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프랑스 ESSEC
08학번 박신영
park.sinyeong@gmail.com
1. 출국 전 준비 & 보험
고대 경영대 내에서 합격하고 나면 ESSEC에서 오는 서류가 있습니다. Application, 수강신청, 기숙사 신청 등의 서류인데 작성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수강신청은 나중에 drop만 할 수 있고 다른 과목을 추가하는 건 안되니 신중하게 하세요. 기숙사는 제가 있었을 때 한 달에 595유로였습니다. (일단은 다 지불하고 나서 나중에 Allocation이라고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긴 합니다.) 저는 따로 살 곳을 알아보기가 귀찮아서 기숙사를 신청했지만 나중엔 학교 근처 스튜디오 등을 알아보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학교 행정문제는 그렇다 치고 프랑스 학생비자 받는 과정이 꽤 귀찮습니다. Campus France라는 프랑스 교육진흥원 사이트에서 비자신청에 필요한 몇 가지 사항들을 입력하고 심사 날짜를 잡습니다. 학생비자 신청이 많이 몰리는 기간엔 가까운 날짜를 잡기가 힘들기에 부지런히 하시길 권해드립니다.
프랑스 학생 비자가 조금 까다로운 이유는, 한국에서 준비하는 게 끝이 아니라 프랑스에서 해야 할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몇몇 서류를 OFII라는 곳에 보내야 하고 지정된 장소로 가서 신체검사도 해야지만 한국에서 받아간 비자가 합법적인 효력을 가집니다. 다행히 학교에서 paper work를 도와주니 조금은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최소 몇 달 이상 프랑스에서 머무르는 학생은 의무적으로 국가 보험(sécurité sociale)에 들어야 합니다 (전 봄학기였는데 가을학기는 해당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198유로로 기억합니다. 이후 혹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면 최대 70%까지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굳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한국에서 보험을 들고 오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2. 프랑스, ESSEC을 왜 선택했는가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프랑스어를 배우고 프랑스 영화, 음악 등을 접하면서 조금씩 프랑스 문화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지원할 학교를 고를 때에도 망설임 없이 프랑스에 있는 학교들을 먼저 찾아봤고요. 그 중에서도 ESSEC은 프랑스 내 랭킹 1,2위, 유럽 내에서도 상위권 안에 드는 MBA 과정으로 유명한 명문 학교 입니다. 게다가 파리 근교(지하철로 약 40분 거리)라는 점도 마음에 들어서 ESSEC을 1순위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3. ESSEC 생활 적응하기
앞서 말했듯이 프랑스에 가서 해야 할 비자 절차가 남아있는데 이와 관련해 학교 오리엔테이션에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이 외에도 학교가 있는 Cergy 소개, Paris관광 팁, 늦은 시간 교통편 등에 대해 간략히 알려줍니다.
ESSEC에는 고대의 KUBA처럼 교환학생을 위한 WWW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학기 초에 여기서 주선하는 피자파티 등에 참석해서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사귀세요. French buddy도 개인별로 지정해주긴 합니다만 대체적으로 프랑스 학생들과 가까워지기가 힘들다는 교환학생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ESSEC은 프랑스 내에서도 파티로 유명한 학교 입니다. 정말 자주 학교 내, 혹은 파리 시내의 클럽에서 파티를 개최하는데 이것 역시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이므로 안 가기보다는 적당히 참석하는 게 좋습니다.
ESSEC은 경영전문학교라 고려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규모가 작습니다. 학교 안의 cafeteria에서 커피와 음료, 빵 종류를 살 수 있고요, 점심시간에는 바게트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살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싼 가격으로 따뜻한 음식이 먹고 싶을 땐 학교에서 조금 걸어가면 있는 CROUS라는 학생 식당으로 가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음식이 기름지다고 느껴서 자주 애용은 안 했습니다만 샐러드와 메인요리, 후식, 치즈를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학교 바로 옆에는 풀밭이 있고 학교에서 약 15분 정도 걸어가면 Port Cergy라는 매우 큰 공원이 있는데 날씨 좋을 때 피크닉 하기에 좋습니다.
