각방이 4개 있고 거실과 부엌을 공유하는 아파트 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가 머문 곳은 Khaya, 또는 Residence 4 라고도 부르는, 제가 첫 입주자인 최신의 기숙사였습니다. 모든 방에 천장의 Fan뿐만 아니라 충전식 에어컨 설비가 되어있으며, Graduate Residence처럼 아파트 형으로 이루어진 곳도 있지만, 제가 신청한 곳은 복도식 독방이었습니다. 남녀 층이 따로따로 있고, 각 층마다 Common Lounge가 있어서 티비를 연결해 영화도 볼 수 있고, 소파도 배치되어 있어 공부하거나 수다를 떨기에도 좋았습니다. 각층마다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고, 3층마다 키친과 세탁실이 있어서 공동 생활하는 데 불편함은 거의 없었습니다. 또한, Khaya에서 머무르시려면 반드시 급식을 신청해야 하는데, 평일에는 매일 아침과 저녁, 토요일에는 아침, 일요일에는 저녁이 나와서, 끼니를 거르지 않고 챙길 수 있었습니다. 음식의 질도 괜찮고, 종류도 여러 가지이어서 저에게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Khaya는 U-town 내 가장 바깥쪽에 위치하고 있지만, Graduate Residence까지 걸어서 5분이 채 걸리지 않았고, Taxi Stop이 바로 앞에 있다는 점, 버스정류장과 바로 붙어 있다는 점에서 학교 밖으로 이동하기가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 교통: 싱가포르 자체가 큰 나라가 아니라서 끝에서 끝 이동하는 데에도 1시간 반 이상 걸리는 곳은 없지만, NUS는 싱가포르의 중심부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만큼, 어디든 이동하는 데에는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U-town이나 경영대에서 A라인의 셔틀버스를 타면 Kent Ridge라는 노란색 MRT역으로 이동할 수 있고, 저 같은 경우는 Khaya 기숙사에서 버스를 타면 어떤 색 MRT이든지 쉽게 움직일 수 있어서 버스를 자주 이용했었습니다. 또한 Clementi는 종합쇼핑Mall도 있고, 초록색 MRT이기도 한데, 걸어서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자주 가곤 했었습니다. 버스에서는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처음 가시는 곳이라면 몇 번째 정류장인지 확인하고 주변경관이 어떠한지 알아보고 타시거나, 갈 때는 MRT를 이용하고 돌아 오실 때 버스를 이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싱가포르에서는 택시비가 비싸고, 잘 정차하지 않습니다. 밤 시간대에는 약 40%의 할증이 붙기도 하니, 4인 이상이 움직이지 않거나 12시 이전인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또한 모든 대중교통이 밖에서 보면 김이 서릴 정도로 에어컨을 틀어놓고 있으니, 꼭 외투를 가지고 타시는 것이 좋습니다.
2. 귀국 전 준비
NUS가 파견학교로 확정된 후부터 NUS로부터 다양한 메일이 도착할 것입니다. 이 때 여러 비용을 지급하고 영수증을 뽑아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갔는데, 싱가포르 가서 하더라도 Registration할 때 국제신용카드와 여권만 있으면 NUS에서 알아서 잘 도와주긴 하지만 시간이 조금 더 걸립니다. 거의 모든 생필품은 Clemeti Mall 등에서 구입 가능하지만, 무선공유기, 멀티탭, 긴 LAN선등은 챙겨 가시는 게 편합니다. 그리고 기숙사의 침대에는 매트리스만 덩그러니 있으니, 간단한 이부자리를 챙겨가시거나, 가는 즉시 구입하시면 됩니다.
또, 저는 가기 전에 ‘교환 학생 가서 이것만은 꼭 얻고 돌아와야겠다’ 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적어보았었습니다. 가서 이 리스트를 염두 하면서 체험하고, 또 돌아오기 전 어떤 것을 이루었는지 써보고 비교해보면 좀 더 유익한 교환 학생 생활을 할 수 있을 겁니다.
