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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CG Distinguished Speaker Series, 단기주의에 던진 질문: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고려대학교 기업지배구조연구소(Asian Institute of Corporate Governance, 이하 AICG)는 7월 3일(목) ‘Distinguished Speaker Series’의 일환으로 세계적인 회사법 석학 마크 로(Mark Roe)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교수를 초청해 ‘주식시장 단기성과주의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루어졌다. △ 오후 4시부터 4시 5분까지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의 황준호 교수가 사회를 맡아 환영 인사와 발표자 소개를 했고 △ 오후 4시 5분부터 4시 40분까지 마크 로 교수가 주제 발표를 △ 오후 4시 40분부터 5시 40분까지는 황준호 교수가 사회를 맡아 고려대학교 김우찬·정지웅 교수,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이남우 회장, 차파트너스자산운용 김형균 본부장과 함께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황준호 교수는 환영사에서 “오늘 세미나가 주식시장 단기성과주의에 대한 통념을 넘어, 보다 균형 잡힌 시각과 장기적 비전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발표자로 초청된 마크 로 교수는 회사법과 기업지배구조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로, 그의 통찰을 통해 한국 기업 환경에도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마크 로 교수는 최근 출간한 저서 『Missing the Target: Why Stock Market Short-Termism Is Not the Problem』(Oxford, 2022)을 중심으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단기성과주의는 실제보다 과장된 현상이며, 주식시장이 기업의 장기 투자를 위축시키는 주범이라는 주장은 지나친 단순화”라고 진단했다. 오히려 기술 변화의 속도, 정책 불확실성, 글로벌 경쟁 심화 같은 구조적 요인들이 기업의 투자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특히 로 교수는 “주가가 단기 이익에만 반응한다면, 팬데믹 기간 중 이익이 급감했을 때 주가는 하락해야 했지만 실제로는 많은 기업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보였다”며, 주식시장이 장기적 전망을 충분히 반영한다는 실증적 증거를 제시했다. 또한 그는 단기성과주의 담론이 일부 이해관계자들의 책임 회피와 잘못된 정책 결정에 악용될 수 있음을 경고하며, 단기주의만 문제 삼는 접근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세미나의 패널 토론에서는 한국 재계에서 단기 성과 압박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지배주주의 사익편취와 책임 회피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아울러 행동주의 펀드가 단기 차익 추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 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비효율적 자산을 재배치하는 긍정적 역할도 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참가자들은 기업 경영진의 보상 체계를 단기 실적 중심에서 장기 성과 기반으로 전환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강연을 마치며 로 교수는 “단기주의 프레임에만 책임을 묻는 단순한 시각에서 벗어나, 기업과 사회가 근본적인 구조 변화에 대응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당부했다.
이번 세미나는 단기성과주의에 대한 전통적인 해석을 재검토하며, 기업, 투자자, 정책 입안자 모두에게 균형 잡힌 분석과 장기적 비전을 촉구하는 뜻깊은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