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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6시간, 벤치에서도 잤다 - 11년 연속 CPA 합격자 1위의 요람 정진초 실장들의 CPA 생존기

2026.09.18 Views 209 홍보팀

잠은 6시간, 벤치에서도 잤다 

11년 연속 CPA 합격자 1위의 요람, 정진초 실장들의 CPA 생존기


고려대학교가 올해 공인회계사(CPA) 시험에서도 대학별 합격자 수 1위를 기록하며 11년 연속 선두 자리를 지켰다. 고려대의 꾸준한 CPA 성과 뒤에는 경영대학 CPA 시험 준비반 ‘정진초’가 있다. 정진초는 학습 공간 제공을 넘어 모의고사와 강의 지원, 합격생과 수험생 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교내 CPA 준비생들의 수험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경영신문은 지난해 제60회 CPA 시험에서 수석 합격한 뒤 1년간 정진초를 이끈 류재석(경영20) 전 실장과, 올해 제61회 시험에 합격해 새롭게 정진초를 맡은 김윤경(경영23) 실장을 만났다. 두 사람에게 고려대가 CPA 시험에서 꾸준히 강세를 보이는 이유와 정진초의 역할, 그리고 각자의 수험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11년 연속 CPA 1위, ‘사람과 환경’이 만든 선순환

Q. 고려대학교가 11년 연속 CPA 합격자 수 1위를 기록했습니다.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류재석. 우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고 생각해요. 열람실도 많고 좌석도 충분히 확보되어 있어 공부할 수 있는 물적인 환경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인적인 환경도 중요해요. 매년 합격자가 많이 나오다 보니 합격자들이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시너지가 생깁니다. 앞선 좋은 결과가 다시 다음 결과로 이어지는 흐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윤경. 고려대 자체에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모이고, 학교에서도 그에 맞는 지원을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정진초 역시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고요. 좋은 인재와 이를 뒷받침하는 환경이 함께 있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기록이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그 안에서 정진초가 맡고 있는 역할과 가장 큰 자산은 무엇일까요?
류재석. 인적 자원을 가장 강조하고 싶어요. 고려대에도 우수한 인재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CPA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정진초에 모입니다. 그리고 매년 합격자가 나오면서 선후배 간 경험이 계속 축적되고요. 실제로 학교에서 회계사 관련 강연을 열 때 최근에 정진초에서 공부했던 선배들도 많이 참여합니다. 정진초가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것 자체도 결국 그런 사람들이 쌓아온 결과라고 생각해요.
정진초의 역할은 실원들에게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모의고사나 강의 지원은 비실원 학생들에게도 일부 열려 있고, 특히 모의고사는 저희 합격생들이 출제에 참여하고 체계적으로 검수합니다. 전보다도 고려대 전체 CPA 수험생을 지원하는 역할이 커졌다고 봅니다.
김윤경. CPA는 공부 방법이 하나로 정형화돼 있는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중간중간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정진초 모의고사는 실원이 아니어도 응시할 수 있고, 시험 후에는 자신의 결과와 위치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까지 제공합니다. 학생들에게 그런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정진초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정진초를 택하게 된 계기와 더 나아가 실장까지 맡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류재석. 정진초에 들어오기 전에는 집 근처 스터디카페에서 혼자 공부했어요. 그런데 환경이 조금 아쉽기도 했고, 같은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으면 얻어갈 수 있는 것도 많겠다는 생각에 입실했습니다. 합격한 뒤 당시 실장님의 제안을 받았는데, 앞으로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맡게 됐습니다.
김윤경. 저도 혼자 공부하면서 지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 정진초에 들어왔어요. 이후 좋은 실원들과 멘토, 실장님을 만나면서 힘든 공부를 조금 더 즐겁게 할 수 있었고 그것이 좋은 결과로도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전 실장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정진초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실장을 맡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경영대 수업에서 시작된 CPA 도전

Q. 경영대학의 회계 관련 수업도 CPA 진입이나 시험 준비에 영향을 줬나요?
김윤경. 저는 CPA에 진입하기 전 회계와 재무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이 시험에 진입해도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1학년 때 김재영 교수님의 회계학원리 수업을 들었는데 수업이 정말 좋아서 다음 학기에 중급회계도 이어서 들었습니다.
교수님께서 회계라는 과목의 틀을 잡아주시고 회계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셨기 때문에 회계에 대한 관심도 계속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뵐 기회가 있다면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전임 실장과 신임 실장, 서로 다른 수험 전략

Q. 시험 성격이 다른 1차와 2차는 각각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류재석. 1차는 객관식이고 문제와 과목 수가 많기 때문에 타임어택 성격이 강해서, 시간 관리가 중요해요. 그래서 풀 수 있는 문제를 빠르게 골라내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반면 2차는 주관식이고 과목 수 자체는 줄지만 매우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해요. 문제 수도 적어서 실수 하나가 크게 작용하고요. 대신 시간 압박은 1차 시험보다는 조금 덜한 편이라, 조급하게 풀기보다 조금 천천히 풀면서 확실하게 점수를 확보하려 했습니다.
김윤경. 저는 12월까지 1·2차 공부를 병행하다가 마지막 3개월 정도만 1차에 집중했습니다 따라서 그 시기에는 1차에만 나오는 말문제를 꼼꼼하게 정리하고 전 범위 모의고사를 풀면서 전체적인 틀을 점검했어요. 2차 기간에는 시간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문제를 한 번 풀 때 ‘이 문제가 다시 봐야 하는 문제인가’를 깊이 생각했습니다. 오답 노트를 작성할 때는 단순히 왜 틀렸는지만이 아니라, 같은 실수를 다시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정리했던 것 같아요.


