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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논문상 수상 인터뷰] 편주현 교수 ‘글로벌 불균형의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다’

2025.09.29 Views 108 홍보팀

[SK 논문상 수상 인터뷰] 편주현 교수 ‘글로벌 불균형의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다’

 

 

 2025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편주현 교수가 공동교신 저자로 참여한 논문 「Fear of Appreciation and Current Account Adjustment」(공저: Paul R. Bergin, Kyunghun Kim)이 국제 학술지 Journal of International Economics에 게재 확정되며 SK 논문상을 수상했다. 논문상 수상 소식으로 기쁜 소식을 전한 편주현 교수와 함께 연구 및 수상 여정과 연구 철학을 나누었다.

 

Q1. 먼저 이번 논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교수님과 교수님이 작성하신 논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제 논문은 ‘통화가치 상승에 대한 두려움(fear of appreciation)’이 국제수지 (국가들의 수출과 수입의 차이) 조정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증과 이론 양 측면에서 분석한 연구입니다. 실증분석에서는 환율정책을 통해 통화 절상을 억제하는 국가에서 경상수지 불균형의 조정 속도가 흑자보다 적자에서 더 빠르게 나타난다는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이어 다국가 통화모형을 통해 이러한 정책 제약이 어떻게 경상수지 조정 속도의 비대칭성을 설명할 수 있는지 이론적으로 규명했습니다. 이는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 제시한 오래된 가설을 새로운 방식으로 검증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기업들에게 환율 및 외환 정책 환경이 투자와 공급망 전략에 구조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Q2. 교수님께서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문제의식은 무엇이었나요?
글로벌 불균형, 특히 경상수지 흑자국과 적자국 사이의 조정 속도 차이가 지속되는 현상은 오래된 학문적·정책적 쟁점이었습니다. 기존 논의는 환율 유연성이 조정 과정을 촉진한다는 프리드먼(Friedman)의 직관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많은 신흥국이 통화 절상을 꺼리며 대규모 외환보유액을 축적해 왔습니다. 저는 바로 이 지점―“왜 흑자 조정은 더디고 적자 조정은 상대적으로 빠른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도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특정 국가의 환율정책은 수출 가격 경쟁력, 해외투자 수익성, 그리고 글로벌 자본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Q3. 이번 논문이 기존 학문적 담론이나 업계에 던지는 가장 큰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핵심 메시지는 경상수지 조정 속도의 비대칭성이 단순한 시장 결과가 아니라, 정책당국의 ‘절상 회피 정책’에 의해 제도적으로 형성된다는 점입니다. 이는 학문적으로는 국제거시금융 모델에 정책 제약을 내생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정책적으로는 외환시장 개입이 글로벌 불균형을 장기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경상수지 흑자국일수록 환율 안정화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즉, 단순한 환율 예측을 넘어 해당 국가의 정책 스탠스를 이해하는 것이 해외투자, 가격전략, 공급망 관리에서 중요한 위기관리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Q4. 연구실 생활이나 학문적 커리어에서 흔히 맞닥뜨리는 슬럼프를 극복하는 교수님만의 방법이 있으신가요?
연구와 관련 슬럼프가 오는 경우는 연구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기보다 국제 저널에 연구를 출판하는 과정에서 심사자들이 제 연구의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을 때 속상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슬럼프를 극복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지만 제 소명이 연구라는 생각이 있어 슬럼프가 짧게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Q5. 교수님께서 앞으로 탐구하고 싶은 새로운 연구 주제나 방향이 있으신가요?
앞으로는 현재 뜨겁게 논의되는 트럼프 관세정책이 글로벌 불균형 조정 메커니즘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연구하고자 합니다. 특히 미국발 관세의 목적 중 하나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조정하는 것인데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의 해외투자 패턴이나 현지화 전략이 어떻게 재편되는지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이는 자본 이동과 환율 안정성이 새로운 방식으로 관리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Q6. 연구자로서 길을 걷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한마디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회과학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연구 대상인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가치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라고 생각합니다. 연구 결과가 뜻대로 나오지 않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힘은 바로 그 신념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편주현 교수의 논문 요약본을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이 논문은 “통화가치 상승에 대한 두려움(fear of appreciation)”이라는 형태의 한 방향의 명목환율 개입이 경상수지 흑자의 조정을 늦춘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으며, 이는 변동환율에서 경상수지 조정이 더 빠르다는 프리드먼의 주장에 대해 새로운 근거를 제공한다. 본 논문에서는 경상수지 적자의 경우 환율제도가 더 유연한 국가들이 고정환율제를 채택한 국가들보다 더 빠른 조정을 보이지만, 흑자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증거를 확인하였다. 이러한 비대칭성은 일부 국가의 환율 절상을 억제하려는 정채과 연관되어 있다. 이에 외환시장 개입을 의미하는 “절상에 대한 두려움” 정책 규칙을 포함한 다국가 통화모형을 개발하였으며, 이를 제약이 작동하는(occasionally binding) 조건으로 풀었다. 이 모형은 환율제도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자본 흐름이 국제 금융 조정 과정에 영향을 주는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또한 이 모형은 환율제도와 경상수지의 흑자·적자 여부에 따라 경상수지 조정 속도에서 나타나는 상당한 비대칭성을 설명한다.”

 

(This paper finds that one-sided nominal exchange rate intervention in the form of “fear of appreciation” slows adjustment of current account surpluses, providing novel support for Friedman's claims of faster adjustment under flexible exchange rates. We find evidence that countries classified as more flexible have faster convergence than peggers for current account deficits, but not so for surpluses. This asymmetry is associated with a one-sided muting of exchange rate appreciations among some countries. We then develop a multi-country monetary model augmented with a “fear of appreciation” policy rule governing foreign exchange intervention, solved as an occasionally binding constraint. The model demonstrates a mechanism by which government capital flows supporting exchange rate regimes can impinge on international financial adjustment. The model accounts for substantial asymmetries in the speed of current account adjustment, based on exchange rate regime and current account sign.)