4. 수강 과목 평가
Civilisation Française (Prof. Pascale GUILLIER)
함께 프랑스 치즈도 맛보고, 프랑스의 다양한 지역, 역사, 인상파 화가, 파리의 관광 명소 등을 배웁니다. 학기 중 두 세 번 정도 퀴즈가 있었고 발표 한 번, 기말고사 한번이 있었습니다. 부담 없이 프랑스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고 교수님이 영어를 잘 하시고 친절합니다.
European Economics (Prof. Sébastien LEMEUNIER)
과목명에 ‘European’이 들어가 있어서 유럽 경제에 대한 현황을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신청했지만 고대에서 들었던 경제원론1,2의 내용을 많이 다뤘습니다. 배웠던 내용을 또 들을 때에는 많이 지루했고 교수님이 영어에 많이 능숙하지 않아 많이 답답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질문하면 친절하게 답해주시지만, 강의 전달 능력은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Français intermediare (Prof. Christophe DAOUDAL)
프랑스에서 머무는 이상 프랑스어는 조금이라도 배워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레벨에 따라 다양한 선생님이 계시는데 제가 배운 선생님은 수업시간에서의 참여를 정말 중요시 여겼습니다. 아마 다른 프랑스어 수업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합니다.
Intercultural marketing (Prof. Cédomir NESTOROVIC)
원시교, 카톨릭, 기독교, 힌두교 등 다양한 종교 문화와 기업의 마케팅이 어떻게 접목되는지를 배웁니다. 고려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주제라 흥미롭게 들었고 교수님도 매우 친절 하십니다. 발표, 보고서, 기말고사가 있는데, 부담 없이 들었던 수업과 달리 시험 문제는 조금 까다로웠습니다.
Seminare de negociation (Prof. Julien OHANA)
학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3일 intensive 과정으로 들은 수업입니다. 협상이 필요한 여러 상황과 역할이 주어지고 이를 개인별로, 혹은 팀별로 모의 협상을 하게 됩니다. 다루었던 case들은 매우 흥미로웠고 비즈니스에서 협상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Management startégique (Prof. Charles DANIELS)
경영전략과 관련된 여러 이론을 배우고 case study를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론은 고려대에서 배워갔던 내용과 많이 겹쳐서 조금 지루했고 다양한 case study는 유익했습니다.
Jeu de simulation global view (Prof. Charles DANIELS)
교수님과 함께 하는 수업은 학기 초에 두 번 정도 밖에 없고, 팀원들과 함께 매주 decision making을 하며 기업 운영 시뮬레이션을 합니다. 마케팅, 생산, 광고, 파이낸스 등 기업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서 decision making을 하고, 나중에는 회사 홈페이지를 만들고 레포트를 제출해야 합니다.
5. 기숙사
제가 신청할 땐 Linandes와 Cergy le haut 둘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둘 다 학교 바로 옆은 아니고 Linandes는 도보로 약 15분 정도, Cergy le haut는 버스로 15분 정도 걸립니다. 아침과 오후에 셔틀버스가 있고, Cergy le haut에서는 버스를 놓치면 열차를 타면 되므로 이동은 걱정 안 해도 됩니다. Cergy le haut가 규모가 훨씬 크고 기숙사내의 교환학생 모임도 많으니까 친구들을 더 빨리 사귀고 싶다면 Cergy le haut를 추천합니다.
2010년 가을학기부터는 학교에서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거리에 새로운 기숙사가 하나 더 생깁니다. 시설도 좋고 접근성도 좋지만 방세가 비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6. 언어, 물가 등 생활 기본 정보
프랑스인들은 영어를 많이 안 하고 혹은 못 한다고 알려져 있죠. 심지어 학교 내에서 교환학생의 성적과 수업 자료를 관리하는 담당자도 영어를 못합니다. 이 경우 친구들과 함께 사무를 보면 큰 어려움은 없지만, 그만큼 영어권 국가가 아닌 이상 기본적으로 프랑스어 몇 마디 할 줄 알면 생활이 조금 더 편합니다.
