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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CDTB, ‘인공지능 시대의 진화와 통찰’ 주제로 DTB 세미나 개최

2025.10.27 Views 49 홍보팀

고려대학교 CDTB, ‘인공지능 시대의 진화와 통찰’ 주제로 DTB 세미나 개최

 

 

고려대학교 디지털전환경영연구센터(Center for Digital Transformation & Business, 이하 CDTB)는 10월 24일(금) ‘DTB 세미나’를 개최했다. DTB 세미나는 한 학기에 네 명의 연사를 초청해 학생들에게 최신 디지털 기술과 산업 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강연에는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전기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윤성희 대표가 연사로 나섰다. 윤 대표는 현재 인공지능(AI) 관련 회사 Erudio Bio를 운영하며 SK, 아마존 등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고, 서강대학교 겸임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윤 대표는 강연의 시작을 컴퓨터 역사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열었다. 진공관 컴퓨터인 에니악(ENIAC)이 처음 등장했을 당시, 컴퓨터의 크기는 강의실 하나를 가득 채웠지만, 성능은 지금의 휴대전화에 비해 10억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지금 생각하면 코웃음이 나겠지만, 그 시절에는 그 정도 크기의 기계가 정확한 계산과 빠른 처리 속도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모두가 감탄했다”고 덧붙였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오늘날, 과거 사람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수준의 기술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윤 대표는 2012년 딥러닝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전까지만 해도 컴퓨터가 단순한 개와 고양이의 이미지를 구분하는 일조차 어려워했다고 설명하며, 인공지능(AI)의 발전 흐름을 소개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두 번의 겨울, 즉 암흑기를 겪으며 발전해왔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기술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관심이 사라졌던 시기였고, 두 번째는 2012년 이후 딥러닝이 부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비용 문제로 인해 성장이 주춤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2017년, 구글에서 발표한 ‘Attention is All You Need’ 논문이 전환점이 되었다. 기존의 순차적 학습 방식 대신 ‘어텐션(Attention)’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AI가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학습과 응용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후 2022년에는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생성형 인공지능의 시대가 열리며 챗지피티(ChatGPT)가 등장했고, 2024년에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행동을 수행하는 ‘AI Agent’ 시대에 접어들었다. 윤 대표는 “현재의 인공지능은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가공해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수준까지 발전했다”며, “이는 생산성을 높이고 인건비를 절감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AI 발전의 근간으로 무어의 법칙(Moore’s Law)을 언급했다. “반도체 칩에 집적되는 트랜지스터 수가 약 18~24개월마다 두 배로 늘어나면서 컴퓨터의 성능은 비약적으로 향상되고 가격은 꾸준히 하락해왔다”며, “과거 강의실 하나를 차지하던 컴퓨터보다 오늘날 손안의 스마트폰이 훨씬 더 많은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이어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이러한 집약적 발전의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10년 가까이 걸린 연구였지만,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알파폴드(AlphaFold)는 단기간에 이를 완성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약 개발 과정에서 수백 개의 후보 물질을 일일이 실험해야 했던 과정을 인공지능이 효율적으로 축소하며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며, “이러한 접근은 DNA 해석과 맞춤형 의학 발전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환자마다 약물 반응이 다르므로, 이에 맞춘 약을 선별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다. 한 학생이 “AI에게 간단한 수학 문제를 시켜도 틀린 답을 내거나, 오류를 지적하면 부등호만 바꾸는 등 그럴듯하게만 수정하려 한다”며 “AI가 간단한 수학 문제조차 틀리거나 부정확한 답을 내놓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자, 윤 대표는 “대규모 언어모델은 질문의 의미를 이해하기보다는 문맥상 가장 가능성이 높은 단어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 때문에 인공지능이 그럴듯한 답을 제시하느라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이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라 불리는 AI의 대표적 한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스갯소리로 “대규모 언어모델이 문제를 정확히 해결할 때가 오히려 놀라운 일이며, 그렇지 못할 때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반응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청중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었다.

 

또 다른 학생이 딥페이크나 사기 등 AI의 부작용을 지적하자 윤 대표는 “매우 중요한 지적”이라며 “AI의 윤리적 사용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이며, 앞으로는 기업과 개인 모두가 더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아마도 월가에서 내놓은 가장 틀린 예측 중 하나는 인공지능의 성장 속도를 과소평가한 것”이라고 말하며, AI 기술의 발전이 기존의 예측을 완전히 뒤엎을 만큼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발전만 보더라도 AI의 진보는 인간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며,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예측하는 것은 그야말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처럼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보다 변화에 대한 이해력과 대응력”이라며, “늘 주변의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세상의 발전 흐름을 면밀히 파악하며, 이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통찰을 갖추는 것이 앞으로의 인재에게 필요한 역량”이라고 조언했다.

 

이처럼 이번 세미나는 단순히 인공지능 기술의 역사나 구조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 발전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파급력과 그 속에서 개인이 가져야 할 태도까지 성찰하게 하는 자리였다. 윤 대표의 강연은 학생들에게 “AI의 시대를 두려움이 아닌 준비의 시대로 맞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깊은 울림을 남겼다.

 

수업에 참여한 한 학생은 “다양한 실제 사례들을 들을 수 있어 공학 전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매우 흥미롭게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게놈 프로젝트가 처음 시작될 때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사람의 손으로 완성되지 못하고 인공지능이 그 과정을 단기간에 마무리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며 “내가 매일 사용하는 챗지피티(ChatGPT)가 얼마나 정교한 기술의 결과물인지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질문을 던지는 데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의 특성과 작동 원리를 이해한 뒤 좀 더 효과적으로 활용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CDTB는 앞으로도 학생들이 최신 디지털 기술과 산업 변화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이를 학문과 실무에 연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를 지속해서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강연을 통해 학생들은 인공지능 기술의 원리뿐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철학적 의미와 사회적 영향까지 폭넓게 사고하는 계기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