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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BS 소식

지영석 엘스비어 회장, 글로벌 리더를 말하다

2015.09.16 Views 4644 전은지

지영석 엘스비어 회장, 글로벌 리더를 말하다

경영대학이 9월 7일(월) 14시 LG-POSCO경영관 4층 수펙스홀에서 ‘세계 출판계 파이오니어(Pioneer)’ 지영석 엘스비어 회장을 초청해 특강을 개최했다. 이 특강에는 약 200명의 청중이 함께했다. ‘사람, 선택 그리고 리더십(People, Choices and Leadership)’을 주제로 열린 이번 특강에서 지영석 회장은 세계지식산업을 선도하는 출판기업의 리더로 자리매김하기까지의 경험과 성공 비결을 공유했다. 경영대학은 재학생들의 글로벌 리더십과 비즈니스 감각을 함양하기 위해 매년 글로벌 기업의 CEO를 초청해 특강을 개최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영대학을 찾은 주요 인사로는 앨빈 토플러, 짐 로저스, 칼리 피오리나 등이 있다. 
 

지영석 회장은 강연에 앞서 ‘모네(Claude Monet), 르누아르(Pierre Auguste Renoir), 드가(Edgar De Gas)를 아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많은 청중들이 ‘안다’고 답하자, 지 회장은 “두란드 루엘(Durand Ruel)을 아느냐“는 추가 질문을 던졌다. 이번에는 청중들이 침묵했다. 지 회장은 “두란드 루엘은 당대 프랑스에서 ‘비정상’으로 여겨지던 인상파 작품의 가치를 한 발 앞서 알아보고, 심지어 미완성인 그림까지 5천여점을 수집해 미국에서 수집가로서 최고의 성공을 거뒀다”며 “경영학도라면 꼭 알아야 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득권의 수집가들은 전통적인(old-fashioned) 작품을 고수했지만 두란드 루엘은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화가들의 가능성을 보고, 미국이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며 “엘스비어를 비롯한 출판기업들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 이 수집가로부터 인사이트를 얻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텐베르크 활자의 시대에서 디지털 세상으로 넘어오며 최근 몇 년간 출판계는 급변했다”며 “출력한 원고를 감수해 이를 고쳐서 출판하는 시대는 끝나고 이제는 모든 것을 컴퓨터가 하는 아주 흥미로운 시대”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지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현 출판계는 많은 사람들이 자주 접하는 소설과 시집, 유아 및 청소년을 위한 학습지(education publishing), 전문학술서적(academic profession publishing)이 각각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추세다. 지 회장은 “출판 환경의 변화로 이제는 여기에 있는 청중 여러분들 역시도 퍼블리셔(publisher)가 될 수 있다”며 “특히 개인 또는 여러 학자가 함께 집필한 분야 별 세계 10위에 드는 전문 저널들은 절반 이상이 국제 협력을 통해 다양한 국가로 퍼져가고 있다”고 전했다. 
지 회장은 급변하는 출판 환경에서 위기를 넘기고 발전하기 위한 3가지 키워드로 △확장(expansion) △경험(experience) △결속(engagement)를 꼽았다. “50%가 넘는 사람들이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텍스트를 접하는 환경에서 이제 출판 기업은 종이에 한정하지 말고 적시에, 적합한 콘텐츠와 맥락(right content, right time, right context)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는 자동차가 더 이상 자동차의 기능만 하지 않고, 휴대전화가 전화의 기능만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또한 “4명의 친구와 텔레비전을 통해 월드컵을 보는 것과 시청에 가서 수 천명과 보는 것은 차원이 다른 경험”이라며 “이제는 경험에 값을 매기는 시대로, 경험의 중요성을 간과한다면 실패할 것”이라고 경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지 회장은 마지막으로 꼽은 ‘결속’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예전에는 일방적인 판매를 중시했었는데, 오랜 기간 출판계에 몸을 담아오며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며 “작가와 독자, 그리고 이 외의 다양한 사람들을 고려한 다방향 소통을 통해 깊고 장기적인 결속을 다지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 회장은 “혁신은 항상 현재와 미래가 필요로 하는 것”이라며 “미래의 리더인 여러분들이 항상 도전적으로 혁신을 추구하길 바란다”는 전언을 끝으로 강의를 마쳤다. 
특강이 끝난 후에는 청중들의 열띤 질문도 이어졌다. 실패와 좌절의 순간을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 회장은 “실패와 좌절의 순간을 돌이켜보면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지 못했었다”며 “동료를 잘 챙기지 못하고, 동료에게 솔직하지 못했을 때 문제가 일어났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실패의 순간은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이었지만, 나는 PMA(Positive Mental Attitude)형 사람이기에 문제가 생겨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며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긍정적으로 다스린다면 실패가 오더라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영대학 CEO 특강의 연사를 맡은 지영석 회장은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콜롬비아대 MBA를 졸업하고 세종대 명예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CEO 비서실장 △잉그람북 그룹 사장(President) 및 최고업무책임자(COO) △랜덤하우스 사장 및 아시아 회장 △동양인 최초로 국제출판협회(IPA) 회장직을 역임한 바 있고, 현재 글로벌 출판사 엘스비어의 회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엘스비어는 과학·기술·의료 관련 서적을 출판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출판사로, 전 세계 24개국의 지사에서 7천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43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엘스비어는 최근 전문가 심사제도(Peer-Review)를 도입해 엄선된 학술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