밖에서 사먹는 경우는 한국과 비교해서 많이 비쌉니다. 그러므로 학교 근처의 대형마트 Auchan이나 기숙사 근처의 Franprix, Carrefour 등에서 장을 봐서 직접 해먹는 경우가 보통이고, 한국보다 고기가 싸고 다양한 과일을 괜찮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포도주나 치즈를 좋아한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이외에도 파리 시내 오페라 근처에 한인마트가 있으므로 한국 음식도 종종 해먹을 수 있습니다. 저는 아시아 음식이 그리울 땐 다양한 베트남, 타이, 중국 음식점이 있는 차이나타운에 갔습니다.
파리는 매일 다양한 이벤트, 행사가 열리는 도시입니다. 저는 sortiraparis.com라는 사이트와 구글링을 통해서 영화, 행사, 재즈바 등에 대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부지런히 찾으면 의류 할인 행사, 공짜 티켓 등도 구할 수 있습니다.
7. 전반적인 소요 비용
여행여부에 따라 전반적인 비용이 많이 차이가 납니다. 그 외 음식비는 직접 해먹으면 많이 아낄 수 있고 교통비는 한국과 비교해 정말 많이 비쌉니다. 일례로 제가 있던 Cergy에서 Paris로 왕복이 10유로가 넘었습니다. 이번 여름에 또다시 교통비가 인상된다고 들은 것 같은데 확실치는 않고요. 그래도 주말엔 Ticket Jeune라는 학생 할인티켓을 살 수 있고 종종 대담하게 무임승차를 해서 걸리지만 않으면 교통비를 아낄 수 있습니다.
8. 장점 및 단점
평소에는 시간과 돈 때문에 가기 힘든 유럽의 많은 나라들을 여행할 수 있습니다. 봄방학, 공휴일, 수업이 없는 때를 잘 계산하여 미리 알아보면 싼 항공권과 열차 티켓을 구할 수 있으므로 여행에 관심 있는 분들은 부지런히 움직이세요. ESSEC 교환학생으로도 유럽 거주 학생임을 인정 받을 수 있기에 루브르, 오르세 등의 국립 미술관과 베르사유 궁전, 개선문 등 많은 관광 사이트를 무료로 이용하거나 대폭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점이라 하면 한국에 비해 높은 외식물가와 교통비를 들 수 있겠지요. 한국에 비해 느리고 복잡한 행정절차도 꽤 신경이 쓰입니다. 은행계좌 개설, 비자를 위한 신체검사, 주택보조금 신청 등 프랑스에서 여러 행정 일을 처리하면서 인내심이 많이 늘었습니다. 영어가 많이 통하지 않는 다는 점도 기억하세요. 마트에서 음식 사는 거야 프랑스어가 많이 필요하지 않지만, 학생 보험, 기숙사 보험, 은행에서 주는 자료 등이 모두 프랑스어로 되어있고 웬만한 행정 처리에서는 영어가 통하지 않습니다.
9. Overall Comments
가족과 떨어져 기숙사와 자취 생활을 한지는 몇 년이 됐지만 외국에 나와 산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수업이야 혼자서 공부하면 되는 부분이지만 새로운 친구들을 잘 사귈 수 있을 지, 그나마 배워간 프랑스어가 얼마나 통할 지 등 크고 작은 고민을 많이 안고 있었지만, 직접 부딪히며 시행착오를 겪어보니 하나씩 해결은 되더군요. 부족한 글 솜씨 때문에 어떻게 잘 설명은 못하겠지만, 정말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에 있을 때에 비해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제 자신과 주변을 생각할 시간이 많았고, 다른 문화 속에서 다른 사고방식을 갖고 살아가는 프랑스 사람들을 보면서 배울 점은 배워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프랑스라는 나라와 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매 순간이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가족과 친구들, 음식이 그리워서 한국 생각도 많이 했지만 이는 교환학생 가신 분이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겁니다. 어딜 가더라도 적극적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면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평소 프랑스에 관심이 있었거나 교환학생을 기회로 한 번 살아보고 싶다면 ESSEC에도 꼭 지원하세요.
ESSEC을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 모두 더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메일로 연락주세요. 감사합니다.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