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2009-2 Audencia Nantes 교환학생 경험보고서
Audencia는 프랑스 북서부의 항구도시인 낭뜨에 위치한 상경계 그랑제꼴이다. 프랑스의 교육과정에서 그랑제꼴이 갖는 의미가 클 뿐만 아니라, Audencia는 그 중에서도 경영대학 인증마크인 EQUIS와 AACSB를 보유한 학교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물론 낭뜨는 파리에서 TGV로 2시간 만에 갈 수 있는 곳이라는 점도 나에게는 큰 장점이었다. 학교 선택에 앞서 교환국가를 프랑스로 선택한 이유는 다소 개인적이다. 비록 한 학기뿐이지만 프랑스처럼 문화와 예술이 발달한 나라에서 거주해본다면 사고가 좀 더 창의적인 방향으로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경영이라는 분야는 ‘실리적’인 속성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창조성’ 또한 경영의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
이렇게 나름의 이유로 국가와 학교를 정한 뒤 본격적인 파견준비를 서둘렀다. 필요한 서류들로는 우선 여타 학교와 마찬가지로 영문으로 된 재학증명서와 성적증명서, 그리고 본교에서 파견을 확인해주는 ‘Home University Certificate’와 파견학교에서 받은 ‘Admission Letter’가 있다. 유학생보험에 가입하기, 여권사본 준비하기, 국제학생증 카드 발급받기 등도 공통된 준비과정이다. 프랑스만의 고유한 절차로는 프랑스 유학비자 발급받기, ‘Security Sociale’에 가입하기 등이 있다. 프랑스의 유학비자는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알려주는 절차대로 하면 되는데, 방학이 다가올수록 대사관의 비자업무가 바빠질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미리 발급받는 것이 좋다. ‘Security Sociale’은 프랑스에 장기거주할 외국인들에게 가입하도록 하는 일종의 사회보험이다. 이것 역시 학교에서 가입절차를 대행해주므로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Audencia만의 고유한, 또 중요한 업무가 있는데 바로 집 구하기이다. Audencia는 기숙사가 없는데, 사람에 따라 단점이라면 단점, 장점이라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직접 집을 구하고, 계약하고, 월세를 납부하는 등의 경험을 해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 단점도 있는데, 필요한 가재도구를 모두 구입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고 비용적으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낭뜨 주변의 사설 레지던스에 대한 정보를 쉽게 알아볼 수 있어서 집에 대한 정보를 구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다. 또 혼자 살 것인지 같이 파견 가는 사람들과 함께 살 것인지도 미리 생각해 놓아야 한다. 대체로 혼자 사는 것보단 함께 사는 것이 저렴하다. 월세는 레지던스마다 다르겠지만, 본인이 있었던 레지던스는 한 달에 1인실이 450유로, 2인실이 600유로, 3인실이 1000유로 했다. 또 고려해야 할 점은 집의 위치인데, 트램이 다니는 (낭뜨는 버스와 트램이 주요 교통수단이다.) 시내 중심에 집을 구할 것인지, 아니면 트램길에서 조금 떨어진 외곽에 구할 것인지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각자 장단점이 있지만, 시내 중심은 교통이 좋은 반면 시끄럽거나 치안이 걱정될 수 있다. 한편 외곽에 위치한 레지던스들은 조용한 반면 교통이 다소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 부분은 개인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본인의 스타일에 맞게 고르면 될 것이다.
다음으로 학교 수강과목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다. Audencia는 상경계 그랑제꼴이니 만큼, 경영대 학생들에게 친숙해보이는 과목이 많다. Strategic Management, Financial Analysis, Marketing Strategies 등이 그러한 예이다. 약간 특색 있는 과목으로는 European Labor Law와 Insurance에 관한 과목이 (해당과목의 정확한 이름은 공식 사이트를 참조하길 바란다.) 물론 French 수업도 있는데, 초•중•고 3가지 레벨로 나뉘어 있다. 개인적으로 French 수업이 강력히 추천한다. 이미 불어를 매우 유창하게 구한다면 몰라도 자신이 거주하는 나라에서, 비록 한 학기뿐이지만,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의미를 떠나서도 불어를 조금이나마 할 줄 알게 되면 프랑스에서의 생활이 훨씬 재미있고 수월해질 것이다. 또 프랑스어 수업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온 학생들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학생들은 원하는 과목만 선택할 수 있을 뿐, 고대처럼 시간과 교수님까지는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정한 반에 소속되게 된다. 즉 어떤 수업을 듣던지 항상 거의 같은 학생들과 수업을 듣게 된다. 그래서 수강신청을 할 때는 어떤 과목을 듣고 싶은지, 몇 학점을 들을 계획인지만 고려하면 된다. 학점을 계산할 때는 학점교환비율을 (당시 기준으로 5:3) 반드시 잘 숙지하고 수강신청을 해야 한다. 참고로 봄학기와 가을학기의 커리큘럼이 다르니 반드시 공식 사이트에서 참조해야 한다.
