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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BS 소식

경영대학 교수 릴레이 인터뷰(1) 최우석 교수

2013.06.07 Views 4251

ㅇ Interviewee : 최우석 교수

ㅇ Interviewer : 객원 학생대사 온라인 담당 경영학과 07학번 김두언



Q.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교수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선 이렇게 인터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인터뷰가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저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고, 공인회계사로 회계법인에 약 3년을 근무한 뒤 유학 길에 올랐습니다. 미국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후에는 미국대학에서 약 2년간 교편을 잡았습니다. 2006년에 미국 생활을 접고, 마음의 고향인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서 강단에 서게 됐습니다. 현재는 학부에서 회계학원리 및 중급회계1 과목을 맡고 있고, 대학원 및 MBA 학생들을 위한 강의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


Q. 교수님의 수업은 많은 학생들이 수강하고 싶어하는 강의 중 하나로 알고 있는데요. 교수님만의 비결이 있으신지요?


회계학 과목 자체가 경영학에서 어렵다고 알려진 과목 중 하나입니다. 이 때문에 초반에 흥미를 잃는 학생들이 많죠. 그래서 저는 최대한 쉽게 강의하고자 노력합니다. 제가 처음 회계학을 배울 때 느꼈던 어려웠던 부분들을 떠올리며 학생들의 입장을 역지사지 해보는 것이죠. 이러한 방법으로 중요한 항목들에 집중해 강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항목에 따라 배우는 내용의 깊이가 얕아지는 부분이 있다는 단점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학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좌우명이 있다면?


특별한 좌우명이 있진 않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좌우명이 없다’는 것이 좌우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웃음) 좌우명이 있으면 그 틀에 맞추기 위해 편견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저는 수업에서도 형평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또한 학생들이 각자의 개성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정사안에 대해 개인적인 차이가 분명 존재하지만, 적어도 제 강의에서는 이러한 차이로 인해 불이익이 가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아직 사회에 나가기 전의 학생들은 경험이 부족해 혼란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교수이자 학교와 인생의 선배로서 학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합니다. 특히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학생 본인 스스로 생각이 정리되며 답을 찾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최대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학생들이 회계학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수님이 생각하는 회계학은 무엇인가요?


회계는 기업의 언어입니다. 회계정보를 이용해 기업과 기업이 소통하고, 기업 내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자료로 사용하고, 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에 대한 신뢰여부를 판단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회계와 단순한 부기를 혼동하곤 합니다. 부기, 경리도 회계의 기능 중 하나지만 이는 매우 일부입니다. 회계는 단순한 기장이 아니라, 하나의 정보시스템으로서 자본시장에 존재하는 정보의 불균형을 완화하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기여하는 기업의 필수적인 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교수님의 학창시절은 어땠나요?


저는 공인회계사 준비반인 정진초에서 대학생활의 상당 부분을 보냈습니다. 지금 정진초는 독서실 같은 분위기이지만, 이전에는 동아리의 성격도 강했습니다. 다들 같은 목표를 향해 도전했기 때문에 구성원 사이의 관계가 매우 돈독했습니다. 회계 공부만 했던 매우 무미건조한 대학생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뚜렷한 목표를 선후배, 그리고 동기들과 공유하며 힘들지만 즐거운 학창 시절을 지냈던 것 같습니다.



Q. 유학생활에서 기억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유학이 제 첫 해외 경험이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다가 바로 처음으로 외국에 나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부담감이 매우 컸습니다. 가끔 영어를 들으면 소화가 잘되지 않는 느낌이 들어서, 그 때는 한국 방송을 켜놓고 한국말을 들으며 밥을 먹었던 적도 있죠. (웃음) 하지만 절박한 마음으로 공부하다 보니, 유학생활에 필요한 언어의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Q. 취업난으로 인해 많은 경영학과 학생들이 CPA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CPA는 경영학과뿐 아니라 다른 학과에서도 많이 응시하는 추세입니다. 현재 저는 공인회계사 준비반인 정진초 주임교수로 있습니다. 회계에 대한 목표가 분명하다면 적극 추천하지만, 단순히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는 권유하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비전 없이 도전하기에는 기회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진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우선 공부를 시작해보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회계학 지식은 회계사 자격증 취득 여부와 관계 없이 사회 생활에서도 유용한 지식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부를 하는 도중에 자신의 적성을 발견할 수도 있겠죠.


