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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KUBS

[중앙일보] 3040 CEO들은 아버지에게 무엇을 받았나, 마이크임팩트 대표 한근우 (경영02) 교우

2016.01.13 Views 3207 경영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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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여하며 살라는 아버지 말씀, 내 인생 끝에 무엇이 남을지 생각해 봤죠”

한동헌(34) 마이크임팩트 대표의 전 직장은 보스턴컨설팅그룹이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보스턴컨설팅 그룹에 입사해 3년 동안 컨설턴트로 일했다. 그때 아버지가 간암으로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인생의 롤모델이었던 아버지. 병석에 누운 아버지는 “사회에 대한 사명을 다 하지 못해 공허하다”고 했다. 충격이었다.

“아버지는 일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가정에서도 성공한 인생을 사셨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아버지가 자신의 삶이 공허하다고 하시는 걸 보고 삶의 가치란 어디에 있는 건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죠.”

이때를 계기로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좋은 강연을 들으며 했던 생각,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만큼 힘이 크다는 걸 떠올렸다.

“강연으로 세상을 풍요롭게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 그 길로 회사에 사표를 냈어요.”

친구 4명과 강연 전문업체 ‘마이크임팩트’를 창업하고, 젊은이들에게 꿈을 주는 강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09년 열린 ‘무한청춘엔진’이라는 강연 콘서트가 바로 그것이다. 김제동·장기하·노홍철 등 11명의 명사가 연사로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다. 물론 시작은 쉽지 않았다.

“11명의 연사를 섭외하기 위해 500명이 넘는 사람에게 연락했어요. 200명은 거절했고, 300명은 응답조차 하지 않았죠.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어요.” 무한청춘엔진이 성공하자 연사로 나서겠다는 사람이 줄을 이었다. 기업에서도 강연 콘서트를 기획해 달라는 요청이 이어졌다.
 
회사를 그만두고 강연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병석의 아버지께는 ‘2년만 믿어달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그러마’라고 했다. 아버지는 언제나 그랬다. 그가 아버지가 원하던 법대가 아닌 경영대를 가겠다고 했을 때도 별말 없이 ‘그러라’고만 했다.

“아버지는 제가 뭘 잘못해도 늘 ‘믿는다’로 시작해 ‘믿는다’로 말씀을 끝내셨어요. 사춘기 때 반항심에서 일탈했을 때도 그냥 ‘믿는다’고만 하셨죠. 그 말이 저를 울타리 밖으로 튕겨 나가지 않게 잡아줬어요.”

사업으로 바쁜 아버지였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일에는 절대 빠지지 않았다. “계절마다 떠나는 가족 여행에 아버지는 늘 함께하셨어요. 이제는 알아요.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다는 걸요.”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아버지는 3년을 더 살고 돌아가셨다. 돌아가실 때도 언제나처럼 “믿는다”고 하셨다.

지금 그가 가장 그리워하는 건 바로 그 가족 여행이다. 제주도에 살던 그의 가족이 육지로 여행하려면 배에서 12시간, 차에서 7시간씩 있어야 했다. 그 시간 내내 가족들이 대화하고 삼시 세끼 같이 먹으면서 많은 추억을 쌓았다.

“어릴 땐 가족 여행이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에요. 인생의 귀한 경험이었죠.”

그의 아침 기상 시간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오전 5시다. 아버지를 따라 일어나던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학창 시절엔 오전 5시에 일어나 2~3시간 동안 공부를 했어요. 세상이 고요하고 맑은 정신이니까 집중도 잘됐어요.” 아들이 일어나 공부를 시작하면 오전 6시쯤 아버지는 출출한 아들을 위해 달걀을 삶아 줬다. 아버지가 유일하게 할 줄 아는 요리였다. 그는 지금도 그 시절 그 달걀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건 쉽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러나 한 사람이 한 사람을 바꾸는 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가 제 인생에 진짜 의미라는 화두를 던져주신 것처럼 말이에요.”

그는 방황하는 2030 청춘에게 “내 인생의 끝에 무엇이 남을지를 생각해보라”고 덧붙였다. 당장은 직장이나 취업이 우선순위가 될 수밖에 없지만 그렇게 살면 회사가 원하는 인재로만 살게 된다는 거다. “자기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죠. 진짜 나를 찾고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을 찾다 보면 직장이 아닌 평생의 직업을 찾을 수 있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