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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BS 소식

신간 소개 | 장하성 교수 <한국 자본주의>

2014.09.25 Views 5174 정혜림

장하성 교수의 신간 [한국 자본주의], 2년 간 원고지 3,000매로 분석해 낸 한국 불평등 문제


하성 교수가 신간을 발간했다. [한국 자본주의]는 통계와 수치를 통해 한국의 불평등을 증명한 책이다. 뭐가 사실이고 거짓인지 자료와 수치들을 통해 명확히 구분해 낸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 교수의 [21세기 자본]이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의 불평등 문제를 다루고 있다면, 장하성 교수는 한국의 불평등 논의에 초점을 맞췄다. 

책에 드러난 한국의 불평등 상황은 꽤나 심각하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동안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3.8%를 기록했으나 실질임금 증가율은 2.1%에 그쳤다. 같은 기간 1인당 국내총생산은 38.8% 증가했으나 실질임금은 23.2% 늘었을 뿐이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의 노동소득분배율은 공식 통계가 집계된 197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노동소득분배율은 1998년 80.4%였으나 2012년 68.1%까지 낮아졌다.


장 교수는 한국은 고용·임금·분배가 없는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른바 ‘3무(無) 성장’이라는 것이다. 그는 고용과 임금을 통한 1차적 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다.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실질 국민총소득의 연평균 증가율은 3.5%, 실질 기업소득의 연평균 증가율은 7.5%였다. 그리고 기업이 차기로 이월하는 이익잉여금은 2004년 당기순이익의 100%정도였다가 2011년에는 311%로 세 배나 늘어났다. 기업이 배분하지 않고 내부에 가지고 있는 사내유보의 몫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장 교수의 분석다.

[한국 자본주의]는 3부, 8장으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한국 자본주의의 현실을 진단하고 발전 과정을 돌아본다. 장 교수는 한국의 경제체제가 기형적이라고 주장한다. 산업 육성은 북한보다 늦게 시작한 계획경제체제로 이뤄졌고 20여년 밖에 안 된 한국 경제체제는 아직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을 제대로 실천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2부에서는 현실적인 질문을 던진다. ‘주주 자본은 자본주의 모순의 근원인가’, ‘삼성은 왜 스스로 M&A 논쟁을 일으켰나’ 등의 질문을 날카롭게 던지며 이슈를 비판하고 재구성한다. 3부에서는 한국 자본주의의 대안을 논의한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공생하기 위해서는 공정과 정의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의롭고 공정한 소유, 경쟁, 분배가 이뤄질 때 ‘함께 잘 사는 정의로는 자본주의’가 완성된다고 말한다.

장 교수는 2년여의 집필 기간 동안 국내외의 방대한 문헌과 자료들을 수집하고 연구했다. 그리고 원고지 3,000매라는 엄청난 분량의 글과 문고본 1권 분량의 주석 737개를 작성했다. 이 책은 일반 국민뿐 아니라 전문가들조차 오해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미국과 유럽의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했다는 점에서 그의 기념비적인 대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