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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 신임교원 인터뷰] "숫자보다 결정, 결정보다 책임" 최재은 교수가 말하는 AI 시대의 회계학

2026.09.18 Views 83 홍보팀

숫자보다 결정, 결정보다 책임

최재은 교수가 말하는 AI 시대의 회계학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캠퍼스에 시원한 가을바람과 함께 반가운 얼굴이 찾아왔다. 2026학년도 2학기, 미시간대학교를 거쳐 모교로 돌아온 최재은 회계학 교수를 만났다. 11학번으로 캠퍼스를 누비던 학생에서 이제는 교원으로 제자이자 후배들 앞에 서게 된 최 교수. 회계의 본질인 '의사결정과 책임'부터 빠르게 변하는 AI 시대 속에서 '내 안의 가치'를 찾아가라는 조언까지, 모교의 선배이자 스승으로서 그가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Q1. 교수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경영대학 최재은입니다. 저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11학번으로 입학해 학부를 졸업한 뒤, 에머리대학교(Emory University)에서 회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미시간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에서 4년간 회계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올해 2학기부터 모교인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으로 돌아와 교수로 재직하게 되었습니다.

 

Q2. 미시간 대학교를 거쳐 고려대학교에 교수로 돌아오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모교에 부임하신 소감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저에게는 모교라는 의미가 정말 컸습니다. 미국에서의 삶은 개인적으로는 여유롭고 경제적으로도 풍족해서 나쁘지 않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행복이란 게 나 자신에게만 집중할 때 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고려대학교에 오면 학생들과 더 가까이에서 소통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귀국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고려대학교로 돌아오게 된 것은 저에게 정말 큰 영광입니다. 학부 시절 이 캠퍼스에서 수업을 들으며 '나도 교수가 되고 싶은데, 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참 많이 했습니다. 포기해야 할 것도 많아 보였고, 불안한 마음도 컸거든요. 그때의 저 자신이 지금의 저를 본다면, 그토록 바라던 꿈을 이뤄낸 모습에 정말 자랑스러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Q3. 미시간 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에서 강의하신 경험이 있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외 대학과 고려대학교의 강의 환경이나 학생들의 분위기에 차이가 있다면 어떤 점인가요?
두 학교 학생들 모두 정말 뛰어난 지성과 성실함을 갖추고 있어서, 늘 훌륭한 제자들을 만나고 있다는 감사함을 느낍니다. 굳이 차이점을 하나 꼽아보자면… 고려대 학생들이 조금 더 마음이 따뜻하고 착하다는 점이랄까요?

 

Q4. 회계학 분야에서 최근 가장 주목하고 계신 트렌드나 이슈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아무래도 AI의 발전이죠. AI로 인해 회계 정보에 대한 접근과 분석이 쉬워지면서 정보 활용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앞으로 회계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대학에서 회계 교육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Q5. AI와 데이터 분석으로 회계 업무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우리가 왜 여전히 회계를 공부해야 하는지, 그리고 학부생들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역량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회계를 단지 '숫자를 계산하고 정리하는 일'로만 본다면 AI 시대에 사라질 학문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단순 계산이나 전산화 작업은 이미 상당 부분 자동화되었으니까요.
하지만 회계의 본질은 계산이 아니라, 회계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있습니다. 외부 이해관계자가 투자나 거래 여부를 판단하는 재무회계든, 내부 경영진이 사업 방향을 설정하는 관리회계든 결국 핵심은 의사결정입니다.
저는 이 '의사결정' 영역만큼은 AI가 결코 대체할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AI가 분석 데이터나 대안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결정에 대한 '책임'까지 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신제품 출시를 결정했다면, 그 이후의 성과나 트렌드 분석, 원가 관리까지 누군가가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합니다. 의사결정에는 늘 책임이 따르고, AI는 책임을 질 수 없기에 회계라는 학문은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회계 전문가의 진짜 역할 역시 숫자를 만들어내는 데 있지 않고, 판단을 내리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업 시간에도 숫자를 산출하는 공식보다, '이 숫자를 바탕으로 어떤 비즈니스 결정을 내릴 것인가'를 가르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Q6. 회계 과목은 학생들이 특히 어렵게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수업을 진행하실 때 어떤 점에 가장 신경 쓰시나요?
저는 어려운 이론보다 '큰 그림'을 먼저 이해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최대한 쉽게 일상의 비유로 핵심을 설명하려고 늘 고민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수업에서는 원가 계산의 개념을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 비유해 설명했어요. 친구 세 명이 밥을 먹으러 가서 피자와 샐러드를 같이 시켰다고 해볼게요. 피자는 각자 몇 조각을 먹었는지 눈으로 명확히 보이지만, 샐러드는 누구 얼마나 먹었는지 정확히 나누기 어렵습니다. 이때 돈을 3분의 1씩 똑같이 낼 수도 있고, 피자는 먹은 만큼 깔끔하게 따지고 샐러드만 n분의 1로 나눌 수도 있죠.
이것이 바로 원가 회계의 핵심입니다. 눈에 보이는 직관적인 원가는 그대로 반영하고, 나누기 모호한 공통 원가는 일정한 기준을 세워 배분하는 것이죠.
그런데 저는 이렇게 단순한 이야기가 오히려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생각해요. 세부 내용으로 들어갈수록 복잡해지지만, 학생들이 실제로 길게 기억하는 건 결국 단순한 핵심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수업에서 이런 쉬운 비유로 핵심을 먼저 각인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7. 마지막으로, 고민도 많고 다양한 도전을 앞두고 있는 고려대 학생들에게 응원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인생에서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직접 시도해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앞으로의 세상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정확히 예견할 수 없습니다.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분야도 순식간에 변화하듯 외부의 조건이나 유행은 늘 빠르게 변하기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의 변화보다 '내 안에 있는 것'에 집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는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건 내가 스스로 결정했고 해냈다'는 자부심과 확신을 얻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앞으로 나아갈 강력한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어차피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이 바로 그런 삶을 살아볼 기회이고, 여러분이 AI나 시대의 변화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길을 찾아 당당히 도전해 보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경영신문 학생기자단 1기_김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