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1. 학교 University of San Diego
University of San Diego는 소규모의 사립학교입니다. San Diego에는 이름이 비슷한 학교들이 많아서 주변에 있는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UCSD)나 San Diego State University (SDSU)와 자주 혼동된다고 합니다. 큰 학교를 선호하는 학생도 있겠지만 제가 그곳에서 사귄 친구들은 모두 학생수가 적은 것을 USD의 장점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가족 같은 분위기의 학교이고 강의실이 수용할 수 있는 인원도 최대 40명이라 교수님과 학생 간의 소통도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이 학생들의 이름을 모두 기억하고 이름을 호명하여 발표를 시키는 등,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USD의 또 다른 장점은 캠퍼스가 정말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캠퍼스가 하나의 관광지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예뻐 특히 여학생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합니다.
2. 수업
저는 5과목 (15학점)을 수강하였습니다.
- Organizational Behavior
전공필수인 과목을 하나는 들어야 할 것 같아서 선택한 과목입니다. 여자 교수님이 가르치시고 시험은 총 3번을 보았고 Video Project가 하나 있었습니다. 수업의 경우, 교수님의 강의도 이루어지지만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리더십에 대한 수업을 할 때에는 둘씩 짝을 지어 밖에 나가 한 사람은 눈을 가리고 다른 사람은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을 이끌어 교수님이 지시하는 대로 행동하도록 하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시험은 모두 객관식 문제인데 수업에서 하는 활동이나 비디오 내용의 세부적인 부분까지도 시험 범위에 포함이 되었습니다. Video Project는 팀원들과 함께 international business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사소통 상의 문제점과 관련된 주제로 비디오를 찍는 것이었습니다.
- Intro to PR
이 과목은 과목명 그대로 PR에 대한 수업입니다. 남자 교수님이 가르치시는데 USD의 마케팅 교수님 중에서는 학생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분인 것 같습니다. 시험 5번과 개인 발표, 그리고 팀 발표가 요구됩니다. 시험을 5번으로 나누어 보기 때문에 범위에 대한 큰 부담은 없고 개인 발표는 약 8분 정도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PR 관련 사건에 대한 내용으로 이루어집니다. 외부에서 PR업계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여러 번 초청하셔서 그분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 Social Psychology
심리학을 이중전공하고 있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남자 교수님이 가르치시고 시험 4번으로 성적이 결정되었습니다. 수업은 교수님의 강의 위주로 진행되고 사회심리학에 있어서 중요한 실험에 대한 비디오도 몇 번 보여주셨습니다.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학문이라 그런지 다른 과목에 비해 이 수업에서 배운 내용은 더 기억에 남습니다. 팀플이나 다른 요구사항이 없어서 수월하게 학점을 받을 수 있는 과목이었습니다.
- International Relations
전공과목이 아니었음에도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였고, 또 그만큼 많은 것을 얻은 수업이었습니다. 정치, 특히나 국제관계에 대해서는 무지했던 제게는 모든 개념이 생소하였지만,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험 2번과 발표 1번이 이루어졌고 event paper 2개와term paper를 마지막으로 제출했습니다. 다른 과목의 시험들은 대부분 객관식이나 단답형으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이 수업의 경우, essay를 작성해야 했기 때문에 시험에 대한 부담이 컸습니다. Event paper는 국제관계와 관련된 강연이나 컨퍼런스 등의 활동에 참여한 뒤 쓰는 소감문입니다. 저의 경우, 학교에서 북한에 대한 비디오를 상영한 적이 있어서 그것에 대해 썼습니다. 이 수업을 통해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미국의 입장에서 국제관계를 조명해볼 수 있었습니다.
- Spanish Second Semester
USD의 외국어 교양 수업은 3단계로 나누어져 있고 간단한 온라인 시험을 통해 배정받게 됩니다. 이 수업은 두번째 단계로 모든 수업이 스페인어로 진행되었습니다(공지사항이나 시험과 관련된 내용은 영어로도 설명해주셨습니다^^). 시험 4번, 발표 2번, 퀴즈 3번, 글쓰기 2번이 이루어졌습니다. 외국어수업인 만큼 따로 준비하는 발표 외에도 발표를 많이 할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매 수업마다 다른 학생들과 대화를 하는 활동을 하였고 스페인어 영상과 음악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발표 중 한 번은 개인발표이고 다른 한 번은 팀별 발표입니다. 이 수업 덕분에 스페인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자연스럽게 실력을 조금씩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3. 기타활동
- ISO/Buddy
USD에는 International Student Organization (ISO)이라고 불리는 동아리가 있습니다. 교환학생을 포함하여 학교의 international student들이 모여서 여러가지 활동에 참여하고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단체입니다. 가을학기에 파견될 경우, 처음 몇 주간은 ISO와 함께 해변에도 가고 쇼핑도 가며 San Diego 투어도 이루어질 뿐 아니라 ferry를 타고 바다에도 갈 수 있는 다양한 event가 많습니다. 그 이후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coffee hour가 있어서 다른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집니다.