낭뜨의 날씨는 겨울에 눈이 아닌 비가 주로 많이 온다는 것 이외에 한국과 비슷하다. 즉 겨울에 온도는 그리 낮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겨울바람에 매섭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여름은 한국처럼 습하지 않아 더 쾌적하며 가을도 한국보다 날씨가 쾌청할 때가 더 많아서 지내기 좋다. 물가는 여느 서유럽도시처럼 높은 편인데, 특히 인건비가 비싸서 그런지 가공품의 가격이 높다. 원재료를 이용해 직접 요리해먹으면 비용도 아낄 수 있고 건강에도 좋으니 집에서 식사할 때는 웬만하면 요리해먹는 것을 추천한다. 물건 가격이 저렴한 대형마트가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앞서 말했듯이 낭뜨의 주요 교통수단은 트램과 버스이다. 교통수단을 많이 이용하게 된다면 이 두 가지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한 달 교통이용권을 발급받는 것이 편하고 더 경제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교통티켓을 낱장으로 구매해야 하는데, 번거로울 뿐 아니라 비경제적일 수도 있다. 버스나 트램 모두 ‘무임승차를 해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탑승시에는 감시가 철저하지 않다. 하지만 트램의 경우 교통국 직원들이 트램 내에서 표 검사를 하러 다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무임승차 한 것이 걸리게 되면 높은 벌금을 물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유학생으로서 이미지도 손상시키게 되니, 가급적 무임승차하지 않도록 한다.
낭뜨는 프랑스의 서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지리적인 위치로 갈만한 국내 여행지로는 대서양 연안의 항구도시, 보르도, 몽생미쉘 등이 있다. 이 세 군데는 꼭 가보길 권하는데, 몽생미쉘이나 대서양 연안 항구도시는 학교에서 field trip으로 가는 곳이기도 하니 그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가도 좋다. 당연 파리도 TGV로 2시간 거리에 있기 때문에 쉽게 갈 수 있는 매력적인 여행지이다. 또 오랫동안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것이 운치 있다고 생각하거나 야간TGV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기차를 타고 프랑스 내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지 갈 수 있다. 낭뜨 기차역은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기차를 타러 가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한 가지 추천할만한 것은 ‘Youth Pass’이다. 학생임을 증명하는 이 패스가 있으면 기차표를 할인된 학생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49유로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확한 가격은 공식 사이트를 확인하길 바란다.) 대충 4번 정도 기차를 탈 것으로 예상되면 이 패스를 구입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다.
Audencia는 10일 정도의 가을방학이 있기 때문에 해외여행도 가 볼만 하다. 우선 영국과 이베리아반도가 지리적으로 가기 편하다. 저가항공인 Easy Jet과 Ryan Air가 낭뜨 공항에 취항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단 주의할 점은 이러한 저가항공은 대부분 소규모 공항에 취항한다는 점이다. 일반 주요 공항보다 시내에서 더 멀리 떨어진 외곽공항에 착륙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공항에서 시내까지 이동하는 시간과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스위스나 벨기에도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거리이며, 독일•이탈리아•그리스•동유럽 같은 서쪽 지역도 가 볼만 하다. 먼저 기차로 파리까지 이동한 다음, 파리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면 되기 때문이다. 10월 말에 주어지는 가을방학은 날씨가 좋은 기간이니만큼 그 동안 가보고 싶었던 곳을 여행하는데 아낌없이 쓸 것을 추천한다. 또 학기가 끝난 후 크리스마스와 신년을 유럽에서 보내보는 것을 추천한다. 유럽은 한국과 달리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신년은 친구나 연인과 보낸다. 따라서 크리스마스는 다소 조용하지만 크리스마스 장식을 구경하고 크리스마스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신년은 떠들썩한 축제 분위기를 풍기기 때문에 또 색다른 추억을 안겨 줄 것이다.
교환학생은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지내는 경험을 준다는 점에서 분명 흥미로운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어야 하고 또 준비를 잘 해야만 좋은 추억과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목적의식이라는 것은 반드시 학업성취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물론 해외대학에서도 우수한 학업을 성취해보기도 좋은 목적이지만, 여러 다른 나라의 대학생들과 교류해보기, 여행 많이 다녀보기 등도 충분히 좋은 목적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그 목적이 얼마나 뚜렷한가 이다. 또 준비를 잘 해야 한다는 점은 실질적인 준비절차뿐 아니라, 해당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공부하는 것도 포함한다. 유럽은 세계사에서 워낙 중요하게 다뤄지기 때문에 많이들 친숙하다고 생각하는 곳이다. 하지만 막상 그 속에서 한 구성원으로 살아보면 예상치 못했던 낯선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서구문화’라는 이름 아래 미국의 문화와 유럽의 문화를 동일시해오던 사람들은 더욱 큰 문화적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이 가고자 하는 나라와 지역에 대해 공부를 하고 가야만 훨씬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