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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KUBS
“세계 톱과 견주는 ‘지식 허브’ 만들 것”
아시아 MBA 중 경쟁력 최고 수준 … 고대 특유의 ‘공선사후’ 정신 강해
아시아 MBA 중 경쟁력 최고 수준 … 고대 특유의 ‘공선사후’ 정신 강해
국내 2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한경비즈니스 MBA 평가는 ‘실무에서 통하는 MBA의 위상’을 들여다보는 데 의미가 있다. 3년 연속 1위에 오른 고려대 MBA는 특별한 비결을 갖고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금과옥조 같은 노하우를 확인하기 위해 3월18일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을 찾았다. 김동원(55) 원장은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위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리더는 큰 그림을 그릴 뿐 실제 현장에서 일을 진행하는 이는 각 분야 실무진이라는 지론이었다. 국내의 대표적인 노사 관계 전문가가 언급한 리더의 덕목이기에 주목할 만하다. 그는 이어 고려대 MBA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얻고 있는 이유에 대해 “실무•현장 중심 프로그램”, “뛰어난 교수진과 연구 수준”, “고려대 특유의 공선사후 정신” 등을 꼽았다. 거침없고 시원시원한 대답을 이어 가던 그는 MBA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오면 하겠다는 이들에는 영원히 기회가 오지 않는다”며 “공부는 생각 날 때 스스로 결단해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려대 경영대는 국내 경영학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많이 해왔습니다. 1905년 이재학과에서 출발한 경영대는 국내 최초였고 경영학과라는 용어도 처음 붙였습니다. 1972년엔 경영학과 최초로 독립 건물을 짓기도 했습니다. 1963년 비즈니스 스쿨로 경영대학원을 설립하면서 한국형 MBA의 역사도 시작된 셈입니다. 최초일 뿐만 아니라 최고이기도 합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100대 MBA 순위’에서 3년 평균 21위를 기록했는데, 컬럼비아대•미시간대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국내 경쟁자는 100위권 밖이기 때문에 명실상부한 최고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또 미국 경영교육인증원(AACSB)과 유럽경영대학협회(EFMD)로부터 인증을 받은 학교죠. 우리가 시작하고 나서 다른 대학들도 인증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Q 인사 담당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비결은 무엇입니까.
“인사 담당자들은 직원들이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여부로 평가합니다. 고려대 MBA가 가장 좋은 평가를 얻은 데는 특유의 전통과 문화가 자리하는 것 같습니다. ‘고대 정신’이라고도 하는데, 사제 간, 선후배 간 끈끈한 관계를 이어 가고 네트워크를 형성하죠. 조직 내 적응력이 높고 충성심이 강한 배경입니다. 공적인 것을 먼저 생각하고 개인적인 것을 후에 생각하는 공선사후(公先私後) 정신이 체득돼 조직에서 바람직한 인재로 평가 받는 것 같습니다. 이런 문화는 쉽게 바뀔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과거에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학교에는 없는 독특한 문화와 정신이 반영돼 졸업생들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봅니다.”
Q 최근 강화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습니까.
“요즘 국제화가 전 세계적으로 강조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전 세계 중산층의 70% 가까이가 아시아에 쏠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아시아를 특화하는 MBA가 늘어 나고 있습니다. 서구 학생들이 아시아 경영을 배울 수 있는 대표적인 MBA로 중국 푸단대, 싱가포르국립대, 고려대가 함께 운영하는 S³아시아 MBA를 꼽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외국인들이 와서 보고 S³아시아 MBA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얘기합니다. 고려대MBA 프로그램 중 오랜 전통이 있는 코리아 MBA뿐만 아니라 글로벌 MBA, S³아시아MBA 등이 더 많이 뻗어 나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글로벌 학계에서 고려대 MBA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먼저 학술적•학문적으로 탄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텍사스 댈러스대 (UTD) 랭킹’ 89위 성적은 교수들의 연구 수준이 매우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또한 현장 중심, 실무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주요 요인으로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인터내셔널 레지던스 프로그램(IRP)은 재학생들이 외국 최고의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현지 글로벌 기업을 견학하는 과정이죠. 마지막으로 조직과 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고려대 특유의 희생정신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Q 미국뿐만 아니라 홍콩•싱가포르 등에도 유수의 MBA가 있습니다. 경쟁 상대를 누구로 설정하고 어떻게 대응해 나가십니까.
“국내외 트렌드에 비춰 보면 앞으로 경영 대학의 유력 집단(Powerhouse)이 학부에서 MBA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경쟁자를 설정하는 게 중요한데 국내에는 없다고 보고 단기적으로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대학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대학들은 스스로의 힘보다 정부 지원 및 지정학적 위치를 업고 성장한 곳들입니다. 잠재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 하는 이유입니다. 정치적 요인으로 쉽게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심각한 경쟁자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권을 벗어나 미국 톱 20에 속하는 대학들을 보다 주시합니다. 더 많은 국제화가 이뤄지면 고려대 MBA를 세계 첨단의 이론을 배워 가는 지식의 허브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구체적으로는 2030년까지 ‘글로벌 30, 아시아 넘버 1’ MBA가 되기 위한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Q 한국형 MBA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한국 MBA의 가장 큰 문제는 MBA를 위한 노동시장이 덜 형성돼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들이 중간 관리자를 많이 채용하면 MBA 졸업 후 고연봉을 받고 이직을 할 텐데, 한국 기업은 신입 사원 채용을 통해 진급시키는 데 익숙해져 있죠. 외국은 MBA 졸업 전후로 연봉 차이가 확연한 반 면 국내는 차이가 크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이 때문에 글로벌MBA 평가에서도 불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노동 시장이 갈수록 유연화되면서 앞으로 MBA의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기업 채용에서 신입 사원 채용 비중이 낮아지고 중간 관리자급의 경력 채용 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앞으로 이러한 경향은 더 짙어질 것으로 봅니다. 성장 정체에 빠져 있는 기업으로서도 외부의 인재 수혈이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Q 고려대 MBA 구성원들은 주로 어떤 분야에서 활약합니까.
“과거에 비해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타 대학 병원장, 관광경영학 학과장, 외국계정보기술(IT) 기업 한국 지사장 등이 입학한 사례도 있습니다. 완전히 다른 직종에서 경영학을 배우기 위해 오는 이도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독특한 커리어를 가진 사람들이 오기 때문에 교수님들도 강의를 더 신경 써서 준비하고 수업 시간엔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 나오기도 합니다. 입학생 중에는 고려대 특유의 동문 의식이 좋아 오는 이들도 많습니다.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모였기 때문에 모임이 매우 활발하고 이를 통해 공선사후 단결력을 키워 나가고 있습니다.”
Q 진학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합니다.
“공부는 해야겠다고 생각할 때 하는 것입니다. 여유가 생길 때, 좋은 기회가 올 때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영원히 기회가 오지 않을 것입니다. 한 번 취업하고 제대로 된 재교육 없이 퇴직한다면 새로운 생각을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MBA는 첨단의 새로운 지식을 실용적으로 적용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누구든 오면 투자한 것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을 얻어 갈 수 있습니다. 투자 대비 효용을 생각하면 MBA만한 게 없습니다. 자신에 대한 투자가 가장 확실한 투자이기 때문에 본인의 지적 자원을 높이고자 한다면 실행에 옮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