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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KU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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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생/ 고려대 경영학과/ 2015년 트레바리 대표(현)
“트레바리는 헬스장 같아요.”
유료 독서모임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윤수영 트레바리 대표(30)는 자신의 사업 모델을 이렇게 설명했다. 돈을 내고 독서모임에 간다는 사실 자체도 생소한데, 비유마저 생뚱맞기 그지없다.
“헬스장은 이용자가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전문 기구와 트레이너, 장소를 제공합니다. 트레바리 역시 더 효과적인 독서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죠. 일단 돈을 냈으니, 억지로라도 가게 되는 심리도 비슷합니다. 신체가 아니라 ‘지적’인 운동이라는 점에서는 다르지만요.”
트레바리는 4개월 단위 시즌제로 운영되는 독서모임이다. 멤버 간 투표로 책을 정해 읽고 한 달에 한 번 토론 장소인 ‘아지트’에 모여 의견을 주고받는다. 각 독서모임은 ‘클럽’이라고 부르는데 저마다 멤버들이 읽는 책의 주제가 다르다. 문학, 비문학은 물론 IT, 부동산, 재테크, 역사, 미식 등 수십 개 테마로 나뉘어 있다. 한 번 클럽을 정하면 한 시즌 동안은 바꿀 수 없다. 사용료가 있다. 해당 분야 전문가가 ‘클럽장’으로 활동하는 클럽은 한 시즌에 29만원, 클럽장이 없는 곳은 19만원이다. 가격은 비싸지만 클럽장이 있는 클럽이 더 빨리 마감된다. 클럽장 면면을 살펴보면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 한옥 전문가로 유명한 황두진 건축가 등 각계를 대표하는 명사들이 즐비하다.
“혼자 책을 읽는 것과 누군가와의 토론을 염두에 둔 독서는 천지 차이입니다. 말하다 보면 스스로 생각이 정리될 뿐 아니라 다른 사람, 특히 전문가의 의견도 들을 수 있어 시야가 절로 넓어집니다.”
▶독후감 안 내면 돈 냈어도 참석 못해…‘품질관리’
시작은 초라했다. 2015년 9월 시작한 첫 시즌에는 4개 클럽에 80명이 모였다. 별다른 홍보활동은 없었다. 윤 대표가 그야말로 ‘몸으로 때웠다.’ 트레바리 SNS 댓글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대화 신청을 걸어 가입을 권유했다. 클럽장 섭외도 마찬가지. 김상헌 전 대표와의 일화가 대표적이다. 그가 퇴임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SNS 메시지를 보내 ‘이제 한가하시죠? 좀 만나주세요’라고 끈질기게 조르는 식이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 진행 중인 여덟 번째 시즌의 클럽 수는 약 200개. 멤버도 2500명으로 불어났다. 한 시즌 평균 비용을 대략 25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연간 매출 25억원을 올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1월에는 기존 서울 압구정에 이어 안국에 아지트를 하나 더 개장했다.
순우리말인 트레바리의 사전적 의미는 ‘이유 없이 남의 말에 반대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윤 대표는 비판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모여 대화할수록 세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학연, 지연을 통한 모임은 있지만 정작 공통된 취향이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는 없습니다. 최근 트레바리가 인기를 얻는 이유도 여기 있다고 봅니다. 지적인 취향으로 뭉친 새로운 형태의 인간관계 ‘지연(知緣)’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세상을 더 지적으로, 사람들을 더 친하게 만들어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 사진 : 최영재 기자]

1988년생/ 고려대 경영학과/ 2015년 트레바리 대표(현)
“트레바리는 헬스장 같아요.”
유료 독서모임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윤수영 트레바리 대표(30)는 자신의 사업 모델을 이렇게 설명했다. 돈을 내고 독서모임에 간다는 사실 자체도 생소한데, 비유마저 생뚱맞기 그지없다.
“헬스장은 이용자가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전문 기구와 트레이너, 장소를 제공합니다. 트레바리 역시 더 효과적인 독서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죠. 일단 돈을 냈으니, 억지로라도 가게 되는 심리도 비슷합니다. 신체가 아니라 ‘지적’인 운동이라는 점에서는 다르지만요.”
트레바리는 4개월 단위 시즌제로 운영되는 독서모임이다. 멤버 간 투표로 책을 정해 읽고 한 달에 한 번 토론 장소인 ‘아지트’에 모여 의견을 주고받는다. 각 독서모임은 ‘클럽’이라고 부르는데 저마다 멤버들이 읽는 책의 주제가 다르다. 문학, 비문학은 물론 IT, 부동산, 재테크, 역사, 미식 등 수십 개 테마로 나뉘어 있다. 한 번 클럽을 정하면 한 시즌 동안은 바꿀 수 없다. 사용료가 있다. 해당 분야 전문가가 ‘클럽장’으로 활동하는 클럽은 한 시즌에 29만원, 클럽장이 없는 곳은 19만원이다. 가격은 비싸지만 클럽장이 있는 클럽이 더 빨리 마감된다. 클럽장 면면을 살펴보면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 한옥 전문가로 유명한 황두진 건축가 등 각계를 대표하는 명사들이 즐비하다.
“혼자 책을 읽는 것과 누군가와의 토론을 염두에 둔 독서는 천지 차이입니다. 말하다 보면 스스로 생각이 정리될 뿐 아니라 다른 사람, 특히 전문가의 의견도 들을 수 있어 시야가 절로 넓어집니다.”
▶독후감 안 내면 돈 냈어도 참석 못해…‘품질관리’
시작은 초라했다. 2015년 9월 시작한 첫 시즌에는 4개 클럽에 80명이 모였다. 별다른 홍보활동은 없었다. 윤 대표가 그야말로 ‘몸으로 때웠다.’ 트레바리 SNS 댓글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대화 신청을 걸어 가입을 권유했다. 클럽장 섭외도 마찬가지. 김상헌 전 대표와의 일화가 대표적이다. 그가 퇴임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SNS 메시지를 보내 ‘이제 한가하시죠? 좀 만나주세요’라고 끈질기게 조르는 식이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 진행 중인 여덟 번째 시즌의 클럽 수는 약 200개. 멤버도 2500명으로 불어났다. 한 시즌 평균 비용을 대략 25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연간 매출 25억원을 올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1월에는 기존 서울 압구정에 이어 안국에 아지트를 하나 더 개장했다.
순우리말인 트레바리의 사전적 의미는 ‘이유 없이 남의 말에 반대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윤 대표는 비판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모여 대화할수록 세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학연, 지연을 통한 모임은 있지만 정작 공통된 취향이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는 없습니다. 최근 트레바리가 인기를 얻는 이유도 여기 있다고 봅니다. 지적인 취향으로 뭉친 새로운 형태의 인간관계 ‘지연(知緣)’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세상을 더 지적으로, 사람들을 더 친하게 만들어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 사진 : 최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