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2011년 1학기 교환학생 체험수기 경영학과 2009학번 최다연
스페인 ESADE (Escuela Superior de Administración y Dirección de Empresas)
학교 소개
ESADE는 크게 법학과와 경영학과로 나뉩니다. 본 캠퍼스는 바르셀로나 도시 내의 Pedralbes지역에 위치하지만 고려대학교 경영대학과 협정을 맺은 학부 캠퍼스는 바르셀로나의 위성도시인, 기차로 25분쯤 걸리는 Sant Cugat de Valles라는 곳에 위치합니다. 각종 사무실과 강의실, 도서관 등 기숙사를 제외한 모든 시설이 한 건물에 모여 있어 느끼기에는 규모가 상당히 작습니다만 교수님들이 대부분 두 캠퍼스 사이를 오가며 강의를 하셔서 교수진 규모가 작지는 않습니다. 공식적인 수학 기간은 5년이며 4학년 때 전공 분야를 선택해 5학년이 되면 마케팅, 회계, 재무 등 자신이 선택한 분야의 심화 과목을 듣습니다. 5년 중 한 학기의 교환학생과 한 학기의 인턴십이 졸업 요건에 포함됩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ESADE는 현지인들에게는 굉장히 비싼 사립학교로 들어가기도 어렵고 졸업은 더 어려운 학교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학비가 비싼 만큼 유복한 가정의 자제들이 많이 다닙니다.
수강신청
수강신청 역시 한국만큼 치열하지 않으며 원하는 과목은 다 들을 수 있어 보입니다. 정규학생들과 교환학생들에게 보여지는 과목들이 다른데요, 교환학생만 들을 수 있는 과목과 정규학생과 같이 듣는 과목이 혼재하며 전 과목을 영어로만 듣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학점 단위는 ECTS로 한 과목이 차지하는 학점이 2~5ECTS까지 다양합니다. 본격적으로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2주간 진행되는 0학점 짜리 스페인어 코스를 들을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됩니다.
사교 활동
ESADE에도 고려대학교의 KUBA와 같은, 본교 학생이 교환학생의 학교 생활을 도와주는 CIEE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두 명의 본교 학생과 세 명의 교환학생이 ‘buddy family’를 이루게 되는데요, 주위 학생들을 보니 그다지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감사하게도 같이 묶인 교환학생들은 버디들과의 교류에 별 관심이 없었고 버디들은 굉장히 친절한 학생들이었습니다. 첫 날 공항에 도착했을 때 차로 데리러 와서 기숙사에 내려 주고 돌아가고 며칠 후 스페인 전체의 기념일이 되자 자신의 가족과 함께 광장에 퍼레이드를 보러 가자고 초대해 주는 등 처음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바르셀로나의 생활에 대해서도 아무 것도 모르던 때 정말 많은 도움이 되어 주었습니다. 이전 학기에 2학기 짜리 프로그램으로 연세대학교에서 파견된 언니의 버디도 제가 언니와 같은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도시 관광도 시켜 주고 친구들과의 피크닉에도 데려가 주었습니다.
교환학생 커뮤니티 안에서는 초기에 크게 미국과 캐나다/중국, 대만, 싱가폴 등 아시아/유럽을 포함한 기타 지역으로 학생들이 나뉘어 분위기도 그리 좋지 않고 어딘지 어색했습니다만, 점점 같이 수업도 듣고 친구의 친구로 알게 되고 같이 놀러도 다니면서 서로 경계를 풀기 시작하고부터는 끈끈한 사이들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교환학생으로 파견되기 전부터 스페인어를 배워 왔기 때문에 현지인과의 교류를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로 삼았고 더 용이하기도 했습니다.
