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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상 수상자에게 듣는다 | “자신만의 논리적 근거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강의 목표” - 김기훈 교수 인터뷰

2022.09.01 Views 2114 경영지원팀

| 강의상 수상자에게 듣는다 | 김기훈 교수

이번 경영대학 교수법위원회의 ‘강의상 수상자에게 듣는다’ 인터뷰는 2021학년도 2학기 MBA 티칭어워드를 통해 우수강의상을 수상한 김기훈 교수와 함께했다. 인터뷰를 통해 김 교수의 수업법을 일부 공개해본다.


“자신만의 논리적 근거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강의 목표”

 

 

김기훈 교수(LSOM 전공, 2021학년도 2학기 MBA 티칭 어워드(Teaching Award) 수상)

 

Q1. 2021학년도 2학기 [데이터 애널리틱스와 통계] 과목 ‘MBA 티칭어워드’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이 과목이 어떤 과목인지 간단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몇 년 전 K-MBA 수업 중 으레 들어야 했던 필수과목, ‘경영통계’가 ‘데이터 애널리틱스와 통계’라는 수업으로 개편되었습니다. 최근 데이터 애널리틱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이를 반영한 수업으로 커리큘럼을 바꾼 것이죠. 과목명과 내용을 시대에 맞게 변화시키고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주었으면 하는 바람 덕분에 과목이 개편될 수 있었습니다. 


[데이터 애널리틱스와 통계] 과목은 예전에 진행되던 통계 수업에 더해, 요즘 시대에 요구하는 ‘비주얼라이제이션(Visualization)’ 등을 추가하게 된 수업입니다. 이전에는 엑셀을 사용했지만 저는 ‘R’이라는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강의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로 실무에서 쓰는 프로그램이 R과 파이썬(Python)인데, 저는 R로 강의합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과거에 ‘통계’라고 하면 지루하고 재미없는 과목이었죠. 하지만 최근에는 데이터 분석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많아져, 어떻게 하면 실질적으로 통계를 활용하고 표현해낼 수 있는지, 분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수업이 이루어집니다. 통계적인 지식도 물론 중요하지만, 저는 이 지식을 어떻게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할지, 예를 들어 통계적 기법을 사용하면 이 프로모션이 효과적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가르칩니다. 


데이터 분석방법에는 세가지가 있습니다. 묘사분석(Descriptive analytics), 예측분석(Predictive analytics), 그리고 처방분석(Prescriptive analytics)이 그것인데요. 묘사분석의 경우 과거에 일어났던 데이터에 대해서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분석방법이라면, 예측분석은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파악하는 분석방법, 처방분석은 의사의 ‘처방전’처럼 앞으로의 최적 대안을 찾는 분석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의 [데이터 애널리틱스와 통계] 수업은 묘사분석과 예측분석 일부를 담고 있는 수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2. 학생들이 이 수업에서 어떤 점들을 좋아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강의평가를 확인해보니, 많은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통계를 배워서 좋았다”고 합니다. 저는 책에 나온 이론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직접 활용해서 그래프를 그려보거나, 어떤 변수와 변수 사이 관계를 알아보는 등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과제를 내주는 편입니다. 시험은 모두 오픈북, 오픈노트이기 때문에 이론을 암기할 필요가 없으며, 수업만 잘 따라서 이해만 제대로 한다면 어렵지 않아요. 아무래도 ‘통계’라고 하면 암기과목이라 어렵다며 지레 겁부터 먹는 학생이 많은 것 같은데, 외우는 통계지식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가르치는 수업이라 학생들이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수업을 통해 원래 통계 분석에 경험이 많던 학생들은 훨씬 더 잘 활용하게 되는 것 같고, “나는 전혀 통계랑은 상관없다” 하는 학생들도 실질적으로 써보려고 한다는 학생들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제 수업은 ‘활용’에 초점을 맞춘 편이라 하나하나 따라오면 잘 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곤 합니다. 수업이 다 끝나고 나면 초반에 어려워했던 학생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수 있도록요.

 


Q3. 혹시 이 수업에서 생각했던 것처럼 잘 안 된 부분이나 아쉬운 부분은 무엇인지요?


과거엔 엑셀로 수업을 하다가 R로 옮겨온 지 꽤 됐는데, 처음 프로그램을 옮기고 나서 수업했을 때에는 수업로드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통계에 대한 지식도 배워야하는 데다가 파이널 프로젝트로 현업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하는 과제도 부여 했었죠. 당시 학생들이 정말 힘들어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다음 수업에서는 프로젝트를 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부분이 전 아직도 아쉽습니다. 아무래도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은 현업 데이터로 분석해보는 것이니까요. 기회가 된다면 이론은 컴팩트하게 전달하고, 다시 현업 데이터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넣어보고 싶어요. 이는 지속적으로 고민해 나갈 계획입니다.  

 


Q4. 코로나로 비대면 강의가 진행되는 중에 우수강의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온라인 수업을 운영하셨던 경험을 공유해 주세요.  


사실 중간 고사 후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 대면수업에 오겠다고 한 학생은 2명뿐이었어요. 그래서 비대면으로 계속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수업에서 실습을 자주 하다 보니, 실제로 비대면이 더 좋았다고 하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전자기기가 두 대가 있으면 금상첨화였지요. 하나는 강의를 듣는 용으로, 다른 하나는 수업을 들으며 실습을 해본다면 더욱 효과적이었을 겁니다. 


