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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헝가리] 한국타이어 19-4 최재훈

2020.03.19 Views 2595 최재훈

안녕하세요, 2019년도 겨울방학 기간 경영대 국제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하여 헝가리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인턴십을 한 14학번 최재훈입니다. 파견에서부터 귀국에 이르기까지 이후 파견될 후배분들을 위하여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몇 가지 항목별로 나누어 수기를 작성해보았습니다.

1. 파견
제가 파견 확정이 되었을 때는 공장 휴무 기간과 공휴일 때문에 ‘1월 20일쯤 시작 후 4~6주 예정’ 외에는 정확한 파견 일자가 공지되진 않았습니다. 파견이 확정되고 나면, 인사팀의 이대완 팀장님과 연락을 주고받게 됩니다. 메일을 주고받으며 파견 일정과 근무 기간을 정해주시고, 생활에 대한 여러 설명을 듣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질문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함께 인턴으로 파견된 다른 학우와 팀장님과 협의하여 픽업 날짜를 정하게 됩니다. 저희는 근무 시작 날 준비해주신 차를 타고 부다페스트에서 공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2. 업무
제가 지원할 당시 경영관리팀 1명과 SCM 팀 1명, 이렇게 TO가 있었습니다. 저는 SCM 부서에 관심이 있어 SCM 팀으로 지원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경영관리팀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턴 기간 내내 한 팀에서만 쭉 근무하기보다는 다양한 부서에서 업무를 배우고 일을 해 볼 수 있으므로 사실 어떤 팀에 배치받든 크게 상관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마 다음번에 파견되시는 분들께서도 함께 배치되시고, 저희와 비슷하게 여러 팀에서 일을 배울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첫 주에는 주로 헝가리 전반의 문화, 회사 사업 등 개괄, 타이어 생산 공장 견학 등을 하였습니다. 그 이후 경영관리팀의 Accounting, Finance, Communication, General Affair, 이렇게 각각 유닛의 유닛장들에게서 각 유닛의 경영관리업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엑셀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본인이 궁금하거나 관심 있는 부분이 있다면 추가로 직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물어보거나 자료를 요청하시면 받을 수 있습니다.
경영관리라는 업무는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회사 전반을 모두 알아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팀장님께 설명을 들었고, 따라서 그 이후에는 다른 부서의 팀장님들을 찾아다니며 교육받을 기회를 얻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시간도 상당히 만족스럽고 소중했습니다. 직접 찾아뵈며 미팅 일정을 잡는 경험도 새로웠습니다. 모든 분이 업무 때문에 바쁘셨을 텐데도 저희를 위해서 기꺼이 시간을 내주시고 업무에 대한 것뿐 아니라 인생과 진로, 회사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또한, 단기간 있는 인턴이지만 저희에게 성심성의껏 업무를 알려준 경영관리팀의 개리, 아틸라, 발라쉬와 구매팀의 에바, 기술팀의 피터에게도 감사했습니다. 경영관리팀장님께서도 틈틈이 다양한 주제에 관해 교육을 해주셔서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지내야 할지, 그리고 전반적인 업무와 생활적인 측면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3. 생활 및 교통
공장과 숙소는 각각 부다페스트에서 한 시간가량 떨어진 Racalmas(라짤마시), Dunaujvaros(두너우이바로시) 라는 곳에 있습니다. 공장과 숙소 사이의 도로를 경계로 행정 구역이 나뉘기 때문에 다를 뿐 실제로는 도보 10분 내로 이동 가능합니다.
숙소에서 두너우이바로시 시내를 나가려면 숙소 앞 정류장에서 29번 버스에 탑승해야 합니다(구글맵에 노선 정보와 시간표가 나오지 않습니다). 숙소 앞에서 매 시 10분, 40분에 출발하니 시간표에 맞춰서 나가면 편리합니다. 두너우이바로시의 시외버스 정류장인 Dozsa Mozi까지는 20분가량 소요됩니다. 요금은 290포린트입니다. 가끔 200포린트나 250포린트만 받기도 하던데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290포린트라고 알고 계시면 될 것 같습니다.
택시를 사용하려면 회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Sarga Taxi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회사에서 두너우이바로시 시내를 오가는데 최대 1,600포린트까지만 받습니다. 1,600포린트가 넘어가면 미터기를 꺼버립니다.

