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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KU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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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통신 1위에 비해 비통신 분야 쌓아가는 단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이미지=시사저널e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최근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가운데 SK텔레콤은 유독 탈(脫)통신에 적극적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SK텔레콤의 종합 ICT 기업으로 변화하는 한가운데 있다. SK주식회사 C&C 대표이사를 거치면서 쌓은 소프트웨어 노하우와 1위 기업으로의 시장 확대 한계가 그 배경이다.
박 사장은 1963년생으로 마산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선경(현 SK네트웍스)에 입사해 SK텔레콤과 SK주식회사 C&C, SK 등을 두루 거쳤다. 특히 박 사장은 SK그룹 내에서 큰 주목을 받는 인물이다. SK그룹 영업이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 인수 성과를 평가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인물이며 2000년대 초반 ‘소버린 사태’ 등 그룹 위기 당시 해결사 역할로 평가도 받는다.
SK주식회사 C&C 대표이사 시절에는 사업을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중심으로 재편하기도 했다. 박 사장이 지난 2017년 그룹 핵심계열사인 SK텔레콤 대표이사를 맡게 됐을 때도 ‘당연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태원 SK 회장의 신임 역시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해서 놓치지 않는 통신 1위…이제는 종합 ICT로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부정할 수 없는 1위 사업자다. 과거 2G 시절부터 최근 5G까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G 가입자는 지난 6월 말 기준 737만15명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SK텔레콤이 334만7684명으로 45.4%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KT가 223만7077명으로 30.4%를 LG유플러스가 178만3685명으로 24.2%의 점유율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동통신 전체 가입자 수 역시 지난 6월 기준 SK텔레콤이 2913만521명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KT는 1861만6094명, LG유플러스는 1454만5075명으로 조사됐다.
박 사장은 이 가운데서도 오히려 탈통신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올해 화두는 ‘ICT 복합기업’이다. 박 사장은 지난 1월 열린 ‘2020년 SK ICT 패밀리 신년회’에서 “이동통신과 신사업을 양대 성장 엔진으로 삼아 명실상부한 ICT 복합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무선통신 1위 업체인 SK텔레콤이 탈통신에 적극적인 배경에 대해 업계는 30년 가까이 무선통신 분야 1위를 지켜오며 통신 외에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의 이동통신 보급률은 120%를 넘어선 상태다. 특히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향후 추가 성장을 노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 사장은 미디어 영역과 관련해 ‘옥수수’와 방송 3사 ‘푹’의 통합을 추진해 신규 OTT 서비스 ‘웨이브’를 출범시켰으며,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도 최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을 통해 유료방송 가입자는 840만명으로 늘었으며,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SK브로드밴드의 2분기 영업이익은 6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8%나 증가하기도 했다.
보안에서는 ADT캡스를 과감히 인수해 이후 ADT캡스와 자회사 NSOK을 합병했으며, 정보보안 기업 SK인포섹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커머스 영역에서는 11번가와 SK스토아를 커머스 사업부로 편입해 두 회사의 협업을 통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2분기 미디어·보안·커머스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4% 증가했다. 연결 영업이익에서 비통신 자회사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분기 15% 수준에서 올해 약 25%로 대폭 확대됐다.
◇넷플릭스 소송전 등 비통신 자회사 관련 논란은 해결과제
다만 종합 ICT로의 변신을 위해 비통신 분야를 키우고 있는 박 사장에게도 고민은 있다. 비통신 자회사와 관계사들이 여러 문제에 얽혀있다는 점이다.
먼저 자회사 중 하나인 11번가의 경우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3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11번가는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48억원, 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마케팅 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1.1% 감소한 1283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커머스가 상당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고 이커머스 업체들의 거래액이 급증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논리였다. 하지만 수수료율이 낮은 식품과 생활용품 등에 거래액이 집중되면서 수익성 개선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소송전도 박 사장에게 고민거리다. 현재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망사용료와 관련해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경쟁사인 LG유플러스와 KT가 넷플릭스와 손을 잡은 상황속에서 홀로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HCN 인수전에서 KT에게 패배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에 따라 KT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35.47%로 올라가 SK브로드밴드(24.17%)와는 10% 넘는 격차를 보이게 됐다.
SK텔레콤이 최대 주주로 있는 OTT서비스 웨이브 역시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손을 잡으면서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모양새다. 웨이브의 경우 현재 국내 OTT 중에서는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넷플릭스와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CJ ENM과 JTBC의 OTT 합작법인 ‘티빙’도 출범을 앞두고 있으며, 디즈니 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등 외산 OTT의 국내 시장 침략도 향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SK텔레콤이 비통신 분야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현재 관련 시장을 둘러싼 외부 환경이 SK텔레콤에게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며 “향후 비통신 분야 성장을 위한 다양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출처 : 시사저널e - 온라인 저널리즘의 미래(http://www.sisajourna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