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경제대국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이 중국의 변화를 직접 피부로 느끼고 미래 중국을 이끌어나갈 우수한 인재들과 교류하고 싶다는 생각이 내가 북경대학교 GSM(Guanghua School of Management, Peking University)으로 교환학생을 지원한 동기이다. 나는 보다 알차고 직접적으로 중국을 이해하고 싶었기에 지난 학기에는 북경의 수도사범대학교(Capital Normal University)에서 4개월간 어학연수를 하며 이번 교환학생 학기를 준비했다.
북경의 북서쪽에 위치한 북경대학교는 공원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다운 캠퍼스로도 유명하다. 여전히 전통양식의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겨울이 되면 거대한 스케이트장으로 바뀌는 아름다운 호수 미명호(未名湖)와 그 옆에 웅장하게 솟아있는 박아탑(博雅塔)은 북경대의 자랑거리이다.
내가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있는 북경대학교 GSM은 명실공히 중국 최고의 교수진을 보유하고 있고,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는 학과다. 그래서 각종 글로벌 기업들의 주요 인재 발굴 대상 학교로도 유명하다. 매주 이어지는 각종 기업들의 교내 설명회와 리크루팅등을 살펴보면 얼마나 많은 글로벌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해 있으며, 또한 얼마나 적극적으로 GSM의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해 가려 하는지 알 수 있다. 물론 취업 설명회와 리크루팅 참가 기회는 모든 교환학생들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진다.
교환학생들과 GSM재학생들과의 교류는 학교의 적극적인 후원아래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GSM에서는 GISA(Guanghua International Students Association)라는 1인 1버디 시스템의 교환학생 적응 도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각 교환학생들과 맺어진 버디들은 거주지 선정 및 학교 등록, 수강 신청 등 중국에 처음 온 학생들도 문제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 밖에도 시내관광 및 환영 만찬회, 서바이벌 페인트볼 등 다양한 문화 체험 기회도 제공하여 교환학생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커리큘럼면에서도 학교측의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한 학기라는 짧은 교환학생 기간 동안 원론적인 과목 이외에도 중국에 특화된 과목들을 수강할 수 있다. ‘Doing business in China, Chinese Economy, Chinese Foreign policy’등의 과목들을 영어강의로 개설하여 원론 수업에서 배운 내용들을 문화, 법, 역사, 정치 제도등과 접목시켜 전반적인 중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유머 넘치는 Li Ma 교수님의 ‘Doing Business in China’과목은 중국에서 성공할만한 사업 아이템을 구상해서 한 학기 동안 팀 별로 프로젝트를 진행, 발표하는 매우 흥미로운 수업이다. 또한 대부분의 수업이 토론 및 발표위주로 진행되어 세계 각지에서 온 여러 우수한 학생들과 많은 의견교류를 할 수 있다.
북경은 학업 이외에도 많은 매력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만리장성, 자금성, 천안문 광장, 이화원 등은 모두 비교적 학교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다녀 올 수 있으며, 특히 다가오는 국경절, 추석과 같은 연휴기간에는 서안, 상해, 내몽고, 백두산, 티벳 등으로 여행을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학기 시작 전 친구들과 함께 기차만 왕복 25시간 타고 다녀온, ‘진시황의 병마용’으로 유명한 서안여행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사회주의 속 시장경제를 표방하고, 미국을 넘어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여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야심을 가진 국가. 짧은 교환학생 기간 동안 이 거대 중국에 대해 모든 것을 이해하고 알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영향력 있는 나라로 발전중인 중국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은 향후 세계를 무대로 글로벌 인재로 활동하고 싶은 나를 포함한 많은 학생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험과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
*특이사항
1. 거주
이전에 중국에 와본 적이 없던 학생들에게 가장 걱정거리가 바로 거주문제일 것이다. 북경대에서는 교내 기숙사 부족으로 인해 교환학생들에게는 숙소를 제공하지 않는다. 현재 외국인 전용 기숙사를 건설 중이기는 하지만 교환학생들에게 자리가 돌아갈지도 미지수이고, 또한 가격도 굉장히 높다고 하여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나는 한 학기 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었기에 비교적 시간을 갖고 거주지를 구할 수 있었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교환학생이 결정되면 학기 시작 전 방학을 통해 북경에서 단기 어학연수를 통해 해당 학교 기숙사에 거주하면서 외주할 방을 구하는 것이다. 학교근처에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으로는 화칭가원, 동승원, 페이창, 이청동원 등이 있다. 화칭과 동승원은 학교에서 가깝고(자전거 10분, 걸어서 30분, 버스로 5분거리), 오도구 (번화가)가 가까이 있어서 생활하기 편하지만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약 1.5배 비싼 편이다. 페이창과 이청동원은 내가 살았던 곳이기도 한데, 가격은 비교적 저렴하지만 교통이 매우 안 좋아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학교로 가는 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아침시간에 버스를 타면 사람도 엄청 많고, 차도 막혀서 기본 1시간 정도 걸린다. 부동산 정보는 café.daum.net/studentinbejing을 통해서 수집할 수 있다. 중국어를 전혀 하지 못한다면 부동산을 통해 방을 구하는 것이 안전하지만 가격은 보통 30, 40% 비싼 것은 감수해야 한다.
