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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실무, 화폐 등 공부… 교재 대부분 보성전문 교강사 저서 /
‘경영학의 이해’, ‘경제원론Ⅰ’, ‘회계원리’, ‘경영통계’...2008학년도 경영대 새내기들이 배우는 전공 관련 과목들이다. 개인 마다 다르지만 한명 당 6과목 정도의 과목을 듣는다.
발칙한 상상을 해보자.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20세기 08학번’ 대(大)선배들은 과연 무엇을 배웠을까? 까마득한 옛날이라 제대로 된 전공 교재가 있을까 싶다. 결과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이승배/경영신문 635호 전재)
■ 100년 전 1학년 전공 교재만 25권
고려대의 전신인‘보성전문학교’는 지난 1905년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엔 ‘법률학’, ‘이재학’(理財學) 등 2개 전문과를 둔 2년제 학교였다. '이재학'은 현재 경영학과 경제학의 모태가 되는 전공. 이후‘상학’을 거쳐‘경영학’으로 발전했다.
1905년 보성전문 이재학과 입학생의 교과목 내용을 보면 재정학, 화폐론, 상법총론, 은행실무지, 상업부기학, 경제학, 법학통론, 채권법, 물권법, 민법총론, 산술(四則至分數) 등 11과목에 이른다. 지금보다 훨씬 많은 과목을 들은 셈이다.
전공 교재는 어땠을까. 국내에서 경상계 책이 만들어진 때는 1907년부터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고려대 경영대학 100년사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08년에는 모두 10권의 경상계 책이 발간됐다. 간이상업부기학(簡易商業簿記學·임경재), 외국무역론(外國貿易論·유완종) 등이 이때 만들어졌다. 과목은 크게 ▲상학 ▲경제학 ▲경상에 관한 역사학 등으로 나뉜다.
한편 1907년에서 1910년까지 한국내에서 발간된 경상계 저서는 총 33권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공별로는 경제학 서적이 21권으로 가장 많고, 상학관련 책(9권)이 뒤를 이었다. 나머지 3권은 경제사에 관한 것이었다. 이 33권의 경상계 저서 중 저자 미상의 7권을 제외한 나머지 26권은 보성전문에 관계된 교수 및 강사들의 저술이었다.
당시 우리나라 경상계 학자 대부분이 보전 경상계 학문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우리가 30여 년 동안 일본의 지배 아래 있었고, 식민지 기간에는 우리 것이란 가치 없는 것으로 여겨져 보관이 소홀했던 점 등으로 미루어 저서는 더 많았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사진설명: 간이상업부기학 / 임경재/ 1908
# 돋보기: 임경재는 누구?
한말의 대표적 초기 회계학자. 보성전문학교의 '부기(簿記·경영활동의 결과를 계수적으로 기록하고 요약하는 기술)강사'였다. 주요 저서로는 지난 1908년에 쓴 '신편은행부기학'(新編 銀行簿記學), '간이상업부기학'(簡易商業簿記學)이 있다. 이 책은 "당시 서양부기의 도입 보급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