회사에서 부다페스트를 오가려면 회사 셔틀버스와 시외버스 탑승, 이렇게 2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셔틀버스 – 월~목 17:00 페스트 지역(다뉴브강 동쪽 지역), 18:00 부다 지역(다뉴브강 서쪽 지역)으로 나가는 회사 셔틀버스가 운영됩니다. 금요일에는 각각 한 시간씩 당겨져서 16시와 17시에 운행됩니다. 통근버스이기 때문에 다시 회사로 돌아오는 차량은 다음 날 새벽에나 있습니다. 평일에 나갔다가 들어오려면 22:40에 Nepliget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Dunaujvaros행 시외버스 막차를 타던가 부다페스트에서 1박 후 통근버스를 타야 합니다. 주말여행을 위해 나가는 것이라면 금요일 저녁에 셔틀버스를 타면 편하지만, 평일에는 별로 탈 기회가 없을 것 같습니다.
2) 시외버스 – 상술한 두너우이바로시의 Dozsa Mozi에서 부다페스트로 나가는 시외버스에 탑승할 수 있습니다. 구글맵의 1120, 1125, 1134번을 탑승하면 됩니다. 노선에 따라 M6 고속도로를 사용하는 노선도 있고, 여러 정류장을 거치며 국도로 가는 노선도 있기에 소중한 시간을 아끼려면 지도의 시간표를 참고하여 더 일찍 도착하는 노선을 탑승하면 될 것 같습니다.
Tip - 요금은 1,490포린트인데, 기사님의 재량에 따라 학생 할인(745포린트)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으십니다. 국제학생증을 인정해주시는 분도, 고려대 학생증만 인정해주시는 분들도 있으셨으니 이 부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부다페스트에서 숙소로 들어올 때 국도를 이용하는 노선의 경우 회사 앞의 도로를 지나가게 되는데, 이 경우 기사님께 한국타이어 앞에서 내려줄 수 있냐고 정중하게 여쭤보시면 내려주시는 분도 있으시니, 여쭤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엔 3분 중 2분이 내려주셨는데 두 번의 경우 모두 늦은 밤이었습니다.

4. 숙소
숙소는 회사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진 ‘Hankook House’라는 곳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원래는 2인 1실의 방이지만 배려해 주셔서 1인 1실로 사용할 수 있었고, 사는 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숙소에는 23시까지 운영하는 매점이 하나 있고 세탁실, 주방, 헬스장 등이 있습니다. 참고로 숙소에서 영어는 통용이 안 되니 보디랭귀지와 번역기를 사용하여야 합니다. 숙소 뒤편에 운동장이나 야외 바비큐장도 있는데 첫날 가보고 사용해본 적은 없습니다. 숙소는 일주일에 한 번씩 청소하시는 분께서 청소도 해주시고, 매일 수건을 갈아주셨습니다.

5. 식사
식사는 주로 회사(공장) 식당에서 먹었습니다. 공장은 24시간 가동되기 때문에 평일과 주말 모두 회사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음식을 가리지 않는데, 헝가리 음식은 짜서 초반에는 좀 고생했습니다. 하지만 적응하고 나니 나름 맛있게 먹었습니다. 지내다 보니 한식이 좀 그리웠는데 컵라면이나 김치와 같은 조그만 통조림 같은 거 챙겨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회사 식당에 작은 매점(카페)도 있는데 1,000원 내외로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숙소에도 공용 주방이 있고 방 안에도 전자레인지와 냉장고가 있어 마트에서 음식 재료를 구매해서 해먹을 수도 있습니다. 마트를 가기 위해선 두너우이바로시로 가야 하는데 두너우이바로시 맥도날드 매장 근처의 테스코가 가장 물건도 많고 저렴한 것 같았습니다. 회사에서 저녁을 먹을 수도 있지만 질리기 쉬우므로 가끔 마트에서 사서 숙소에서 해 먹는 것도 좋습니다. 돼지고기가 100g당 600~800원일 정도로 마트 물가가 워낙 저렴하기에 전혀 부담이 없었습니다.

