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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학판도 변화 특집기사를 쓰게 된 사연
지하철서 고교생들 대화 듣고 취재키로 결정
“너도나도 고대 경영 지원하겠다”발언
향후 2,3년이 대세 굳히기 분수령 될 것
얼마 전 술자리에서 Y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지인에게“요즘은 지원자들의 입학성적이 많이 달라졌대요”라며 Y대와 고려대 경영대학의 최근 입학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 바 있다. 그는 한참을 크게 웃으며 손을 가로저었다. “저 학교 다닐 때도 그런 말들 있었어요. 저희가 사람(정원)이 좀 많아서…가끔 커트라인으로 보면 생각보다 낮을 때도 있었다고 하던데요. 하하.”
그는 내 말을 한낱 유머쯤으로 생각하는 듯 했다. ‘가진 자의 관용’같은 것이 느껴졌다. 더 이상 그 화제를 이어가기엔 그의 여유가 너무도 낭만적이어서 서둘러 대화 주제를 돌렸다. 그렇게 사람들의 고정관념이란 것은 한 번 자리 잡으면 바뀌기 힘든 것같다. 그 고정관념을 익숙하게 유지하고 향유해 온 세대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대학 간 입학성적이랄지, 학생들의 선호도 같은 게 드라마틱하게 바뀌고 있는 현상에 대한 기사를 쓰게 된 계기 중 하나는 몇 개월 전 우연찮게 지하철 안에서 들었던 고교생들의 짧은 대화였다. 당시 근사한 교복을 차려입은 몇몇 학생들이“나도 고대 경영대에 지원해 볼까”하는 의견을 서로 교환하고 있었다. 경영대의 대명사인 Y대가 별로 화제가 되지 못한다는 게
나는 당시만 해도 참으로 의아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나는 대학 입학성적 변화상에 대한 취재를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유명 입시학원과 대학관계자들을 만나보기 시작했는데 일선에 있는 분들의 의견은 좀 더 분명했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비교해 본 결과로는 양 대학의 입학생들의 수능성적 변화는 ‘일부의 주장’이라기보다는‘주지의 사실’이라는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려 보였다.
심지어 양교의 순위에 크게 이해가 걸려 있지 않은 듯 보이는 S대의 유명 교수 몇 분에게서도 비슷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입학성적은 둘째 치고 전반적인 수준면에서 고려대 경영대의 약진은 이미 수년 전부터 진행형이기때문에 별로 새롭게 느끼지 않는다는, 다시 말해 더 이상 뉴스(news)로 생각지 않는다는 코멘트도 있었다. 저명한 A교수는 미국의 톱 MBA스쿨의 입학률을 예로 들며“S대의 100% 입학 신화가 깨진다면 그 뒤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고려대 경영대가 될 것”이라는 말도 들려주었다.
한 외국어고교 진학교사의 말은 조금 더 현실적이었다. “이미지에 관한게, 예전과 참 많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학생들이 Y대 하면 참 세련됐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실제로 그
런 것들이 지원 대학 선정의 하나의 기준으로도 작용했죠. 그런 면에서 보면 요즘 고려대 경영대는 10대 학생들이 보편적으로 동경하는‘글로벌 정서’를 잘 자극하는 것 같아요.”
물론 아직 전체적인 ‘포스’에 있어서는 Y대의 비교우위를 점치는 관계자들도 적지 않았고, 문두에 밝힌 것처럼 일반인들의 고정관념 또한 현업에 있는 분들과 온도차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2, 3년이 고려대 경영대의‘대세 굳히기’에 중요한 분수령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조인직
동아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