2. 식사
교내에서는 학생 식당을 이용하면 굉장히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를 할 수 있다. 북경대 앞에는 우리학교 정문이나 정대 후문처럼 상권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서문에 형성되어 있지만, 광화관리학원 건물에서 가려면 꽤 거리가 있다) 공강시간을 이용한 식사는 학생 식당에서 해결하는 것이 용이하다. 단 맛은 값이 싼 만큼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게 좋다.
3. 교통
기본적으로 학교 앞에 지하철역 (작년 개통)과 버스정류장이 있기 때문에 대중 교통 이용에 용이하다. 특히나 봄여름학기 학생들은 자전거를 구매하여 이용하는 것이 건강에도 좋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시내관광의 경우에도 지하철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교통카드로 지하철(2원), 시내버스(0.4원)에 이용할 수 있다. 택시(기본요금10원)도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다.
북경 생활에 대한 유용한 모든 정보는 café.daum.net/studentinbejing (북유모) 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4. 수업
Survey of Chinese Culture and Modern China
청나라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적인 중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과목이다. 수업 방식은 교수님께서 첫 수업 때 한 학기 동안 배울 모든 자료를 나눠주시고 각 주제별로 팀 별 발표를 할당해 주신다. 이후 매 수업마다 교수님 강의, 관련주제 팀 발표, 토론 등으로 강의가 이뤄진다. 특히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의 토론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시고 다양한 관점에서 중국을 바라 볼 수 있도록 유도하신다. 평가는 팀별 발표 및 기말 레포트로 시험을 대체한다.
Chinese Economy
한 학기 동안 전, 후반부로 나누어 중국의 미시경제와 거시경제를 두 분의 교수님께서 강의하신다. 중국 경제의 발전 과정과 현황 또한 앞으로의 전망 등에 대해 중국의 경제 전문가로부터 직접 배울 수 있었던 것이 굉장히 유익했다. 두 교수님의 수업 방식은 그래프나 수식의 활용 보다는, 개념과 중국 정치 경제의 특수성에 맞춰 사례중심으로 학생들을 이해시키는데 주력하셨다.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왔다면, 더군다나 상경계열의 학생이라면 이 수업은 꼭 들어야 할 필수과목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수강하는 학생도 가장 많았던 과목이다. 평가는 기말 개인 레포트와 팀별 발표로 이루어 진다.
DBIC (Doing Business in China)
교환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과목 중 하나이다. 중국기업 Case study를 중심으로 중국에서 사업할 때 알아야 할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중국의 사업 환경 및 중국인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방법 등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주제로 강의가 이뤄진다. 매주 교수님이 나눠주시는 2,3개의 케이스 및 관련 자료들을 미리 읽어와서 그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 및 팀 발표가 이뤄진다. 한 학기 동안 케이스 솔루션제출*2, 관련자료 읽고 발표*1, 기말프로젝트 보고서 작성 및 발표*1 등 비교적 많은 과제가 있지만, 좋은 친구들과 팀을 구성해서 하나하나 풀어나간다면 매우 유익하고 즐거운 한 학기가 될 것이다. 또한 LIMA교수님은 굉장히 열정적이시고, 종강 때는 학생들을 위해 노래도 불러주실 만큼 친근하고 자상하셔서 학생들에게 굉장히 인기가 많았다.
Intermediate Business Chinese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 필요한 중국어를 중점적으로 가르친다. 이 수업은 어느 정도 중국어에 대한 기초를 갖춘 학생들에게 추천하는 과목이다. 기본 교재인 基础实用商务汉语(기초실용상무한어-베이징출판사)의 수준은 별로 높지 않지만, 수업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의 수준이 높아 교수님의 강의 수준도 꽤 높은 편이다. 또한 모든 강의가 원어(중국어)로 이루어지며, 강의속도도 빨라서 처음 수업에 참여할 때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과목이다. 하지만 기초 비즈니스 용어부터 시작해서, 중국에서 꼭 알아야 할 상문화 및 가격협상에 이르기까지 한 학기 동안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향후 중국진출을 꿈꾼다면 꼭 들어보길 권한다. 일반 어학연수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경제, 경영 관련 중국어를 습득하는데 좋은 기회이다.
Primary Business Chinese II
기본적인 일상 중국어 회화 습득을 목표로 하는 과목이다. 중국어 4성부터 시작해서, 간단한 수준의 생활 대화를 익힐 수 있다. 중국어를 처음 배우거나 혹은 중국어 학습 기간이 3개월 미만의 학생들에게 추천할 만한 과목이다.
International Trade (MBA course)
광화관리학원에서는 학부 교환학생도 교수님의 허락 하에 MBA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MBA 과정에 개설된 International Trade는 무역관련 입문과목인 만큼 수업내용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교수님도 어려운 내용 보다는, 실제 세계 무역 시장에서 중국이 점하는 위치와 향후 전망 등에 대해 굉장히 객관적인 시각으로 흥미롭게 강의하신다. MBA 수업인 만큼 토론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많은 학생들의 실무경험에서 나오는 유익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던 과목이다.
평가는 팀별 레포트로 시험을 대체하였는데, 나는 독일, 프랑스, 중국인과 한 조가 되어 무역이 선진국(독일)과 개발도상국(과거의 대한민국)모두에게 어떻게 유익했는지에 대해 작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