3. 도착 후 적응
싱가포르 Changi Airport에 도착하시면, Taxi Buddy를 신청하셨다면 그 Buddy들이 나와서 챙겨줄 것이지만, 저는 기간을 놓쳐 신청하지 못한 관계로 그냥 Airport에서 택시를 타고 바로 왔습니다. (참고로, 싱가포르 택시 기사들은 내비게이션도 안 가지고 다니고, 자기가 모르는 길이면 승차거부를 하거나 대충 추측해서 아무데나 내려주기도 합니다. NUS 자체에 가려고 하면, Clementi Road에 있는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Hospital 쪽이라고 한 후에, 원하는 데를 찾을 때까지 돌아다녀달라고 부탁해도 되고, U-town에 가려고 하면 Clementi Road와 Dover Road의 교차점에서 내려달라고 하면 Khaya 기숙사 뒤의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줄 것입니다.)
가서 바로 Registration을 하고, 2-3일안에 학생비자를 받으라고 일괄적으로 부릅니다. 이 때 필요한 서류 등을 챙겨서 가시면 빠른 시간 안에 비자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 꼭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사진이 필요하니 1년 안에 찍은 증명사진을 챙겨가시면 편하지만, 그 앞에서 $7정도 내면 즉석으로 (그렇지만 못 생겨 보이게) 찍어주니 챙겨가시지 않아도 큰 상관은 없습니다.
그리고 며칠 안에 교환학생 Orientation이 있고, 그 때 시간표 짜는 법을 알려주니 꼭 참가하세요. 이 때 배정된 시간표가 나오긴 하지만 정정기간 때 원하는 과목 써서 내면 거의 다 들을 수 있습니다. 휴대폰은 유심칩를 끼울 수 있는 기종이라면 편의점에서 $23짜리 Prepaid 유심칩을 사서 끼면 됩니다. 한 1주일 정도 기숙사 내 편의점에서 직접 끼워주고 방법도 알려주니 걱정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Singtel을 썼었는데, 일주일 $1에 10MB을 주는 프로그램, $7에 1GB를 주는 프로그램 등이 있지만, 학교와 기숙사에서는 NUS 와이파이와 무선공유기를 이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냥 Prepaid 되어 있는 요금만 써도 한달 정도는 무난히 쓸 수 있었습니다.
또한, KCIG라는 한국문화에 관심이 있는 싱가포르 학생들의 동호회가 주최하는 모임을 하는데, 여기서 또 버디를 붙여주곤 합니다. 저는 행정상 오류인지 버디의 연락이 없어서 친해지지 못했지만, 친해진다면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싱가포르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4. 수업
저는 Legal Environment Of Business, Leadership and Ethics, Product and Brand Management, Organizational Effectiveness를 들었습니다.
싱가포르의 수업은 3시간정도로 진행되며, 강의형(Lecture)과 토론형(Tutorial)수업으로 한 과목이 분리되어 있기도 합니다. Legal Environment Of Business 와 Leadership and Ethics는 분리되어 있었고, Product and Brand Management 와 Organizational Effectiveness는 Lecture만 3시간하지만 수업 중간중간에 토론이 섞여 있는 수업방식이었습니다.
- Legal Environment Of Business는 싱가포르의 기업 관련 법에 대해 배우는 과목입니다. 법에 대해 생소하더라도 몇 가지 개념만 익히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팀 프로젝트가 한번 있지만 어렵지 않고, 기말에 오픈북 시험을 보았습니다. 대형강의라 출석을 부르진 않지만, 한번 수업을 빠지면 수업내용을 따라가기 어려운 수업이었습니다. Tutorial을 위해서 매주 5문제 정도의 케이스 문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 Leadership and Ethics는 이 시대 리더십에 관련된 이론과, 리더에 대한 탐구를 하는 과목입니다. 리더 한 명의 자서전과 관련된 자료들을 읽고 이를 리더십 이론에 맞춰 어떤 리더인지에 대해 분석하는 리포트 작성을 팀 프로젝트로 했었고, 중간고사를 에세이형식으로 봤었습니다.