- Tijuana Trip
여러가지 활동을 하였지만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Tijuana Community Service Trip이었습니다. ISO에서 추진하는 trip도 있지만 저의 경우 스페인어 수업의 친구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Tijuana는 멕시코에 있는데 San Diego에서 그곳까지는 차로 20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멕시코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설렘도 컸고 스페인어를 연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기대도 컸습니다. 그러나 막상 도착해서 봉사활동을 하다보니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정이 없거나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사람들을 수용하는 곳도 방문하고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를 꾸미기도 하였습니다. 비록 언어가 서로 다르지만 서툰 스페인어와 몸짓을 동원하여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보람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와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곳의 아이들은 우리와는 차원이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항상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는 정말 행운아들인 것 같아요.” 미국으로 돌아오던 길에 한 학생이 한 말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4. 기숙사
저는 교환학생 지원할 때, 처음부터 고민하지 않고 기숙사에서 생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USD의 경우, 기숙사비가 한 학기에 $5,000 정도 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기숙사 생활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저로서는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여러 학생들과 같이 방을 사용하는 곳으로 선택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선택이 가장 현명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Alcala Vista Apartments 라는 곳에 배정받았는데 2학년만 사용할 수 있는 곳으로 방 2개, 화장실 2개, 부엌 하나, 거실 하나를 4명이 함께 쓰는 아파트식 구조입니다. 저와 방을 같이 쓴 학생은 미국인이었고 집을 같이 사용한 나머지 두 친구는 인도 출신의 미국인이었습니다. 미국에 가기 전에 룸메이트를 잘못 만나면 한 학기 내내 고생한다는 말도 들었고 누군가와 같이 생활하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제 룸메이트들과 저는 상상 이상으로 친해졌습니다. 함께 저녁도 만들어서 먹고 영화도 같이 보고 자기 전에 몇 십분씩 수다도 떨면서 정이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또, 제 기숙사가 모두 2학년 학생들을 위한 곳이다 보니 다른 방 친구들과도 서로 다 아는 사이여서 더 쉽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차가 없거나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면 기숙사에서 지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4. 그 외 전반적인 생활
- 음식
저는 요리도 잘 못하고 여러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기숙사에 있었기 때문에 기숙사에서 한국음식을 해먹지는 않았습니다. USD 학생 중 한국인 친구들을 사귀어 그 친구들 덕분에 한국 음식점에는 여러 번 가보았습니다. 저는 주로 La Paloma라는 곳의 샌드위치를 먹거나 Student Life Pavilion (SLP)의 메인 식당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가끔은 룸메이트와 함께 미국식으로 요리해먹기도 하고 인도인 친구들이 인도음식을 해주기도 하였습니다.
- 교통/통신
San Diego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지 않은 것입니다. 버스와 Trolley가 있기는 하지만 배차간격도 크고 가지 않는 곳도 많아서 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운전을 하실 수 있다면 차를 빌리시는 것을 적극 추천해드립니다. 저의 경우에는 면허가 없었지만 룸메이트 3명은 물론 다른 방 친구들도 대부분 차가 있어서 이동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만약 저와 같이 운전을 하실 수 없는 상황이라면 차가 있는 친구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기숙사의 경우, 무선인터넷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저는 LG 인터넷전화를 가져갔는데 개인 공유기 사용도 금지되어 있고 기숙사 내 인터넷이 그 전화를 허용하지 않아서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주로 핸드폰을 통해서 전화를 하였고 다 아시다시피 Skype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핸드폰은 San Diego에 도착한 다음날 ISO와 함께 쇼핑을 가는데 그 때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5. 마지막으로…
다른 동기들에 비해 일찍 교환학생으로 파견되어 아쉬움도 있었고 외국에서의 대학생활도 처음이었기 때문에 걱정도 되었습니다. 그러나 잊지 못할 추억도 많이 만들었고 진정한 ‘영어강의’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말 소중한 친구들을 만났고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 저는 한 학기가 순식간에 지나가버려서 가능하다면 지금이라도 한 번 더 가고 싶을 정도로 즐거운 생활을 보냈습니다. 단순히 ‘영어’를 위해서 미국으로의 파견을 결정하기보다 미국의 문화(멕시코까지!)를 몸소 배우고 새로운 인연과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뜻깊은 기회라고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제게 이러한 기회를 제공해준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