Q. 두 분은 강점과 어려움을 느낀 과목도 정반대였다고요. 어떻게 이겨내셨는지와 자신만의 공부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류재석. 저는 특히 2차 과목 중 암기 비중이 높은 회계감사가 다른 과목이랑 이질적이라 느껴져 가장 어려웠고, 반대로 중급회계나 고급회계 같은 회계 과목에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암기법을 시도해봤는데 결국은 좀 단순하지만 시간을 많이 투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강점이 있었던 과목에 대해서 팁을 드리자면, 회계에서는 답만 구하고 해설을 보는 데서 끝내면 안 돼요. 시험이 어려워질수록 오히려 기본적인 부분에서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아서 기본적인 회계처리, 즉 ‘분개’를 반드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회계처리의 일관된 논리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어요. 특히 고급회계는 자료가 많아 실수하기 매우 쉬운 과목이기 때문에, 정해진 풀이의 틀을 확실히 익혀 모든 문제를 똑같은 방식으로 풀이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김윤경. 저는 고급회계가 가장 어려웠던 과목이었어요. 처음에는 표면적으로 문제를 푸는 데만 급급해서 2차에 들어갔을 때 어려움이 생겼는데, 저도 비슷하게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회계처리가 진행되는 과정을 이해하고, 문제 상황을 제 방식대로 분류하며 풀기 시작하니까 개선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자신이 있던 암기와 관련하여 말씀드리자면, 먼저 그 과목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기본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후에는 머릿속으로만 외우기보다 무조건 입 밖으로 내뱉거나 직접 쓰면서 했습니다. 머릿속으로만 외우기보다 입으로 말하고 다시 귀로 듣거나, 직접 쓰고 다시 눈으로 보는 과정을 거치면 암기의 효율이 훨씬 높아진다고 생각해요.

 

Q. 장기간의 수험생활을 하다 보면 포기해야 하는 것도, 불안한 순간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와 당시의 생활 패턴이 궁금합니다.
류재석. 일단 평균적으로 하루 6시간 정도 잤습니다. 대신 낮잠을 꽤 많이 자서 낮에도 한 시간 정도는 잤던 것 같아요. 벤치에서 자기도 하고 엎드려 자기도 했습니다(웃음). 그래서 오히려 잠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낀 적은 별로 없었어요. 저에게 더 힘들었던 것은 평소 하는 일이 밥 먹고 공부하는 것밖에 없다 보니 다른 문화생활을 거의 못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자기 전에 계속 휴대전화를 보게 되더라고요. 원래 생활 리듬을 유지하려면 빨리 자야 하는데 말이죠. 나중에는 집에 가면 휴대전화를 책상 위에 두고 아예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저는 특별한 멘탈 관리 방법을 찾기보다 원래 하던 페이스와 매일의 루틴을 지키려고 했어요. 새로운 방법을 계속 시도하면 오히려 ‘이게 될까’라는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더라고요. 문제가 잘 안 풀리거나 진도가 조금 밀려도 ‘그러려니’ 하고 평소처럼 공부하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불안감도 자연스럽게 줄었습니다.
김윤경. 저도 평균 6시간 정도 잤습니다. 저는 통학하면서 공부했는데 처음에는 지하철로 이동하는 시간에도 암기를 하겠다고 계획했어요. 그런데 학교에서 공부를 마치고 집에 갈 때 다시 책을 펼치는 게 생각처럼 잘되지 않더라고요. 대신 저는 따로 쉬는 날을 정해 두지는 않았기 때문에 지하철을 타는 시간을 휴식 시간으로 사용했습니다. 보고 싶은 영상을 보거나 휴대전화를 하면서 쉬었어요. 그리고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 포기할 것을 포기하고 공부한 다음, 나중에는 덜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었습니다. 더 나중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버텼던 것 같아요.
저는 불안감이 생길 때 옆에 있는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됐어요. 이것 역시 정진초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시험을 준비하다 보면 결국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되거든요. 그런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정신적인 지지도 얻을 수 있었고 현실적인 해결책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CPA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믿기를


Q. 마지막으로 CPA 진입을 고민하거나 현재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요?
류재석. CPA는 범위도 넓고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은 시험이라 ‘무던한 사람’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한두 과목에서는 약점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그런 부분을 꾸준히 메우면서 멘탈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공부하고 있다면 계속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주변의 좋은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해요. 합격생이나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질문하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고려대와 정진초가 가진 인적 자원과 네트워크가 큰 장점이니까요. 진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주변의 말에 너무 흔들리지 말고, 우직하게 공부해 봤으면 합니다.
김윤경. 저는 주변에 잘 휘둘리지 않고 하나에 집중하며 자신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사람에게 잘 맞는 시험이라고 생각해요. CPA를 준비하다 보면 포기해야 하는 것도 많기 때문에 자신이 선택한 시험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합니다.
저도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수험생이었고 정말 많은 고비를 겪었어요. 그런데 그 순간순간마다 제가 처해 있던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성적이 잘 나오지 않거나 문제가 풀리지 않는 순간이 오더라도 낙담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의 수험생활을 스스로 이끌어가는 힘을 가졌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조금 더 믿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올해 실장으로서 열심히 일할 테니(웃음) 함께 이겨나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꼭 전해주고 싶어요.

 

경영신문 학생기자단 _취재: 김연태, 촬영: 조한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