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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Singapore] NUS 유병수 2010-1

2010.10.08 Views 845 경영대학

경험보고서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유병수 (2010년 1학기 파견)

 처음에 파견 가능 학교 리스트를 확인하던 중 의외로 NUS의 MBA세계 순위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학부생이지만 경영학과의 퀄리티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이 MBA의 경우 NUS는 아시아 대학들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세계 30위 안에 드는 우수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싱가폴이라는 나라 자체도 깨끗하고 안전한 나라, 동아시아 경제의 허브 (실제로 많은 다국적 기업의 Asian-pacific 본사가 싱가폴에 있습니다.)라는 이미지가 매력적으로 다가왔기에 최종적으로NUS를 선택했습니다.
 지원 당시 필요 서류는 그렇게 복잡하거나 까다롭지는 않았습니다. 국제실에서 가르쳐 준 대로 NUS의 온라인 사이트에서 지원서를 작성하고 출력한 후 각종 첨부 서류들과 함께 국제실에 제출하면 됩니다. 온라인 지원서 작성 시 기숙사 신청과 수강 희망 과목 신청도 할 수 있습니다. 리스트를 잘 살펴보시고 개인적으로는 최대한 많은 과목을 신청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냐 하면 수강 신청의 경쟁이 치열하여 10과목 이상을 신청해도 잘 해야 5과목 등록됩니다.  

은행잔고증명서나 별도의 보험가입도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의료보험은 싱가폴에 입국한 후 NUS에서 지정해주는 교내 보험을 별도의 보험료를 지급하고 가입하면 되었고 비자 역시 입국 후에 NUS교내에서 직접 신청하면 얼마 후 Student pass가 발급되었습니다. 참고로 이 Student Pass는 의외로 그 효능(?)이 강력합니다. 주변 동남 아시아 국가들을 여행할 때 공항 세관에서 거의 싱가폴 현지인 대우를 받습니다. 그 의미는 출입국에 거의 제재가 없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그쪽 국가들 사이에서는 대한민국의 이미지 또한 굉장히 좋기 때문에 한국 여권에 싱가폴 Student Pass 내밀면 대부분 프리 패스입니다.

정식으로 입학 허가가 나면 NUS로부터 한국의 자택으로 입학허가 서류, 수강신청 결과, registration guidebook등이 도착합니다. 이렇게 되면 국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끝난 것입니다. 혹시 걱정되시는 분은 별도로 유학생 보험을 들어도 좋지는 필수는 아니므로 각자 알아서 하시면 됩니다.
학교에 도착했다면 우선 한 학기 동안 지내게 될 보금자리를 찾아가봐야겠죠? 앞서 말한 대로 사전에 기숙사를 신청 하게 되면 대부분 당첨이 됩니다. 다만 기숙사의 형태는 랜덤입니다. 학교측에 말해서 직접 바꿀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렇지 않고서는 NUS측의 추첨 결과를 그냥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물론 기숙사를 아예 신청하지 않고 각자 숙박을 해결할 수도 있지만 싱가폴은 집값이 아주 비싸기 때문에 그다지 추천해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추첨 결과는 크게 PGP(교내 기숙사)와 Yo:HA@commonwealth(학교에서 15분정도 소요되는 거리의 오스텔) 두가지로 나누어지게 되는데, 둘 다 일장 일단이 있습니다. 저는 Yo:Ha에 살았는데 정말 만족했습니다. PGP는 교내에 있으므로 학교 가기 편하다 것과 기숙사내의 GYM과 같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냉장고 화장실 등은 공동으로 이용하며 방은 1인 1실입니다. 하지만 최악의 단점은 에어컨이 없어 더위를 피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방이 A,B,C형이 있는데 A형에만 에어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A형에 당첨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인데요, 안타깝게도 함께갔던 학생들은 전부 C형에 살았습니다. 천장에 큰 선풍기가 하나 날려있는데 싱가폴의 더위는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Yo:HA@commonwealth는 Commonwealth라는 지역에 있는 일종의 호스텔입니다. Commonwealth MRT(지하철)역 근처에 아파트 단지가 많이 있는데 그 중에 3층짜리 비교적 작은 빌라형 건물 몇 채를 NUS교환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임대해 주는 것입니다. Yo:HA@~라는 명칭의 그와 같은 호스텔이 싱가폴 내에 몇 군데 더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한국 학생은 commonwealth에서 사는 것 같습니다. 집의 형태는 거실에 주방, 욕실에 방 2개가 있는데 4명의 학생이 한 집을 공유합니다. 즉 방 한 개당 2개의 책상과 침대, 옷장이 있습니다. 그렇게 세련되고 멋진 집은 아니지만 방마다 에어컨이 있어 시원하고 사실 있을건 다 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집 근처에 싱가폴에서 가장 싼 슈퍼마켓 체인점인 ‘솅숑’이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것을 사기가 매우 편하다는 것이고 MRT역이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입니다. 학교 밖에 있어 PGP에 비해 학교 가기가 약간 불편하지만 평일 아침과 저녁에 30분 단위로 셔틀버스가 다니므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학교에 가는 것도 한번은 버스를 갈아타야 하지만 대략 30분 이내로 갈 수 있습니다. Commonwealth에 사는 학생들 대부분이 아주 만족해하며 한 학기를 보냈으므로 교내 기숙사가 되지 않았다고 해서 마음 상하실 필요 전혀 없습니다.

