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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진규 고려대 경영대학장
“글로벌 톱 50 눈앞, 해외서도 인정받죠”
올해도 고려대 경영대가 한경비즈니스의 경영대 평가에서 ‘최고’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한경비즈니스의 경영대 평가는 국내 200대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 각 경영대학을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즉 그만큼 현실적이고 현장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대 평가를 시작한 이후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꾸준히 1위를 이어가는 이유는 뭘까. 이진규 고려대 경영대학장을 만나 그 비결과 앞으로의 발전 계획을 들어봤다.
고려대 경영대가 인사 담당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무엇보다 우리 학생들의 ‘실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생각합니다. 고려대 경영대 학생들의 경영학에 대한 지식수준은 최고라고 봅니다. 여기에 ‘플러스알파’가 있습니다. 고려대 경영대는 특히 인성 교육을 강조합니다. 고려대의 학풍 중 하나인 ‘공동체 의식’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결국 고려대 경영대 학생들은 실력과 인성을 겸비하고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이 때문에 팀워크라는 요소를 빼놓을 수 없는 기업에서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최근 사회 각 분야에서 ‘혁신’이 필수적입니다. 고려대 경영대도 그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만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혁신 과제’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고려대 경영대가 국내 최고 경영대로 우뚝 선 이유는 지난 수년간 꾸준히 노력해 온 결과일 겁니다. 저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두 가지로 나눠 혁신의 길을 생각 중입니다.
소프트웨어는 교수진의 업그레이드입니다. 현재 고려대 경영대는 전국 경영대 중 가장 많은 교수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수들은 다양성을 중시합니다. ‘순혈주의’ 등을 배제하고 여러 나라의 여러 학교에서 여러 가지 전공의 교수들이 고려대 경영대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이는 학생들이 보다 다양한 공부를 할 수 있는 배경이 됩니다. 결국 다양성은 고려대 경영대의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건물·시설 등을 세계 유수의 대학에 뒤지지 않는 최고의 수준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 학교 학생들의 수준도 높습니다. 법과대가 법률전문대학원으로 바뀌면서 전국의 경영대는 최고 수준의 학력을 갖춘 학생들이 집결하는 학과가 됐습니다.
결국 최고의 교수진, 최고의 시설과 최고의 학생들이 모이는 곳이 고려대 경영대입니다.
고려대 경영대는 특히 교수들의 연구 실적에서 국제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많은 교수들의 여러 가지 연구가 국제적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낸 비결일 겁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 International) 등에서는 경영대를 평가할 때 ‘타 대학 출신 교수가 얼마나 있는지’, ‘여성 교수가 얼마나 있는지’, ‘외국인 교수가 얼마나 있는지’ 등을 평가 항목에 넣습니다. 교육의 질은 다양성에서 온다고 보는 거죠.
또 우리 교수들은 항상 ‘최고’를 노립니다. 즉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톱 학술지에 논문을 내기 위해 노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고려대 경영대학이 미국 텍사스 댈러스 대학이 발표한 UTD(UT Dallas Top 100 Business School Research Rankings) 랭킹에서 2년 연속 국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국내 대학 최초로 UTD랭킹 100위권 안에 진입한 고려대는 지난해 95위에서 올해 86위로 순위가 크게 뛰었습니다. 세계 100위권 안으로 진입한 국내 대학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고려대 경영대학이 유일합니다.
연구 실적과 교육의 질은 어떤 관계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경험’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교수가 책을 외워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과 직접 책을 써서 가르치는 것은 분명 다르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노벨상을 받은 학자들이 대학교 신입생에게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는 그 통찰력에서 나오는 가르침의 무게가 특별할겁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업그레이드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현재 경영본관과 LG-POSCO 경영관 두 곳을 경영대가 사용 중입니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죠. 이유는 경영대 수업을 듣는 학생 중 절반가량이 타 전공 학생들입니다. 일례로 공과대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경영학과 수업을 두 과목이나 들어야 합니다. 그만큼 사회적으로 경영학에 대한 니즈가 많다는 뜻이죠.
이를 위해 내년 3월 말 완공을 목표로 최첨단 미래형 교육 시설인 ‘현대자동차 경영관’의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현대자동차 경영관은 공간 대부분이 학생들의 공부를 위한 시설, 즉 교실·세미나실 등으로 채워집니다. 1만5481㎡(4684평) 규모의 현대자동차 경영관이 완공되면 학생들은 보다 더 좋은 시설에서 쾌적하게 공부할 수 있을 겁니다.
고려대 경영대는 특히 타 대학 학부에 비해 재정이 든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학장으로서는 항상 부족하다고 느낍니다(웃음). 본교 차원 및 교우 등 다양한 지원이 있습니다. 먼저 대학 차원의 지원은 법과대가 없어지면서 학교 차원에서 경영대를 학교의 ‘간판’으로 생각하고 많이 지원했습니다.
여기에 경영대 출신 교우들의 뜻이 큰 도움이 됩니다. 일례로 현대자동차 경영관은 42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입니다. 여기에는 기부금 1만 원에서 170억 원까지 3000명이 넘는 교우들이 뜻을 모았습니다. 저는 항상 ‘교우들이 우리의 가장 큰 후원자’라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교우회 행사엔 무슨 일이 있어도 참석하죠(웃음).
고려대 경영대의 장학금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요.
현재 54%의 학생이 장학금(등록금 전액 기준)을 받고 있습니다. 고려대 경영대의 장학금은 단순한 ‘성적 장학금’이 아니라 ‘면학 장학금’입니다. 해외에서는 ‘니드 베이시스 스칼라십’이라고 부르는데요, 정말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먼저 지급하는 겁니다. 저는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에게 ‘받은 만큼 돌려줘라’라고 말하곤 합니다. 사회에 나가 경제적 여력이 생기면 후배를 도우라는 얘기지요. 궁극적으로는 100%의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겁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금 모금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또 기업들과 연계해 각종 교육과정을 열어 장학금을 주는 데 활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고려대 경영대의 ‘인재상’은 무엇입니까.
‘세계 시민’입니다. 인류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큰 뜻을 품고 사회를 이끄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나만 잘 먹고 잘살자는 마인드는 지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커리큘럼에도 다양한 이슈에 대한 교양 과목을 더 많이 충원 중입니다. 세계의 공존을 위한 이슈들, 즉 물 부족 문제, 지구온난화 문제 등에 대한 수업도 교양과목에서 진행중입니다.
앞으로 고려대 경영대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전임 학장부터 고려대 경영대의 목표는 ‘2015년까지 글로벌 톱 50’이었습니다. 단지 한두 개 분야가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세계 50위권에 들자는 뜻입니다. 이미 몇몇 부문은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습니다.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 ‘이그제큐티브(Executive) MBA’ 평가에서는 세계 유수의 대학을 제치고 12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85명의 전임교수(초빙·겸임교수 등을 포함 시 약 100명)를 150명 정도까지 늘릴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