- Product and Brand Management 수업은 제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만큼 또 재미있게 들은 수업이었습니다. 일본인 교수님께서 가르치시는 수업인데, 원리원칙을 중요시하시는 분이라, 출석이 굉장히 중요했고 수업시간에 랩탑, 핸드폰 등 전자기기사용은 금지되었습니다. Brand를 형성하는 이론들에 대해 배우고 이를 적용하는 다른 명사들의 강의를 들은 후, 한 가지 산업분야에 대해 어떤 제품을 론칭하는 것을 팀 프로젝트로 했었습니다. 저희 팀은 아시아의 새로운 팝스타를 기획했고, 실제 인물크기의 입간판을 제작하고, 앨범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 과제 또한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브랜드 관련 분석을 하는 것이었고, 기말고사 한번 객관식으로 보았습니다.
- Organizational Effectiveness는 조직구조를 거시적으로 배우는 과목입니다. 어떠한 조직구조들이 있고 어떤 상황, 어떤 산업에서 무슨 조직구조가 적합한지 등에 대해 케이스를 통해 배웁니다. 나아가 사회에 있어서의 조직문제 등에 대해서도 배웠습니다. 케이스를 두 번 정도 풀고, 토론을 하는 것이 조별과제였었고, 중간고사를 객관식으로 한번 봤었습니다.
5. 생활
싱가포르의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상당히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고, 원체로 친절한 편이라 생활하기가 편했습니다. NUS 학생들은 학업에 대한 열망이 강하지만, 역시 유머감각이 있어서 팀 프로젝트를 할 때 어려움 없이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또, 그냥 과제만 끝내는 것이 아니라 밥도 먹고 여러 이야기도 하고 서로를 알아가면서 편한 분위기를 가진 후 과제를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경영대 내 학교식당 같은 ‘캔틴’, 경영대 4,5층의 유리관 내 팀플장소 ‘Fish tank’, 경영대에서 조금 빠져 나와서 있는 학교식당 ‘Deck’등에서 팀플을 자주 했었습니다.
NUS 내에는 여러 가지 운동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저는 수영을 자주 하러 갔었고, 농구코트도 있어서 농구도 했었습니다. 또, 학교 모든 곳이 걷기가 좋게 되어 있어서 아침 저녁 때마다 조깅을 하곤 했었습니다.
간단한 과일이나 고기를 사기 위해선 Clementi의 Fair Price에 갔었고, 영화를 볼 땐 HabourFront의 종합 멀티플렉스인 Vivo City에 갔었습니다. Chinatown이 맛있는 꿔바로우와 시원한 맥주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먹기 좋았고, Marinabay Sands의 마칸수트라 호커센터에선 아름다운 야경을 보며 음식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Orchard에는 다양한 브랜드가 있는 백화점들이 줄을 지어 있어서 재미있었고, Botanic Garden에 식물도 보고 운동도 할 겸 가기도 했고, Sentosa 섬은 30분도 안 걸리는, 주중에도 힐링 하러 갈 수 있는 해변이라 자주 놀러 갔었습니다. 싱가포르는 작지만 굉장히 계획적인 도시이니만큼, 대중교통과 도보 이용만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모든 도보가 정비되어 있고, 교통질서를 엄격히 지키며, 치안이 굉장히 잘 되어 있으니 많은 곳을 둘러보다 오시면 즐거운 생활이 되실 거라고 확신합니다
6. 여행
저는 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하지 않아서 많이 다니지는 않았지만, 싱가포르 주변에는 여러 동남아 국가가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저렴한 가격으로 많이 보시다 오실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와 쿠알라룸프, 태국의 방콕과 푸켓, 그리고 필리핀의 세부를 다녀왔습니다. Tigerairways, Airaisa, Cebu Pacific 등을 이용하시면 좋은 가격에 다녀오실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굉장한 나라입니다. 똑똑하고 친절한 사람들도 많고, 아름다운 자연경관, 밤이면 불야성을 이루는 금융권의 야경,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의 자태 등은 말할 것도 없고, 따듯한 기후와 깨끗한 도시, 깔끔한 교통시스템, 다양한 미술 프로젝트, 박물관, 그리고 문화들까지, 볼거리와 생각할 거리가 많아 본인이 얻고자 한다면 상당히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곳입니다. 그저 휴양하는 것이 아닌,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자신을 좀 더 풍요롭게 하고 싶으시다면 싱가포르를 택하시는 데 후회가 없으실 겁니다. 싱가포르에서의 생활은 저에게 큰 의미가 되었고, 일생 동안 오래도록 기억할 것입니다.
※ 사진은 첨부파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