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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찬 교수 홍조 근정훈장 수상 인터뷰]  - 흔들리지 않는 소신으로 이어온 기업 거버넌스 개혁

2026.05.14 Views 147 홍보팀

[김우찬 교수 홍조 근정훈장 수상 인터뷰] 
흔들리지 않는 소신으로 이어온 기업 거버넌스 개혁

 

지난 4월, 김우찬 교수는 그동안의 공적을 인정받아 홍조 근정훈장을 수상했다. 기업 거버넌스 개혁의 최전선에서 오랜 시간 문제를 제기해 온 그의 행보는 최근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각종 국가 자문 기구와 위원회에 연이어 참여하며 이제는 정책 현장에서도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가 걸어온 길과 함께, 기업 거버넌스 개혁에 대한 문제의식, 경제성장에 대한 시각, 그리고 학생들을 향한 조언까지 폭넓게 담았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Q1. 최근 홍조 근정훈장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저를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저의 공적은 저희 팀원들과 함께 이룬 것입니다. 경제개혁연대와 경제개혁연구소에 있는 상근 연구위원분들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절대 받을 수 없는 상입니다. 그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Q2. 경제개혁연구소장 등으로 활동하시며 사익편취 제재 및 제도 개선에 힘쓰신 공로를 인정받으셨는데요. 교수님께 이번 훈장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시나요?
제가 하는 재벌 개혁, 기업 거버넌스 개혁의 길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닙니다. 저희가 다루는 문제가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이해관계와 맞닿아 있는 만큼, 변화를 이끌어내기까지 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가끔은 '내가 왜 이걸 하지', '내가 혹시 뭘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훈장을 받으니 '내가 그동안 했던 게 잘못된 것은 아니구나', ' '내가 그동안 해온 방향이 틀리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3. 수많은 분야 중, 교수님께서 기업 거버넌스 연구에 처음 관심을 가지시고 평생의 업으로 삼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으셨나요?
점점 물들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기업 거버넌스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유학 시절 때였습니다. 박사 과정에 있을 때 안드레이 슐레이퍼(Andrei Shleifer)라는 교수님이 계셨습니다. 하버드대학 경제학과 교수님이신데, 이 분이 특강에서 소유 출자 구조에 대해 설명하시는 것을 듣고 이 분야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외환 위기가 발생했습니다. 그 근저에는 재벌 문제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은행들이 외화 차입을 하고 이것을 원화로 환전하여 재벌들에게 대출해 줬는데, 재벌들이 이것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돈을 못 갚으면서 외환 위기가 일어났습니다. 그때 재벌 문제가 국가적인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교수가 되어 참여연대에 들어갔고, 장하성 교수님과 소액주주 운동을 했습니다. 주주총회에 참석하거나 주주 대표 소송을 하는 식의 실제 액션으로 참여하는 것에 재미를 느꼈습니다. 이후 경제개혁연대를 만들 때도 합류했고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Q4. 지난 3월 31일부로 설립 당시부터 초대 소장으로 이끄셨던 경제개혁연구소 소장직을 내려놓으셨습니다. 긴 여정을 마무리하시게 된 배경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소장으로 재직하시며 교수님께서 얻으신 가장 값진 깨달음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처음 시작은 참여연대의 경제민주화위원회였습니다. 이후 함께 활동하던 분들과 참여연대에서 나와 2006년 경제개혁연대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경제개혁연대 활동을 실증적인 정책연구를 통해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2009년 경제개혁연구소를 출범했습니다. 저는 초대 소장을 맡아 17년간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물러나야겠다고 생각해 왔는데 올해 외부 활동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경제개혁연구소를 이끌며 느낀 점은 조직이 제대로 움직이려면 유능한 구성원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희 구성원들은 숨어 있는 무림의 고수들입니다. 제가 잘 모르는 어떤 내용을 물어봐도 몇 분 이내로 답해 주는 유능한 인재입니다. 또, 이러한 구성원들이 하나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이분들은 모두 ‘기업 지배구조를 고쳐야 한다’라는 하나의 미션 또는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하기 때문에 그 어떠한 이견이 있어도 어렵지 않게 조율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그런 분들과 일했기 때문에 17년 동안 여러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5. 지난 3월,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성장경제분과 자문위원으로 위촉되셨습니다. 기업 거버넌스가 국가 차원의 중장기 경제 성장 전략과 어떻게 맞닿아 있다고 보시는지 교수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주어진 자본과 노동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핵심 과제입니다. 그리고 기업 거버넌스 개혁은 자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입니다. 주주는 회사에 자본을 제공하면서 회사 경영자가 이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경영자는 비핵심 사업에 투자하거나 비업무용 부동산을 보유하는 등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자금은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주주들이 지급받은 배당을 더 생산적인 회사에 투자하면 경제 전체적으로 자본 배치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Q6.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 부위원장으로도 위촉되셨습니다. 금융소비자의 방패 역할을 맡으셨는데, 가장 시급하게 다루고 싶은 문제가 있으신가요?
시급한 문제를 하나만 꼽기는 어렵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 이슈는 크게 네 가지 영역이 있습니다. 먼저 금융상품 설계·판매 과정에서의 불완전판매 문제가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금융범죄 문제가 있습니다. 요즘 기술이 발달하면서 피싱 범죄 피해가 늘고 있습니다. 셋째, 사이버 공격 위협도 커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상생금융입니다.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 지원과 보호 역시 중요한 영역입니다. 이런 문제들은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만 시급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는 금융감독원 내 최상위 자문위원회입니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금융소비자 문제를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Q7. 고려대학교 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으로서 교내 연구도 이끌고 계십니다. 국가 자문 기구나 시민단체가 아닌, 대학의 연구소만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고유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고려대학교 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우리나라 최초이자 사실상 유일한 대학부설 기업지배구조연구소입니다. 이 연구소는 대학 부설 연구소의 장점을 살려 정책 연구보다는 학술 연구를 통해 기여합니다. 전통적인 기업 거버넌스 이슈 뿐만 아니라 범위를 넓혀 ESG와 관련된 연구 과제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해외 유명 교수님들을 모시고 온라인 심포지엄도 연 1회 개최하고 있습니다.