또한 시험 준비 도중에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회계 자체에 적성이 있더라도 시험제도가 본인과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시험방식이 나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미련을 두지 말고 과감하게 포기하고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덧붙여 저는 경영대 행정고시 준비반인 탁마정 지도교수도 맡고 있습니다. 행정고시 역시 경영학과 학생들이 도전해볼 만한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영대 학생들 사이에서 회계사 시험에 관한 관심은 높지만 행정고시에 대해서는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듯 합니다. 1, 2, 3차 시험을 한 해에 통과해야 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합격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긴 하지만, 합격하면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고 운영하게 되므로 더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시험이 시작할 때는 신중히 해야 하기 때문에, 회계사시험과 행정고시 모두 충분히 고민해보고 도전하기 바랍니다. 혼자서 판단하기 어려울 때에는 여러 사람들의 조언을 들어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대학생활 동안 스펙 쌓기에 주력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학창시절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이 듣고 싶습니다.


사실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마다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매우 다양한 진로가 열려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졸업하기 전에 학생들이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운동입니다. 모든 일을 해나가는데 체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글을 보는 학생들이 당장 내일부터라도 운동을 시작했으면 합니다. 걷기, 조깅, 헬스 같이 간단한 운동도 좋습니다. 저는 조금 늦은 30대 중반에 운동을 시작했는데, 조금이라도 일찍 시작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학생들이 지금부터 자기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고시, 취업 준비 등 체력이 매우 많은 부분을 좌우하고, 운동으로 건강을 챙김으로써 삶의 질도 높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기회가 될 때마다 순수학문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인문학뿐 아니라 자연과학 분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에는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학생들이 이 두 가지를 통해 각박한 생활에 조금이라도 휴식을 가지고 재충전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선배들이 재학생 후배들에게 ‘지금 안 놀면 언제 놀겠는가?’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반대로 ‘지금 공부 하지 않으면, 언제 공부하나?’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제가 말하는 공부는 책상에서 하는 공부뿐 아니라, 자신을 계발하기 위한 다양한 경험까지 포괄합니다. 직장에 들어가면 시간은 부족하지만 경제력과 경험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훨씬 더 잘 여가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공부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여유는 없게 됩니다. 대학 시절은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해볼 수 있는 유일한 시기입니다.


Q. 교수님은 쉬는 날에는 무엇을 하시나요?


저는 종종 만화책을 봅니다. 유명한 만화도 다수 읽어 보았습니다. 정진초에서 회계사 공부를 할 때 항상 금요일 오후에 선배들과 만화가게를 정기적으로 가기도 했죠. 공부를 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만화를 보면서 많이 풀었던 것 같습니다. 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신기하게도 만화를 보고 오면 그 어렵던 고급회계 문제가 잘 풀리곤 했습니다.(웃음) 그 때의 기억이 남아서 예전처럼 자주는 아니지만, 아직도 기회가 닿으면 가끔씩 만화책을 봅니다. 만화책 보는 것 이외에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하고, 역사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Q. 많은 학생들이 최우석 교수님과 소통하고 싶어합니다. 방법을 알려주세요.


저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약속을 정하면 언제든 면담이 가능합니다. 지금도 많은 학생들이 찾아오기도 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이메일을 통해 면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회계학, 회계사, 유학 및 이외에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은 학생들에게 교수실 문은 항상 열려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학생대사 페이지를 보는 경영대학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교수를 어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찾아가고 상담하세요. 많은 교수들이 학생들이 찾아오는 것을 기다리고 반깁니다. 학생 입장에서는 교수 연구실의 문턱이 높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교수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부분은 경영대 교수들이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특히 고려대의 같은 구성원이라는 것이 굉장히 큰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소중한 인연들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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