비대면 수업의 장점은 채팅으로 질문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수업 중간중간 자유롭게 채팅으로 질문을 하면 제가 답을 하지 않아도 학생들끼리 서로 간단한 건 대답해주곤 했었어요. 통계 수업 중에선 수강인원이 많지 않은 수업이었고, 엑셀을 사용하지 않고 R로 수업을 하니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어 덜 선호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수강 인원이 많지 않아 그런지 일일히 답하기엔 편했던 것 같습니다. 


제 입장에서 대면 수업이 좋은 점은, ‘학생이 잘 따라오는가’에 대한 캐치가 더 빠르다는 점입니다. 비대면은 온라인 화면으로 얼굴만 공유가 되기 때문에, 수업 중간중간 잘 따라오는지 물어봐야 합니다. 학생들이 알아서 질문을 해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허공에 대고 외치는 것 같은 순간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엔 쉬는 시간을 갖거나, 새로운 문제제기를 하는 등의 환기를 해줘야 했던 것 같습니다.  

 


Q5. 강의를 처음 진행하실 때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일단 수강 학생들의 백그라운드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수업 초반 자기 소개 시간을 가지면서 데이터 분석에 얼마나 경험이 있는지, 실제 업무에서 통계를 얼마나 쓰는지 물어보곤 합니다. 아예 경험이 없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 이상으로 어드밴스드(Advanced) 된 학생은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고 이번 수업의 페이스를 어떻게 가져가면 좋을지 고민한 후 수업을 이끌어갑니다. 


물론 수업에는 통계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분들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경우 수업을 할 때 조금 더 천천히 설명할 때도 있습니다. 반면 R을 기존에 적극적으로 써오던 학생들도 있는데, 이런 학생들은 막상 통계적 지식으로 접근하면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R을 잘 활용할 줄 아는 분들께는 통계적 지식 측면에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6. 수업에서 학생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했던 방법이나 노하우가 있으신지요?


일단 비대면 수업에서는 채팅창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것 같고요. 저의 수업에는 이론 설명 후 데이터로 실습하는 시간이 꼭 주어지는데, 대면 수업 땐 강의실을 돌아다니며 직접 실습 화면을 봐주며 질문을 받곤 했습니다. 사실 비대면 수업은 이 부분이 힘들어서, 말로만 설명을 하거나 제 스크린을 보여주면서 설명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해결이 안되는 문제들은 스크린 캡처로 화면을 공유하면서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이 비대면 수업은 조금 힘들었던 것 같네요. 


그리고 저는 ‘클라썸’ 이라는 프로그램을 써서 학생들과 소통합니다. 메일로 질문을 받으면, 학생들끼리 중복되는 질문도 많고 매번 일일히 답변을 해줘야 해 조금 번거로웠는데, 클라썸에서는 학생들이 질문을 올리면 서로 답을 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질문과 답을 볼 수도 있습니다. 교수에게 질문하기는 좀 그렇다고 생각하는 질문들도 자유롭게 올리고, 학생들끼리 해결하는 경우도 있어 훨씬 효율적이고 활발한 Q&A가 가능한 것 같아요. 수업마다 클라썸 활용도가 다르긴 하지만, 수업 초반 1-2주간 잘 운영이 되면 강의 전체 기간 동안 잘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Q7. 수업에 필요한 자료(예: 사례, reading, 과제 등)들을 어떻게 발굴하고 활용하시는지요?


데이터 자료는 교과서에 있는 걸 활용하거나, 공공데이터를 받아쓰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자전거 공유 프로그램 같이, 언제 어디서 얼마나 대여하는지 등의 공개된 데이터를 적극 활용합니다. 

그리고 제 수업에서는 항상 데이터를 활용한 실습이 있기 때문에, 실습에 사용되는 자료들은 ‘드롭박스’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공유하고 있습니다. 드롭박스는 파일을 수정하는 경우 바로 동기화가 되어 일일히 자료를 다운로드 받지 않아도 되어 편합니다. 드롭박스 폴더를 바로 데스크톱에 만들어 쓸 수도 있어 학생들도 저도 편리하게 자료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Q8. 마지막으로, 교수님 본인만의 강의 철학, 교육 철학이 있다면 이야기 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사실 저도 학생 때, 통계 과목을 배울 때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재미도 없었고 통계 이론을 어떻게 써먹어야 할 지 감도 못 잡았거든요. ‘가설검증’과 같은 건 재미있다는 느낌이 하나도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최대한 학생들에게 통계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강의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르칠 수 있는가’를 항상 주안점으로 두고 강의를 하는 편입니다. 이 과목뿐만 아니라 오퍼레이션스 관리, 통계, 게임이론 등 모든 과목에서 제가 생각하는 키포인트는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쉽게 잘 따라올 수 있고, 이해한 바를 자기만의 생각으로 표현해낼 수 있는가’인 것 같습니다. 

제 과목의 모든 시험은 ‘오픈 북, 오픈 노트’ 입니다. 저는 배운 지식을 어떻게 조합하고 활용해서 실질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지, 지식의 자기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모델, 공식 등과 같은 수업 내용을 외울 필요가 없고 ‘이해’를 하라는 뜻입니다.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머리를 써보고 논리성을 기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무리 새로운 유형이더라도, 암기가 아닌 이해를 하고 있다면 풀 수 있는 문제로 고심해서 출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회 경험 속에는 정답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주어진 데이터와 지식에 근거해서 논리적으로 뒷받침하는 근거를 만들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자기만의 생각과 논리로, 해결점을 찾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강의의 가장 큰 목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