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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BS 소식
정호원 교수(MIS 전공)는 현재 국내 최초의 SEI(Software Engineering Institute, 미국의 카네기멜론 대학 소프트웨어공학 연구소)에서 개발한 프로세스 기준인 CMMI(Capability Maturity Model Integration)의 한국 최초 공인 강사이다 (2002년과 2009년 연구년을 SEI애서 근무). 그리고 ISO(국제표준화기구․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의 프로세스 표준인 SPICE(Software Processor Improvement& Capability dEtermination)의 editor이고 또한 심사원 자격을 부여할 수 있는 권한도 갖고 있다. 더욱이 SEI에서 선정한 전 세계 프로세스 전문가 16명 중 아시아에서 유일한 IPRC(International Process Research Consortium) 멤버로 활동하였고, ISO의 SPICE 국제회의 한국대표단으로 1991년부터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정호원 교수는 이와 같은 전문성을 활용해 지식 나눔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2003년부터 시작했으며 당시엔 지식 나눔, 재능 나눔이라는 단어가 매우 생소한 시절이었다. 지식 나눔의 선발자로서 현재까지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는 정호원 교수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 지식에서도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 약자를 돕기 위한 무료강의
국제 프로세스 표준에 따른 공인된 인증이나 평가는 경우에 따라 필수불가결하고 이러한 인증이나 평가 없이는 수출이나, 공공부분 사업에 참여 자체가 제한적일 수 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대기업은 프로세스 인증과 심사를 수행할 수 있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심사원 자격을 가진 직원을 양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SPICE 강의는 고가임으로 일반 중소기업들은 수강하기 벅찬 실정이다. 즉 지식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정호원 교수의 설명이다. 때문에 약자의 위치에 있는 종소기업들을 돕기 위해 무료강의를 하고 있다고 전한다.
○ 작은 것이라도 자신이 나눌 수 있는 것을 의미 있게 나누고파
정호원 교수의 봉사활동에 대한 관심은 사회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바를 고민하며 시작됐다.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큰 야망보다는 작은 도움이라도 자신이 나눌 수 있는 것을 의미 있게 나누고자하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고민을 하던 중 호주에서 고려대 경영대학 출신의 교우를 만났고 그 교우의 도움으로 지식 나눔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특히, 어렵게 살아가기 때문에 주어진 동등한 기회 조차 받이들일 수 없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배분해 주기 위해 시작했다고 전한다. 비싼 강의료로 중소기업들에겐 기회조차 없으니 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 보고자 그 기회를 주기 위해 강의를 시작한 것이다. “돈이 많은 대기업들보다 가난한 회사들이 성장과 발전을 위해 이런 기회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라며 “이는 가난하고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이 더욱 철저한 건강진단을 필요로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라고 설명한다.
○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무료 강의조차 들을 수 없는 사람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을 할 때도 한계를 느끼는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한 예로 과거 정부에서 미장이 기술을 가르치는 무료 교육을 실시한 적이 있는데, 아이 세 명의 미혼모가 교육을 듣지 않아 그 이유를 물었더니, 교육을 받으면 그 시간에 돈을 벌지 못하게 되고 그럼 생계에 지장이 생긴다는 답을 들은 적이 있다. 즉 무료로 교육을 해주더라도 그 기회조차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그 당시에 깨달았다. “그나마 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중소기업은 다행이라는 생각조차 듭니다”라며 “지식 나눔도 한계가 있다는 아쉬움이 들 때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진정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바로 이렇게 무료 강의조차 들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에 신경을 쓰는 국가적 복지 체계가 갖춰져 있어야 하며, 우리의 작은 도움이 그들의 인생의 큰 도움이 될 수 도 있을 거라고 전했다.
○ 진정으로 중소기업을 위한 일인지 회의를 느끼기도
이러한 권위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는 항상 작두위에 올라가 있는 마음으로, 그의 한마디와 평가가 다른 누군가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인지하고 있다. 그에게는 단순한 평가가 기업들에게는 갈림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위치에서 항상 언행을 조심하고 윤리성을 지키고자 노력한다.
언제나 좋은 취지로 강의를 하고 지식 나눔 활동을 하지만 안타까운 적도 있다. 국제표준에 대한 그의 무료 강의를 듣고 심사 자격증을 취득한 많은 케이스가 있었는데, 그들 중 몇 명은 그 즉시 대기업으로 이직을 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무료 강의가 중소기업을 위한 일인지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개인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방법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한편으로는 이해하기도 한다. 앞으로도 이 지식 나눔 활동을 기회가 되는대로 지속적으로 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