 

Q8. 지난해 11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과 고려대 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주최하는 '제2회 전국 대학생 기업거버넌스 경연대회'가 개최됐습니다. 이 대회를 기획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나 문제의식이 있으셨나요? 지난 대회들에서 인상 깊었던 학생들의 아이디어도 궁금합니다.
제1회 대회는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만을 대상으로 개최되었습니다. 하지만 참석자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2회 대회는 더 많은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학부학생을 대상으로 경진대회를 개최했습니다. 대회의 기본적인 목적은 대학생들이 기업 거버넌스 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그 중요성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제2회 대회에는 많은 학생들이 참석해 이러한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참가자가 뛰어난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금상을 수상한 팀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이 팀의 차별점은 지배주주도 수용할 만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다른 팀들은 대부분 수용 가능성이 낮은 주장을 했지만, 금상 팀은 지배주주도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한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Q9. 기업 거버넌스 연구 분야로 진출하길 꿈꾸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학생들이 대학 시절 생각해 봤으면 하는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경영대 학생들이 졸업하면 보통 회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종으로 많이 진출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총수나 경영자 개인을 위한 일인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우리 학생들이 제3의 길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즉, 주주 편에 서서 기업 거버넌스 개혁에 도움이 되는 쪽에 설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굉장히 미미하지만 앞으로는 이쪽이 더 커질 수도 있으니 학생들이 이런 방향으로도 많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Q10. 기존에 맡던 직무를 마무리하심과 동시에 새롭게 맡게 된 자리도 많은데요. 지금 이 시기가 교수님 인생에서 어떤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보시나요? 마지막으로 교수님의 다음 목표나 도전은 무엇인가요?
사실 특별한 분기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계속 똑같은 일들을 해 왔고,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의 도전과 관련해서 저는 종이책도 아니고, e-book도 아닌 새로운 형식의 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즉, ‘노션’을 이용해서 멀티미디어를 쓸 수도 있고, 다양한 링크도 걸 수 있으며, 제가 계속 수정할 수 있는 형태의 책을 만들어 볼까 합니다. 

 

기업 거버넌스 개혁은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영역인 만큼 누군가에게는 외로운 싸움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는 이 일을 ‘사명감’이자 동시에 ‘재미’로 받아들이며 꾸준히 해왔다. 그가 그동안 흔들리지 않고 걸어온 이 길은 아직 끝나지 않은 과제를 향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경영신문 학생기자단 1기_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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