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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연구원장에게 듣는다] 지식 플랫폼 ESG 연구원…ESG 방향성을 주도하는 기관으로 사회 영향력 키우고 싶어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ESG는 기업 활동에 있어서 친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한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서도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학장=김상용)은 2021년 10월 국내 대학 최초로 경영대학 산하 ESG 연구센터(센터장=이재혁)를 설립했으며, ESG 연구센터는 지난 3월 정식 연구소인 ESG 연구원으로 승격되었다. 정식 연구소 승격을 통해 본격적인 ESG 관련 연구 및 교육 콘텐츠 개발, 공공기관/산업계의 연구 수요 발굴 및 대외협력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은 ESG 연구원. 이에 경영신문사는 ESG 연구센터 시절부터 ESG 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이재혁 원장을 만나 대담을 진행했다.
Q. ESG 연구원 이재혁 원장은?
A.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서 ESG경영, 국제경영, 경영전략 강의를 맡고 있는 이재혁 교수입니다. 대외적으로는 LG그룹, 사학연금공단 등 다양한 기업·기관의 ESG 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ESG에 관심 가진 계기가 있을까요?
A. 첫 번째 연구년인 2008년에 제가 박사학위를 받았던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를 방문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는 ESG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미국은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각종 연구와 프로젝트가 이미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다양한 연구자들과 교류하면서, ESG가 기업의 경쟁우위를 결정하는 새로운 원천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특히 제가 주로 연구하는 글로벌 전략 관점에서 ESG가 한국기업들에게 주는 시사점이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Q. ESG 연구센터 원장으로 부임한 계기에 대해 말하자면?
A.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의 ESG 연구 활성화와 ESG 전문 인력 양성에 도움을 보태고자 부임하게 됐습니다. 경영대학 전임 학장이셨던 배종석 교수님이 대학 차원의 ESG 연구 및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제게 많은 질문을 던지시던 끝에, ESG 연구원의 전신인 ESG 연구센터 센터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하셨습니다. 그 질문이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습니다.
Q.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ESG 연구원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A. ESG 연구원의 가장 큰 목표이자 존립 이유는 ESG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련 지식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ESG 연구원의 가장 주요한 타깃은 경영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라고 생각합니다. ESG 관련 분야로 진출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커리어 개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ESG 연구원은 글로벌 ESG 포럼 개최, ESG 산·학·연 합동 연구, 학부생 대상 연구 공모전 등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ESG 전문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Q. 최근 공공기관에서 ESG 경영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에서 ESG가 왜 중요한가요?
A. ESG는 투자자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특정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할 때 활용하는 지표입니다. 그러다 보니 ESG에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은 주로 민간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학교 내에 ESG 위원회가 신설되는 등 교육기관에서도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그 추세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도 예외는 아닙니다. 얼마 전 임직원의 윤리의식 부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공공기관에게도 ESG와 지속가능성은 중요한 경영 이슈입니다.
하지만 공공기관에 대한 지속가능성 평가 방법 및 그에 따른 결과는 정권의 정책기조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K-ESG 가이드라인 지표를 기반으로, 최근에는 공공기관 대상의 지속가능성 평가 지표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이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공공기관은 많은 학생들이 취직하고 싶어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공공기관의 ESG경영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Q. ESG 연구원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어떻게 표현하고 싶으신가요?
A. “ESG 연구원은 지식 플랫폼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희 ESG 연구원은 학생들의 ESG 지식 함양을 위한 각종 특강과 공모전 개최, 외국 석학 초청 및 렉쳐 시리즈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SG에 관한 여러 가지 지식이 ESG 연구원에 많이 축적된 만큼, 학생들이 언제든지 와서 ESG와 관련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저장소로 활용하길 바랍니다. 학생들이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ESG 연구원이 제공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활발하게 참여해서 본인의 지식도 ESG 연구원에 축적해주길 바랍니다. ESG 연구원이 ESG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위한 지식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이를 통해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이 추구하는 우리 사회의 차세대 리더 양성에 일조하기를 기대합니다.
Q. ESG 연구원의 계획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말하자면
A. 기업과 대학의 지속가능성뿐만 아니라, 중소 및 벤처기업과 공공기관, 그리고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의 지속가능성 등 앞으로는 ESG에 관련한 논의가 ‘경영’을 수행하는 수 많은 주체들로 계속 확대될 것이고, 각 주체에 대한 평가 방법도 더욱 고도화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우리나라의 대부분 기업들은 탄소 중립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벌써 많은 외국의 평가사들은 탄소 중립을 넘어 탄소 네거티브의 중요성을 외치고 있습니다. 이렇듯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방법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다양한 경제주체들이 이러한 추세를 빨리 쫓아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ESG 연구원이 보유한 각종 지식과 전문성, 네트워크를 통해 대한민국의 다양한 경제주체들이 향후에 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선제적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ESG 연구원이 ESG 분야의 대표적 연구기관이 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는 것이 저의 개인적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