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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서울] [SS아마탐방] 고려대 길홍규 감독 `연대와 라이벌전은 숙명`

2021.08.31 Views 745 경영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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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길성용 객원기자] 고려대학교 아구부가 ‘2021 대통령기 대학야구’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2021시즌을 마무리했다. 아쉽지만 나름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한때 이빨빠진 호랑이 취급을 받던 고려대 야구부가 올시즌 강인했던 옛모습을 되찾은 가장 큰 이유는 김호근(경영79) 전 감독의 뒤를 이어 10년 넘게 고려대 야구부에 몸담았던 길홍규(경영84) 전 수석코치가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덕분이다. 길 감독 부임 이후 고려대는 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에서 4강에 오른데 이어 이번 대통령기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스포츠서울은 최근 고려대 vs 연세대 정기전인 ‘고연전(정기전이란 연고전 또는 고연전이라고도 불리며 매년 9월 열리는 연세대와 고려대 사이 친선경기대회다.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비정기적으로 진행됐고, 1965년부터는 이틀간 축구·농구·야구·아이스하키·럭비 등 5개 종목의 구기 경기를 치르고 있다)’을 목표로 강훈련 중이던 길홍규 감독을 순천에서 만나 그의 야구인생과 고연전의 의미를 들어봤다.

길 감독의 야구인생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내야수로서 특출난 재능을 보이면서 시작됐다. 그후 신일고의 에이스로 성장했으며, 고려대학교로부터 대학들 중 가장 먼저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어려서부터 동경해왔던 대학의 부름을 받는 것은 집 안의 경사였다. 그렇게 그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고려대 경영학과 84학번으로 안암의 문턱을 밟았다. “연세대학교에서도 제의가 왔지만, 단 1초의 고민도 하지 않았습니다. 제 머릿속에는 오로지 고려대뿐이었습니다.”

고려대에 진학한 길 감독은 매일매일 정기전에 출전하겠다는 목표로 열심히 훈련했다. 그 당시 조계현(연세대84· KIA 타이거즈 단장)을 필두로 대학야구에서 우승을 여러 번 맛봤던 연세대는 대학 리그 내 최강자나 다름없었기에 연세대를 이기기 위해서 훈련에만 매진했다. 생애 첫 정기전. 잠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3만여 고연대생들의 응원 소리를 즐길 틈도 없이 연세대를 이기기 위해 경기에만 집중했다. 길 감독은 “선동열(경영81), 박노준(경영82) 등 굵직한 선배들의 활약 덕에 승리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 때부터 그는 정기전에서 연세대를 이기기 위한 야구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라이벌 팀을 이기는 것만큼 기분 좋은 게 어딨을까. 오로지 팀의 승리밖에 몰랐던 그는 정기전에서 두 번이나 더 승리의 뱃노래를 불렀다.

프로 생활은 잔부상으로 그리 순탄치 않았다. OB 베어스에 입단한 그는 개막전 스타팅 멤버로서 나선 적도 있었지만, 10년을 끝으로 프로 생활을 마무리했다. “유명한 프로야구선수가 되진 못했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전혀 없었습니다.” 길 감독의 소감이다.

프로무대에서 은퇴 무렵 쌍방울 레이더스 소속 당시 수석코치였던 이종도(체교70) 전 감독이 코치직을 제의했고, 길 감독은 쌍방울의 전력분석원으로 3년간 활동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또 이종도 감독의 고려대 부임과 동시에 길 감독의 고려대 야구부 삶도 다시 시작됐다. 길 감독은 “그토록 익숙했던 모교였지만, 고려대의 초보코치로서 팀을 이끌어 가는 것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선수들과 오래 대화를 나무며 코치로서 보다는 야구인생선배겸 큰 형으로서 ‘소통’을 하려고 노력했었습니다”라고 돌아봤다.

신임 고려대 감독으로서 분석한 지난 시즌의 문제점은 바로 ‘수비’에 있었다. 길 감독은 “수비에는 빈틈이 없어야 합니다. 수비력은 팀의 온전한 상수로서, 모든 작전 구상의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죠. 따라서 탄탄한 수비로 매 경기에 계산이 서는 팀을 꾸리는 게 당장의 목표였습니다. 비시즌 동안에는 누누이 강조해왔던 기본기를 다지는 데 우선순위를 뒀고, 여러 번의 연습 경기에서도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자 힘썼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길 감독은 4학년 박동수, 송현제, 전지환(이상 체교18)에게 많은 출전 기회를 주었다. 특히 박동수에 대한 그의 애정은 한이 없었다. 길 감독은 “박동수는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경기를 지기 싫어하는 선수입니다. 올 한해동안 중간계투나 마무리, 선발 등 다양한 보직을 수행해줘서 감독으로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이석제, 석상호(이상 체교19) 등의 중간 계투 선수들도 최선을 다해줬습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재활에서 성공적으로 돌아온 김주섭(체교19)의 역투도 전력에 큰 보탬이 되었다.

길 감독은 “야수에서는 4학년 야수 3인방인 윤영수, 장희성, 최현준(이상 체교18)이 타격과 수비에서 두각을 보여줬다”고 했다.

길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위닝 멘탈리티(Winning Mentality)로 똘똘 뭉친 그들은 경기 후반에 기필코 승기를 뒤집었고, 결국 이러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번 대통령배8강전에서 성균관대를 상대로 5-3 역전승을 거뒀다. 준결승에선 동국대를 3-2로 꺾고 연세대와의 결승전까지 잘 이어졌다. 하지만 2021대통령배 결승전에서 만난 연세대를 상대로 9회초 투아웃까지 5-6으로 1점차 리드를 지키던 고려대는 연세대 4번타자 백도렬(4학년)에게 통한의 2점 홈런을 맞아 아쉽게 석패했다.

아쉬운 눈물을 흘리던 선수들을 다독여줬던 길 감독은 선수들에게 ‘2022 정기전’에서는 꼭 연세대를 이기자는 새로운 목표를 줬다.

“저를 믿고 야구부 감독이라는 큰 직책을 맡겨주신 고려대학교에 매번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올해는 정기전이 코로나로 취소되어 아쉽지만 다음 정기전에서는 반드시 연세대를 이겨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