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KUBS 소식

신수식 교수님의 정년퇴직 -박성수 전남대 교수

2007.08.22 Views 1838 정혜림

[신수식 교수 정년퇴임 기고] 제자가 보내는 편지 
 

 
박성수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격식을 싫어하고 제자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는 분
정 많은 교수님과 함께 한 25년 세월
 

  올해로 신수식 교수님을 은사님으로 모신지 어언 25년의 세월이 흘렀다. 무릇 25년은 4반세기라 할 정도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세월이다. 이제 신 교수님이 오는 8월말이면 정든 모교의 강단을 떠나신다니 참으로 감회가 새로워진다.
 
  그러니까 지난 1982년 여름 어느 날, 박사과정에 어렵사리 합격한 후 지도교수님으로 모시기 위해 신 교수님을 연구실로 찾아가 처음 뵈었다. 그 당시 신 교수님은 40대 초반의 정열적인 학자로서 경영관리 분야에 막내 교수님이셨다. 세 분 교수님 가운데 정수영 교수님은 정년을 얼마 남겨 두지 않으셨고, 이준범 교수님은 혜화동의 의대부속병원 경영을 맡고 계셨는지라 신 교수님의 학생지도 부담이 제일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신 교수님이 지도교수 수락을 쉽게 해주실 여건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여러 차례 간곡히 말씀드린 끝에 신 교수님으로부터 마침내 지도교수 내락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때 광주로 내려오는 발걸음이 왜 그리 가벼웠는지 지금도 그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25년 전 이 사람은 전남대 신참교수로 강의하랴, 서울에 올라와 강의 받으랴, 그야말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지만 신 교수님의 남다른 제자사랑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과제물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무뚝뚝한 경상도 아저씨의 기질에 투박한 말투로 보면 쉽게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없지만, 어린 시절 시골에서 소 풀 먹이는 일부터 신나게 이야기하시는 모습을 뵈면 한없는 순수 그 자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격식을 무엇보다도 싫어하시고 늘 검소하고 소박하게 사시는 선생님께서는 한사코 지하철과 버스를 애용하시곤 하셨다. 
 
  박사학위를 받고 난 후로는 사제지간의 정이 한층 두터워졌고 더더욱 신 교수님으로부터 따뜻한 속정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젠가는 광주 오시는 길에 우리 집 늦둥이 옷을 손수 사오셨는데, 그 때 가슴이 뭉클한 기억을 내내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기쁜 일,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내려오셔서 손잡아 주시며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은사님! 남다른 모교사랑으로 길이 남을 경영대학의 백년역사를 집필하신 자랑스러운 선생님! 언제까지나 만수무강하시옵소서.
 
 
<사진은 지난 5월 31일 있었던 신수식 교수 정년 퇴임 고별강연 후 기념촬영 모습> 사진=차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