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KUBS 소식

“줄 곳은 학교밖에 없다”-인성기금, 22편의 연구 결실로 답하다

2026.09.03 Views 55 홍보팀

“줄 곳은 학교밖에 없다”
인성기금, 22편의 연구 결실로 답하다

“생애 마지막까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고려대학교에 주고 싶다.”
유휘성(상학 58) 교우가 오랫동안 지켜온 말이다. 그의 기부 역사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경영관 건립기금 10억 원을 시작으로 장학기금과 부동산 기증 등을 이어왔고, 2024년 11월에는 다시 10억 원을 경영대학 연구기금으로 전달했다. 이로써 유 교우가 고려대학교와 경영대학에 전한 기부금은 98억 원에 이른다.
당시 유 교우는 “경영대학 교원들이 연구를 통해 제자들에게 배움을 주고, 제자들은 열심히 공부해 미래를 이끄는 리더가 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약 2년. 유 교우가 바라던 ‘선순환’은 연구 성과가 되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8월 13일,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은 인성기금 기부자 유휘성 교우를 초청해 감사 행사를 열었다. 방학 중임에도 인성연구기금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이어온 교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직접 전하고 감사의 마음을 나누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경영대학은 2025~2026년 인성연구기금 지원 사실을 논문에 사사(謝辭)로 표기한 연구를 한데 모은 ‘인성연구기금 연구성과 보고서’를 제작해 유 교우에게 전달했다. 보고서에는 국제학술지 12편과 국내학술지 10편 등 총 22편의 연구 성과가 담겼다.
단순히 논문 제목과 학술지를 나열한 보고서가 아니었다. 각 논문의 표지와 함께 실제 논문에 적힌 인성연구기금 사사 문구를 하나하나 찾아 수록했다. 프랜차이즈 계약 설계부터 암호화폐와 사이버보안, AI·로보틱스와 에너지 전환, ESG, 소비자 행동, M&A, 외국인 투자에 이르기까지 연구 분야도 다양했다. 기부금이 연구비가 되고, 연구비가 한 편의 논문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한 권에 담아 유 교우에게 보여준 셈이다.
인성기금이라는 이름에도 유 교우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머니와 할머니의 성함에 들어 있는 ‘인(仁)’자와 유 교우의 이름에 있는 ‘성(星)’자를 따 ‘인성(仁星)’이라 이름 붙였다. 그동안 유 교우가 전달한 기부금은 인성장학기금과 인성연구기금, 인성연구상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돼 왔다.
김언수 학장은 “그동안 후원해 주신 기금 덕분에 많은 분들의 연구에 도움이 됐는데,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님 덕분에 옛날 허허벌판이 지금 이렇게 변했고, 세계 랭킹도 40~50위권까지 올라섰다”며 “특히 랭킹에는 연구가 큰 영향을 미치는데, 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걸 꼭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유휘성 교우의 답은 담담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기부 철학은 분명했다.
“돈을 가지고 있어 봤자 다툼만 커질 뿐”이라며 “줄 곳은 학교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돈이 없으면 살아가는 데 불편하긴 하지만, 몇 푼 더 있다고 그게 자랑거리나 자긍심이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괴롭기만 하다”고 말했다. “아무리 많이 가져도 욕심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교수들을 대표해 나선 김우찬 교수는 4년 전 배종석 前 학장 재임 당시에도 비슷한 자리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유 교우가 지나가듯 “기부 더 해야지”라고 말했고, 자신이 “꼭 해 주십시오”라고 답했는데 정말 그 약속이 지켜졌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고려대 경영대에 기부해 주신 분들이 많지만, 유휘성 교우님은 저희 교수들에게 특히 특별한 분”이라며 “건물을 지어달라고 기부하는 경우는 흔한데, 교수들이 정작 필요로 하는 연구를 위해 기부해 주신 개인 기부자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질 인(仁)’자에 맞게 정말 어질게 학교를 위해 써 주신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자리를 함께한 유 교우의 아들 유선구 씨에게는 “학교를 사랑하는 그 마음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저희도 열심히 연구하겠다”고 했다.
유선구 씨도 짧게 소감을 전했다. 아버지의 거액 기부를 바라보는 가족의 마음을 묻자 “오히려 가족들이 더 감사하다”고 답했다. 기부금이 누군가에게 실제 기회가 되고 그 결과가 다시 성과로 이어지는 모습을 가족도 함께 지켜봐 왔기 때문이다. 한 번의 지원이 하나의 결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연구의 출발점이 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공식 순서가 끝난 뒤에는 참석자들이 함께 식사하며 각자 진행하고 있는 연구 이야기를 나눴다. 짧은 자리였지만, 이날 오간 말들은 인성기금이 단순한 재정 지원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교수들의 연구와 학생들의 성장, 그리고 한 가족이 오랫동안 지켜온 마음이 함께 만들어낸 결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