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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교수 인터뷰 | 이두희 교수

2022.08.26 Views 279 경영지원팀

≫ 퇴임교수 인터뷰 | 이두희 교수

 

 

Q1. 오랜 기간 몸 담았던 고려대학교를 떠나는 소감이 어떠하신지요?


30여년 간 함께 했던 모교를 떠나게 되었지만, 아쉬움 보다는 뿌듯함이 더 큽니다. 돌이켜 보니, 저는 경영대학을 포함한 고려대학교와 학계 차원에서도 늘 새로운 영역을 넓혀가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제 자신이 믿는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없던 것도 만들면 된다’라는 열망으로 매사에 임했던 것 같네요. 비전을 위해 달려온 보람만으로도 저에게는 충분한 보상이 되었습니다. 열정적으로 몰입했던 시간들이었고, 그럴 기회가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Q2. 1997년에 ‘인터넷 마케팅’이라는 신 용어를 최초로 사용하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외에도 학자로서 여러 업적을 남기셨죠. 


1997년 「인터넷 마케팅」을 출간했어요. 지금은 일반명사화 되어있지만, 당시 해외 어느 곳에서도 인터넷 마케팅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책이 없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늘날까지 전국대학에서 이어져 오고 있는 인터넷 마케팅 수업도 덕분에 최초로 개설할 수 있었죠. 


제가 부임했던 1990년대에는 국내 마케팅에 대한 사례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외국의 사례를 활용한 수업은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90년대부터 제가 직접 국내 마케팅 사례를 40여편 개발하고 책으로 내기도 했습니다. 한국마케팅학회의 요청으로, 교수들을 대상으로 사례작성법, 한국적 상황에서의 사례강의법 등 관련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했죠. 나아가서는 한국경영학회 산하 경영사례연구원이 발족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학계에 작은 도움이 된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낍니다.

 

Q3. 대외협력처장, 경영대학장 역임 등 학교 발전을 위해 공헌하신 바가 많습니다. 중요 직책을 맡으셨을 때 특별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대외협력처장으로 일하던 시기가 생각납니다.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지 않았어요. 1년 동안 해외로 파견된 교환학생이 고대 전체에서 35명 남짓에 불과하던 시절이었어요. 학교의 성장을 위해서는 국제화가 정말로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이를 위한 개척자 역할을 자처하며 해외 대학교들을 분주히 돌아다녔습니다. 실제로 얼마나 출장을 많이 다녔는지, 부임하면서 새로 마련한 여행 가방이 4년 동안 완전히 헤지는 바람에 가방 안 내용물이 공항에서 다 쏟아져버린 경험도 있어요. (웃음) 그만큼 곳곳을 바쁘게 오갔고, 결국 수많은 학교들과 교환학생 협정을 새롭게 타결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에 힘입어, 아시아태평양국제교육협회(이하 APAIE·Asia-Pacific Association for International Education)를 창설하고 회장을 3연임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고려대학교가 아태지역 고등교육의 국제화 중심이 될 수 있었지요. 또한 우리나라의 대학들과 아시아 지역 대학들이 스스로 주도하는 국제화의 물결이 일어나는 나비효과도 있었습니다. 돌이켜 보니, 참으로 보람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4. LG-POSCO경영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건물의 기획부터 설계, 시공 및 준공까지 세세하게 참여하셨다고요?


LG-POSCO경영관 건축위원회 위원장으로 약 4년정도 일했습니다. 당시 LG와 포스코 그룹과 교우들로부터 성공적인 모금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왕 새로 짓는 건물이니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자는 생각에 직접 건물 설계자들을 이끌고 미국 여러 명문 경영대학의 시설들을 방문해, 건물 양식과 디테일을 벤치마킹해 왔습니다. 애초의 디자인과는 다른 ㄱ자 형의 배치를 고안해 내기도 했죠. 지금까지도 LG-POSCO경영관은 타 대학교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 기능의 교실과 따뜻한 감성이 있는 건물로서 대학 하드웨어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고, 고대의 또 다른 상징이 됐다는 사실에 매우 큰 보람을 느낍니다. 
또 경영대학 학장 재임 시절 현대자동차경영관의 마지막 공사 과정을 8-9개월 가량 맡기도 했습니다. 1990년대 후반 경영본관 건물 내부 리노베이션 과정도 진행한 바 있으니, 경영대학을 대표하는 세 건물의 역사에 모두 참여한 셈이 되겠네요. 이처럼 학교 건물이 세워지고 경영대학 캠퍼스가 완성되는 과정 속에서 봉사할 수 있어 참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학교를 떠나더라도 경영대학의 건물들은 같은 자리에서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이렇게 열정을 쏟은 곳이기에, 퇴임 후에도 LG-POSCO경영관에 방문한다면, 인생의 에너지가 재충전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5. 퇴임 후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은퇴를 앞두니 스스로에 대해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걸어온 길을 되새겨보니, 전 결코 남들이 만들어 놓은 틀 속에 들어가 안정적으로 머무르는 스타일이 아니더라고요. 결국, 작년 9월 말에 주식회사 ‘베테랑 소사이어티(베소, veso.kr)’를 창업했습니다. 베소는 액티브 시니어들에게 생산의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입니다. 사회적 경험과 역량이 풍부한 분들의 전문성과 지혜를 교육과 멘토링의 방법으로 사회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저는 이번 스타트업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중대한 시니어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전문성을 갖춘 시니어에게 새로운 생산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경제력 증대는 물론 자존감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아울러 회사를 운영하는 과정에 있어 경영대학 학생들을 인턴으로도 많이 활용할 계획입니다. 주니어와 시니어가 서로 콜라보하는 멋진 기업을 만들고 싶어요. 

 

Q6. 마지막으로 고려대 경영대학 모든 구성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모두 ‘돈키호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돈키호테’는 자기 나름대로의 비전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 인생이 마무리 될 때까지 매순간 최선을 다합니다. 저는 주어진 환경에 적당히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비전을 달성하려고 열정적으로 일 할 때 가장 큰 행복이 다가온다고 믿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 역시도 고려대에서 일종의 ‘돈키호테’였던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는 고려대 가족들 역시 또 한 명의 돈키호테가 되어 인생을 행복하게 개척해 나가시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