6. 복장
회사에서 상의 점퍼, 안전화를 받았습니다. 부서 내에서는 자유롭게 계셔도 되지만, 식당 등 부서 밖으로 나갈 땐 항상 점퍼를 입고 나가셔야 합니다. 그리고 공장에 출입할 때도 안전을 위해 받은 안전화를 꼭 신으셔야 합니다. 저는 개인 출퇴근 복장은 주로 비즈니스 캐주얼과 맨투맨을 입었는데 큰 제약은 없었기에 깔끔하게만 입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7. 여행
헝가리는 동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해서 육로로 이동할 경우 어느 곳이든 6시간 내로(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3시간, 체코, 폴란드, 크로아티아 6시간) 오갈 수 있었습니다. 항공편 또한 부다페스트 공항이 저가 항공사 위즈에어의 허브 공항이고 라이언에어도 많은 노선을 운항 중이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유럽 다양한 곳을 다닐 수 있습니다. 저는 인턴 전후로 5일 정도의 여유를 두어 체코, 독일을 다녀왔고, 인턴 기간 중 4번의 주말 동안에는 부다페스트, 회사 근교의 발라톤 호수, 로마, 빈을 다녀왔습니다. 그 외에도 국제운전면허증을 준비해와 차를 빌린다면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등을 여행하기에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8. 통신
회사에 도착한 첫날 유심칩을 받았습니다. 유심칩은 한 달 10기가, 50유로의 상한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보다폰 유심인데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속도는 헝가리에 있을 때보다는 느려지지만 추가 요금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주말에 여행 갔을 때 좋았습니다.
기숙사에서는 공용공간(로비, 주방)을 제외하면 와이파이가 안 됩니다. 핸드폰은 데이터를 사용하고 노트북은 랜선을 꽂아서 사용해야 하는데, 경영관리팀장님께서 상황을 확인하시고 IT팀에 연락을 주셔서 다행히 공유기를 받아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9. 코로나바이러스 및 인종차별
한국에서 퍼지는 시기(2월 중하순)에는 유럽에 있었고, 귀국하고 나니 유럽 상황이 안 좋아져서 개인적으로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와 숙소 주변에서는 현지인들 대부분이 우호적이었고, 부다페스트 시내나 다른 나라를 가도 크게 인종차별은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2월 초중순부터 ‘중국인, 한국인 등 아시아계가 인종차별을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하면서 다녀라’라는 말씀을 여러 팀장님께 들었습니다. 조심히 다니기도 했지만, 제 경험상으로는 사람들이 대놓고 시비를 건다거나 하는 안 좋은 상황은 없었습니다.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인종차별을 걱정했지만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친절했습니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한껏 찌푸리고 지나가거나 귀국 전 약국에서 마스크를 판매하냐고 물어봤을 때 표정이 싹 바뀌던 경험이 그나마 겪었던 인종차별이었던 것 같습니다.
거리에선 화장실을 찾기가 매우 힘들고(부다페스트 지하철은 화장실이 없습니다), 찾더라도 95% 이상이 돈을 지불하고 사용해야 해서 유럽에서 손을 씻는다는 건 정말 어려운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마스크를 쓴다는 것은 정말 아픈 환자이거나, 범죄자로 보는 시선이 대부분인 유럽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문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한국의 KF 마스크와 같은 마스크는 거의 없고, 아주 얇은 수술용 마스크나 공업용 마스크만 주로 판매 중이었습니다. 실제로 두툼한 마스크를 구하기도 힘들었고, 있어도 매우 비쌌습니다. 공업용 마스크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는 한 장에 13천 원에 구매하였고, 부다페스트 시내에서는 8천 원에 구매하였습니다. 앞으로 유럽에서 바이러스가 훨씬 더 심하게 창궐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걱정해봅니다...

10. 소감
5주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주재원분들께서 모두 친절하게 대해주시고 생활이나 구직 등 다양한 조언을 주셔서 즐겁고 알찬 인턴 생활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인턴을 할 때는 들어볼 기회가 흔치 않은 전무님, 팀장님들의 고민과 의견을 들어볼 기회도 많았고, 현지 직원들과도 소통할 기회가 많아서 좋았습니다. 또한,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문화는 어떠한지, 현지와 한국의 문화 차이에 따른 어려움 등을 직접 느끼고 경험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 수기를 보는 다른 학우들께서도 해외 인턴에, 그리고 헝가리 한국타이어에 관심이 있다면, 저는 이곳에 지원하는 것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약 한 달 반 동안 제가 겪고 느꼈던 것들을 최대한 많이 풀어내고자 하니 내용이 방대해진 것 같습니다. 제 수기를 읽고 나서 궁금한 사항이 생기시거나, 파견 확정 이후에 궁금한 부분이 생기신다면 아래 연락처로 연락해주세요. 제가 아는 부분 내에서 성심성의껏 도와드리겠습니다.
카카오톡 ID: jhchoi1101 / 이메일: mexmexmex@korea.ac.kr

마지막으로 훌륭한 인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 주신 경영대학 정창화 교수님과 국제실 양예진 선생님, 한국타이어 헝가리 공장의 공장장이신 황성학 전무님, 인사팀 이대완 팀장님, 경영관리팀 박창제 팀장님께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