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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장동정

윤리경영 - '고경 아카데미’ 강연

2011.03.29 Views 3462

제142회 ‘고경 아카데미’ 초청 특강에 강연자로 참석했다. 이진규 학장은 ‘윤리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CEO들이 앞장서서 윤리경영의 기초를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강연의 내용을 요약한 것.


    윤 리 경 영   


이진규 경영대학장 겸 경영전문대학원장

‘고경 아카데미’ 강연(2011년 3월 23일/수)



요즘 세계적으로 큰 사건이 여기저기 터지면서 국내 사건들이 물에 잠기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서울대 전운찬 전 총장이 제기한 이익공유제 관련한 논의들이 현재 경영계에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참석하신 많은 분들이 기업을 하고 있고 저도 경영학을 연구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들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믿고 있는 사람들이지 않습니까.


추가 이익공유제의 요지는 연초에 목표이익을 정해 놓고 그 이익을 넘어 초과이익이 나오는 경우 사회를 위해 기여하자는 것입니다. 교우님들은 그 개념을 어떻게 해석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 전운찬 전 총장은 이익 공유를 개인의 자유에 맡기자고 했습니다. 경영계에 종사하고 경영학을 연구하는 우리들이 고민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윤리경영이라는 얘기는 기업인들뿐만 아니라 저 같은 경영학을 연구하는 교수들에게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고려대에서 몇 년 전 문제가 된 총장 논문표절사건이 있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윤리경영, 공정경영, 투명경영 이런 개념들은 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에 관여되는 것입니다.


윤리경영, 윤리관리라는 것은 각각 자기가 속해있는 조직에 따라 나름대로의 윤리가 있습니다. 공무원은 공무원의 윤리가, 국회의원은 국회의원의 윤리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말씀드릴 윤리경영은 도덕 선생님이 말씀 하시는 지루한 말씀이 아니라 사회 각 구성원에게 필요한 윤리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옛날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장사하는 사람, 그 중 특히 유명한 개성상인들의 규칙을 보면 반드시 상도덕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상인이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윤리가 있어야만이 크게 되고 가치 있는 일을 하더라는 말입니다. 일본에도 간사이 지방의 ‘오사카 상인(우리나라의 개성상인과 같은 개념)의 10계명’이 있습니다. 오사카 상인들의 십계명 중 넘버원은 ‘아침에 일어나서 문 열기 전에 청소를 하라’입니다. 상인들의 기본 상도덕이 청소라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 계신 사업을 하시는 교우님들은 상도덕을 지키는 데 있어서 기본적인 덕목이 무엇이냐라는 생각을 가지고 기본적인 덕목을 지키는 데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서두가 길었지만 윤리경영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미국에서 공부를 했지만 안식년 3년 동안 이웃나라 일본에서 많이 연구하고 공부했습니다. 가까운 나라지만 배울 것이 많은 나라다라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일본 오사카 지방에 아주 유명한 샤브샤브집이 있습니다. 샤브샤브라는 게 몽고에서 나온 음식인데, 옛날에 몽고인들이 다른 나라 공격할 때 밥을 해 먹을 수 없으니까 투구를 뒤집어 물을 끓여서 고기를 넣어서 먹은 게 시초가 됐다고 합니다. 이 샤브샤브 집이 일본 와규를 쓴다고 소문을 내고 장사를 했는데, 와규가 비싸니까 나중에 호주산 고기를 사용해서 들통이 난 적이 있습니다. 이 집이 들통이 나니까 70넘은 어머니와 물려 받은 자식이 같이 나와서 크게 사죄하고, 사죄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아예 폐업을 하는 것을 봤습니다. 사회적으로 큰 폐를 끼쳤다며 100년 넘은 전통의 샤브샤브집을 닫았습니다. 이런 작은 일에서도 각 나라의 윤리의식이 다른 것을 보여주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가장 올바른 길이고 우리사회를 바람직한 사회로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먼저 윤리라는 의식이 모호하기 때문에 각 기업마다 어떻게 윤리경영을 할 수 있는지 스탠다드를 정해야 합니다. 기업마다 윤리강령이 있습니다. 우리 교수들에게도 윤리연구 강령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각 조직에서 윤리에 대한 강령을 정비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동일한 사회에서의 윤리원칙은 어느 정도 보이지만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서는 윤리원칙을 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세계화라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정해놓고 전 세계가 그것에 따라가는 것입니다. 요즘 이슬람 자본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데 개신교에서 반대를 하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이처럼 한 사회의 윤리를 세우는 것은 간단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두 번째로 요즘 같은 지식경영시대에는 기업자체가 착하고 환경친화적이고 사회공헌도가 큰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에디슨이 세운 GE는 아직까지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100년 넘게 최고의 기업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정직과 신뢰성을 가지고 회사를 운영해 오는 방침을 세우고 그것을 지금까지 지속해 왔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이제 자기 혼자만 잘 먹고 잘 살 수 있지 않습니다. 기업과 관련한 여러 이해관계들이 있습니다. 시민단체, 노동계 등 여러 이해관계 조직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각 기업의 분야별, 기능별로 윤리경영을 해야 합니다. 먼저 인사관리 측면에서 보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고민하는 것이 바로 윤리경영과 출발점입니다.


또 최근 윤리경영과 관련해 대두되는 문제 중 하나가 안전관리, 건강관리 문제입니다. 반도체 공장에서 이상하게 자꾸 백혈병이 생기는 것입니다. 왜 다른 공장은 괜찮은데 유독 반도체 공장에서만 사람들이 자꾸 백혈병에 걸려 죽느냐 하는 것은 원인도 밝히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런 것들 것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윤리적인 혹은 비윤리적인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마케팅에서는 과대광고나 그린 마케팅 등과 관련한 이슈가 있습니다. 요즘 소비의 행태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를 생각해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싸고 양 많은 제품보다는 소비자들조차도 환경문제를 생각해서 소비하는 것입니다.


윤리경영의 실천과정은 우선 윤리의식을 세우고, 기업윤리강령 제정하고, 그 다음 실천시스템 구축하고, 관련자들에게 윤리경영을 교육하고, 윤리경영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타이레놀이 지금처럼 타블렛 형태가 아니라 캡슐 형태로 출시되었을 때 캡슐에서 독극물이 검출되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보통의 기업 같으면 관련 내용들을 쉬쉬하고 덮었겠지만, 타이레놀은 다르게 대응했습니다. 오히려 문제를 솔직하게 얘기하고 제품 생산 을 중단하고 자사제품을 사지 말라는 대대적인 광고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는 바로 캐슐 형태의 제품을 타블렛 형태로 바꿨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모범적인 사례를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신세계입니다. 신세계는 협력회사와 공생공영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상속과정에서도 상속세를 고스란히 내서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신세계는 우리나라에서 윤리경영이 기업의 경쟁력과 일치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윤리경영 원칙을 세운 이래 신세계의 거래업체가 증가하고, 매출이 32% 증가하는 등 윤리경영 후 실적이 늘어난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윤리경영이 도덕적인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실제성과와 연관된다는 것이 자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윤리경영은 미래의 기업이 성공적인 기업운영을 위해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파라다이스입니다. 특히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같은 CEO들의 마인드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미래경영의 바탕이 되는 윤리경영을 이뤄나가는 교우님들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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