오리엔테이션에서 교직원 선생님께서 필요한 사항들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십니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나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버디들이 학생들 가슴팍의 이름표를 살펴보다가 귀신같이 찾아서 다가오므로 그냥 이
름표 잘 보이게 하고 가만히 있으면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한국에 있을 때부터 버디들이 이메일을 보내옵니다. 이메일을 통해 미리 친해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간혹 끝내 버디를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버디가 연락없이 잠수를 타는 경우인데 이럴 때는 아는 친구의 버디에 묻어가는 것 외에는 사실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버디들이 강의실 위치 수업 정보, 학교 시설 이용 방법들은 굉장히 친절하게 가르쳐줍니다. 저 같은 경우 버디였던 여학생이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어도 공부하는 아이였기 때문에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NUS에서는 고려대학교에 비해 훨씬 다양한 종류의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다만 교환학생을 하시 분들이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그곳의 공부량이 일반적인 교환 학생들의 기대치보다 훨씬 많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해외 교환 학생을 나가게 되면 교화학생들끼리 수업을 듣고 평가를 절대평가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NUS는 현지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철저히 상대 평가로 학점을 받게 됩니다. 더구나 싱가폴 학생들은 학점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며 공부 또한 열심히 하기 때문에 그들과 경쟁하는 것이 결코 만만치가 않습니다. 수업은 전부 영어로 진행되며 토론과 발표가 활발합니다. 저 같은 경우 수업 참여를 위해 많은 논문과 케이스를 읽어가야 하는 수업이 많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철저히 준비해가기 때문에 읽어가지 않을 경우 사실상 수업 참여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수업의 퀄리티가 높고 흥미롭지만 그것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수업 준비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보통 한 학기에 6과목(18학점)을 수강하는 반면 NUS학생들은 5과목이 보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평일에 거의 도서관에서 삽니다. 아마 교환 학생가시는 분들 치고 공부만 하러 가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므로 4과목 정도를 듣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싱가폴은 아주 더운 나라입니다. 1년 내내 여름이고 다만 우기와 건기가 있을 뿐입니다. 우기에는 비가 정말 무섭고 지겹게 내리며 건기는 훨씬 뜨겁습니다. 우기가 그나마 덜 덥다고 해도 섭씨 20도는 무조건 넘어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더운 날씨를 싫어하는 저로서는 상당히 힘들었습니다만 실내나 지하철, 버스 안에는 에어컨의 굉장히 강력하게 틀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실내에서 가디건 등을 입기도 합니다.  더운 것을 제외하고는 개인적으로 정말 마음에 드는 나라였습니다.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인 등 다양한 인종이 사는 만큼 문화 또한 다양하고 음식도 대부분의 아시아 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서양식도 많이 있습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친절하고 특히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외국인에 대해 우호적인 것 같았습니다. 특히 정말 의외였던 것은 싱가폴이 정말 한류의 정점이었다는 것입니다. 길거리에서는 한국 가요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많은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의 드라마를 즐겨봅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교환 학생을 왔다고 하면 현지 사람들은 대부분 관심을 보이며 먼저 다가옵니다. 따라서,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현지 친구를 사귀는 것도 유럽이나 미주에 비해 훨씬 쉽다고 생각합니다. 동남 아시아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고 tiger airline, air-asia, jetstar등의 많은 저가 항공을 이용할 수 있어 주변 국가를 여행하기도 아주 용이합니다.

싱가폴 사람들은 규범과 공중 도덕을 굉장히 철저하게 지킵니다. 길거리에 쓰레기나 담배 꽁초를 버리는 일은 거의 없으며 심지어 버스나 지하철에서 음식물을 섭취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음식물을 손에 들고 타는 것도 벌금의 대상이므로 혹시 생수라도 가지고 탄다면 가방에 넣고 있어야 합니다. 저는 처음에 빵을 먹으면서 버스에 타려다가 기사님이 못타게 해서 다음 버스를 탄 적도 있습니다.물가는 전반적으로 서울과 비슷하며 어지간한 음식점은 10%정도의 세금과 경우에 따라 서비스 요금까지 붙기 때문에 언뜻 보기에 한국보다 비싸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다만 학교 내 푸드코트나 싱가폴 내의 호커센터(일종의 푸드코트라고 보시면 됩니다)의 음식은 저렴하고 별도 비용도 들지 않으니 그런 곳을 주로 이용하시면 저렴하게 식사를 하실 수 있습니다. 서민들을 위한 호커 센터나 푸드코트는 싱가폴 여기저기에 있으며 음식의 종류나 맛도 아주 훌륭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고급 레스토랑보다 그런 곳들의 음식이 훨씬 현지의 느낌이 나면서 좋았습니다.
다양한 문화와 친절한 사람들, 깨끗하고 도덕적이면서도 매우 선진화된 도시를 경험할 수 있었던 즐거운 한 학기였습니다. 한국을 좋아하는 싱가폴 친구들과는 제가 돌아온 후에도 자주 연락을 주고받고 있으며 몇 명은 벌써 한국에 놀러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NUS에서 많은 학생들이 우리 학교로 교환학생을 오기 친구 관계를 유지하기도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다소 만은 학업량과 엄청난 더위를 견딜 수 있는 분이라면, NUS에서의 교환학생은 정말 좋은 추억과 갚진 경험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