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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KUBS

[동아일보] 버려지는 지하수로 건물 난방

2014.12.12 Views 4591 정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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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 LG포스코 경영관 1층 이명박 라운지에서 학생 수십 명이 두툼한 점퍼를 벗어 놓은 채 독서에 열중하고 있었다. 경영관의 실내온도는 20도. 실외는 영상 1도의 쌀쌀한 날씨에 바람까지 불었지만 건물 안에는 훈기가 돌았다. 난방비가 나오지 않는 이곳의 난방 원료는 뭘까. 답은 바로 지하철 6호선 안암역에서 나오는 지하수다. 서울시 최초로 버리는 지하수를 건물 냉난방에 이용하는 ‘그린에너지’ 사업이 고려대에 적용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고려대 라이시움관, LG포스코 경영관과 연결돼 있는 안암역에서는 매일 지하수 3000여 t이 방출되고 있다. 이 지하수는 지하철 공사 시 지층을 뚫으면서 자연스럽게 매일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지하수를 정릉천에 방류했지만 올 9월부터는 지하수를 난방에 이용하고 있다.

지하수를 이용하는 것은 낙차를 이용해 수력발전을 하는 것과 원리상으로는 동일하다. 다만 지하수는 낙차가 아닌 온도차를 이용한다. 지하수의 온도를 5도가량 낮춰줄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난방에 이용하는 것이다. 역에서 발생하는 지하수의 온도는 연평균 15도로 일정하다. 시간당 약 125t의 지하수를 난방에 사용하는 고려대는 물의 온도를 5도가량 낮춰 시간당 62만5000Cal의 에너지를 확보한다. 이 에너지가 바로 LG포스코관과 라이시움관 2개동의 면적 2만3524m²을 난방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역으로 냉방에도 이용할 수 있다.

버리는 지하수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학교는 연료비 절감과 환경 보호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기존에 사용한 난방 연료는 도시가스. 하지만 연료 시스템을 바꾼 후부터 매일 방출되는 지하수를 이용하게 돼 연료값이 따로 들지 않아 9월 시스템이 가동 된 후부터 11월 말까지 난방비 2000만 원을 절감했다. 또 화석연료인 도시가스를 이용하지 않아 환경 보호에도 동참하게 됐다. 학교 측은 설비비 12억9000만 원을 들였지만 두 건물의 냉난방비로 연간 3억3000만 원을 절약할 수 있어 4년 정도면 투자금을 뽑고도 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전하나줄이기 운동 등 생활 속 에너지 절약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시 에너지효율화팀에서도 고려대의 사례를 통해 관공서나 다른 대학 등에도 적극 권장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린에너지 사업을 통해 전기료가 절약되고 환경오염이 줄면 결국 그에 대한 이익은 서울시민의 몫으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버리는 지하수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후보지는 지하철 7호선 노원역이다. 노원역에서는 지하수 2010t이 매일 당현천으로 방출되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노원역에서 가까운 롯데백화점 노원점과 이 지하수를 이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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