바르셀로나 소개
바르셀로나는 Cataluña 주의 수도입니다. 이 주는 스페인 본토와는 다른 언어와 역사, 문화를 가지고 있고 오랜 시간 독립을 갈망해 온 지역이며 이 곳 사람들은 자신들을 스페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스페인의 전반적인 특징으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의견을 표출하거나 질문을 할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스페인 정부에 대한 반감 때문에 곳곳에서 독립을 원하는 문구나 깃발을 발견할 수 있으며 FC Barcelona의 ‘More than just a club’이라는 모토는 독재정권 아래에서 억압받던 Cataluña의 구심점의 역할을 했던 그들의 역사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지금도 수많은 Cataluña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팀입니다. 때문에 바르셀로나는 투우와 정열의 플라멩코, 시에스타 등의 전형적인 스페인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지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신 도시 곳곳에서 까사 밀라, 구엘 공원, 성 가족 성당 등 가우디를 비롯한 모더니즘 건축가들의 환상적인 작품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편 오랜 시간 한 국가로 묶여 있었던 만큼 공통점 또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음식을 먹고 느긋하며 가족적이고 놀기 좋아하는 모습이 그것입니다. 전국 어느 도시를 가든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친절해 길을 물으면 귀찮은 기색 없이 적극적으로 대답해 줍니다. 그리고 Cataluña는 세계에 알려진 스페인어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만 대부분의 안내문이나 표지판 등은 영어와 국가 공용어인 스페인어가 병기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스페인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합니다.
바르셀로나에는 세계적인 관광 도시인 만큼 각종 관광지에 셀 수도 없는 수법으로 무장한 소매치기들이 도사리고 있지만 정신만 잘 차리고 조심한다면 당할 일은 없습니다. 몇 가지만 예를 들자면 경찰로 위장해 여권을 요구하는 수법, 몰래 오물을 묻힌 후 떼어주는 척 하는 동안 공범이 털어가는 수법, 아주 싼 값에 꽃을 판다며 접근해 동전을 찾는 것을 도와주겠다며 지갑을 낚아채는 수법 등이 있습니다. 이런 어이없는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으려면 눈에 띄지 않게 현지인처럼 하고 다니면 되지만 동양인의 특성상 이 방법은 힘들기에 후줄근한 차림으로 가방을 항상 잠근 후 몸에 꼭 붙이고 다니면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명품 가방은 부유한 관광객의 느낌을 강하게 주므로 피하시는 쪽을 추천합니다.
위에 잠시 언급했듯 스페인 사람들은 노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클럽에서는 파티가 일주일 내내 열리고 프로모션 행사 등을 잘 이용하면 일주일 내내 무료로 입장해서 신나게 놀 수 있습니다. 집이 걸어서 30분 이내로 걸리는 가까운 거리라면 새벽에 혼자 걸어서 귀가해도 아무 문제 없을 만큼 소매치기를 제외하면 바르셀로나의 치안은 훌륭합니다.
교통
바르셀로나 내에서의 주요 대중 교통 수단은 전철, 버스 그리고 트램입니다. 이 세 개 사이에는 환승이 가능하며 zone 몇 개를 지나느냐에 따라 요금과 환승 가능한 시간이 달라집니다. 일반 버스가 끊긴 12시 이후에도 nitbus라는 야간 버스가 운행되며 요금은 같습니다. 학교가 있는 Sant Cugat del Valles까지는 기차를 타고 가는데 요금은 동일합니다. 학교는 역에서 내려 걸어서 15분쯤 거리에 있습니다. 하지만 도시 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이동 방법은 역시 도보입니다.
거주
교환학생의 거주 형태는 크게 기숙사와 공동 아파트로 나뉩니다. 고려대학교처럼 기숙사 방을 얻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지 않은데요, 워낙 식사를 제외한 월세가 최소 800유로 정도로 비싸고 Sant Cugat에는 할 일이 많이 없어 다른 학생들과 어울리기 힘들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도착하자마자 첫 한 달은 기숙사에서 지내고 그 다음 달부터는 바르셀로나의 아파트에서 살았습니다. 조건에 관계 없이 모든 기숙사 방은 개인 사용이며 취사 시설과 간단한 취사 기구, 전자레인지, 냉장고 등이 갖춰져 있습니다. 두 번째 옵션인 공동 아파트는 그에 비하면 반값 내외로 대폭 저렴해지지만 서울에서의 거주비용을 고려하면 그리 싼 편은 아닙니다. 저는 전기세와 수도세를 포함해 350유로에 개인 화장실이 딸린 방을 계약했는데요, 3주간 인터넷으로 찾고 메일 보내고 찾아 다닌 결과였습니다. 교환학생들끼리 아파트 한 채를 빌려서 1/n을 한다든지 조건이 좀 덜 좋은 곳을 고른다든지 하면 300유로에서부터 나중에 마음은 급한데 귀찮으면 450유로까지도 든다고 합니다.
이 밖에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dychoi524@korea.ac.kr 로 연락 주시면 자세히 안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